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개정판, 양장)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개정판, 양장)

$20.00
Description
감동과 지혜를 선사하는 ‘인간’ 정약용의 말들
40년간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개정판 출시
초판이 나온 1979년 이래 다산 정약용을 만나는 가장 친절한 통로 역할을 해온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가 초판 발간 4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정비된 모습으로 출간되었다. 정약용이 유배 시기 절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담아 가족과 지인들에게 보낸 서신들을 엮은 이 책은 대학자 이전의 인간적인 다산의 면모를 만날 수 있어 오늘날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지방관 이종영에게 주는 글을 새롭게 추가했고, 시대 변화에 맞추어 번역과 체제, 장정을 정비했다. 이제 막 고전을 접하기 시작하는 청소년과 정약용을 처음 읽는 독자들에게 더욱더 오래 사랑받는 입문서로 남기 위한 새 단장이다. 이 책의 편역자이자 대표적 다산학 연구자인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다섯 번째 개정판을 출간하면서 “세상에 공개하려고 저술한 책에서는 인간 다산의 속마음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지만 아들?형님?제자들에게 보낸 그의 사신(私信)에는 깊은 속마음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는 말을 남겼다. 불운한 환경 속에서도 생활인이자 소통하는 지식인으로서 아름다운 말들을 남겼던 다산의 자취를 이 책 전체에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40년간 4차례의 개정을 거치면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끊임없이 가꿔온 박석무 이사장은 70년대에 이 책을 엮어냄으로써 ‘다산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대학원 과정에서 다산의 법사상으로 졸업논문을 작성했으나, 정작 그가 가슴으로 다산을 받아들인 것은 자신의 삶이 격랑에 휩싸이면서부터였다. 4차례나 옥고를 치렀던 그는 어둡고 불안한 감옥생활에서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손에서 다산을 놓지 않았다. 18년 유배생활 속에서 학문을 성숙시킨 다산처럼 그의 다산 연구도 감옥 안에서 영글었던 것이다. 200년이라는 시차를 사이에 두고 각각 시대의 고뇌와 민중의 아픔을 껴안고 고민해온 두 학자의 소통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

정약용

조선후기를대표하는대학자로,호는다산(茶山)이다.1762년경기도광주부(현재의남양주시조안면능내리)에서출생하여28세에문과에급제했다.1789년대과에급제한이후정조의총애를받으며관료생활을했다.곡산부사,동부승지,형조참의등의벼슬을지냈다.문장과유교경학에뛰어났을뿐아니라천문,과학,지리등에도밝아1793년에는수원성을설계하는등기술적업적을남기기도했다.정조승하후당시금지되었던천주교를가까이한탓으로벽파의박해를받기시작해1801년(순조1년)에강진으로귀양을갔으며,무려18년에걸친귀양살이동안10여권의책을저술하였다.정약용은나라의정치를바로잡고백성들의생활을향상시킬수있는방법을학문적으로연구하여많은저서를남긴조선최대의정치·경제학자이다.1818년귀양에서풀려나고향으로돌아온뒤1836년별세하기까지방대한저술을남겼다.죽은후규장각재학에추증되었으며,시호는문도(文度)이다.
『목민심서(牧民心書)』,『경세유표(經世遺表)』,『흠흠신서(欽欽新書)』등500백여권의책을썼다.

목차

책머리에

1부두아들에게보낸편지
귀양길에올라서
참다운공부길
세상에서가장악하고큰죄
선조의행적과일가친척을알라
진실한시를짓는데힘쓰거라
올바른처신에대하여
먼저모범을보이거라
허례허식을경계하라
『주서여패』라는책을만들도록
『제경』을만드는법
『거가사본』을편찬하라
『비어고』를만드는법
거짓말을입밖에내지말라
같은폐족이라도무리를짓지말라
제사상은법도에맞게차려야한다
사대부가살아가는도리
둘째형님을회상하며
일본과중국의학문경향
시의근본
인의예지는실천에서발현된다
폐족은백배더노력해야한다
막내아들이죽다니
열수에대하여
가난한친척을도와라
절조를지키는일
사대부의기상이란
어머니의치마폭에눌러쓴아버지의사랑과교훈

2부두아들에게주는가훈
임금이존경할수있는사람이되거라
저술에관한뜻
시는어떻게써야하나
넘어져도반드시일어나야한다
멀리내다볼줄알아야한다
정신적인부적을물려주마
옛친구들을생각하며
청운의뜻을꺾어서는안된다
생계를꾸릴때도사대부답게

3부둘째형님께보낸편지
중국요순시대의고적법
밥파는노파에게서도배웁니다
『현산어보』에대하여
형님께서는깊이생각해주시기바랍니다
수학은음악과상극입니다
성인들의책을읽고말씀올립니다
형제간의학문토론
상례에대하여
조카는장차큰그릇이될것입니다
입후의기준
『시경강의』에대하여
귀양살이의괴로움을잊는법
밥먹는것과잠자는것도잊고
아우약횡에게들려주는말

4부제자들에게당부하는말
윤종문에게당부한다
윤종문에게또다시당부한다
윤종억에게당부한다
다산의학생들에게당부한다
영암군수이종영에게당부한다
부령도호부사이종영에게당부한다
정수칠에게당부한다
윤종심에게당부한다
의순에게당부한다
이인영에게당부한다
기어자홍에게권한다
변지의라는젊은이에게권한다

출판사 서평

“한때의재해를당했다하여청운의뜻을꺾어서는안된다”
어려움을이겨내는기개,진실한마음

이책은두아들에게보낸편지/두아들에게주는가훈/둘째형님께보낸편지/제자들에게당부하는말,총4부로구성되어있다.각부에는아들들이좌절하지않고학문에정진하기를입에닳도록이야기하는모습(1~2부),다산과마찬가지로귀양살이를했던둘째형님정약전을안부를물으며깊고넓게학문을토론하는모습(3부),제자들의장래를걱정하여온갖지혜를전수하려는모습(4부)이각각담겨있다.
그중에서도가장감동적인것은단연절반이상을차지하는아들들에게주는편지글이다.다산은멀리떨어져있는두아들학연(學淵)과학유(學游)가실의에빠지지않도록늘엄격하게격려했다.이편지들에는세상을어떻게살아야하며무슨공부를어떤방법으로해야하는지에대한빛나는명언들과함께,불의와조금도타협하지않는다산의매서운선비정신이담겨있다.편지를읽다보면참다운길을가도록준엄하게꾸짖는다산의음성이귓전에들리는듯하지만,그속에는애끊는부정(父情)이넘친다.
또한어렵고어두운유배생활에서자신의고달픈삶을토로하지않으면서도아들들이훌륭한사람으로성장하기를간절히원하는아버지의바람을자상히기술하고있어마음을울린다.몰락했다하여자신의일가를스스로‘폐족’이라고부르고,그런폐족일수록독서와공부에더욱노력해야만함을거듭강조하는대목에서는아버지이자주변부선비인다산이느꼈을인생의쓴맛이느껴지는듯하다.그러나패배감에그치지않고더올곧은삶을살아가기로결심하고그것을아들들에게권하는모습에서는다산다운강인한기개가느껴진다.
제2부‘두아들에게주는가훈’에는생계를꾸리는방법,친구를사귈때가려야할일,친척끼리화목하게지내는방법등다산의생활철학이고스란히담겨있다.또한다산자신의저서를후세에전해달라는전언과함께저술의과정과원칙을정제해제시하고있어,다산사상의큰줄기를압축해놓은글로읽기에유익하다.

귀양살이중에도잃지않은선비의자세
지금더절실하게다가오는200년전의가르침

제3부에는정약용의강진유배와비슷한시기에흑산도에서유배생활을하던둘째형님정약전에게보낸편지들을실었다.이들형제는유배중에서도서간을주고받으며변함없는우애를나누었다.정약용은자신보다더외로운유배생활을하고있는형님의건강을염려하고지극한마음을전한다.특히두형제는심도있는학문주제에대한의견을주고받으며유배지에서도학자로서의자세를잃지않는모습을보여준다.이러한성실함을바탕으로『목민심서』등정약용의빛나는저작들이탄생했음을확인할수있는대목이다.형과아우가동시에불행한유배생활을하면서도이에굴하지않고서로학문적깊이에탄복하며인생을토로한높은수준의서간문학이다.
제4부는정약용이제자와지인에게써보낸글을선별한것으로,자상한스승의마음씨와더불어다산의넓고깊은학문세계가드러난다.학승초의선사를제자로삼고시와선에대한깊은담론을펼친것은너무도훌륭한문학론이며,19세의어린소년으로해배후찾아온이인영에게해준이야기는뛰어난문장론이다.지방관이종영에게남긴두편의글은목민관의자세를다룬내용을담아『목민심서』의축약처럼읽힌다.특히이편지들은다산이실학자로서얼마나튼튼한현실주의적사고와실학사상을지녔는지보여준다.과거제도를맹렬히비판하면서도어쩔수없이그런제도를통해서만벼슬길로나아갈수있는현실을감안하여과거공부에힘을기울이라고주장하거나,애써힘든길로가지말고현실적인지름길로가라고조언하는대목등이그렇다.진정한스승과제자의관계가무엇인지혼란스러운오늘날곱씹어볼말로가득하다.

실천하는지식인다산정약용이남긴‘국민교양서’
독자의마음을사로잡은역경과고뇌의이야기

200여년전척박한남도땅에서유배생활을했던한외로운학자의편지가이렇듯오랜기간생명력을가진이유는무엇일까?물론다산정약용은오늘날조선후기최고의사상가로평가된다.경학(經學)과경세학(經世學)에서그누구도따라올수없을만큼빛나는저술들을남겼고,짧지만출세를통해뛰어난재능을실천한바도있다.추사김정희,정인보등후대의학자들도다산을최고의학자로평하는데주저하지않았다.하지만유배생활이후별세할때까지삶의긴기간그에게는괴롭고어려운일들이더많았을것이다.우리가이편지들을통해읽을수있는인간정약용의고통,그리고역경을견디며극복하는적극적인자세,가족과제자들을돌보는진솔한내면은그어떤다산의책보다깊은감동을선사해준다.그리고이런단련의과정이있었기에다산의업적이더욱빛나고가치있게여겨지는것이아닐까?이책『유배지에서보낸편지』에독자들의사랑이끊이지않는비결도거기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