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양장본 Hardcover)

침묵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매해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현대 미국 문학의 거장
돈 드릴로의 최신간 미국과 동시 출간!
코로나 시대에 가장 먼저 도착한 문학의 위로
영미 유수 언론들이 꼽은 ‘올가을에 주목해야 할 책’

“우리는 모두 드릴로의 세계에 산다.”
-『뉴욕 타임스 매거진』

“『침묵』은 소름 끼치게 현재와 공명을 일으키는 작품이다.”
-『가디언』

토머스 핀천, 코맥 매카시, 필립 로스와 함께 미국 포스트모던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꼽히며 해마다 강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돈 드릴로의 최신작 『침묵』이 10월 20일 ㈜창비에서 미국과 동시 출간되었다. 출간 몇달 전부터 팬데믹이 야기한 고립과 단절에 대한 놀라운 선견지명과 통찰을 담아냈다는 평과 함께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돈 드릴로는 2018년 “맨해튼의 텅 빈 거리에 대한 비전”으로 시작한 이 소설을 코로나바이러스로 그가 태어나 여전히 살고 있는 뉴욕이 봉쇄에 들어가기 몇주 전에 완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드릴로는 이전에도 『화이트 노이즈』(1985년 1월 출간) 제2부 ‘유독가스 공중유출 사건’을 통해 책 출간 한달 전에 일어난 인도 보팔 유독가스 누출 참사를 예견하는 듯한 통찰을 보여준 것을 비롯해 가까운 미래의 재난 상황을 핍진하게 그려낸 바 있어, 영미 언론에서 늘 그를 수식할 때 써온 ‘예언자적’ 면모가 또다시 주목을 받았다. 소설은 2022년 슈퍼볼(북미 프로미식축구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열리는 일요일, 원인 모를 재앙적 사건으로 인해 모든 통신 및 전자 기기가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뉴욕 맨해튼의 한 아파트에 모인 다섯 남녀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은퇴한 물리학과 교수 다이앤과 그녀의 미식축구광 남편 맥스, 아인슈타인에 사로잡힌 전 제자 마틴, 빠리 여행에서 돌아온 친구 짐과 테사 부부가 나누는 간결하면서도 아이러니하고 심오한 대화를 통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파고든다. 이전의 작품들과 현대문명에 대한 성찰과 비판이라는 주제의식을 같이하면서도, 어느 작품보다 친절해진 문체로 장편보다는 중편에 가까운 짧은 분량에 압축적으로 담아낸 돈 드릴로의 정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돈드릴로

DonDeLillo
1936년이딸리아이민2세로뉴욕브롱크스에서태어나고성장기를보냈다.토머스핀천,필립로스,코맥매카시와더불어미국을대표하는작가로평가받으며,현대사회의문화적상황을깊숙이통찰하는작품활동을펼치고있다.작품의주제는현대미국사회에대한탐구로요약될수있으며폭력과음모,대중매체와광고,죽음과테러에대한집착등을다루고있다.지적이면서인간적인인물을통해동시대주요이슈를블랙유머와아이러니섞인언어로파고든그의작품은특히9·11사태이후그예언적인면모가부각되고있다.현재미국예술원회원이다.주요작품으로전미도서상을수상한『화이트노이즈』(1985),펜/포크너상을수상한『마오II』(1991)를비롯하여『그레이트존스거리』(1973),『리브라』(1988),『언더월드』(1997),『코스모폴리스』(2003),『추락하는남자』(2007)등십여권의장편소설과중편『침묵』(2020),희곡『데이룸』『발파라이소』『사랑,거짓말,유혈』등이있다.미국작가로서는최초로이스라엘최고의문학상인예루살렘상을1999년에수상했으며,그밖에펜/쏠벨로우상,쎄인트루이스문학상,칼쌘드버그문학상등다수의문학상을받았다.

목차

제1부
제2부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갑자기세계가멈춰버린날
암흑으로변한맨해튼의아파트에모인다섯남녀

2022년,슈퍼볼이열리는2월의첫일요일.짐과테사부부는빠리여행을마치고뉴욕으로돌아오는길이다.친구인다이앤과맥스부부의집에초대받아공항에도착하자마자그리로가함께슈퍼볼을시청할계획이다.지루한장거리비행동안짐은모니터에뜨는각종숫자들을강박적으로읽어대고테사는노트에여행기록을남기느라여념이없다.사이사이말장난같은대화를나누다보니어느덧착륙할시간.그런데기체가갑자기크게요동치기시작한다.
한편맨해튼의아파트에서는호스트인다이앤,맥스부부와다이앤의옛제자이자고등학교물리학교사인마틴이초대형텔레비전앞에앉아슈퍼볼이시작하기를기다리며이런저런담소를나누고있다.광고들이이어지고경기가시작되려는찰나,텔레비전화면이갑자기먹통이된다.휴대폰도,집전화도,노트북도,컴퓨터도마찬가지다.중국의공격?외계인침공?반쯤농담삼아원인을추측하다가맥스가다른집들의상황은어떤지알아보러잠시나갔다온다.돌아온그의말로는(처음으로인사를나눈)이웃들역시마찬가지상황.창밖으로내다본거리에는슈퍼볼이열리는일요일답게행인도차도없다.소설속다이앤의말대로“자기휴대폰안에서살아가던사람들에게무슨일이일어난걸까”?

뜻밖의재난앞에마비된인간상
디지털네트워크가야기한역설적고립과단절

드릴로는현대작가들가운데서도그누구보다우리의삶이과학기술에점점더의존하게되면서인간존재에일어난근본적인변화에깊은관심을가지고문학적탐색을계속해온작가이다.대표작『화이트노이즈』뿐만아니라『제로K』(2016),『코스모폴리스』(2003)등그의여러작품이냉동인간,신약,정보통신기술등과학기술의힘으로생물학적한계를벗어나불멸을추구하고자하는인간의욕망과그비극적결과를다루고있다.드릴로에게기술은『화이트노이즈』의등장인물의입을빌려말했듯이“자연에서유리된욕망”이다.그욕망이우리를과연어디로데려갈것인가가드릴로가소설속에서우리에게던지는질문일것이다.
『침묵』에서는공기처럼우리를에워싸고우리삶과존재를떠받치고있던디지털네트워크가갑자기작동을멈춘상황이그려진다.하지만이갑작스러운재앙으로인한죽음과파괴의양상이구체적으로묘사되지는않는다.소설은거리의혼란보다는맨해튼의아파트에모인다섯남녀,“잘못된종류의정상”에처한사람들의즉각적반응에집중하고있다.그들은함께있지만각자고립되어있다.비행기사고를겪고우여곡절끝에친구인다이앤과맥스의집에도착한짐과테사는사고의충격과피로로기진맥진해있지만한밤중에전기도끊긴상태에서집으로돌아갈방법이없다.맥스는상황을알아보려고이웃들과처음으로안면을트고거리를돌아다녀보기도하지만속시원한설명은어디에서도들을수없다.마틴은아인슈타인의원고에서인용한문장들을비롯하여온갖말들을쉬지않고쏟아놓지만앞뒤맥락도,들어주는사람도없다.사실아파트에모인사람들은마틴의이야기만이아니라다른누구의이야기도듣지않는다.‘침묵’이라는소설제목이무색하게누군가가끊임없이떠들고있지만무의미한독백이나다름없는셈이다.
디지털네트워크는전세계사람들을유례없이가깝게연결해놓았지만,한편으로는아무도누구의말에도귀기울이지않는역설적단절을초래했다.수많은개인이소리높여혼잣말을하는듯한상황이펼쳐진것이다.『침묵』은그런디지털네트워크가일시에사라졌을때찾아온‘침묵’의시간을힘겹게선문답같은대화로,독백에가까운읊조리는말로,때로는그저텅빈텔레비전화면을멍하니바라보는응시로채워나가는인물들을통해파괴된관계를복원하는것의힘겨움을보여준다.

노작가가코로나시대에내놓은문학적응답
대재난의한가운데에서문득찾아온기묘한위로

그러나고립과단절만이전부는아니다.도무지희망도출구도보이지않는듯한이냉정한소설에서독자들은어느순간문득기묘한위안과마주할수있다.이를테면,짐과테사부부가병원으로향하는밴의창밖으로유유히홀로조깅을하는여자의모습을보며안도감을느낄때,병원접수담당직원이가벼운공황상태로끊임없이말을늘어놓으면서스스로당황스러워하자테사가넌지시“저희는들으려고여기있는거예요”라고말할때,테사가감았던눈을뜨고작지만여전히확실하게거기있는물건들-문진,사진액자,장난감택시-을볼때,모두가독백에가까울지언정각자의마음속에담아둔이야기들을비로소꺼내놓기시작할때찾아오는작은뭉클함은지금의우리상황과맞물려더큰울림을자아낸다.이는혹독한시기를견디고있는우리에게80년을넘게살아온노작가가건네는최선의,거짓없는위로처럼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