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한 인생 2(큰글자도서)

태연한 인생 2(큰글자도서)

$19.73
Description
소설가 은희경이 〈소년을 위로해줘〉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현대사회에서의 개인들의 존재론과 그들이 맺는 관계의 양상을 냉철하게 묘파하는 것이 은희경 소설의 본령이었다면, 〈태연한 인생〉은 사랑이라는 관계를 통해 매혹과 상실, 고독과 고통을 깊이 탐구하는 가장 은희경다운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저마다의 외로움과 오해 속에서 흘러가고 얽히는 관계들이 있고, 그 속에서 우리 내면의 나약함과 비루함이 드러나는 순간들이 있다. 은희경은 그것을 때로는 서늘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포착해낸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것은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소설가 요셉과 신비로운 여인 류. 소설은 류의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무책임하고 즉흥적이며 한순간의 매혹에 쉽게 몸을 던지는 아버지와, 생활과 가족이라는 서사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고독과 고통을 감내하기를 선택했던 어머니. 류의 전사(前史)에는 그렇게 서로 화해할 수 없는 두 세계가 있었다.

한편 소설가인 요셉은 도저한 냉소와 위악으로 무장한 인물이다. 예술가적 자의식을 고수하며 생활과 이데올로기라는 패턴의 세계를 집요하게 비아냥대고 모든 관계로부터 자유롭기를 갈망하는 그는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완강한 통속과 패턴의 세계 속에서 작품이라고는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있는 퇴락한 작가다.

소설은 요셉의 일상과 류의 과거사가 교차되며 두 세계의 겹침과 엇갈림을 그려나간다. 자기 자신을 포함한 타락한 세계를 향해 던지는 요셉의 가차없는 독설은 날카로우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한 연민을 자아내고, 감추어진 듯 언뜻언뜻 드러나는 류의 서사는 아련하고 서정적인 색채로 이야기 전체를 감싸안는다.
저자

은희경

1995년동아일보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타인에게말걸기』『행복한사람은시계를보지않는다』『상속』『아름다움이나를멸시한다』『다른모든눈송이와아주비슷하게생긴단하나의눈송이』『중국식룰렛』『장미의이름은장미』,장편소설『새의선물』『마지막춤은나와함께』『그것은꿈이었을까』『마이너리그』『비밀과거짓말』『소년을위로해줘』『태연한인생』『빛의과거』가있다.문학동네소설상,동서문학상,이상문학상,한국소설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이산문학상,동인문학상,황순원문학상,오영수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3부거짓과상실의세계/4부노래의세계/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그의소설은‘은희경’이라는이름만으로도독자를설레게한다.특유의섬세한시선과지적이고세련된문장,삶의진실을날카롭게파헤치는통찰은늘우리를열광하게해온은희경소설의위력이었다.등단16년,매작품마다다양한변신을선보여온그의작품세계는이제더깊어지고여유로움마저갖추었다.2년만에선보이는새장편『태연한인생』은그간집적된은희경소설의성취들이고스란히담긴은희경소설의빛나는정수를보여준다.사랑과상실과고독에대한빛나는문장들이다시한번우리를은희경소설의매력에빠져들게한다.

길을잃은자에게사랑이찾아오고
매혹이끝난뒤에,인생은시작된다

현대사회에서의개인들의존재론과그들이맺는관계의양상을냉철하게묘파하는것이은희경소설의본령이었다면,『태연한인생』은사랑이라는관계를통해매혹과상실,고독과고통을깊이탐구하는가장은희경다운소설이라할수있다.저마다의외로움과오해속에서흘러가고얽히는관계들이있고,그속에서우리내면의나약함과비루함이드러나는순간들이있다.그것을때로는서늘하게,때로는유머러스하게,때로는따뜻하게포착해내는필치는과연은희경이라는감탄을자아내게한다.

냉소적이고자유로운소설가,요셉
“착한여자들은말야,패턴을강요해.그것처럼남자를지겹게만드는건없을걸.살아있는것은모두변하잖아.당연하지.안죽었으니까.사랑이변하는게아니라사랑하는사람들이변하는거거든.”

세상끝,열정의끝에서사라진여인,류
“매혹은지속되지않아,열정에도일정한분량이있어.그한시성이사랑을더욱열렬하게만들지……마지막한걸음을남겨놓고되돌아와버린것을후회하진않아.”

『태연한인생』을이끌어가는것은두사람의이야기이다.냉소적이고위악적인소설가요셉과신비로운여인류.그리고그들을둘러싼개성적인인물들이이야기를더욱다채롭게한다.소설은류의아버지와어머니에대한이야기로부터시작한다.무책임하고즉흥적이며한순간의매혹에쉽게몸을던지는아버지와,반면에생활과가족이라는서사를유지하기위해스스로고독과고통을감내하기를선택했던어머니.류의전사(前史)에는그렇게서로화해할수없는두세계가있었다.류는고백한다.“살아오는동안류를고통스럽게했던수많은증오와경멸과피로와욕망속을통과한것은어머니의흐름에몸을실어서였지만류가고독을견디도록도와준것은아버지로부터물려받은삶에남아있는매혹이었다.”류는그매혹에이끌려한때요셉을열렬히사랑했지만,마지막한걸음앞에서그를떠났었다.

그들이가는세상의끝은S시가아니었다.열정이끝나는소실점이었다.매혹은지속되지않으며열정에는일정한분량이있다.그한시성이그들을더욱열렬하게만든것이었다.류는그들에게주어진매혹과열정의시간이끝나버리는날자신이혼자비행기에실려돌아오리라는걸예감했다.(…)류는자기기만의부역보다는상실을택했다.고통보다는고독을택한것이다.(…)그여름S시를혼자떠나올때류는울었지만요셉과의관계에서마지막한걸음을남겨놓고되돌아와버린것에대해후회하진않았다.

한편소설가인요셉은도저한냉소와위악으로무장한인물이다.예술가적자의식을고수하며생활과이데올로기라는패턴의세계를집요하게비아냥대고모든관계로부터자유롭기를갈망하는그는그러나자신을둘러싼완강한통속과패턴의세계속에서작품이라고는한글자도쓰지못하고있는퇴락한작가다.그런그에게,예술가들을다루는영화를준비하고있다는과거의제자이안이찾아온다.그는영화를통해과거요셉의추문을폭로하는복수를꾀하고있다.요셉은이안의순진하면서도위선적인면모를경멸하면서도그를통해류를만날수있다는가능성에영화출연을결심한다.그리고그를둘러싼인물들,발칙하고도발적인여자도경과불쑥요셉에게다가와그의소설의주인공이되고자하는젊은여성이채의존재가이야기를다채롭게만든다.

고지식하고순진한청년,이안
“세상이그렇게까지엉터리예요?공정함은살아있어요.그렇게냉소적일거라면대안이있어야죠.작가라면비전을제시해야죠.인간의구원같은거말예요.”

발칙하고도발적인여자,도경
“그냥한번물어본거야,내가몇번째사람이든상관없어.나별생각없이살잖아요.”

“사랑하는자는없고사랑만있다.
사랑은,누구의이름이었을까.”

소설은요셉의일상과류의과거사가교차되며두세계의겹침과엇갈림을그려나간다.자기자신을포함한타락한세계를향해던지는요셉의가차없는독설은날카로우면서도한편으로씁쓸한연민을자아내고,감추어진듯언뜻언뜻드러나는류의서사는아련하고서정적인색채로이야기전체를감싸안는다.그리고곳곳에깔린삶과사랑에대한깊은통찰이섬세한문장으로겹겹의층을이루며이야기를풍성하게한다.매혹과상실,고독과고통,오해와연민에대해오래곱씹게하는그빛나는경구들은물론은희경소설을읽는큰즐거움이자그자체로머릿속에외우고다니고싶어질정도로매력적이다.날렵함과통쾌함을지나점차깊고묵직하고어딘가쓸쓸하기까지한느낌을더하는그문장들에서은희경소설세계의또다른변모를감지하는것또한설레는일이다.

타인이란영원히오해하게돼있는존재이지만서로의오해를존중하는순간연민안에서연대할수있었다.고독끼리의친근과오해의연대속에류의삶은흘러갔다.류는어둠속에서도노래할수있었다.

모든좋은소설이그러하듯,어떤측면에서읽어도흥미로운깨달음와감흥을발견할수있는복합적이고다층적인면모는『태연한인생』이지닌큰매력이다.이소설을“개인의고유성을사수하려는절망적시도”와“근원적인것으로부터멀어져가는자의비감(悲感)”(염무웅)으로읽을수도,류와그어머니의“전사(前史)까지포함한적막한일대기”(김혜리)로읽는것도가능한것이다.혹은사랑과그것을가능하게하는매혹에초점을맞출수도,사랑이끝난후의고독과고통에초점을맞추어읽을수도있다.그럴때‘태연한인생’이라는제목이주는느낌은더한층다층적이고매혹적이다.어느쪽이든,그‘태연한’세계속에서느끼는매혹과고독은한없이씁쓸하면서도달콤한맛을전한다.작가는“연재하는동안일어났던일들,만났던사람,눈에띄는풍경이마치우연이라는듯소설의한부분을차지했다”며이소설을“우연한소설이라고해야할것같다”고하지만,그런‘우연한’부분들이얽히고짜맞춰지며만들어내는겹겹의치밀한의미망은우연을필연적인작품으로길어내는작가의솜씨에다시금감탄하게한다.
『태연한인생』은그러므로연애소설이면서세태소설이자,빼어난교양소설이기도하다.무엇보다우리시대인생과사랑에관한매력적인성찰과사색을흥미진진한이야기속에녹여낸수작이자,은희경문학의탁월한한성취라부르기에모자람이없는작품이다.은희경을읽는독자들에게다시한번반가운기쁨으로다가갈작품이다.

작가는요셉의시선을통해일상이기반하고있는속물세계의비루한욕망과감상성을비판적으로해부하는것이다.따라서작가와주인공의관점은때로화합하고때로길항할수밖에없는데,이러한복합성때문에소설의문체는시종일관풍자적이고반어적이다.그러나풍자와반어로매끈하게포장된‘인생의태연함’안에는개인의고유성을사수하려는절망적시도가있고근원적인것으로부터멀어져가는자의쓰라린비감(悲感)이들어있다.그것이우리의가슴을아프게한다._염무웅문학평론가

오래전은희경의단편「열쇠」를읽고작가가나를지켜보고있는것만같아아무도없는방의네벽을둘러본적이있다.이후로도은희경소설중한여자를공중에서내려다보듯쓴작품들에유독끌렸다.‘류’와‘요셉’의세계를오가는『태연한인생』에서도나는류를편애하고말았다.이소설은대칭인듯비대칭이다.동일한전지적시점으로쓰였지만,요셉은말을쏟아내고류는생각한다.그녀의말은가슴에담긴채문장으로옮겨진다.소설속요셉의시간대는하루이거나일주일이지만,류의그것은생의전사(前史)까지포함한적막한일대기다.망원렌즈의시야에아득히가라앉은류와그어머니의이야기를읽으며종종그녀들이가르쳐준대로어긋난뼈를맞추듯왼쪽가슴을눌러보았다.그것은높은곳에서지켜보는누군가가나의황망한인생을집어들어태연한세계안에넣어주길기도하는주문이기도했다._김혜리『씨네21』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