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기 1(큰글자도서)

방랑기 1(큰글자도서)

$25.00
Description
일본 쇼오와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하야시 후미꼬의 대표작. 제국주의 침략이 한창이던 1920년대 후반에 연재를 시작, 궁핍에 시달리던 평범한 사람들의 신산한 생활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대공황의 와중에도 60만부나 팔리는 기록적인 인기를 누렸다.

어릴 때부터 행상을 하는 부모를 따라 여러곳을 전전하고, 토오꾜오의 빈민가로 흘러들어 갖가지 잡일로 생계를 꾸리면서도 문학적 열망을 놓지 않았던 작가의 자전적 체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어려운 시기를 견디던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샀다.

일본 근현대사에서도 가장 혼란스럽던 시기에 의지가지없이 여자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는 '나'는 "바람에 흔들리는 덧문처럼" 불안정하지만, 가난에도 사회적 속박에도 굴하지 않고 "후지 산이여! 너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는 여자가 홀로 여기 서 있다"라고 외치며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추구해나간다.

방랑의 삶과 거리낌 없는 태도, 질긴 생활력, 그리고 억누를 길 없는 문학에 대한 욕망이 뒤섞이는 '나'의 모습은 하야시 후미꼬의 삶의 여정과 겹치며, 가차없는 현실 속에 방랑하던 도시 하층민들을 대변하고 위로해주었다. 작가는 자신의 문학을 일컬어 "쌀을 됫박으로밖에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양식이 되는 소설"이라고 했는데, 고된 삶에 한끼 밥과도 같던 하야시 후미꼬의 작품들은 생전에도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사후에도 여러차례 영화, 연극, 드라마로 제작되며 사랑받고 있다.
저자

하야시후미꼬

林芙美子

가난하고불우한어린시절을보냈다.연인에게버림받은후여러아나키스트시인들과동거와헤어짐을반복하다가미술학도데쓰카료쿠빈과결혼했다.생활이안정되자자전적소설≪방랑기(放浪記)≫를출간해베스트셀러작가가된다.만주,조선,런던,파리등을여행하며기행문을쓰기도하고중일전쟁때난징에특파원으로가기사등을집필하기도했다.저널리스트로활동했으며,세상을뜨기까지집필과여행,취재와강연등을멈추지않았다.대표작으로는≪방랑기≫,≪청빈의서(清貧の書)≫,≪굴(牡蠣)≫,≪늦게피는국화≫,≪뜬구름≫등이있다.

목차

제1부
제2부

출판사 서평

숙명적인방랑자,지옥같은허기
궁핍과열망의기록하야시후미꼬의대표작

일본쇼오와시대를대표하는여성작가하야시후미꼬(林芙美子)의대표작『방랑기』가발간되었다.이작품은제국주의침략이한창이던1920년대후반에연재를시작,궁핍에시달리던평범한사람들의신산한생활을사실적으로묘사하여대공황의와중에도60만부나팔리는기록적인인기를누렸다.어릴때부터행상을하는부모를따라여러곳을전전하고,토오꾜오의빈민가로흘러들어갖가지잡일로생계를꾸리면서도문학적열망을놓지않았던작가의자전적체험이고스란히녹아있어어려운시기를견디던많은독자들의공감을샀다.
일본근현대사에서도가장혼란스럽던시기에의지가지없이여자혼자의힘으로살아가는‘나’는“바람에흔들리는덧문처럼”불안정하지만,가난에도사회적속박에도굴하지않고“후지산이여!너에게머리를숙이지않는여자가홀로여기서있다”라고외치며꿋꿋하게자신의길을추구해나간다.방랑의삶과거리낌없는태도,질긴생활력,그리고억누를길없는문학에대한욕망이뒤섞이는‘나’의모습은하야시후미꼬의삶의여정과겹치며,가차없는현실속에방랑하던도시하층민들을대변하고위로해주었다.작가는자신의문학을일컬어“쌀을됫박으로밖에살수없는사람들에게마음의양식이되는소설”이라고했는데,고된삶에한끼밥과도같던하야시후미꼬의작품들은생전에도높은인기를누렸지만,사후에도여러차례영화,연극,드라마로제작되며사랑받고있다.


죽느냐사느냐,여하튼떠나고싶다

『방랑기』는하야시후미꼬가고등여학교를졸업하고토오꾜오로상경한무렵부터23세에결혼하기까지약5년간의기록을추려잡지에연재한원고를모은것으로,1930년에출간되자마자후미꼬를단숨에인기작가의반열에올려놓았다.이후1939년에대폭개고하여구성을정연하게다듬고,전쟁이끝난뒤작가스스로검열을의식해삭제했던내용을‘3부’로추가하면서현재의모습을띠게되었다.이렇듯오랜기간개정을거듭하며3부구성이되었지만,내용상같은시기의생활과내면을다루며동질적인텍스트를이루고있다.

여덟살의‘나’는인생에첫폭풍우를맞는다.어머니는생부가기생을데려오자어린‘나’를데리고집을나온다.새아버지를맞이한‘나’는일찌감치행상을익혀탄광마을을찾아다니며부채니단팥빵을판다.세가족은어딜가더라도싸구려여인숙에서만지낸다.
고등학교를졸업하고토오꾜오로온‘나’는어느작가의집에서애보는식모일부터시작해서,해고당할때마다직업소개소를찾지만마땅한직업을찾지못한다.야시장의노점으로번돈은멀리가있는새아버지에게몽땅송금하고,공장에서쎌룰로이드인형를칠하는일을하거나,고깃집종업원,까페여급일도하며이따금류머티즘으로고생하는어머니에게돈을보내기도한다.
이런‘나’의방랑은식민지배에신음하던일본내조선인과도만난다.생면부지의조선인들에게아무말없이돈을건네주는장면이나칸또오대지진당시더큰피해를입었던조선인들에대한언급은작품속에서강렬한인상을남기며,‘나’를비롯한일본의빈민층과자연스럽게연결된다.
이와같은가난한자들에대한유대감과연민의태도는서로의끼니를챙겨주는문인동료들과의교류나일하면서만나는여급들과의관계에서더욱구체적으로드러난다.작품에서는여러문인들이실명으로등장하는데잔인한생활고에도문학의길을놓지않으며서로를의지하는모습을사실적으로그리며당시분위기를생생하게전한다.특히‘나’가여러가게를전전하며만나게되는여급들과의관계는더없이애틋하고끈끈한연대감을보여준다.모두가“거지와마찬가지”이고나약하고불안한처지이면서도이리저리채인상처를잘알아봐주고보듬어서고단한삶에서로서로버팀이되어준다.
다른한편으로는‘나’와남자들과의관계가있는데,착하지만도저히마음이가지않는남자나어린아이처럼순정을고백해오는남자를만나기도하고,버젓이바람을피우거나습관적인폭력을휘두르는남자들과의관계가이어지며복잡하고지난한감정의축을이룬다.
2부에는토오꾜오로자신을데려온옛남자를만나러찾아가는이야기도나오는데,1년남짓같이살며그를뒷바라지했지만남자는대학을졸업하자마자고향의섬으로돌아가버렸고,가족이결혼을반대한다는편지를보내고는감감무소식이었다.확실한매듭을짓기위해남자의집으로찾아가지만가족의반대를이겨낼자신이없다는남자의말에실망한채돌아온다.나중에‘나’는궁지에몰려다시한번남자를찾아가는데도착하자마자그는이미결혼해서부인과아이가있다는소식을듣게된다.우여곡절끝에남자를만난‘나’는씁쓸함만을느낀채남자의형에게서받은지폐몇장을받아들고섬에작별을고한다.
전후에발표한3부에서는판매금지를우려해연재에서제외했던내용들이다수포함되어,천황에대한비판이나무정부주의에대한언급등이등장한다.어느날황족이탄기차가통과하니선로옆빈민가의창문은모조리밤까지닫아두라는명령이내려지자,‘나’는“황족이도대체어떤사람인지나는모른다.아무것도모르면서존경해야한다”라는물음을제기하며,노트에“천황폐하는미치셨다고한다/병든자들만의토오꾜오!”같은도발적인시구를적기도한다.또‘나’는무정부주의와황족을같이떠올리며“멋진무정부주의자임을자임”하기도하고,당시유명한무정부주의자였던인물을언급하며“저는살해당한오오스기사까에를좋아한답니다”라고쓰기도한다.하야시후미꼬는평생어떤사상이나운동에도심취하지않았지만,‘후지산에고개숙이지않는여자’다운냉소적인시선과거침없는자세로세상에지지않고자신의세계를펼쳐나가려는의지를지닌여성상을인상적으로그려낸다.


몸을던져쓴다,오로지그것뿐

“쓴다.오로지그것뿐.몸을던져쓰는거다.서양시인인척하면어떨까?척은그만.먹고싶을때는먹고싶다고쓰고반했을때는반했습니다라고쓴다.그걸로충분하지않나요?”

“뭔가를쓴다는것은이상한일입니다.하지만나는소설이라는것을쓰고싶습니다.시마다세이지로오라는사람은놀랄만큼긴소설을썼다고합니다.소설이어렵다고생각하지만,말[馬]이소리높여우는그런걸쓰면돼요.열심히숨을헐떡이면서말이죠.”

이처럼비참한생활속에서“비루하게개처럼기어다니”며“이젠죽어버리고싶다고”생각하면서도언제나‘나’를다시일으켜세우는것은문학을향한강한열망이다.마찬가지로작가인남편으로부터“당신이하는일이뭐대단한것도아니잖아”라는말을듣고걷잡을수없는회의에빠졌다가도이내“그대단하지않은일에나는지금여전히구속당하며”“나름의작고멋진글”을쓰겠다는각오를다진다.
『방랑기』는출간당시전폭적인인기에비해문단에서높은평가를받지못했다.그러나1980년대이후페미니즘비평등을통해쇼오와시대를대표하는여성작가로문학적가치를다시평가받고있다.‘나’는가족과남자에안주하려하지않고“파도가치는정도가아니라바닷물을꿀꺽꿀꺽삼키”는난파선같은처지임에도“곁눈으로조용히조용히하라고말씀하”시는세상을향해자신의목소리를담아글을쓰는일을멈추지않는다.이러한‘나’의모습은하야시후미꼬의문학적여정과고스란히겹치며한여성작가의자기형성의과정을오롯이비춰낸다.
이작품은한여성작가의대담하고치열한자기기록이기도하지만,제국주의와대공황의시기를살아가는하층민에대한생생한보고이기도하다.이처럼인생의밑바닥에서꿋꿋하게길어올린문장들을통해하야시후미꼬는보통사람들의삶을생생하게그려냈고,여성으로서또작가로서삶을향한떨칠수없는열망을써내려감으로써여전히서글프고비참한많은‘서민’들로부터사랑받아온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