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15.00
Description
한 사회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이 곧 사회의 약자를 대하는 방식이다!
2013년부터 동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 하재영의 첫 논픽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갈 곳 없어진 강아지 '피피'를 떠안게 되면서 유기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저자는 버려진 개들에 대한 르포를 쓰기로 결심했고 번식장, 경매장, 보호소, 개농장, 도살장을 취재하고, 그 과정에서 만난 번식업자, 유기동물 보호소 운영자, 육견업자 등 다양한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개 산업의 실태를 그려냈다.

한마리의 강아지에서 시작한 여정은 동물권에 대한 윤리적·철학적 고민으로 확장되며,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곱씹게 한다. 저자는 동물을 소비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계도하지 않는다. 자신이 겪은 고민의 과정을 그대로 풀어놓을 뿐이다. 몇 년에 걸친 성실한 취재와 자료조사, 뛰어난 필력이 돋보이는 이 책은 유기견 문제를 통해 동물권, 그리고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더 넓은 논의까지 불러일으키며 동물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모두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저자

하재영

하재영
2006년계간『아시아』에단편「달팽이들」을발표하며등단했다.2009년서울문화재단‘젊은예술가지원금’을받았다.장편소설『스캔들』과단편소설집『달팽이들』을출간했다.2013년동물단체‘팅커벨프로젝트’에서활동하면서동물문제에관심을가지게되었다.





목차

프롤로그에버그린

1부어떤시작
피피:개인적체험으로부터
뚱아저씨
그장소들로떠나기전에

2부새끼빼는기계들:번식장과경매장
비탈길
사람이면자살했을거예요
버려진개들의대부
(지금,여기에서,아직)동물이되지못한동물

3부죄없는사형수와무기수들
:공설보호소와사설보호소
봄이오지않는곳
개값이얼마여야할까요?
버려진개들의마지막정거장
위탁보호소에관한마침표와물음표
죄없는무기수들의감옥
두종류의개

4부쓸모없어진존재들의하수처리장
:개농장과개시장,그리고도살장
살아서나갈수없는곳
열심히,부지런히,야무지게
개를먹는다는것에대하여
헛된기대들
지는싸움
개를둘러싼해묵은논쟁
아무도미워하지않는개의죽음

5부어떤응답
미코:또하나의개인적체험으로부터
낙관도비관도없이
동물이대접받는나라는사람을함부로대하지않는다
자격없는자의응답

추천의글기억하는개의죽음/박준
감사의글

그림목록

출판사 서평

“동물이대접받는나라는사람을함부로대하지않습니다”
번식장,보호소,개농장,도살장…
대한민국개들은어디에서죽는가

갈곳없어진강아지'피피'를떠안게되면서유기견에관심을가지게된작가가버려진개들에대한르포를쓰기로결심한다.번식장,경매장,보호소,개농장,도살장을취재하고,그과정에서만난번식업자,유기동물보호소운영자,육견업자등다양한사람과의인터뷰를통해한국개산업의실태를그려낸다.작가하재영은2013년부터동물단체에서활동하고있으며,『달팽이들』『스캔들』등의작품을발표한바있는소설가다.『아무도미워하지않는개의죽음』은그의첫논픽션으로,몇년에걸친성실한취재와자료조사,뛰어난필력이돋보이는책이다.출간전동물단체에기부하기위해진행한스토리펀딩이열흘만에목표액을달성하며화제를모았다.
최근일어난반려견입마개의무착용논란등에서도알수있듯,급속히형성된한국의반려동물문화는아직과도기에머물러있다.시의적절하게도착한이책은유기견문제를통해동물권,그리고인간과동물의관계에대한더넓은논의까지불러일으킨다.한마리의강아지에서시작한여정이동물권에대한윤리적·철학적고민으로확장되며,인간과동물의관계에대해곱씹게한다.한사회가동물을대하는방식은곧사회의약자를대하는방식이며,“동물이대접받는나라는사람을함부로대하지않는다”는작가의말은동물과함께살아가야하는모두에게생각할거리를남긴다.

우리는개를사랑하고,버리고,먹는다
대한민국개들의일생

펫숍쇼윈도의귀여운강아지들은어디에서태어날까?이새끼강아지들은‘강아지공장’이라불리는애견번식장에서태어난다.번식장의개들은켜켜이쌓인배설물위의케이지에서일생을보내며기계처럼임신과출산을반복한다.근친교배로크기를줄인강아지들은온갖유전병과열성인자를떠안고어미젖을채떼기도전에경매장에나와소매점으로팔려간다.애견숍이나마트에서쉽게개를산사람들은개가번거로워지거나크기가커져더이상귀엽지않으면역시쉽게개를버린다.버려진개들은아주적은수만이지자체보호소에서새주인을찾고,대부분은안락사된다.보호소에조차가지못한개들은육견업자의손에들어가개고기가되거나,길거리에서죽음을맞는다.
매년8만마리이상의동물이길거리에버려진다.작가는‘개산업’의다각적취재를통해한국의유기견문제가개식용과뗄수없이결부되어있다는것을폭로한다.유기견양산의근원은수요를훌쩍넘기는공급을쏟아내는불법번식장이고,이기형적인생산구조가유지되고넘치는공급이‘해소’될수있는이유는‘반려견’들이언제든식용견으로전환될수있기때문이다.즉,유기견문제는개식용을논하지않고는해법을찾을수없다는것이다.
한국사회에서개식용은해묵은논쟁의대상이다.‘소는먹어도되는데개는왜안되느냐’는반박,‘개식용은한국고유의문화다’라는주장등,개식용에대해이야기를꺼내는것은반감을사기쉬운일이다.이책은개식용문제를동물권이라는더넓은관점에서바라봄으로써‘아무도손해보지않는다’는개식용합법화가실은모두의손해일수도있다는것을설득력있게논한다(본문224~234면).

탄탄한취재에바탕한깊은사유
국내논픽션의새로운지평

동물권에대한논의를개에서시작하는이유를작가는한국사회에서개가차지하는특별하고도분열된지위때문이라고이야기한다.개가반려동물로서확고한지위를가진곳에서는개의동물권을이야기할필요가없다.그러나우리나라에서개는가장나은처지인반려동물이자최악의처지일수밖에없는식용동물이다.동종의동물을가족이자음식으로바라보는상반된관점이대립하는우리사회에서우리가어디까지연민을확장할수있을지살펴봄으로써,이이야기가사람과가장가까운동물과가장먼동물사이의가교가되길바랐다고작가는말한다.
이책은발로뛴인터뷰와취재에기반해충격적인현장을생생하게담아낸르포로서도가치있지만,국내에서찾아보기쉽지않은잘쓰인논픽션으로서도단연손꼽을만하다.소설쓰기로단련된필력으로완성한탄탄하고입체적인구성,오랜고민을통해도달한깊은사유와윤리적고찰은읽는이에게한층더깊은울림을남긴다.동물에아무관심도없던작가가반려견과의관계를통해동물을‘개별적존재’로인식하고,반려견에서유기견,모든개,그리고모든동물로인식의지평과연민의범위를넓혀가는과정을따라가다보면읽는이의인식범주도자연히함께넓혀진다.

“동물이대접받는나라는
사람을함부로대하지않습니다”

동물권을이야기하는이들에게흔히던져지는말들이있다.‘동물애호가’라서그렇다는비아냥,동물을걱정할시간에사람부터도우라는충고,‘인권도제대로지켜지지않는사회에서동물권이웬말이냐’는반응.작가는인권과동물권은양자택일의문제가아니라오히려상관관계고,인류의역사는언제나특정집단이독점하던권리를확장하는과정이었다고말한다.우리는모든동물앞에서강자다.동시에우리모두는같은인간들앞에서언제든약자가될수있다.동물을생각하는일은약자를,궁극적으로는우리자신을생각하는일이다.다른종의타자를대하는우리의도덕을고민하는것은스스로에게만향하던시선을바깥으로확장해가는일이다.
동물에대해생각하는것은분명불편한일이다.동물에대해생각하게되면우리의익숙한일상은딜레마로바뀐다.우리가눈을떠서잠들때까지사용하는거의모든제품이동물의희생에기반하기때문이다.그렇기에대다수의사람들은동물을이용하는일은불가피하다는이유로아예생각하기를포기하고,외면한다.하지만작가는묻는다.완벽한실천주의자가될수없다고해서어떠한실천도하지않아야하는걸까?
이책은동물을소비하는사람들을비난하거나계도하지않는다.작가가겪은고민의과정을그대로풀어놓을뿐이다.우리가함께더나은방식으로존재하기위해서,우리내부의모순을외면하지않고고민을시작해보자는것이이책이남기는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