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봤어(큰글자도서) (김려령 장편소설)

너를 봤어(큰글자도서) (김려령 장편소설)

$23.00
Description
청소년은 물론 모든 세대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은 화제작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의 장편소설. 〈완득이〉에 이어 〈우아한 거짓말〉과 〈가시고백〉에 이르기까지 김려령 작가는 특유의 위트와 밀도 있는 문장, 녹록지 않은 사유로 단숨에 우리 출판계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너를 봤어〉는 사랑과 폭력을 주제로 벼린 매혹적인 서사를 담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정수현'은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공히 인정받는 중견 소설가이자 유수한 출판사의 편집자이다. 모자랄 것 없어 보이는 삶이지만 그에겐 지옥과도 같은 과거들이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아내는 주위의 모든 이들을 숨 막히게 만드는 섬뜩한 차가움을 가졌다. 그녀는 오로지 수현의 애정만을 갈구하지만 그것을 몰랐던 수현은 아내를 은연중에 자살로 내몬다. 또한 수현은 어릴 적 극심한 가정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의 의문사에 일조한다. 자신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자기 안의 괴물을 품은 수현에겐 아버지의 폭력을 대물림해서 쓰레기 같은 삶을 살아가는 형과, 수현과 아내에게 끊임없이 돈을 뜯어내려 하는 치욕스러운 어머니만이 남아 있다.

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가족과의 끈질긴 악연과 자신의 이중성으로 나락에 빠져들게 되는 수현에게 어느날 마주한 후배 작가 '서영재'의 존재는 유일한 희망과 설렘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태어나 처음 진정으로 느낀 사랑은 커다란 행복임과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죄책감을 안기는 굴레가 되는데….
저자

김려령

서울예술대학에서문예창작을공부했다.마해송문학상,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창비청소년문학상을수상했다.첫소설『완득이』와『우아한거짓말』은영화로도만들어졌으며,2012년『우아한거짓말』이I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어너리스트에선정되었다.작품으로동화『기억을가져온아이』『내가슴에해마가산다』『요란요란푸른아파트』『탄탄동사거리만복전파사』『그사람을본적이있나요?』,소설『가시고백』『샹들리에』『너를봤어』『트렁크』『일주일』등이있다.

목차

습설/내가할까/삶의모습/혀밑에고인/명확하고간결한/보통의날우리는/흰꽃/괜찮아/에필로그/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완득이』의작가김려령,그놀라운변신

청소년은물론모든세대에게커다란사랑을받은화제작『완득이』의김려령작가가놀랍도록강렬한소설로돌아왔다.『완득이』에이어영화화가진행중인『우아한거짓말』과호평받은근작『가시고백』에이르기까지김려령작가는특유의위트와밀도있는문장,녹록지않은사유로단숨에우리출판계에서하나의브랜드로자리잡는데성공했다.
『너를봤어』는사랑과폭력을주제로벼린매혹적인서사를담고있다.한번손에들면쉽게멈출수없는탁월한흡인력으로다가온다.“비범한이야기꾼”으로서“생동하는이야기를만들어낸”작가의이작품은한국문학전체에“새로운활력”(한기욱문학평론가)을불어넣을것이다.“문장이당신의심장을두드리는최고의소설”(변영주영화감독)이라는찬사가무색하지않을,올해문학계최대의화두가될역작이다.

지독한사랑,뜨거운반전!
“우리가제발사랑이아니었으면...”

소설의주인공이자화자인‘정수현’은대중과평단으로부터공히인정받는중견소설가이자유수한출판사의편집자이다.모자랄것없어보이는삶이지만그에겐지옥과도같은과거들이있다.베스트셀러작가인아내는주위의모든이들을숨막히게만드는섬뜩한차가움을가졌다.그녀는오로지수현의애정만을갈구하지만그것을몰랐던수현은아내를은연중에자살로내몬다.또한수현은어릴적극심한가정폭력을휘두르던아버지의의문사에일조한다.자신조차의식하지못하는자기안의괴물을품은수현에겐아버지의폭력을대물림해서쓰레기같은삶을살아가는형과,수현과아내에게끊임없이돈을뜯어내려하는치욕스러운어머니만이남아있다.

너그렇게자랐구나.영재가할머니벽장에숨은것처럼나는개천상류숲에숨었다.하늘도맑고바람도좋은데나는늘왜아픈지,너럭바위에누워눈물을훔쳤다.그래도그곳만큼나를잘숨겨주고편하게해주는데가없었다.너럭바위를돌절구삼아벌레와나비를찧으며,오늘은얼마큼맞았나,사람은몇번을찧어야이렇게가루가될까,사람도송충이처럼툭터뜨릴수있을까하는상상으로나를다독였다.

생의중요한순간마다가족과의끈질긴악연과자신의이중성으로나락에빠져들게되는수현에게어느날마주한후배작가‘서영재’의존재는유일한희망과설렘으로다가온다.뜨겁고도발랄하고애틋한수현과영재의사랑은이소설에서가장중요한지점중의하나다.작가가“지리멸렬한삶일지라도끝내버릴수없는,그러면안되는사랑,그것으로이제독자를만난다”(작가의말)고말한것처럼이독특하고도매력적인사랑이야기는읽는이에게깊은인상을남긴다.

영재가내겨드랑이밑으로손을넣어나를꼭안는다.왜?예뻐서요.나도영재를안는다.처음봤을때부터그냥이렇게안고싶었다.영재가내가아닌남자와함께있어도괜찮았다.거기서음식을먹어도좋았고누군가와떠들어도좋았다.등뒤에라도내가느낄수있는거기에있으면되는거였다.
“앞으로내가예쁠때마다안겨.”
“아.”
“뭘?”
“혀.”

그러나태어나처음진정으로느낀사랑은커다란행복임과동시에벗어날수없는죄책감을안기는굴레가된다.영재또한수현을사랑하지만수현이보기에자신이형제처럼아끼는후배소설가‘윤도하’야말로영재의진정한파트너이다.그리하여수현은자신의예감을확인하기위해영재와도하에게협업의기획소설을제안한다.수현은이제목숨보다사랑하는사람의행복을위해무거운고뇌에빠진다.자신의괴물같은모습을숨길것인가,이모든것들로부터홀로사라질것인가.

이런저런대회에서상도받았고무리없이대학에입학해학기중에등단했다.뒤로도큰고비없이작품을발표하며문단경력을쌓았다.그리고한여인과결혼했다.이것이세간에알려진나의이야기다.지나치게정석의코스를밟아누구는내게그래서고생살이없다고한다.그것밖에달리방법이없었던도피와떨쳐낼수없는두려움과서러움을그들은몰랐다.“수형이냐?”부르던아버지가부지불식간나타나,“이쪽이에요”했던나를따라왔다.아버지와형,그리고아내.그렇게살다그렇게떠난사람들.늦은미련으로만약에,라는가정도하지않으려한다.다시는반복되지않기만을바랄뿐이다.이제그만모든것을끝내야한다.우리가지금하는것이제발사랑이아니었으면좋겠다.그래서영재가아프지않았으면좋겠다.

우리시대의핵심을돌파하는진정한소설

『너를봤어』는큰줄기로서의이야기바깥에서도다양한재미를느낄수있다.작가는자신의경험을토대로출판계의소소한에피소드나소설가의일상을맛깔나게그려낸다.전작들에서볼수있었던작가만의위트도반갑게만날수있는데,이를통해독자들은생생하게살아숨쉬는소설로단숨에읽어내리게되는것이다.

도하의소설『졸지에빠른형』이출간됐다.고등학교남학생둘이자위행위에대해이야기하는것으로시작된다.아무래도삼분안에끝내기힘들다는한녀석의말에,옆의녀석은육십초만에끊을수있다고호기를부린다.마침동네형이나타나자한녀석이묻는다.형은몇초만에끊을수있어?동네형은백미터달리기를말하나싶어십육초라고답한다.그바람에졸지에빠른형이되고마는것이다.그졸형의이야기다.고정팬이제법많은작가답게초반반응이좋았다.그리고오늘각서점을통해신청받은독자들과작가와의만남을가졌다.장소는홍대근처문학까페로,우리A출판사가직접운영하는곳이다.

이작품의또하나중요한특장은‘수위가세다’는것이다.이것은그자체로도소설에깊게몰입하게하는효과를가져오기도하지만,그와더불어이야기에당위성을불어넣는한편작가의깊은사유를내재하고있기도하다.한번도진심어린애정을경험해보지못한수현이영재와뜨겁게사랑하면서나누는성애의묘사는인간내면의잔인한폭력성과극명한대조를이루는한편,아름다운사랑에행복해하면서도생의끝으로달려가야하는수현의절절한심정을공감하게해준다.
몇차례등장하는돌연한폭력의장면들은숨막힐듯팽팽한긴장감과잔혹한충격을전하는데,이는예술을향유하면서안락한일상을누리는우리네세속적인삶바로한꺼풀아래에누구도자유로울수없는극단적인폭력의세계가도사리고있음을암시한다.이폭력의시퀀스는가정내에서조차회복할수없는갈등을야기하는하층계급의비참한현실이나철저한자본의논리속에망가져가는현대인의삶의또다른모습인것이다.

후미진인적없는곳에상가가있다는게거짓말같은곳이다.건물은어려서살던개천가낡은집보다더욱낡았다.(…)이건물지하,폐업한지오래된식당에어머니가살고있다.나는계단을내려갔다.점포로난계단이라기에는폭이지나치게좁다.(…)곰팡내와지린내가심한것을보니꽤오랫동안세입자가없었지싶다.쇠파이프를지지대삼아열려있는문안쪽에서소란스러운소리가들린다.놈이있는게분명하다.
“개새끼가한번을재깍재깍안부쳐.낮에받아놓으라고했어안했어!”
“준다잖어,기다리면준다잖어!”
욕설과함께구타소리가이어졌다.나는벽에바짝붙었다.(…)
어머니가맞는다.달리피할방법이없어무기력하게맞아야했던어린나처럼늙은어머니가맞고있다.

저잣거리속에서태동하고자라난장르가소설이라면,누구라도흥미롭게귀기울일수있는목청높은이야기와,그속에담은대중들의애환과희로애락을통해완성되어우리곁에가깝게자리했을터이다.『너를봤어』는그래서참으로소설다운소설이다.거침없이질주하는서사와,일견무척극적이지만실은우리의시대상을반영한리얼리즘적시각이다시소설이란무엇인가를신명난감흥으로생각하게만든다.서사부재라는비판에서자유로울수없는작금의한국소설에단비같은작품이라할수있다.
『너를봤어』는오직김려령만이할수있는개성넘치는문장과어법으로사랑의유전,폭력의사슬이라는주제를탁월하게형상화했다.깊은통찰력과더불어극적인반전,숨막히는전개는작품의재미와완성도를높이는동시에한국문학에서김려령의변별점을다시한번확인케한다.단언컨대이작품을통해새롭게내디딘김려령의발걸음은작가개인에게도,한국문학전체에도커다란의미를지니기에충분하다.『너를봤어』를읽으며보낼독자의시간은잊을수없는기억으로남을것이다.

영재는내게서숲냄새가났다고한다.그래서나와함께있으면잎많은숲에기분좋게누워있는것같았다고.부드럽고선선해서잠이솔솔왔다고.후후후.어릴적숲이내게남았나보다.그숲을영재에게만보여줬나보다.영재에게는하얀토끼풀꽃냄새가난다.아무냄새없는것같으면서달콤하고,단가싶으면쌉쌀한.너른토끼풀밭에서뒹굴다방금나온아이같은.그것이영재다.곁에서같이놀아도좋고,토끼풀꽃하나들고달려오면그대로안아줘도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