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1(큰글자도서)

핑퐁 1(큰글자도서)

$19.83
Description
2003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지구영웅전설〉을 연달아 발표하며 인상적으로 데뷔한 박민규 소설. 2005년 출간된 소설집 〈카스테라〉의 행보를 이어간 장편 소설이다. 이번엔 한없이 부조리한 이 세상에 야유를 퍼붓는 왕따 중학생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모아이'와 '못'은 존재 자체가 눈에 띄지 않는 소심한 중학생들. 늘 돈을 빼앗기고 심한 구타에 시달린다. 소년들은 그저'제발 죽여달라'고 기도하거나 '핼리혜성이 지구와 부딪쳐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은 빈 벌판에 홀로 놓여있는 탁구대를 발견한다. 이후 두 소년과 세계의 관계는 탁구 동작 하나 하나와 맞물려 조금씩 거대한 국면으로 나아가는데...

2005년 여름부터 2006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었던 글을 묶었으며, 연재시 원고에 100매 정도를 덧붙였다. 또한 전체적으로 흥미진진한 장면들을 더 짜임새 있게 구성하여 서사의 완결성을 높였다. 독특한 스토리 전개와 본문의 형식 실험, 작가가 직접 그린 5컷의 일러스트, 그 자체로 완성도 높은 소설 속 소설까지, 기존의 한국 소설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움과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책.
저자

박민규

1968년울산에서태어나중앙대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2003년미국이창조한지구적영웅들의활약상을통해미국식제국주의의실체를흥미롭게폭로한『지구영웅전설』로문학동네작가상을,같은해역사상가장최약체였던야구팀삼미슈퍼스타즈를통해‘1할2푼5리의승률’로살아가는사람들을그려낸『삼미슈퍼스타즈의마지막팬클럽』으로한겨레문학상을수상하며“대한민국문학사상가장신선하고충격적인사건”이된작가의출현을알렸다.

2005년첫소설집인『카스테라』로신동엽창작상을받았고,2007년환갑에접어...더보기
수상:2012년오영수문학상,2010년이상문학상,2009년황순원문학상,2007년이효석문학상,2005년신동엽문학상,2003년문학동네작가상,2003년한겨레문학상
최근작:〈[큰글자도서]삼미슈퍼스타즈의마지막팬클럽〉,〈기억하는소설〉,〈삼미슈퍼스타즈의마지막팬클럽〉…총70종

목차

핑/퐁/뭐,밥은누가사줘도사주는거겠지만/다들잘하고있습니까?/부인을,빌려도될까?/1738345792629921:1738345792629920

출판사 서평

출간전부터화제를모은『핑퐁』

2005년신동엽창작상수상작가박민규(朴玟奎).발랄한상상력과세계인식으로『핑퐁』은『창작과비평』연재당시(2005년여름~2006년봄)문단과독자들의뜨거운호응과주목을받은작품이다.이번장편에는연재원고보다100매정도를추가하고,연재당시의흥미진진한장면들을더짜임새있게구성하여서사의완결성을높였다.단숨에읽게되는긴박하고독특한스토리전개,본문의형식실험,작가가정교하게그린5컷의일러스트,가공의작가존메이슨의「방사능낙지」등그자체로완성도높은액자소설들은기존의소설에서는볼수없었던새로움과재미를더해준다.

세계가‘깜박’한왕따들,인류의운명걸고탁구를치다!

주인공‘못’과‘모아이’는존재자체가눈에띄지않는왕따중학생들로늘돈을빼앗기고구타에시달린다.이들의현실은‘제발죽여달라’고기도하거나‘핼리혜성이지구와부딪쳐주기’를바랄뿐저항할힘도없이참담하기만하다.이들을괴롭히는‘치수’패거리는‘완력과폭력,기만,조장,장악,이용,조종’에능하고원조교제를사주하는등세상의온갖악(惡)의요소를다갖춘아이들이다.이들이다수결(多數決)로운영되는세계를대표하는2%의인간인것처럼활개치는것이다.나머지98%에도들지못하고철저히무시당하는주인공들은무기력하게폭력에노출된상태이다.기성세대와세계는다수에속한척가장하며허위의식과속물근성에물들어폭력과부조리를외면하고있다.작가는이러한상태를통렬하게비꼬고있다.정말세계는잘돌아가고있는가,“다들잘하고있습니까?”반문하며야유하는것이다.

심하게얻어맞은어느날,주인공들은벌판의탁구대를발견하면서탁구를치기시작한다.그들이라켓을사려고찾은탁구용품점〈랠리〉의주인이자‘탁구계의간섭자’인‘세끄라탱’은예정되어있다는듯이들을탁구계로안내한다.인류역사를쭉관전해왔다는그에따르면탁구야말로‘원시우주의생성원리’이자운용체계ㆍ씨스템이고,인류의역사는고비때마다탁구게임으로좌지우지되어왔다.세계대전은함포를이용해탁구를치는것이었고,심지어지구가재편된것도빙하기때문이아니라탁구경기에서승리한두마리의이구아노돈에의해결정된것이다.그리고현재의인류는순전히운이좋아듀스스코어를유지하고있다(1738345792629921:17383457926299202).인류가창안한문명,철학과예술,과학과종교,환경보존등의대척점에는거의같은분량의전쟁과학살,침략과정복,편견과오만,범죄와폭력,무지와야만,환경오염등이자리하고있다.세끄라탱은이지루하기짝이없는인류의씨스템은이제과부하상태가되었으니지금이바로결판을내야하는때라고역설한다.

다수의인류에서소외된,즉‘세계가깜박한’존재들인주인공들은세끄라탱의지도로탁구에매진한다.이들앞에어느날핼리혜성처럼커다란탁구공이나타나지구에안착한다.그순백의공간에서탁구계의생물체로변한세끄라탱의주재로그들의첫공식게임이자지구의운명을결정짓게될탁구경기가시작된다.인류로부터배제된존재들과인류의대표들간의게임.인류의대표는‘스키너박스’에서탁구를배운,다수의인류와마찬가지로순전히먹고살기위해씨스템에길들여진‘쥐와새’이다.주인공들에겐위인(偉人)을불러대리전을치를기회가주어지는데,불려나온인물은말콤X와라인홀트메스너(등산가)이다.인정투쟁에능숙하고인간의한계를극복한바있는이들조차도포인트를딸때마다모이를먹을수있게끔길들여져온쥐와새에게패하고사라진다.마지막으로주인공들이경기에나서고인류의운명을건탁구경기는몇날며칠동안계속된다.

못과모아이는그간자신의의사표시도못하고발언조차도소곤거리듯이(본문에는나오는작은글자들)할수밖에없었다.그러나마지막탁구경기에선리씨브를할때마다‘이것이나의의견’이라고발언하며혼신의힘을다한다.소문자의목소리를버리고대문자의영역에들어서는순간이다.탁구경기에서이들의동작하나하나는지난한투쟁과같은것으로,‘세계가깜박한존재들’의눈물겨운의사표시이다.결국못은탁구를치다가기절하는데,눈을떠보니‘쥐와새’는과로로죽어있고,탁구계는승리자에게주어지는선택권을주인공들에게부여한다.즉인류를유지할것인가,언인스톨(포맷)할것인가.그결정에참고하려고모아이는모니터를통해인류의역사를다시한번들여다본다.지금의체제를유지하기까지인류가일궈온문명을,인류가자행해온폭력과학살등을일별하고두주인공은세끄라탱앞에선다.이제그들앞에는인류를유지해야하는지,멸망시키고다시시작해야하는지의중대결정이남아있다.그들의최종선택은무엇일까.

마력같은박민규의흡인력

이소설은요약하면왕따학생들과탁구이야기이다.하지만이표면적스토리이면에는세계의은폐된폭력과부조리들을적나라하게드러내는동시에,폭력때문에정신이일찍늙어버린주인공들이점차세계와‘나’의관계에눈뜨게되는과정을보여준다.이들이세계와관계맺는방식은탁구의동작과연관되어구체적으로묘사된다.작가는미미한존재와동작하나하나가세계에미치는영향을경쾌한어법으로,동시에진지하게탐구하고있다.탁구공은가볍고작은것에서점차큰위력을발휘하는구체(球體)로변해,세계,지구,나아가우주를상징한다.이러한상상력은세계자체를유지할것인가폐기할것인가하는거대담론으로까지거침없이펼쳐진다.작가는세계에서배제되어상처를안고살아가는모든존재들을위로하면서이책을바친다(「헌사」:‘안심해/안심해도,좋아’).이소설의기발한상상력과풍자는독자에게웃음과눈물을동시에선사한다.텍스트를따라읽다보면자연스럽게주인공들의입장에동화되고이세계의씨스템에대해회의하게되며‘다수인척’살아가는일상에대한전복을꿈꾸게된다.

작가는『삼미슈퍼스타즈의마지막팬클럽』(2003)을통해사회에서탈락한비주류인생들의삶을리얼리티를바탕으로한연민과따스함으로감싸안았고,『카스테라』(2005)에서는비루한현실과황당하기까지한환상을자유자재로넘나드는작품세계를펼쳤다.『핑퐁』은이러한작가특유의기발함과상상력,현실인식과환상이치밀한개연성을동반하면서절묘하게결합된역작이다.작가의어법과문장이“즐겁고부담없이넘어가”면서도“계속발전하는비유들이꼬리에꼬리를물고이어지면서작품의짜임새를확보”하는동시에“좋은시에서와같은굉장한언어의에너지가있다”고(「무엇이한국문학의보람인가」,『창작과비평』2006년봄호)문학평론가백낙청이묘파했듯이,작가는이번장편에서절정에이른문체감각을선보인다.경쾌하면서도시적인리듬과비유는읽으면읽을수록빠져드는마력과도같은흡인력을발휘해책읽기의참매력을실감하게한다.한국문학의답보상태와독서시장의침체가공공연하게논의되는지금박민규가들고나온인류재편프로젝트『핑퐁』은,독자에게재미와감동을선사하고,한국소설에대한숱한우려를잠재우며신뢰를회복시켜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