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나의 집 1(큰글자도서) (금희 소설집)

세상에 없는 나의 집 1(큰글자도서) (금희 소설집)

$19.00
Description
중국 장춘에 머물며 한국과 중국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조선족 작가 금희(본명 김금희)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설집 〈세상에 없는 나의 집〉을 선보인다. 금희는 2013년 소설집 〈슈뢰딩거의 상자〉(료녕민족출판사)를 중국에서 출간한 뒤 2014년 봄, 계간 「창작과비평」에 조선족 사회의 탈북 여성 이야기를 다룬 단편 '옥화'를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 신선한 활력을 불러일으켰다.

현실을 뚫고 나가는 박력있는 서사와 섬세한 심리묘사로 조선족 사회에서 바라보는 탈북자 문제, 중국의 소수민족으로서 체감하는 정체성의 갈등 과정 등을 핍진하게 그려낸 일곱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한국문학의 시야가 금희 이후 또 한번 넓어졌음을 절로 느낄 수 있다. 결코 우회하지 않는 금희 소설의 다채롭고도 선명한 이야기는 새롭고 의미있는 징표이자 신선한 질문으로 다가올 것이다.
저자

금희

저자금희는1979년중국길림성의작은조선족마을에서태어나자랐다.연길사범학교를졸업하고중국과한국등지에서다양한직업에종사하다2006년장춘에정착해소설을쓰기시작했다.2007년『연변문학』에서주관하는윤동주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고,저서로중국에서출간된소설집『슈뢰딩거의상자』가있다.『세상에없는나의집』은한국에서처음으로펴내는소설집이다.현재장춘에머무르며한국과중국에서작품을발표하고있다.

목차

세상에없는나의집/봉인된노래/옥화/월광무

출판사 서평

조선족작가금희가한국문학에던지는신선한질문
중국장춘에머물며한국과중국에서작품을발표하고있는조선족작가금희(본명김금희)가한국에서처음으로소설집『세상에없는나의집』을선보인다.금희는2013년소설집『슈뢰딩거의상자』(료녕민족출판사)를중국에서출간한뒤2014년봄,계간『창작과비평』에조선족사회의탈북여성이야기를다룬단편「옥화」를발표하며한국문단에신선한활력을불러일으켰다.현실을뚫고나가는박력있는서사와섬세한심리묘사로조선족사회에서바라보는탈북자문제,중국의소수민족으로서체감하는정체성의갈등과정등을핍진하게그려낸일곱편의이야기를읽다보면한국문학의시야가금희이후또한번넓어졌음을절로느낄수있다.결코우회하지않는금희소설의다채롭고도선명한이야기는새롭고의미있는징표이자신선한질문으로다가올것이다.

돌아오기위해떠나는무수한소수들의목소리
이전한국소설에도탈북자와난민문제,디아스포라체험등에대한서사는있어왔지만금희의「옥화」는북한을탈출한한탈북여성이남한에정착하기이전의이야기를다룸으로써기왕의서사와차별화된다.이야기의차별성뿐아니라조선족작가의목소리는그자체신선한매력으로독자의관심을끌기에충분했다.그관심을증명하듯2014년여름,계간『문학동네』‘리뷰좌담’과계간『아시아』‘K픽션’꼭지에서다시한번호명되며금희소설은적극적조명의대상이되었다.
금희의인물들은두개의언어를사용하는경계인,그저더잘살기위해집을떠나바깥을떠도는생활인,급변한시대에적응하지못해방황하다몰락하는이상주의자등다양한면모를갖고있지만,그들은모두세상에지친존재를환대해주고편안하게누여줄‘집’을소망하는심리적약자이다.그들에게세상은너무불안한곳이다.「세상에없는나의집」의‘나’는자신을“이도아니고저도아닌사람”으로느끼며‘온전한나자신’을꿈꾼다.「봉인된노래」에서집안의모든기대를받고자란‘외삼촌’은결국세상에적응하지못해방황하다가산을탕진하며,「옥화」에는“조국에서중국으로,중국에서다시한국으로”떠나오고떠나가는인물들이등장한다.「월광무」의‘유’는중추절임에도집으로돌아가지못한채사업자금을빌리기위해며칠을꼬박기차를타며,「노마드」의‘박철이’는한국에서조선족노동자로생활하며한국사람은조선족에게,조선족은다시탈북자에게불신을갖는차별의악순환을목도한다.

눈만뜨면일,일하는것외에그나라일반국민이누릴수있는어떤것도누릴수없는돈벌이기계같은생활,그곳에서시형네는몸뚱어리하나와불법체류자의신분외에아무것도가진것이없는사람들이었다.(…)아무도알지못하고아무도믿을수없는상황에서시형네는어디를가나누구를만나나자신들의진실한이야기를꺼내놓을수가없었다고했다.“사람이말이야,그상황에들어가니까그렇게되더라고.자기는안그럴것같지?흐흐.아니야.사람은다같애.”시형의발랄한웃음속에서홍은자기편이아닌땅에서살아가는이들의불안함을보았다.(「옥화」82면)

금희의소설은강한서사,어떤인물도우위에둘수없게만드는섬세한심리묘사,읽는재미를더해줄풍부한어휘사용을특징으로한다.그의글은소설읽는본래의재미를찾아줄만큼이야기를끝까지놓지않고온몸으로밀고나간다.선명하고도힘있는서사와때로는너무생생해서서늘하고불편하기까지한인물의목소리를듣다보면소설고유의미덕을다시금깨닫게만든다.소설에등장하는탈북자,조선족노동자와같은소수자를시혜적인관점에서보기쉽지만작가는가진자들을향해당당히,어쩌면뻔뻔스럽게보일법한태도로그들이가진것의일부를요구하는탈북여성을등장시킴으로써독자의예상을무너뜨린다.「노마드」에는돈을벌기위해한국으로온‘박철이’와“가능성의유혹”때문에중국으로온‘미용실사장’이등장한다.마치탈북자에게우월감을느끼는조선족이반대로한국에서는소수자로차별당하는경우처럼금희는자본주의하의상대적인현실을놓치지않고세밀하게보여준다.금희의소설에는또한말맛을더해주는어휘들이풍부하게들어있다.가?하다,올방자를틀고앉다,저마끔,?다,뒤거두매,옹근,갑삭하다,무득무득,두근닥질하다등과같은북한말,조선족말들은일견낯설게읽히지만이야기의맥락에자연스럽게녹아들어읽는재미를더한다.

“가능성의유혹때문이지요.좀더돈이있었으면미국으로보내주고싶은데,그렇게는어려우니까차라리가능성의나라인중국을택한거죠.우리세대야뭐더이상큰반전이있겠어요?다자식들의장래를위하는짓이지요.”(…)수미와자신은생계를위하여,이여자는더나은미래를위하여,그리고선아는생존을위하여떠나가고또떠나오는것이다.
“허참,사람사는거보면……그러네요.우리는좀더잘살아보자고그쪽나라로떠나가고,그쪽은또더잘살아보자고이쪽나라로떠나오고……”(「노마드」259면)

한편작가금희는1979년생으로,중국개혁개방이후의격변기를체험한세대이기도하다.이러한경험을바탕으로시장경제로변화한중국사회,그속에서살아가는중국인들의삶을그려낸일련의작품들은결국집으로다시돌아가기위해바깥을떠도는세상모든약자를위한이야기이기도하다.어디에도완전히소속되지못한채“자기편이아닌땅에서살아가는불안함”을지닌인물들은우리모두의자화상인셈이다.

아버지는왜어김없이떠나가야했을까.문혁이터지면서대학갈기회를놓치고당의호소에따라전국순회를떠나던것이방랑생활의발단이되었다는구실은그만댔으면싶었다.개인의노동을억압하고그노동의성과를인정하지않았던집체노동의시대-인민공사의체제자체에도모든책임을지울순없었다.그시절은국민모두가힘들었던가난한시절이었지만그렇다고동네사람들모두그시절인민공사를떠나아버지처럼떠돌이장사꾼의삶을택한것은아니지않은가.
혹시아버지는집에서만맛볼수있는그저릿한행복의느낌을위해일부러오랫동안떠돌았던것은아닐까.(「월광무」117면)

세상에없는나만의집을짓는다는것

작가금희는‘작가의말’에서이렇게말했다.“언젠가흔적없이사라질나자신이세상에대하여실체가아닌것처럼,내위에덧입힌가족,직업,민족,국적같은것들도결국그자체만으로나에대하여실체가될수는없는”거라고.작은조선족마을에서태어나두언어를사용하며자라온작가자신이생을다해고민했을정체성의문제는결국‘진정한나는대체누구인가’라는질문으로되돌아와「세상에없는나의집」을쓰게했을것이다.어쩌면온전한자신을꿈꾸는모든이들에게삶은,존재자체를조건없이환대해줄집을찾기위한여행일지모른다.하지만이들에게는하나같이‘집’이없다.해서표제작에등장하는‘나’는세상어디에도없는,중국식외관에조선식인테리어를한나만의집을짓는다.이소설은새로지은집안에서중국인‘닝’과조선족‘나’가마주앉아커피와녹차를나누어마시며끝을맺는다.한공간속에섞여든중국인과조선족‘나’가그려내는풍경은실로의미심장하다.
작가에게‘집을짓는다’는건어쩌면‘이야기를짓는다’는것과같은말일지도모르겠다.그렇게작가금희는‘세상에없는나의집’을넘어서서세상에다시없을나만의집을우뚝세웠다.국적,민족,성별,그리고문학을넘어서서현실에육박해들어오는금희소설의이야기는분명우리문학의소중한자산이될것이다.

정처없이풀밭만찾아다니던유목민들처럼끝없이떠나고다시시작하기를반복하던노마드하나가돌아왔다는것,그녀도이제그만텐트를내려놓고누군가와집이라도짓고싶어한다는것,그것보다박철이에게더중요한일은지금없었다.(27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