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2(큰글자도서)

사양 2(큰글자도서)

$20.00
Description
창비세계문학 44번. '패자(敗者)의 문학'을 지향한 일본 데까당스 문학의 기수, 다자이 오사무의 페미니스트적 진면모를 새롭게 조명한 중단편 선집.

일본의 패전을 진지하게 성찰하며 새로운 사조, 새로운 현실, 새로운 문화를 갈망했으며 새로운 표현을 추구한 '청춘'의 작가였던 다자이 오사무. 그의 작품세계가 확장되고 완성된 중후기 대표작 중에서, 여성에 대한 작가의 인식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최초의 작품인 '등롱'을 비롯해 '인간 실격'과 더불어 독자의 큰 사랑을 받는 '사양'까지 여성 독백체로 구성된 대표 중단편 10편을 담았다.
저자

다자이오사무

太宰治
본명은쓰시마슈지.1909년일본아오모리현쓰가루에서부유한집안의십일남매중열째로태어났다.자신의집안이고리대금업으로부자가된신흥졸부라는사실에평생동안부끄러움을느꼈던그는도쿄제국대학불문과에입학한후한동안좌익운동에가담하기도했다.1935년맹장수술을받은후복막염에걸린그는진통제로사용하던파비날에중독되었다.같은해에소설「역행」이아쿠타가와상후보에올랐지만차석에그쳤다.그는이심사결과에불만을품고당시심사위원이었던가와바타야스나리에게항의하는글을발표하기도했다.이듬해파비날중독을치료하기위해병원에입원하는데,자신의예상과달리정신병원에수용되자커다란심적충격을받았다.첫창작집『만년』은감각적문체와실험적인기법으로일본문단에그의존재를알리기에충분했다.결혼과함께안정기에전개된중기문학은『옛이야기』를통해유머넘치는이야기꾼다자이의저력을유감없이보여준다.1945년일본이2차세계대전에서패망한후,그의작품은정신적공황상태에빠진일본의젊은이들에게열렬한지지를받았고,그는사카구치안고,오다사쿠노스케등과함께‘데카당스문학’,‘무뢰파문학’의대표작가로불리게되었다.1948년연인야마자키도미에와함께다마강수원지에투신해,서른아홉살의나이로세상을떠났다.

목차

사양
향응부인

작품해설/여성,사랑과혁명을위해다시태어나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창비세계문학『사양』은‘패자(敗者)의문학’을지향한일본데까당스문학의기수,다자이오사무(太宰治,1909~48)의페미니스트적진면모를새롭게조명한중단편선집이다.일본의패전을진지하게성찰하며새로운사조,새로운현실,새로운문화를갈망했으며새로운표현을추구한‘청춘’의작가였던다자이오사무.그의작품세계가확장되고완성된중후기대표작중에서,여성에대한작가의인식변화를엿볼수있는최초의작품인「등롱」을비롯해「인간실격」과더불어독자의큰사랑을받는「사양」까지‘여성독백체’로구성된대표중단편10편을담았다.

고난의시대에맞서패자의문학을지향한
영원한청춘의작가,다자이오사무

“인생에있어서대개의함정은다자이가예고해준다고믿고있다.
다자이의문학은내게예언서였다.”_마따요시나오끼(2015아꾸따가와상수상자)

최근일본내사회적불안과미래에대한불확실성이증대되자일본근대문학사에서‘데까당스문학’의거대한획을그은다자이오사무의작품이재조명되며큰인기를얻고있다.다자이는이십대후반까지전시(戰時)의시대적광기속에서방황과갈등을계속했다.당시일본은국가적으로나사회적으로변화와혼란이극심하여국민들의정신적불안이팽배해있었다.특히1931년만주사변을기점으로전시체제를구축하고1937년에중일전쟁이발발하자국가총력전에돌입해,다자이는이시기를“우리에게는고난의시대였다”라고토로했다.이토록혼란한시기를보내며1939년이시하라미찌꼬(石原美知子)와결혼하기전까지네번이나자살을기도했고,약물중독등으로인해죽음을의식한자전적작품을많이썼다.
이러한까닭에다자이에대해서는꽤나오래우울한파멸형작가라는점이강조되어왔다.하지만지난2009년탄생100주년을기념하던즈음의신문논평(『아사히신문』)은그러한평가와달리왜다시다자이의문학이독자들에게큰힘을주는가를명확하게시사한다.“다자이는사회와잘어울리지못하는불안을외면하지않고인생과작품에아로새겼다.인간의내면을드러내는‘강한작품’은뜨겁게읽힌다.자신과타인의약함을속속들이다아는사람만이말할수있는것이있다.약함과마주하지못하는젊은이,내일이보이지않는시대등우리는저세상에서턱을괸다자이에게물어보고싶은게많다.”
다자이는일본의패전을진지하게성찰하며스스로를보수파라선언했으나새로운사조,새로운현실,새로운문화를갈망했으며새로운표현을추구한‘청춘’의작가였다.특히나작품에서그리는여성의역할은시대에묶이지않고주체적이며다양한변화양상을보였다.문학평론가히라노켄(平野謙)은그의작품을정말보기드문페미니즘문학으로보고“다자이오사무의진면모는일본에는보기드문페미니스트인점에있는지모른다”며다자이를새로운시각으로바라보았다.
창비세계문학44번으로선보이는『사양』은다자이문학의중후기작품들중에서도절망적인현실을극복해나가는강인한생명력을지닌여성들의목소리가표출된‘여성독백체’로구성된중단편10편을담았다.다자이의전기작품에서여성은대개억압받고굴절된모습을보인다.하지만여성독백체로쓰인첫작품인「등롱」(1937)을기점으로수동적이며주체적이지못해피해자나희생자로그려지던여성이점차로자신의목소리를발화하고,기존질서에저항하며자아를발견하고자유를획득하려는도전이두드러지게나타나게된다.「등롱」을비롯해카와바따야스나리가“다자이작품중에서도완성도높은작품”이라평가한「여학생」(1939)과1947년에발표한작품들로,강인한정신력으로무장한새로운여성상이등장하는「오상」「비용의아내」와그해12월에출간되어전후최초의베스트셀러로‘사양족’이라는신조어를만들어내며다자이를인기작가반열에올린「사양」등을선별했다.

여성,사랑과혁명을위해다시태어나다
다자이오사무의페미니스트적진면모

“전투개시!나는확신한다.인간은사랑과혁명을위하여태어난것이다.”
-「사양」

다자이는자신의내면을‘문학’이라는장을통해표출함으로써자기와대면한작가였다.남성작가임에도불구하고여성의타자로서의남성이아니라,여성의입장에서글을썼다.다자이에게여성은인간으로살아가고존엄성을유지하기위한매개적존재였다.삶의밑바닥에서표류하던여성들은다자이문학속에서생동감있는형태로표현되면서남성과동반자적관계를형성한다.
그최초의변화를「등롱」을통해엿볼수있다.이작품의화자는평소사회적으로소외되어외롭게지내는스물넷의아가씨사끼꼬다.그녀는다섯살이나어린상업학교남학생인미즈노를사랑하게되면서그를위해도둑질을저지르고만다.이사건으로사끼꼬는사회통념과도덕을앞세운이웃들에의해폭력적으로궁지에몰리게되고,미즈노역시‘교육이부족하다’는이유를그녀를떠난다.하지만이토록절망적인상황에서사끼꼬는무력하게상심하기보다긍정적으로내면의변화를이끌어낸다.
사춘기여학생의심리를섬세하게묘사해다자이오사무의대표작중하나로꼽히는「여학생」은아침에눈뜨는순간부터하루가끝나잠자리에들기까지화자의의식의흐름에따라이야기가전개된다.화자인여학생은육체적성장을거부하고소녀인채로남기를바라나결국에는자신의신체적·정신적변화를수용하고자아를찾으려애쓰며안정과성숙의단계로점차접어든다.
여성의심리를날카롭게묘파한「피부와마음」(1939)은피부라는외면을통해여성으로서의정체성을자각하게되는상황을다룬다.갓결혼한스물여덟의화자는평소소중하게가꿔온피부에콩알만한부스럼이돋아나더니순식간에온몸으로퍼지자심각한자기비하에빠져들게된다.하지만병원대기실에서『보바리부인』을읽다가문득자신의내면을들여다보고남편및세상과의관계를재정립하게되는전환점을맞는다.
「아무도모른다」(1940)와「눈오는밤이야기」(1944)는짤막한소품이나젊은여성의심리를다정하게포착해냈다.「아무도모른다」는여학교를졸업한직후친구의오빠가어느날갑자기좋아지면서그를따라가려고했던중년여성의회상이다.「눈오는밤이야기」는오빠부부와함께사는화자가임신한새언니를위해겨울의새하얀눈을자신의눈동자에담아가려는아름다운마음을그렸다.의인화된화폐의세상인식을담은「화폐」(1946)와이해불가능한헌신과접대의태도가몸에밴사모님을바라보는가정부의이야기를담은「향응부인」(1948)역시정체성을드러내는중요한통로인여성의몸에대해고찰해볼수있는기회를제공하는작품들이다.
1947년에발표된세작품,「오상」「비용의아내」「사양」등에서는전후과도기의강하고당당한여성의모습이구현되었다.「오상」은혁명의이상에얽매여현실에적응하지못하고결국다른여자와동반자살하는남편과달리,변화하는일상에적응하고가정을지키려는아내의강인한모습을그리며남편의비현실성을꼬집고있다.
「비용의아내」는가정을돌보지않고방탕한생활을하다도둑질까지하게된시인오오따니와,이를지켜보며어린아이와함께힘겨운생활을이어가는아내를그리면서두사람의관계변화를추적한작품이다.남편의빚을갚기위해요릿집에서일하게되면서아내는사회의전반적인타락상을목격하고남편의방탕한생활에굴하지않고삶을지속해나간다.
「사양」은「인간실격」과더불어다자이의대표작으로꼽히는중편소설이다.“나는확신한다.인간은사랑과혁명을위하여태어난것이다”라는화자인카즈꼬의선언적발언으로널리사랑받는작품으로,전후몰락한귀족으로절망하지않고전통적인여성상의굴레에서벗어나급변하는세상에당당히맞서는여성을그렸다.더욱이문학평론가오꾸노타께오(?野健男)는이소설속등장인물모두가다자이의분신으로,남동생인나오지는전기의,방탕한소설가우에하라는후기의모습이고,어머니와카즈꼬는중기의다자이의정신의표리를나타낸다고분석한바다자이의작품세계에큰의미를지닌작품이다.

지금까지도수용하는독자의관점과생각에따라다자이에대한평가는다양하다.그러나분명한것은독자들을‘공감’이라는그릇안에담아공명하고위로하는그의독보적인능력,시대를관통하는그만의힘일것이다.다자이의문학적위상을한마디로간단히논하기어렵기에이선집에서는여성성이라는관점을도입해살펴보았다.이로써다자이문학의또다른감동을맛볼수있으리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