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앞에서 : 한 사학자의 6 25 일기 (개정판)

역사 앞에서 : 한 사학자의 6 25 일기 (개정판)

$27.00
Description
역사의 소용돌이를 헤쳐 온 한 지식인의 ‘진실한’ 기록
6·25에 대한 생생한 일기『역사 앞에서』는 1993년 초판이 발행된 후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읽혀 온 책이다. 이번 책은 한국전쟁 연구의 권위자인 이화여대 정병준 교수의 자세한 해제와 본문 교주(校註)가 새롭게 추가된 개정판으로, 저자 김성칠의 삶과 그의 일기에 대한 문헌비판적인 검토와 정리를 하였다.

이 일기는 서울대 사학과 교수였던 김성칠이 당시의 상황을 직접 보고 겪은 것을 일기로 기록한 것이다. 저자는 해방 후 서울의 모습과 한국 전쟁의 발발, 북한점령 시기의 서울 생활, 남한의 서울수복 등의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개인의 일기이기 때문에, 공적인 문서나 논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실들을 알 수 있다.
50여년 전 한반도에서 발생한 일에 대한 김성칠의 일기 속 내용은 지금의 우리들 문제와 유사한 면이 많다. 언론권력의 문제, 한 지식인의 진실한 일기를 통하여 북한에 대한 문제 등 현재에도 반복되는 문제들을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저자

김성칠

저자:김성칠
1913년경북영천에서태어나났다.1928년대구고보재학중독서회사건으로검거되어1년간복역했다.1932년동아일보농촌구제책현상모집에당선됐고1934년큐우슈우토요꾸니(豊國)중학을졸업했다.1937년경성법학전문학교를졸업한후,1941년까지조선금융조합연합회에근무했다.1942년경성제국대학법문학부사학과에입학했으나강제징용되었다.1946년경성대학을졸업하고1947년서울대사학과전임강사로부임했다.1951년(39세)영천고향집에서괴한의저격으로사망했다.
저서로『조선역사』(1946)『국사통론』(1951)『동양사개설』(공저,1950)등과역서로펄벅의『대지』,강용흘의『초당(草堂)』,박지원의『열하일기』(전5권),『용비어천가』(상·하)등이있다.

해제:정병준
이화여자대학교사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서울대학교국사학과에서한국현대사를전공했다.『역사와현실』편집위원장,이화사학연구소장,한국문화연구원장,국사편찬위원회대한민국임시정부자료집편찬위원,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자문위원등을지냈다.
한국현대사자료를찾아세계를횡단하며,새로운자료에기초한새로운이야기를쓰는데긍지를가지고있다.최근몇년간은『김규식평전』을쓰고있다.여운형,이승만,김구,김규식,박헌영,현앨리스,염동진등한국현대사의인물들을통해시대와역사를긴호흡으로이해하려노력하고있다.
『몽양여운형평전』,『우남이승만연구』,『한국전쟁』,『광복직전독립운동세력의동향』,『독도1947』,『현앨리스와그의시대』,『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의한반도관련조항과한국정부의대응』등의책을썼으며,50여권의한국현대사자료집을기획·해제했다.제47회한국출판문화상학술부문저술상(2006),독도학술상(2010),제36회월봉저작상(2011),제56회한국출판문화상학술부문저술상(2015)등을수상했다.접기

목차


개정판을펴내며
김성칠선생의일기에부쳐·긴경림
일러두기

제1부
1945년12월
1946년1~4월
1950년1월

제2부
1950년6월
1950년7월
1950년8월

제3부
1950년9월
1950년10월
1950년11월
1950년12월
1951년3~4월

김성칠을기억하며
사람답게사는길·강신항
조국수난의동반자·이남덕
군계일학의외삼촌·정기돈
동양사연구실과김성칠선생·고병익
해제|김성칠의삶과한국전쟁·정병준

김성칠연보
김성칠저작목록

출판사 서평

1993년초판이발행된후스테디쎌러로꾸준히읽혀온『역사앞에서』가,한국현대사전공자이자한국전쟁연구의권위자인이화여대정병준교수의자세한해제와본문교주(校註)가새롭게추가돼개정판으로출간됐다.두툼한해제에서정교수는김성칠삶을전반적으로개관하면서,일기에대한문헌비판적검토와정리뿐아니라그의일기에그려진격동하던해방후모습과급박하던한국전쟁초기1년여의실체를객관적·역사적으로파헤친다.50여년전한반도에서펼쳐진미소(美蘇)·남북(南北)·좌우(左右)의갈등이라는역사의소용돌이를헤쳐온한지식인의‘진실한’일기를따라가다보면,2009년지금여기에서반복되고있는‘이념투쟁’과‘편가르기’같은우리의슬픈자화상과마주하게된다.

김성칠의삶과한국현대사의굴곡
해제자는김성칠이남긴자료를바탕으로그의삶과한국현대사를추적·재구성해나간다.1913년경북영천에서태어난김성칠은식민지기인1928년대구공립보통학교에입학해민족적현실을자각하고좌익독서회의세례를받는다.이후대구공립보통학교동맹휴학사건으로1년간미결수로구금된생활을한후,집에서농사를지으며공부한다.이때당대지식인의유일한등용문이던신문의논문현상공모(1932년7월동아일보주최)에서1등에당선된다.이후늦은나이에일본토요꾸니(豊國)중학을졸업하고식민지시대조선엘리뜨들의양성소이던경성법학전문학교에입학한다.졸업후식민지하전문학교이상졸업자가선택가능한최고직업이던조선금융조합연합에입사해조합이사가된다.당시이직종은농촌지역3대기관장으로꼽힐정도로식민지엘리뜨들이선망하는직업이었을뿐아니라일제의지배체제와포섭되기쉬운위치였다고정교수는평가한다.

김성칠은1942년경성제대사학과에입학해직업적학자의길을걷기시작한다.이때쯤그는『조선역사』라는역사대중서를한달여만에써낸다.당시이책은6만6000여부가판매된해방후최초의베스트쎌러였다.책자체가대중적통사로쉽고잘읽히는문장으로구성된데다해방된한국에서한국역사에대한대중의폭발적요구,지방에수많은판매처를가진금융조합조직망이잘결합된결과였다.이후금융조합연합회를그만둔김성칠은서울대동양사합동연구분실에들어가연행사(燕行使)와북학파,고전번역과한글연구등에매진했다.1946년경성대학을졸업하고1947년서울대사학과전임강사로부임한후,1951년한국전쟁을피해온영천고향집에서괴한의저격으로서른아홉의나이로생을마감한다.

일기속한국전쟁
해방후서울의모습과한국전쟁의발발,북한점령시기의서울생활,남한의서울수복이라는일기속한반도에대한저자의섬세하면서도‘진실한’묘사는정부측공식문서와학계의역사논문으로밝히기어려운내밀한진실을담고있다.특히북한점령기식량부족문제와광범한의용군강제모집,화급히시행된토지개혁의문제점,규율이잘갖춰진인민군에대한인상,짜인각본대로연출된거수투표식인민위원회선거,6월30일발생한서울대병원국군학살사건등을통찰력있게담아낸글은당대의역사적소용돌이를명징하게드러낸다.
특히북한점령기서울대의문리대의변화는매우자세하고흥미롭다.서울대는일제하경성제국대학으로출발해20여년동안불과300여명의한국인졸업생을배출했으며해방후경성대학·서울대학으로바뀌면서좌우·남북의갈등속에서표류했다.김성칠일기에는북한점령후와남한정부의수복후의상황이자세히적혀있다.북한에점령됐을때는좌익교수와학생들이이력서와자서전작성·심사같은검열과통제를일상적으로주도했으며,남한정부의서울수복후에는북한에대한부역혐의심사가또한펼쳐졌다.그결과한국전쟁의발발이후미처피란가지못한서울대학자들은북한이북쪽으로밀려가면서월북하거나납북됐으며남아있는교수들은부역혐의로처벌받아야했다.결국한국전쟁을거치고제대로살아남은사람들은극소수에불과할정도로,불행한역사와모멸의시대가한국의미래인적자원을모욕하고빼앗아갔다.이처럼이일기는해방이후한국전쟁기에이르는동안의한국최고학부에대한기록이기도하다.

불행한역사의반복을넘어서

매듭짓지못한역사는반복되는것일까.50여년전한반도에서발생한일에대한김성칠의일기속내용은지금여기의우리들문제와유사한면이많다.우선김성칠이올바른일기쓰기를거론하면서언급한올바른신문보도행위는지금의언론권력문제를되돌아보게한다.“신문기사의허위보도라고하면반드시어떠한사실을날조한경우에만한하지않고어떠한사건의연속중에서일부분을고의로묵살해버린다거나그와반대로강조해서표현하는것은독자의판단을어긋나게함에있어서허위보도와조곰도다를것이없을것이다”(일기1946년4월22일)

이와더불어,해방후한반도분단과동족상잔이라는처참한전쟁을겪었고남북관계가북한핵문제등의문제때문에난항을거듭하는현시점에서묘사된북한군에대한김성칠의언급은우리에게깊은울림을준다.“그들(북한군)이상냥하게웃고이야기하는걸보면아무래도적개심이우러나지않는다.이건내가유독대한민국에대한충성심이적기때문만이아닐것이다.어제본국군과이들과무엇이다르단말이냐.다르다면그들의복장이약간이색질뿐,왜그하나만이우리편이고그하나는적으로돌려야한단말이냐.언제부터그들의사이에그렇듯풀지못할원수가맺히어총검을들고죽음의마당에서서로대하여야하는것이냐.서로얼싸안고형이야아우야해야할처지에있는그들이오늘날누굴위하여무엇때문에싸우는것이냐.”(일기1950년6월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