의사 지바고 1 - 창비세계문학 96

의사 지바고 1 - 창비세계문학 96

$17.50
Description
혁명과 전쟁의 격랑 속에서도 살아남은 인간의 존엄과 사랑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빠스쩨르나끄가 남긴 불멸의 걸작
1957년 출간되어 이듬해 작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만들어주고, 이후 영화화를 통해 전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세기를 넘어 대중과 평단 모두에게 호명되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 『의사 지바고』가 창비세계문학 96, 97번으로 출간되었다. 일찍이 시인으로 명성이 높았던 보리스 빠스쩨르나끄의 유일한 장편소설로,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과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러시아혁명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러시아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살아냈던 지바고의 생애와 운명적 사랑이 눈보라처럼 휘몰아치는 작품 『의사 지바고』는 인류가 품었던 가장 숭고한 꿈이 인간에 대한 폭압으로 변질되는 처참한 현실 속에서도 예술을 향한 굽힘 없는 열망을 품었던 의사이자 시인 지바고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룬다. 이 작품은 정치적 이유로 자국에서 출간을 거부당하고 이딸리아에서 출간되었으나 이후 18개국에서 번역 계약이 되며 작가에게 세계적 명성뿐 아니라 노벨문학상의 영예까지 선사했다. 그러나 정작 러시아에서는 이 수상을 놓고 반(反)빠스쩨르나끄 운동이 일어날 만큼 거센 항의가 빗발쳤고, 작가는 결국 수상을 거부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작가 동맹에서 제명당하는 등 국가로부터 외면받은 빠스쩨르나끄는 2년 뒤 침묵 속에 지병으로 사망하는 쓸쓸한 결말을 맞이했다.
창비세계문학을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의사 지바고』는 근현대 러시아 문학을 두루 소개해온 역자 최종술의 적확하고 탁월한 번역으로 ‘소설로 쓴 시’ ‘시와 산문의 종합’이라는 평을 받는 작품의 진면목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작품의 문을 여는 문장 “걷고 또 걸으며 「영원한 기억」을 노래하고 있었다. 행렬이 멈추면 발이, 말이, 바람의 숨결이 추도의 노래를 이어받아 부르는 것 같았다”(1권 9면)에서 엿볼 수 있듯 원작의 고유한 문체와 시적 리듬을 고스란히 담아낸 판본이라 할 수 있다. 또 작품의 의미를 다각도로 조명한 역자의 해설을 통해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역사적 책임과 시대의 소명을 자각한 주인공에게서 벗어나 타협하지 않고 자유로운 개인의 삶을 추구하는 주인공 유리 지바고의 독특함을 짚고, 이 점이 혁명과 소비에뜨 사회주의가 가진 의미를 새롭게 드러낸다는 통찰을 제시해 보이고자 했다.
저자

보리스파스테르나크

저자:보리스파스테르나크
1890년2월10일(구력으로1월29일,19세기시인푸시킨의사망일)모스크바에서,톨스토이의≪부활≫삽화를그린화가레오니트파스테르나크와뛰어난피아니스트인로잘리야카우프만사이에서장남으로태어났다.그는예술적인집안분위기에서회화를접했을뿐만아니라,전문적으로음악과철학수업을받았다.그러나결국은음악과철학공부를중단하고1912년부터문학에전념한다.대학시절여러문학동아리‘상징주의’,‘미래주의’에참여했던그는1913년에대학을졸업하고본격적으로문학활동을시작한다.
창작전기의주요특징은1930년대초이전에이미파스테르나크의고유한창작적경향이확립됐다는데있다.≪삶은나의누이≫에서그의“자연철학”이결정적으로형성됐다면,세서사시<1905년>,<시미트중위>,<스펙토르스키>에서는“역사철학”역시결정적으로형성되었다고할수있다.특히‘삶과미학적신조’의제시와함께≪삶은나의누이≫에서형성된근본적인창작경향은다소변형되고진화됐을뿐이후의창작전체를관통한다.위세서사시또한이시집의시학이역사테마차원에서전개된예다.
창작후기는1932년에시집≪제2의탄생≫을발행함으로써시작된다.이시집에서파스테르나크는창작전기의난해성을버리고의미의명료성을추구했다.1933년에는작가동맹대표단과우랄지방을여행한다.가혹한비평적공격을받게되는1930년대후반기에그는창작활동을중단한다.1935∼1941년번역에몰두해셰익스피어의희곡,그루지야시인들,바이런및기타유럽시인들의시를번역한다.세계대전발발로치스토폴에피난했다가모스크바로돌아온후1943년에시집≪새벽열차를타고≫를발행한다.
1945년에는≪닥터지바고≫의집필을시작한다.1946년에는1955년까지이어지는소비에트문학의즈다노비즘시기가시작되어같은해작가동맹제1서기파데예프로부터비판을받는다.1948년부터는창작의발표기회가막혀번역으로생활을연명하게되고그이후셰익스피어와괴테의작품을번역·출판한다.1954년에는잡지≪즈나먀≫에<닥터지바고에실릴시>10편이수록된다.1955년에≪닥터지바고≫집필을완료한다.≪닥터지바고≫는1956년에는잡지≪노비미르≫를비롯해국내에서출판이거부되고,1957년에밀라노에서이탈리아어로출판된다.1958년에는각국의언어로번역돼출판되고같은해노벨문학상수상이결정된다.
1959년에는파스테르나크의마지막시집이자,<유리지바고의시>와시기적으로도특성에서도밀접하게관련된시집≪날이맑아질때≫가파리에서출간되고,이어1960년에그는페레델키노에서사망한다.1988년에는잡지≪노비미르≫에≪닥터지바고≫가게재되고파스테르나크의복권이이루어진다.

역자:최종술
서울대노어노문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하고러시아학술원산하러시아문학연구소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상명대글로벌지역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알렉산드르블로크:노을과눈보라의시,타오르는어둠의사랑노래』,번역서로『블로크시선』『절망』『끝까지살아있는존재』『전쟁과평화』(공역)『메데야와그녀의아이들』등이있다.

목차


제1부5시급행열차
제2부다른세계에서온소녀
제3부스벤찌쯔끼집의크리스마스파티
제4부무르익은불가피성
제5부옛것과의결별
제6부모스끄바의숙영지
제7부여로

출판사 서평

혁명과전쟁의격랑속에서도살아남은인간의존엄과사랑
노벨문학상수상작가빠스쩨르나끄가남긴불멸의걸작

동시대서정시와러시아서사문학의위대한전통에서이룩한중요한업적
-노벨문학상선정사유
『뉴욕타임스』선정‘20세기최고의책100선’
우리시대최고걸작의하나-『뉴요커』
역사상가장위대한소설중하나를경험할기회-『뉴욕저널오브북스』

1957년출간되어이듬해작가를노벨문학상수상자로만들어주고,이후영화화를통해전세계적인열풍을불러일으키며세기를넘어대중과평단모두에게호명되는고전의반열에오른작품『의사지바고』가창비세계문학96,97번으로출간되었다.일찍이시인으로명성이높았던보리스빠스쩨르나끄의유일한장편소설로,여전히끝나지않은전쟁과폭력의시대를살아가는오늘날의독자들에게더욱각별하게다가온다.
러시아혁명부터제2차세계대전까지러시아의격동기를온몸으로살아냈던지바고의생애와운명적사랑이눈보라처럼휘몰아치는작품『의사지바고』는인류가품었던가장숭고한꿈이인간에대한폭압으로변질되는처참한현실속에서도예술을향한굽힘없는열망을품었던의사이자시인지바고의이야기를생생하게다룬다.이작품은정치적이유로자국에서출간을거부당하고이딸리아에서출간되었으나이후18개국에서번역계약이되며작가에게세계적명성뿐아니라노벨문학상의영예까지선사했다.그러나정작러시아에서는이수상을놓고반(反)빠스쩨르나끄운동이일어날만큼거센항의가빗발쳤고,작가는결국수상을거부해야만했다.그럼에도작가동맹에서제명당하는등국가로부터외면받은빠스쩨르나끄는2년뒤침묵속에지병으로사망하는쓸쓸한결말을맞이했다.
창비세계문학을통해새롭게선보이는『의사지바고』는근현대러시아문학을두루소개해온역자최종술의적확하고탁월한번역으로‘소설로쓴시’‘시와산문의종합’이라는평을받는작품의진면목을오롯이느낄수있도록했다.작품의문을여는문장“걷고또걸으며「영원한기억」을노래하고있었다.행렬이멈추면발이,말이,바람의숨결이추도의노래를이어받아부르는것같았다”(1권9면)에서엿볼수있듯원작의고유한문체와시적리듬을고스란히담아낸판본이라할수있다.또작품의의미를다각도로조명한역자의해설을통해19세기러시아문학의주류를이루었던역사적책임과시대의소명을자각한주인공에게서벗어나타협하지않고자유로운개인의삶을추구하는주인공유리지바고의독특함을짚고,이점이혁명과소비에뜨사회주의가가진의미를새롭게드러낸다는통찰을제시해보이고자했다.

개인의사랑과죽음을넘어서는구원의서사

『의사지바고』를수식하는이야기중가장유명한것은‘격랑속에서피어난지바고와라라의운명적사랑’일것이다.실제로작품의두주인공지바고와라라는그어떤폭력적인상황에서도인간다움을잃지않고양심에따라행동하며,그런서로를제몸처럼믿고사랑한다.이들에게는공간적,시간적이별은물론생사여부조차장애가되지않는다.현실생활의규범과풍습을넘어인간의자유를갈구하는영혼의동반자인것이다.
그러나『의사지바고』가이토록아름다운영혼을타고난두사람이피워낸사랑이야기에만국한되는것은아니다.지바고는인간을억압하는전제정치와자본주의의폭거를타도하기위해일어난혁명에열광한다.자신의출신계급이그타도의대상임에도굴하지않고“그는그미래를사랑”하고“남몰래자랑스러워”한다.그는“더나은세상을위해자신을제물로바칠준비가되어있었다”.(1권299면)그러나그혁명의끝에서그가마주한것은참혹한현실을호도하는공허한구호와여전한인간의이기심과폭력,그리고그것을조장하는체제의억압뿐이다.그러한고난과환멸을견뎌내기위해지바고가붙드는것은예술과노동이다.감자한알,땔감한더미를얻는것이더없는걱정거리인일상을꾸려가며아픈사람들을돌보는충실한노동속에서그는삶자체를발견하고,그발견은곧시작(詩作)이라는구원으로이어진다.
『의사지바고』는어린지바고가참석했던어머니의장례식장면으로시작해친구들이지바고의유고시집을뒤적이며어스름에잠긴모스끄바를내려다보는에필로그에서이야기를끝맺는다.자신의근원이소멸한자리에서시작해자신의생명이다한뒤결실처럼남은문학에서끝나는이서사는지바고의일생을압축적으로보여준다.나아가책의마지막에실린「유리지바고의시」는지바고가남긴시25편을통해‘고난에도불구하고’가아니라‘고난으로인해비로소’해방되는자유와인간이지닌사랑과창조의힘에대한믿음을품었던지바고의예술관을생생히드러내보인다.

“마지막말이자온세상을향해건네는가장중요한말”

보리스빠스쩨르나끄는『구름속의쌍둥이』등러시아낭만주의를계승한시집들을펴내며1920년대에이미시인으로서국제적인명성을얻었음에도자신의작가적과업을장편서사에두었다.기독교사상을바탕으로한삶의철학을대중독자와공유하고자했던그의열망은그를『의사지바고』의집필로이끌었다.작가는이역작을놓고1905년과1917년의혁명,그리고두차례의세계대전과전체주의체제라는격변의시대를거쳐야했던동시대인에게들려주고자한“마지막말이자온세상을향해건네는가장중요한말”(2권484면)이라고언급한바있다.쉴새없이몰아치는격랑가운데사회가요구하는삶의방식과자신의삶이어긋나파멸할것임을예견하면서도자유로운인간삶에대한의지를굽히지않은지바고의일대기를통해작가가건네고자했던바로그말을역자는이렇게요약한다.“삶은축복인동시에소명이다.살아야한다.”(2권50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