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배와 혐오 (모성이라는 신화에 대하여 | 양장본 Hardcover)

숭배와 혐오 (모성이라는 신화에 대하여 | 양장본 Hardcover)

$18.00
Description
우리는 왜 어머니를 숭배하고, 또 미워하는가
모성에 대한 관점을 전환하는 페미니즘 필독서
‘맘충’ 논란에서 볼 수 있듯, 가부장제 사회에서 모성은 손쉬운 비난과 숭배의 대상이다. 어머니들은 완벽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자녀의 실패(뿐 아니라 가정의 모든 실패)에 대해 책임을 요구받는다. 이러한 모성 신화를 예리하게 비판해낸 『숭배와 혐오』(Mothers: An Essay on Love and Cruelty). 저자 재클린 로즈(Jacqueline Rose)는 페미니즘, 정신분석, 문학을 오가는 글쓰기 작업으로 저명한 작가이자 페미니스트 학자로, 『숭배와 혐오』는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저서다.

재클린 로즈는 모성에 대한 서구 이론가들의 연구와 데이터를 망라해 어머니가 사회적으로 어떤 대우를 받는지, 어머니가 아이에게 실제로 무엇을 느끼는지, 어머니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경험인지 탐구한다. 그리고 어머니가 공적 영역에서 배제된다는 페미니즘의 익숙한 주장에 하나의 차원을 더한다. ‘숭고한 모성’의 신화를 믿지 않고도 낯선 이를 품어 키운다는 확장된 모성의 가능성을 탐색함으로써 어머니가 된다는 개인적 경험을 사회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페미니스트로서 어머니가 된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라면 로즈의 분석에서 유의미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여성주의와 인간의 조건, 문명사를 연결하는 고전”(정희진)으로, 모성에 대한 관점을 전환하는 페미니즘 필독서라 할 만하다.
로즈는 보부아르와 크리스떼바 등 전 세대 페미니스트의 뒤를 이어 새로운 차원의 어머니 되기를 제안한다. 즉 ‘숭고한 모성’의 신화를 넘어서서 모성을 ‘자기 아이’가 아닌 ‘타인’의 행복을 바라는 일로 생각함으로써 확장된 차원에서 ‘어머니 되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로즈는 미 행정부의 잔혹한 이민 정책과 강제 추방 조치에 항의하고 이들에게 정의와 연민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 어머니들의 운동(맘스라이징)을 예로 들며 자기 가족만을 바라보는 모성애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그럼으로써 다시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통합하는 모성의 가능성을 논한다.
저자

재클린로즈

JacquelineRose
페미니즘,정신분석,문학을오가는글쓰기작업으로널리알려진작가이자페미니스트학자.현재런던대학교버벡칼리지에인문학교수로있다.대표작으로『실비아플라스의유령』(TheHauntingofSylviaPlath),20세기의선구적페미니스트들을다룬『암흑시대의여자들』(WomeninDarkTimes)과소설『알베르틴』(Albertine)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1.사회적처벌
지금은
그때는

2.심리적맹목
사랑하기
증오하기

3.고통과희열
엘레나페란떼
뒤집어보기

맺으며
감사의글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모성신화에맞서는어머니들

어머니는페미니즘의역사에서상대적으로홀대받아온영역으로,비교적최근에야‘모성연구/어머니연구’(motherhoodstudies)라는독립적인연구분야가자리잡게되었다.어머니연구의관심은섹슈얼리티의문제부터평화,종교,제도,문학,일,대중문화,보건,돌봄,인종,종족성에이르기까지다양한주제를망라한다.페미니즘은‘제도’로서의모성과‘경험’으로서의모성을구분해한편에서는제도화된모성의신화를해체하는동시에다른한편에서는모성의경험을페미니즘적으로전유하는이중의작업을수행하고있다.두작업은서로긴밀히연결될수밖에없지만,굳이구분하자면이책은후자에가깝다고볼수있다.
이책은시간적으로는고대그리스시대부터21세기현대까지,공간적으로는유럽과미국에서남아프리카공화국과시리아까지,또장르적으로는그리스비극과셰익스피어의극,근현대소설과시와같은본격문학에서영화,TV드라마,만화,뮤직비디오같은대중문화까지아우르며다양한모성경험을해부한다.이는하나같이가부장제하모성의이상아래고통받으면서도그에맞서욕망하고싸우는어머니들의“고통과희열”을보여주는기록들이다.로즈는이기록들을통해“어머니는본성상체제전복적이며,한번도겉보기나세상의기대치와일치했던적이없다”(30면)는점을상기시킨다.

우리는모두여자에게서태어난인간이다

로즈의모성연구의또다른특징은모성의신화를요구하고유지하는사회정치적기제에대한분석보다오히려그심연에자리한무의식적인심리작용에대한탐색에주안점을둔다는점이다.그가일관되게지적하는것은우리시대에어머니는공적·정치적세계에서배제된존재라는점이다.그러나어머니가가정을벗어나공적세계의당당한일원이되어야한다는익숙한주장과는거리가멀다.모성에대한숭배와혐오라는우리의이중적태도가단순히평등이나권리회복으로해결할수없는,훨씬더뿌리깊은대립에기초한다는분석이로즈의모성연구가차별화되는지점이다.
로즈는영국에서매년자그마치5만4천명의여성이임신했다는이유로일자리를잃고있으며새로어머니가된여성중77퍼센트가일터에서차별과모욕,고용인과국가에짐이된다는암시등부정적대우를경험했다는통계를제시하며신자유주의의모성혐오를지적한다.물론이는신자유주의의무자비한이윤추구와긴밀히관련되어있지만그아래에는무의식적혐오가개입되어있다는점에초점을맞춘다.그에따르면어머니와모성에대한가학증과혐오의바탕에는자신에게의존적시기가있었다는것을부정하려는무의식적인두려움과공포가자리한다.완벽한자족이라는이상을소리높여외치는우파정치인이난민,가난한어머니,싱글맘을향해더가혹한잣대를들이대는이유도여기에있다.다시말해어머니는우리모두가‘여자에게서태어난인간’임을환기함으로써우리가자족적이며독립적인개인이라는믿음,“우리의몸은우리의재산이며우리의마음은우리의의지에종속”된다(211면)는근대적믿음을흔드는존재다.그래서사회는어머니의육체를공적영역에서지우고자한다.

어머니되기란낯선이를사랑하는것

로즈는어머니경험을가장진실하게그려낸작품으로엘레나페란떼의‘나뽈리4부작’을꼽으며많은분량을할애한다.페란떼의세계에서묘사되는어머니들은이상적인모성과는정반대다.모녀관계는불편하기이를데없고,임신은자신과타인의경계가허물어지는경험이다.아이들은어머니들에게버림받고잊히기일쑤이며어머니가남자를만나는데이용되기도한다.페란떼는어머니의진솔한감정과욕구를전면에드러냄으로써가부장제사회의잘못을까발린다.로즈는페란떼의소설에드러난모성의양가성(사랑이자잔인함)을온전히받아들여야만모성신화를깨뜨릴수있다고이야기한다.그럼으로써사회가외면하고자했던우리의본래적취약성을끌어안고,새로운윤리의길을탐색할수있다는것이다.
로즈는보부아르와크리스떼바등전세대페미니스트의뒤를이어새로운차원의어머니되기를제안한다.즉‘숭고한모성’의신화를넘어서서모성을‘자기아이’가아닌‘타인’의행복을바라는일로생각함으로써확장된차원에서‘어머니되기’가가능하다는것이다.그럴수있다면‘우리가족’은더이상넓디넓은세상에서필사적으로사수해야하는유일하게중요한것이아니게된다.로즈는미행정부의잔혹한이민정책과강제추방조치에항의하고이들에게정의와연민을보여줄것을요구한어머니들의운동(맘스라이징)을예로들며자기가족만을바라보는모성애가아니라,타인을위해행동할수있는,그럼으로써다시사적영역과공적영역을통합하는모성의가능성을논한다.

행동하는지식인,재클린로즈

재클린로즈는한국독자들에게는낯선이름이다.학술논문에간간이인용되었을뿐,그의사상의전모가소개되거나분석의대상이된적은없으며또그의저작이한국어로번역된것도이번이처음이다.서구학계와지성계에서그가차지하는위상을고려할때상당히이례적이다.연구자이자이론가로서그의성취가가장돋보이는영역은정신분석과페미니즘으로,전통적으로남성중심적이라고간주되어온정신분석의재해석을통해정신분석의페미니즘적수용을주도했으며,영미페미니즘의정신분석적전환을촉발한인물로평가받는다.
로즈는또한유럽뿐아니라전세계의긴급한이슈에대해적극적으로개입해온활동가이기도하다.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정책,미국의이라크침공과남아프리카공화국‘진실과화해위원회’와같은거대한지구정치적이슈에서부터수치와트라우마등개인의내밀한심리적이슈에이르기까지다양한쟁점에대해발언하고있다.‘개인적인것이정치적인것’이라는페미니즘의원칙을실천하며,행동하는지식인의본보기를보여주는인물이다.
『숭배와혐오』에서로즈가제시하는모성에대한새로운관념은“국가간,개인간경계를견고히하며스스로를돌보고확고하게지키는것만이우리의가장중요한윤리적의무라고소리높여외치는목소리”(16면)가점점커져가는이시대에깊은울림을준다.풍부하고흥미로운레퍼런스와예리한통찰과모순을짚어내는탁월한능력으로많은시사점을던진다.어머니가된다는것이어떤의미인지탐구하고싶은페미니스트독자는물론,일반독자에게도권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