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사최초의공식북한답사기4,5권의개정
답사기4,5권은북한편이다.4권‘평양의날은개었습니다’는1997년9월저자의첫방북때답사한내용을묶었고,5권‘다시금강을예찬하다’는이후현대금강호를타고철따라금강산을답사한내용을묶었다.저자의북한답사는분단50년만에처음으로남북양쪽정부로부터방북허가를받고이루어진것이었다.문화유산이라는민족공동의자산을매개로최초의공식적인북한답사기를쓰게된것이다.당시는북한에대한정보는물론문화교류가차단되어있었기에그의방북에갖는기대가남다를수밖에없었다.독자들은북한의문화유산보다도그들이사는방식에더많은관심을갖고있었다.때문에북한답사기는국내편답사기와는전혀다른맥락에서씌어졌다.우리에게생소한북한의문화유산들을친절하게소개해주는한편,북한동포들의일상생활과유머감각,문화유산을대하는태도,그리고그네들과의인간적교감을중계방송하듯생생하게담아냈다.유홍준의북한답사기는남한의독자들이반세기동안닫혀있던북한사회를편견없이볼수있는계기이자민족적동질감을확인시켜준통로였다.
4,5권은각각1998년과2001년에출간되었는데(중앙M&B),이번에창비에서개정되면서내용과순서를조금씩바뀌고새로운꼭지가보충되었다.제4권의경우초판당시누락되었던조선중앙력사박물관과조선미술박물관순례기가보충되면서남한에서접하기힘든발해유물들이한자리에모인‘발해건국1,300돌기념전’과박물관에소장된명화들,그리고북한현대미술에대해자세히소개되었다.또한제5권에실려있던북한답사여록이제4권으로옮겨오고부의순서가바뀌면서좀더유기적인구성을갖추게되었다.제5권은새롭게바뀐상황을반영했고,금강산의아름다움을더욱생생하게느낄수있도록사진을엄선하여시원스럽게배치했다.
제4권평양의날은개었습니다
답사기제4권‘평양의날은개었습니다’는평양과묘향산등관서지방의답사에집중되어있으며4부로구성된다.1부‘평양대동강’에서는대동강과정지상,부벽루와김황원,을밀대와김동인등평양을대표하는문화유적과예술인들에대한설명이아련한그리움과함께펼쳐진다.2부‘고인돌에서현대미술까지’에는한반도최초의인간이살던상원검은모루동굴을비롯해1만4천기가모여있다는평양지방의고인돌기행,조선중앙력사박물관과조선미술박물관,평양수예연구원탐방기가실려있다.남북의입장차가엇갈린단군릉문제에대한설명과,북한의원로학자주영헌선생과의대화를통해남북이함께문화유산을발전시킬계기를모색하는것도유익한읽을거리다.
3부‘묘향산’에는서산대사가‘장엄하고도수려한산’이라고극찬했던묘향산기행을묶었고,4부‘평양의고구려고분벽화’에서는동명왕릉,진파리무덤,덕흥리무덤,강서큰무덤등을답사한후고분벽화의위상과가치를설명한다.책마지막에실린‘그리고남은이야기’에서는답사마지막날에갔던용곡서원,북에서만난여인들,고은·김주영과북한답사를함께한감회와북한의향토음식등본문에서못다한이야기를담았다.
유홍준의북한답사기는다른북한기행문처럼평양산원,만경대학생소년궁전,국제친선전람관등북한이자랑하는대표적인명소가등장하지않는다.그런화려한모습대신저자는비행기안에서고향자랑을펼치던여승무원의수줍은미소와농부들이고인돌위에올려놓은옥수숫대,안내원들과주고받은농담등일상속에서마주친북한의모습을고스란히담았다.책을덮고나면북한의문화유산과더불어북한동포들의순박함이마음속에진하게남는이유도그때문이다.“일상의표정”을담고있는그의북한답사기야말로“통일된민족문화의상징”이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