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역사

감각의 역사

$25.00
Description
미학자 진중권의 새로운 첫걸음
잃어버린 절반의 철학사, ‘감각학’의 역사를 복원하다!
고대 그리스의 감각생리학부터 들뢰즈의 현대미학까지, 이성이 진리의 근원으로 여겨지면서 철학의 변방으로 밀려났던 감각학의 역사를 야심차게 복원한 미학자 진중권의 『감각의 역사』가 출간되었다. 인공지능, 복합현실, 디지털 예술 등 각종 기술과 매체의 발달로 인한 감각지각의 대변동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 우리 시대의 미학자 진중권은 물질이 스스로 감각하고 사유한다고 생각했던 고대의 물활론부터 중세 아랍의 광학, 감각을 이성 아래 포섭한 근대철학, 그리고 새로운 학문의 원천으로서 인간의 몸과 감각체험이라는 주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현대미학의 여러 논의를 폭넓게 아우른다.

『감각의 역사』는 진중권이 야심차게 선보이는 ‘감각학 3부작’의 시작이다. 미학에서 감각학으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대기획의 첫걸음으로서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감각의 탄생과 망각, 부활을 아우르는 인류의 지적 여정을 밝히는 이 책은 『감각의 미술사』 『감각의 사회학』으로 이어질 후속 연구의 이론적 단초를 제공한다. 이 작업의 바탕에는 그동안 폄하되었던 감각의 위상을 복원하는 한편, 예술의 가치와 정의를 관념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넘어 미학적 탐구의 범주를 사회현상 전체로 확장하려는 저자의 원대한 기획이 깔려 있다.

그동안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감각의 역사, 새로운 철학사의 대장정을 보여주는 이 책의 등장은 일찍이 예견된 것이었다. 2005년 이래로 저자는 ‘감각학으로서의 미학사’를 주제로 지속적인 대중강연을 펼치는 한편 꾸준히 관련 분야의 연구에 매진했다. 2015년 1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창비 블로그에 ‘다섯가지 감각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36회에 걸쳐 연재한 글들이 이 책의 몸통이 되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약 3년에 달하는 집필기간 동안 자신의 학문적 역량을 집중해 절반가량을 새로 쓰고 다듬었으며 총 80여장의 도판을 직접 선별하여 독자들이 더 쉽고 생생하게 감각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눈부신 결실인 『감각의 역사』는 인류 지성사의 발전과 함께 변천을 거듭해온 감각학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총 10부 35장에 걸쳐 간결하고 명료하게 정리한다. 저자는 주요 논문과 고전들을 방대하게 인용하고 가로지르며 그 장대한 철학사의 흐름을 한 호흡으로 써내려가는 쉽지 않은 작업을 완수해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의 감각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한편 감각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진중권

서울대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이후독일로유학을떠나베를린자유대학에서비트겐슈타인의언어철학을공부했다.현재동양대교양학부교수로있다.대표저서로『진중권의미학오디세이』『진중권의서양미술사』『이미지인문학』『진중권의테크노인문학의구상』『현대미학강의』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감각학으로서미학
일러두기
들어가며감각론의역사적전개

1부소크라테스이전철학의감각론
01진리와속견:파르메니데스
02유사가유사를:엠페도클레스
03반대가반대를:알크마이온·헤라클레이토스·아낙사고라스
04위대한절충:아폴로니아의디오게네스

2부세개의대(大)이론
05에이돌라:데모크리토스
06불을뿜는눈:플라톤
07매체를통한변화:아리스토텔레스

3부헬레니즘의감각론
08감각은진실하다:에피쿠로스
09영혼의숨결:스토아학파
10소요학파:테오프라스토스

4부고대감각론의세전통
11시각원뿔:에우클레이데스
12황소의눈:갈레노스
13세전통의종합:프톨레마이오스

5부고대에서중세로
14공감으로서감각:플로티노스
15집중으로서감각:아우구스티누스

6부중세아랍의광학
16광학적유출설의부활:알킨디
17의학적유출설의부활:후나인
18유출설에서유입설로:이븐시나
19아리스토텔레스의부활:이븐루시드
20근대광학의아버지:알하이삼

7부근대광학의역사
21중세유럽의광학:그로스테스트에서베이컨까지
22영적변화로서감각:아퀴나스
23르네상스의시각론:오컴에서플라터까지
24근대광학의탄생:케플러

8부외감에서내감으로
25멋진신세계:데카르트
26빈서판:로크·버클리·흄
27내감의작은역사:아우구스티누스와그의계승자들

9부감성의미학적구원
28감성론으로서미학:바움가르텐
29취미의세기:영국의취미론
30상상력의시대:칸트

10부감각의부활
31살아있는조각상:콩디야크
32사태자체로:후설·하이데거·메를로퐁티
33정신의감성학:플레스너
34육체와신현상학:슈미츠
35감각의논리:들뢰즈

나가며육체의오디세이

저술의약어와인용형식표시

수록된그림및소장처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소크라테스이전철학부터들뢰즈의현대미학까지
감각의역사를조망하는미학자진중권의역작

“감각론의역사는철학의역사만큼이나길다.”오랜과거부터인간은자신의살갗에생생하게와닿는다채로운감각에관심을기울였다.아득한고대의사람들은생물과무생물의구별없이세상모든것이살아있다고느꼈고,신이인간의입에불어넣어주었다는숨결을공기라믿었다.이렇게본대로지각하는것이야말로가장순수하고근원적인의미에서참이었던시대도있었다.감각이곧지각이자사유였던것이다.
하지만인류가진리의근원을이성에서찾기시작하면서감각의위상은땅에떨어졌다.감각은진리의근원이아니라오류의원천으로여겨져철학의변방으로밀려났다.심지어근대의대표적인합리론자인데카르트는“이성적존재가되려면감각을불신하라”고가르쳤다.그결과철학사의서술에서도고대와중세의감각론에관한기록은아예누락되기일쑤였다.이책은그잃어버린반쪽의철학사를복원하고,새로운감각학의구축에소용될이론적단초를발견하려는시도이다.
이를위해저자는예술과미의본질을체계적으로탐구하는관념적학문으로협소해진미학을감각지각,즉아이스테시스(Aisthesis)에대한학문인감각학(Aisthetik)으로확장하자는독일의미학자게르노트뵈메의제안을수용한다.나아가뵈메미학의바탕을이루는현상학의개념도구를다루는데그치지않고,우리에게낯설기만한고중세의이론과아랍의광학,콩디야크같은근대비주류철학자의이론,감각의부활을선언하는들뢰즈의급진적인현대미학까지인류가지금껏전개한감성연구의역사를두루살핀다.
감각의측면에서그동안잘다루어지지않았던철학사의전모를밝히는동시에감각의역동을경험해온인류역사를치밀하게되짚는이책은다변화하는매체를통해새로운지각을경험하고,이로써도래하게될사회구조적변화를미리내다보고자하는독자들에게더없이폭넓은시야를제공할것이다.

관념적미학에서삶을위한감각학으로!
피와살을가진인간의철학을말한다

진정으로감각적인것,가령피부로느끼는옆사람의온기나몽롱한아침을깨우는커피의맛과같은감각적인특질을우리는어떻게해명하고,그본질에더욱가까이접근할수있을까?그동안이성중심의철학사에서배제된감각연구는주로과학의소관이었다.체험으로서감각은철학적언어로해명되기힘들다는것이그이유였다.하지만이책은감각에대한과학적접근의한계가명확하다고지적한다.럭스(lx)로표기될때체험으로서빛은사라지고,헤르츠(Hz)로표기될때체험으로서소리는사라지는것처럼.
이책의중요한미덕중하나는다시금인간의몸과감각에관심을기울이고,그감각체험을온전히기술하려는다양한철학적시도를두루소개한다는점이다.저자는여러철학자들의이름을호명하고,그들의논의를풍부한인용에특유의간결한설명을덧붙여상세히소개한다.신체의감각만으로세계를질서정연하게파악할수있음을보이기위해‘살아있는조각상’을상상한콩디야크의사유실험이바로그대표적인사례이다.우리는저자의논의를따라가면서이근대철학자의사유실험이오늘날인공지능기계가딥러닝을통해하나의유사인격으로진화해가는과정과크게다르지않음을확인하는재미를느낄수있다.나아가근대의합리적주체를대신할‘신체로서의인간’을말하는메를로퐁티의신체현상학,플레스너의감성학과슈미츠의신현상학,들뢰즈의미학을차례로살펴봄으로써그들이어떻게각자의방식으로몸과감각의체험을해명하는지를성실하고꼼꼼하게조명한다.
현대에이르러감각학으로서미학의기획이등장한배경에는생각하는인간만이존재한다는데카르트적사유가아니라,직접느끼고체험하며반응하는인간에대한지대한관심이놓여있다.때로는간결하고,때로는풍부하게이모든과정의이모저모를종횡무진설명하는저자의거침없는문장을따라가다보면어느새이새로운미학적기획이옆사람의온기를느낄줄아는인간,커피의맛을느끼고향유할줄아는인간의회복을구하는일과연결되어있음을깨닫게된다.이책은이렇게생생하게살아서존재하는,피와살을가진인간을위한철학적입장들을종합적으로음미할수있는기회를제공하는훌륭한철학교양서이자입문서이다.


인공지능,증강현실,가상현실,디지털예술…
감각의대변동을준비하는‘진중권의감각학3부작’,그서막을열다

이책의바탕에는감각학의관점이앞으로다가올감각체험의대변동을준비하는데생산적인기여를하리라는기대가깔려있다.평소에우리가즐기는게임을떠올려보자.스크린에올린두개의엄지손가락이그게임의촉각적인터페이스에얼마나빠르게반응하는지가승리의관건이될수있다.예술의영역에서는어떤가?이제예술작품은액자틀과좌대에서벗어나낯선장소에설치되기도하고,관람객의반응에좌우되는인터랙티브아트로우리앞에문득모습을드러내기도한다.작품의수용은더이상오브제의‘형태’를보는시각적경험에그치지않는다.오히려그‘분위기’에잠기는전방위적감각체험으로확장된다.
미학자진중권은기존의관념적미학으로는이모든현상을제대로설명할수없다고진단한다.새로운기술과매체가제공하는다종다양하고낯선감각체험들은이제하나의객관적인정의로설명할수도없고,완전히주관적인반응으로만설명할수도없기때문이다.더구나레디메이드를통해사물이예술작품이되고,디자인을통해예술이사물속에구현되는이초미학적(trans-aesthetic)상황속에서미학의범위는예술의영역을넘어사회현상전체로거침없이확장되고있다.이런상황속에서미학은영원히예술을해명하고그가치를정의하는역할에만머물수는없다.
저자는이책의여는글에서앞으로자신이이어갈두개의후속작업을간단히예고해놓았다.첫번째는‘감각의미학사’를서술하는작업이다.감각의관점에서기존의미술사를새로이조망하고,나아가관념적미학이해결할수없었던새로운미술의경향을밝히는작업이다.두번째는‘감각의사회학’을구축하는작업이다.이를통해저자는감각과연관된다양한사회적·경제적·기술적의제를다루는작업을이어나갈것이다.감각의변화에따라역동적으로일어나는사회구조적변동에대한탐구는새로이펼쳐질‘감각의사회학’의주요주제가된다.
『감각의역사』는미학자진중권이실현해나갈이야심차고고유한기획의가장아래놓인굄돌이다.오랜세월날카로운통찰과글쓰기로미술사부터철학,미학등일반독자들의인문학적지평을넓혀온진중권은이제막미학과철학의고지를넘어감각학의언덕에올라세상을바라보고있다.여기에서는그가감각의관점에서탐구하게될미술사와사회학이라는새롭고드넓은지평이보인다.이세계를탐색하기위한예비작업인『감각의역사』에서각고의노력을기울여풀어낸문장들은한없이엄밀하고,인용한고전들을자유로이가로지르는해석은오랫동안한우물을판인문학자의원숙미를드러낸다.이책을읽는독자라면누구든우리시대의미학자진중권과함께‘감각학’이라는새로운학문에가까이다가가는즐거운지적여정의출발선에설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