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 2(큰글자도서)

알로하 2(큰글자도서)

$19.00
Description
인성에 대한 자본의 공격이 첨예화된 사회에서 소멸되지 않기 위해 고투하는 인물들의 이야기!
윤고은의 두 번째 소설집 『알로하』. 대산대학문학상,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주목받고 어느덧 등단 11년차의 짧지 않은 경력을 쌓은 저자의 이번 소설집은 제12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인 《해마, 날다》를 포함해 저자의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절박한 세계인식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아홉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그 자체로서 빛이 날뿐만 아니라 서사와 인물의 개연성과 단단히 결합해 주제의 완결성에 힘을 불어넣는 저자만의 독보적인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회사에서 내쫓기며 도시 안에서 자신을 증명해 주던 주소 ‘P259’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을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는 불안에 휩싸여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동료를 배신하고 자신을 내쫓은 회사로 돌아가 새 주소 ‘P1765’를 부여받는 주인공 ‘장’의 이야기를 그린 《P》, 책 광고를 하는 새 직장에 들어가 지하철에서 최대한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책을 읽어야 하는 주인공 ‘정’의 이야기를 담은 《요리사의 손톱》 등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윤고은

1980년서울에서태어나동국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2004년제2회대산대학문학상을받으며문단에나왔다.2008년제13회한겨레문학상을받았으며,장편소설로'무중력증후군','1인용식탁'등이있다.

목차

P/요리사의손톱/Q/콜럼버스의뼈/해설|강지희/작가의말/수록작품발표지

출판사 서평

대산대학문학상,한겨레문학상을수상하며차세대주목받는젊은작가로떠오른윤고은의두번째소설집『알로하』가출간되었다.제12회이효석문학상수상작인「해마,날다」를비롯,윤고은의재기발랄한상상력과절박한세계인식이절묘하게어우러진아홉편의작품을실었다.인성에대한자본의공격이첨예화된사회,그안에서소멸되지않기위해고투하는인물에대한묘사는한층세련되고깊어진윤고은의통찰력에전적인신뢰감을안겨준다.

아우라가걷힌채전시되는삶들
신예로서의기발함과패기로주목받았던윤고은은어느덧등단11년차의짧지않은경력을쌓았다.한권의소설집,두권의장편을출간하는동안증명되어온그의독보적인상상력은『알로하』에이르러이제그자체로서빛이날뿐만아니라,서사와인물의개연성과단단히결합하여주제의완결성을견인한다.신랄하게현실을고발하기보다는세태를단적으로보여주는상황을슬쩍끼워두는세련된서사운용력역시그의필력이단단하게여물었음을증명한다.“다들하나씩거래처가정해지고있어요,다들.아르바이트를전전하는애들이줄어들고있다니까요.이년이지나면정규직으로전환해주든가,아니면자르든가,둘중의하나로결판이나야되는거아니에요?”(「해마,날다」144면)라며연애와결혼을비정규직과정규직으로빗대어말하는장면이등장하는가하면,회사에서반강제적으로시행한내시경검사의부작용을겪게된주인공에게“회사에서단체로검사를한건문제가되기힘듭니다.다른사람들은모두정해진시간안에해파리를배출했으니까요.배출못한건장형준씨개인사예요.그래서저희는장형준씨에게책임을물을수밖에없는겁니다.”(「P」180면)하는장면이등장한다.이는사회의부조리나시스템의오류로인한피해가결국그것을운나쁘게피하지못한개인의책임으로고스란히전가되는우리사회의씁쓸한모습을단적으로보여준다.
윤고은은자본주의의허울과그것의내부에서본질이좀먹는사태를직시해왔다.그런그의눈에띈것은우리사회가‘전시’되고있다는것이다.가장내밀한가치인가정조차시간단위로전시되고(「사분의일」),하객을고용한결혼식을전시하고(「월리를찾아라」),부동산값을올리기위해소설의배경이되기로작정한도시는모든공간을소설에맞게부수고세워전시한다(「Q」).그런가하면록밴드퀸의보컬프레디머큐리가살았던집에우연히세를든「프레디의사생아」의주인공은집을전시공간으로만들어프레디머큐리의가짜소지품을전시하는데,작품의마지막문장은자못깊은울림을남긴다.

이제그집에는모든것이있다.단지프레디머큐리의목소리만없을뿐이다.(40면)

프레디머큐리를규정하는,그를감싸고있는아우라의본질은분명그의목소리다.그러나자본의짙은그림자아래개체의고유한아우라가모두지워지는것,본질과비본질이뒤바뀌고가품이진품의자리를가로채는아수라장이바로윤고은이바라본세계의초상인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우아한인생의선율
『알로하』의아홉작품은주인공들이존재증명을위해벌이는처절한싸움의장이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개인의고유한개성이그다지지켜져야할가치로자리매김하지못하는사회에서주체들은자신의존재가사라지거나잊힐까전전긍긍할뿐이다.이세계에서잊히지않기위해,남들과분별되는자신의존재를확인받기위해인물들은외로운싸움을계속한다.능력은초단위로평가되고사회에유익한존재가아니라는판단이내려지는즉시생존은위협받는다.그누구도평온하게존재하지못한다.「P」의주인공‘장’은회사에서내쫓기며도시안에서자신을증명해주던주소‘P259'를사용할수없게되자자신을무엇으로도설명할수없다는불안에휩싸인다.결국그는그정체성을되찾기위해동료를배신하고자신을내쫓은회사로되돌아가새주소'P1765'를부여받는다.그런가하면회사에서내쫓기고책광고를하는새직장에들어간「요리사의손톱」의주인공‘정’은지하철에서최대한사람들의이목을끌며책을읽어야한다.울기도하고웃기도하며사람들의시선이책에꽂히길바라지만역설적으로그책이전국적으로유명해지는건정이선로위로투신한뒤다.

선로아래로몸을던진다기보다는책속으로무게중심을기울이다가삶자체가기울어버린것처럼보였다.그영상이뉴스에나간후『민달팽이의집』을읽는사람들이급속도로늘어났다.(…)확실한것은정의죽음이『민달팽이의집』을유명하게만들었다는점이었다.그책을양손으로꼭쥔여자의투신은많은사람들의시선을끌었다.(224면)

정은그렇게생을버리는순간세상에각인된다.개인의존재증명에대한윤고은의고민은「월리를찾아라」에보다첨예하게드러난다.주인공‘제이’는아르바이트를하기위해캐릭터월리분장을하고행사에참여한다.사람들은붐비는인파속에서월리를찾아몸에스티커를붙여주고,스티커를많이받은단한명의월리는좋은일자리를보장받는다.최고의월리가되기위해벌어지는이촌극은결국유혈사태로까지번지는데,이다툼의과정은군중속에서유일무이한정체성을확보하기위한개개인의고투를완벽하게형상화한다.
수록작중비교적최근작인「알로하」와「콜럼버스의뼈」,「해마,날다」는고독한개인에대한윤고은의고찰이새로운지점으로나아가고있음을분명히보여준다.세이야기는모두‘기억’의문제를환기한다.개인의존재와정체성은실상타인의기억속에서완성된다는것,그러므로누군가의기억에스며있다는것이바로우리의존재증명에다름아니라는것이다.고독한개인들은공동의기억안에서구원된다.이몇편으로윤고은의서사가앞으로나아갈방향에대해말하는것은조금억지스러울지도모른다.하지만그것은분명,이파괴되어가는세계에서저마다의싸움을하는개인들이서로를구원할수있을지도모른다는나직한희망의메시지가아닐까.

당신이내게말해준이야기들은정작당신의것이아니었다.당신의이야기는대부분당신이겪은것이아니라읽은것이었다.당신이읽은이야기들은모두거리에서시작된것이었다.신문지에몇줄로남은인생들을당신은덮고자다가,깔고앉다가읽게되었고,읽은말들을기억하게되었다.말은말과만나더크게몸을부풀렸다.그러다어느시점에는그말이원래누구의것이었는지불분명해지고말았다.그래서그말들은다시당신의것이되었다.(「알로하」64면)

나의말이기도하고당신의말이기도한그이야기들.윤고은은서로얽히고설켜분리가불가능해진우리의이야기들을부려놓는다.자신의존재를알리기위해온몸으로악다구니를쓰는것조차우아하지않느냐고,어쨌거나삶은우리모두가완성해야할저마다의악보가아니겠느냐고말을거는듯하다.그리고하루하루힘들게스스로를지켜내는삶들에게,알로하,하고조심스레인사를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