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폭탄테러 (테러 전쟁 죽음에 관한 인류학자의 질문 | 양장본 Hardcover)

자살폭탄테러 (테러 전쟁 죽음에 관한 인류학자의 질문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인류학 석학이 던지는 테러와 전쟁, 인간과 문명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
왜 사람들은 테러에 경악하는가? 무슬림의 자살폭탄테러가 미국이 전 세계에서 벌이는 전쟁과 다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까닭은 무엇인가?『자살폭탄테러: 테러·전쟁·죽음에 관한 인류학자의 질문』은 2001년 9·11 세계무역센터 폭파 사건 이후 계속된 오늘날 ‘테러’를 둘러싼 언론과 대중의 반응, 좌·우 지식인의 담론을 비판적으로 통찰하는 책이다.

흔히 테러 사건이 벌어지면 테러의 동기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문명 간 충돌”(버나드 루이스)이라는 테제에서 알 수 있듯이 무슬림이 자행한 자살테러는 이슬람 문명(혹은 반反문명), 이슬람 종교 자체에 테러를 추동하는 동기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종교를 동기로 삼는 테러라는 것이 과연 존재할까? 종교적 이유로 죽이고자 하는 것은 그냥 죽이고자 하는 것과 다를까? 테러가 집단폭력이라면 다른 형태의 집단폭력과는 어떻게 다를까? 과연 테러는 전쟁 등 다른 잔학 행위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일까?

이 책은 테러와 전쟁으로 일상이 된 폭력의 공간을 돌아보는 한편, 윤리적으로 선한 살상과 악한 살상을 구별하는 행위에 질문을 던지며 우리 근대 주체의 취약성을 조명한다.
저자

탈랄아사드

저자탈랄아사드TalalAsad는뉴욕시립대학(CUNY)대학원센터인류학석좌교수.1932년사우디아라비아에서태어나옥스퍼드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포스트콜로니얼리즘·기독교·이슬람연구에크게기여했으며모더니티의필수요소로서종교와세속주의의문제에관심을기울이고있다.지은책으로『세속의형성』(FormationsoftheSecular,2003)『종교의계보들』(GenealogiesofReligion,1993)등이있으며,『인류학과식민적조우』(Anthropology&theColonialEncounter,1973)의책임편집을맡았다.

목차

들어가며

1장테러
2장자살테러
3장자살테러에경악한다는것

에필로그


부록인간이라는범주-탈랄아사드인터뷰
옮긴이의말성속(聖俗)을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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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세계는왜자살폭탄테러에경악하는가?
세계적인인류학석학이‘폭력의공간’현대사회에던지는도발적인질문


『자살폭탄테러:테러·전쟁·죽음에관한인류학자의질문』(원제:OnSuicideBombing)은2001년9·11세계무역센터폭파사건이후계속된오늘날‘테러’를둘러싼언론과대중의반응,좌·우지식인의담론을비판적으로통찰하는책이다.흔히테러사건이벌어지면테러의동기가무엇인지에관심이모아진다.“문명간충돌”(버나드루이스)이라는테제에서알수있듯이무슬림이자행한자살테러는이슬람문명(혹은‘반反문명’),이슬람종교자체에테러를추동하는동기가있는것으로여겨지곤한다.하지만종교를동기로삼는테러라는것이과연존재할까?종교적이유로죽이는것은그냥죽이는것과다를까?테러가집단폭력이라면다른집단폭력과는어떻게다를까?과연테러는전쟁등다른잔학행위와본질적으로다른것일까?이책은테러와전쟁으로일상이된폭력의공간을돌아보는한편,윤리적으로선한살상과악한살상을구별하는행위에질문을던지며우리근대주체의취약성을조명한다.
부록으로실린2015년『월간이슬람』과의인터뷰에서는IS와샤를리에브도사건등최근더욱거세진테러위협과이슬람혐오를돌아보며서방에서내세우는‘인간’(humanity)이라는가치/범주가더이상유효하지않음을역설한다.

테러와전쟁을대하는두얼굴

이책을통해국내처음소개되는저자탈랄아사드(TalalAsad,1932~)는사우디아라비아태생의인류학계거목으로포스트콜로니얼리즘·기독교·이슬람연구에크게기여했으며모더니티의필수요소로서종교와세속주의의문제에관심을기울여왔다.2006년캘리포니아대학에서의강의를토대로한이책은종교를앞세운진영논리가전세계를재편하고있는지금,‘문명대야만’‘기독교대이슬람’그리고‘정당한전쟁대악마적인테러’라는서구정치의이분법적사고를단숨에무력화하는통찰을제공한다.
탈랄아사드는영국에든버러와옥스퍼드에서인류학을전공했지만,그의인류학은원시부족을타자화하며영국을비롯한구제국주의국가의통치형태를정당화한당시주류인류학과선을긋는다.또한편으로는인류학을식민통치의수단이라거나식민이데올로기의반영으로단순화하는시각과도거리를유지한다.에드워드사이드의『오리엔탈리즘』(1978)에앞서‘인류학의고전’으로평가받는『인류학과식민적조우』(Anthropology&theColonialEncounter,1973)의책임편집을맡기도한아사드는책의서론에서“인류학은자기가어떤세계에속해있는지를이해해야할뿐아니라그세계가어떻게그이해에영향을미치는지를이해해야한다”고주장한다.자기가속한세계와의상호영향관계를이해하려는그의문제의식은자신이살고있는서구의정신과태도를지배해온‘종교대세속’의문제를탐사하는방향으로나아간다.가장최근저작인『자살폭탄테러』(원서는2007년출간)역시그연장선에있는책으로,‘무슬림이자행한자살폭탄테러’라는언표와마주해오늘날의테러,자살테러,그리고현대의일상공간을둘러싼더광범위하고역사적인폭력과죽음의문제를다룬다.
먼저저자는오늘날일상어가된‘테러’라는말이과연언제,어떤상황에서사용되는지살펴본다.“오늘날미국뿐아니라유럽과이스라엘,그밖의지역에서까지특정유형의무력행사에‘테러’라는용어가주로쓰이는것은왜인가?”(17면)다시말해서,사람들은무엇을테러라하고,무엇을테러가아닌것―이를테면전쟁―으로구분하는가?저자는정치철학자,국제법전문가,참전군인등의말을비판적으로검토하며그구분기준이합법적이냐아니냐,국제법내지인도주의원칙으로받아들여지느냐아니냐일뿐,언론이나지식인들이주장하는사건자체의질적인차이(무고한사람을살상하는지여부,잔혹함의정도)란사실상실체가없음을밝히고있다.물론이때합법성을판단할권한은서방강국이쥐고있다.‘2차대전중독일민간인에대한공습은테러가아니지만무슬림의자살공격은테러’라고보는근거가여기있다.미국이나이스라엘이벌이는전쟁의민간인살상에대해서는‘불가피한조치’‘비상시윤리’라는예외조항이허용되고,‘어쩔수없이’살상을자행하며생기는‘죄의식’을통해또한번면죄부가주어진다.“여기서특별히흥미로운것은군대가발휘하는인간애가아니라비인륜적조치를인륜적조치로둔갑시키는자유주의담론의교묘함이다.만일야만인담론이라는것이있다하더라도자유주의담론만큼교묘함을발휘하지는못할것이다.”(68면)


왜자살테러에만경악하는가

테러의해악은전쟁의해악이기도하다는것이저자의논조다.그렇다면자살테러의경우는어떤가?적을죽이는것으로끝나는것이아니라,자기자신도죽음으로몰고가는경우라면뭔가더설명이필요할것만같다.무고한사람을살상하는일은전시에흔하고,자살은평시에도드물지않지만,“무고한사람을살상하기위해자살”하는일은비일상적이기에더끔찍한느낌을준다.그래서자살테러사건이일어나면그런끔찍한일을저지른테러범의동기가무엇이냐에여론과관심이집중되곤한다.이때자살테러범이‘무슬림’이라는사실은이슬람문화자체에자살테러를유발하는동기가내포되어있다는픽션을완성하는필요조건이된다.무슬림이자기자신을제물로바침으로써성전(지하드)을행한다는것이다.그러나이슬람전통에서희생제의는성스러워지려는의도와무관하고,지하드는십자군전쟁같은성전의개념이아닐뿐더러지하드가모든무슬림의의무도아니다.중세전통이아닌근대이후이슬람문화에서자살테러의인자를찾아내려는시도역시별소득이없다.“자유민주주의국가가자국방어에핵무기를사용할권리가있다는것은자멸적전쟁이합법적일수있다는뜻이다(국제사회도이권리를용인하는분위기다).그렇다면자살테러자는자유로운정치공동체를방어하기위해무기를들고투쟁에나선다는근대서방전통을이어나가고있지는않나생각해보게된다.”(110면)요컨대자살테러의동기를찾아내려는모든설명은반박될수있는것이다.
자살테러에서동기를규명하는일이중요하지않다고해도여전히질문은남는다.자살테러는왜끔찍한가?저자는자살테러가불러일으키는특별한정서적반응을‘경악’(horror)으로규정하며,무엇이사람들을경악하게하는지,과연그경악은결백한지되묻는다.독재정권이나민주국가어디서든인종차별·고문·전쟁등잔혹행위는자행되고있지만“서방사람들은왜하필자살테러의언어적·시각적재현물앞에서경악스럽다고말하는가?”(113면)아무런예고없이일상에침투하는갑작스러움에서그원인을찾기도하지만,비서구권에서아동을포함한지뢰사상자가계속발생하는것은그만큼의반응을불러일으키지않는다.
우선“경악이란동기가아니라상태다.공포나분노나자연스럽게우러나오는복수심과달리,경악에는대상이없다.경악이동사라면목적어가없는자동사다.”(119면)저자는예루살렘피자가게에서벌어진자살테러목격담사례를인용하며,자살테러가사람들의자기동일성을흔들어놓는점에서경악을일으킨다고본다.자신이경험한것을표현할언어를갖지못한상태가바로경악인데,버려진물건처럼나뒹구는자살테러범의신체일부는이를바라보는사람에게도자기동일성의근간인육체와자아사이에갑작스런단절을가져온다.그런데서방세계에서‘더큰경악’을불러일으키는것은무슬림의자살테러,즉비유럽인이유럽인을대상으로벌인자살테러의경우이고,이는그세계사람들의자기동일성이유럽인이라는데크게기대고있기때문이다.이때자살테러는누군가의‘자발적죽음’이‘인류구원’으로이어진다는기독교십자가형서사에도,전쟁을통해악으로부터‘자유’와‘민주’를지킨다는자유주의논리에도부합하지도않는다.자살테러는서방세계를수호해온오랜인본적가치가환상임을폭력적으로드러낸다.

문명간충돌은없다.선과악의대결도없다.다만폭력이있을뿐이다.그리고그폭력에는국가권력과법장치를통해인정받는합법적폭력인가,아니면인정받지못하는불법적폭력인가의차이만이있을뿐이다.이슬람세계의테러를규탄하는것만큼이나자국바깥에서갖은폭력을자행해온서방세계의자기반성또한필요하다.국제정치에위선이없었던적은없지만,적어도“미국이착한나라,‘인간’과인본을수호하는나라라고우기지는말자”는것,테러와의전쟁을내세우기에앞서최소한의도덕을지키자는것이이책의전언이다.
9·11직후부터자살테러에대한논의를구상한저자는스스로도그일부인,그래서책임을떠날수없는세계질서로부터오는괴로움을동력으로삼아이책을썼다.“인명이죽음시장에서유통될때‘문명화된’나라사람이냐‘미개한’나라사람이냐에따라교환가치가달라진다는감각은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꽤일반적인감각”이다(165면).그감각에서저자도우리도자유롭기어렵다.과연저자의바람처럼,이책이테러,전쟁,자살테러에대한도덕적대응을한데묶어내보내는무사안일한여론을멀리할수있도록독자의마음에충분한번민을불러일으키길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