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복무하다: 리영희 평전 (양장본 Hardcover)

진실에 복무하다: 리영희 평전 (양장본 Hardcover)

$25.30
Description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키려고 하는 것, 그것은 진실이야”
자신의 앎을 삶 속에서 실천해낸 인간 리영희를 만난다
‘사상의 은사’로 불리며 우리 현대사의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꼽히는 고 리영희 선생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삶을 조명한 『진실에 복무하다: 리영희 평전』이 출간되었다. 한겨레신문 편집인을 역임한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고인의 일생과 작업, 관계자들의 증언을 폭넓고 충실하게 탐구한 결실을 이 책에 담았다. 여러차례 구속과 해직, 연행을 당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눈을 가리는 거짓의 빗장을 풀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써내려간 리영희 선생의 지적ㆍ실천적 여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군사독재 시절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긴 선생의 주요 작업뿐 아니라 인간적인 일화와 개인적 성정에 대한 평가도 다각도로 조명해 더욱 온전한 ‘평전’이 되고자 했다. 가짜뉴스가 득세하고 언론의 신뢰도가 최악으로 추락한 요즈음, 실천하는 언론인이자 진실을 추구한 경계인이었던 리영희의 삶에서 우리가 고민하는 문제의 살아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권태선

1955년경상북도안동에서태어나서울대영어교육과를졸업했다.코리아타임스와한겨레신문기자를거쳐한겨레신문편집국장과편집인,허핑턴포스트코리아대표,KBS이사를역임했고,현재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리영희재단이사로있다.지은책으로『평화를꿈꾼인권운동가마틴루터킹』『장애를넘어인류애에이른헬렌켈러』『차별없는세상을연넬슨만델라』『가난한이들의벗프란치스코교황』,옮긴책으로『바다이야기』『그리스·로마신화1,2』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벌거벗은임금님’을폭로한소년

제1장수업시대
평등과민족을일깨운변방/해방정국의생존수업/역사현장수업

제2장연마시대:비판적지식인으로담금질한한국전쟁
한국전쟁의격랑속으로/한국군의민낯을보다/전방의인간수업/모든것을회의하고의심하다

제3장실천시대I:진실에복무한기자
외신기자로첫발을내딛다/현장에서미국을배우다/4·19현장에서/5·16쿠데타:비판과지지사이에서/박정희와의악연/연구로특종낚다/첫필화,첫구속:조선일보시절/베트남과중국을만나다/동백림사건을촉발한이기양의월북/정명(正名)을일깨운푸에블로호사건/조선일보해직/합동통신복귀/합동통신해직

제4장실천시대II:‘사상의은사’또는‘의식화의원흉’
대학강단에서맞은10월유신/백주의암흑에도전한『전환시대의논리』/민주화운동속으로/‘이성’을가둔‘우상’/인식정지증을기소한「상고이유서」/감옥,또하나의수업의장/유신체제의종말과석방

제5장실천시대III:한반도문제로눈돌리다
‘서울의봄’과3차투옥/운동권의‘생각의스승’/중국연구를접다/네번째구속과대학복직/본격화한한반도연구/새로운대안,사회민주주의/다시베트남전을묻다/전두환정권의종말과세계사의격변/버클리대학에서한국민중투쟁사강의/한겨레신문창간/광주학살,미국의책임을묻다/남북한전쟁능력비교/다섯번째구속:한겨레방북취재사건

제6장성찰의시대
조광조의길에서퇴계의길로/사회주의권붕괴의충격/북한핵위기에맞서/‘제2의인생’아닌‘제1.5의인생’/첫북한방문과북한에대한비판/‘북방한계선,알고나주장하자’/체제수렴과정으로서의통일/지팡이를짚고반전운동전면에/조선인유골송환운동에힘보태다/마지막까지분투한지성인

에필로그:아직잠들수없는리영희
주/리영희연보/참고문헌/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변방의경계인,세상에눈을뜨다
비판적지식인으로담금질한한국전쟁

리영희가평생권력과타협하지않고진실에복무할수있었던원동력중하나로저자는‘변방’에대한의식을꼽는다.한반도최북단변방인평안북도운산에서출생하고삭주에서성장한리영희는당시로서는비교적평범한가정에서태어났지만학업을위해상경한뒤분단과전쟁을겪으며어려운생활을이어갔다.기술을배우기위해진학한공업고등학교와,가정형편이어려워지면서장학금을따라택할수밖에없었던해양대학졸업이정규학위의전부인학력도기자와학자로활동한그에게는내세울만한경력은아니었다.그후의삶역시글로널리알려지긴했지만언론사에서도비주류에속했고,가난한생활에안정적으로자리잡지못하기는마찬가지였다.그러나이러한어려움이오히려리영희로하여금권력의시혜를바라는기회주의자로살지않고시대를깨우는언론인이자작가의본분에충실한길을걷게했다.
한국전쟁과군복무경험은리영희가세상에눈을뜨고비판적지식인으로살아가게만든중요한계기였다.전쟁통에의도치않게입대하게된그는대학시절충실하게공부한영어덕분에통역장교로근무하며한국군과미군을동시에경험했다.전쟁과정에서양민학살과국민방위군사건등이승만정권의만행과한국군의무능과부패를절실히경험했을뿐아니라한국인들을구하러왔다는미군이철저히자국의이익에충실한행태를보이는모습또한목격했다.언론인의길을걷게된이후주로외신보도와국제문제를다루며이름을알린그의시야가바로이시절의경험을통해확대되었다.저자는이때의“체험을기초로하여이후기자로서또는학자로서베트남전쟁이나한미관계·남북관계를제도안의학자들과다르게살펴볼수있었다”고평가한다.

공부하는기자리영희,
‘벌거벗은임금님’을폭로하다

군생활과마찬가지로갑작스레결정한합동통신입사지만,리영희는통역장교를거치며더욱향상된영어실력덕에뛰어난외신기자로활동할수있었다.외신기자는국내언론사에서주류는아니었지만당시급변하는세계정세를누구보다빠르고정확하게파악할수있었고,이승만과박정희독재하에서제대로된목소리를내기힘든언론환경에서그나마진실을추구하기좋은위치였다.또한리영희가『뉴욕타임즈』등해외주요매체에기고함으로써4ㆍ19혁명등국내소식을해외에알리게된것도외신과국제문제를다룬덕에가능했다.바야흐로‘외신기자리영희’의전성시대가열렸다.리영희는해외기사를적당히추려내보내지않고추가적인자료조사와취재를통해국제문제를보는새로운관점을제시하려고했다.박정희의미국순방에동행해현지조사를통해정부의발표와는달리미국이냉담한입장임을특종으로알려큰파장을부른보도나박정희군부의민정이양에대한미국입장,한일청구권협상의내막을알린기사들이그사례다.이보도들은모두‘특종’으로크게주목받았고,리영희는조선일보외신부장을거치며대표적인외신기자로알려지게되었다.그리고자연스럽게정권의따가운눈총을받게되었다.
1964년조선일보외신부장으로발탁돼자리를옮긴뒤얼마안되어겪은첫필화사건은긴고난의시작이었다.‘남북한유엔동시가입제안준비’라는기사의제목이북한을인정한것이라는중앙정보부의자의적이고반공주의적인판단으로구속돼고초를겪었다.다행히징역을면했지만4년후정권의압력을받은언론사에의해해직되었다.궁여지책과지인들의도움으로생활을이어가던중다시합동통신의호출로외신부장자리를잡았지만1971년다시해직되었다.당시박정희정권이3선개헌과유신으로이어지는독재체제를굳혀가고있었는데,리영희는이에대항하는민주화운동에적극적으로결합했던탓이다.뒤에교수직에서한차례해직된것을추가하면리영희는총3번의해직과5번의구속을겪었다.
계속되는협박,압력,회유와결과적인처벌에도불구하고리영희가여전히진실을추구하는언론인으로남은이유에대해저자는‘벌거벗은임금님’이야기를들어설명한다.리영희는스스로아무도보지못하는것을자신만이보고있다고말하지않았다.누구나볼수있거나조금만찾아보면알수있는것을다른이들이말하지않고제대로보려하지않기에자신이이야기속‘소년’의역할을했을뿐이라는것이다.특히그는언론의기회주의적이고자발적인굴종의행태에큰절망감을드러냈다.언론이사회적기능을제대로하기위해선미래를바라보는이상주의에바탕을둔‘건전한주관’이담긴목소리를내야한다고그는생각했다.그러지않는한국언론은‘조건반사적토끼’라며날카롭게비판했다.

거짓의우상을파괴하라
금기에도전하는지식인의실천

베트남전쟁과중국문화대혁명은리영희가외신기자와학자로서한국사회담론의중심에서게된두가지주제다.특히냉전시대반공이데올로기의시각에서베트남전쟁은자유진영의남베트남의공산화를막는투쟁이자침공만받던우리민족이드디어해외로뻗어나가는사업이었다.그러나리영희는베트남의역사와이전쟁의성격을철저히공부하면서베트남민중의시각에서미국과남베트남의전쟁은정당하지않으므로패배할것이라고전망했다.또한한국군파병문제도이런관점에서다시보자고제안했다.중국문화대혁명역시혁명을빙자한모택동의폭력적인권력투쟁쯤으로보는시각이대다수였지만,리영희는정신문화위주의동양전통에걸맞은사회주의를탐색하는과정으로보았다.
1970년대들어서미국과중국이화해무드를연출하고일본역시중국과수교하는등전세계적인해빙분위기에도당시국내에서베트남과중국문제를이렇게말하는사람은언론은물론,언론사해직이후몸담은학계에서도드물었기에그런주장을담은그의첫저서『전환시대의논리』는격렬한반응을불러왔다.주로젊은학생ㆍ청년세대에게는반공주의에가려져있던진실을일깨워준‘사상의은사’라는찬사가,정권과주류반공진영에서는‘의식화의원흉’이라는경계의목소리가터져나왔다.이듬해편집하고집필한『8억인과의대화』『우상과이성』이출간되자공안당국은리영희를그냥두지않았다.국내외에서구명운동이이어졌지만결국반공법위반으로2년여의징역살이를해야했다.이사건의2심판결을받고작성한「상고이유서」는반공주의에맞서는리영희자신의신념을응축한글로평가받는다.
리영희의시선은세계와한반도주변을거쳐분단의문제로이어진다.1980년대한반도를둘러싼국제정세는요동치고있었다.미국은다시냉전적인대결구도를강화하고있었고,일본도여기에동조하는상황에서한미일군사동맹과공동방위체제는한반도에인접한공산권국가들과의긴장고조를의미했다.특히일본은냉전체제강화를통해평화헌법을폐기하고다시금명실상부군사적행동력을갖춘나라로거듭나기위해우경화하는중이었다.한편으로공산권은자본주의적경제노선을내세우거나(중국)내부에서붕괴하고있었다(소련).그럼에도당사자인한국에서는냉전이데올로기의벽을넘지못하고미국의시각에서만한반도문제가논의되는상황이었다.이를극복하기위해선남한뿐아니라북한의실상도연구하는동시에동맹국들의행동도비판적으로다루어야했다.베트남이나중국을연구했던것과마찬가지로이역시‘금기’에도전하는일이었다.남북한군사능력비교나한반도유일합법정부문제,북방한계선문제를연구하고발언하면서역시나찬사와비난을동시에받았다.막창간한한겨레신문에참여해냉전해체분위기에발맞춰방북취재를기획했다가구속되는고초를겪기도했다.

마지막까지성찰의자리에서
‘탈진실의시대’야말로진실이필요한시간

마지막구속이후로환갑을맞은리영희의이후삶을저자는‘성찰의시대’라고부른다.길고치열했던실천의시대뒤에그도나이를먹고우리사회도어느정도민주화되었지만,무엇보다그가다른시선으로보고자했던사회주의권이붕괴했기때문이다.한때철저한민족주의자를자처했던그는점차협소한민족주의를넘어개인과보편적가치를중시하는쪽으로이동했다.또한자본주의체제를기반으로하되,사회주의적요소를가미한사회민주주의체제가현단계에서는가장바람직하다고판단하게되었다.기존에발언한사회주의권평가에대해선긴성찰의시간을가졌다.특히문화대혁명에대한평가에있어서감상적으로접근했고후학들이겪고있는혼란에대해일정하게책임이있음을인정했다.
이책은리영희의여성관이나가부장적인인식을비판적으로평가함으로써고인에대한평가에의미있는기준을추가한다.저자는고인의저술과가족들과의인터뷰를통해이문제에대한이중적인태도를보이는리영희를곳곳에서발견한다.또한한계가있었지만반려자와가족의희생과성차별의문제점을서서히인식하고발전해가는그의모습에서마지막까지성찰하는인간리영희를만난다.
성찰의시대에도그의사회적실천은계속되었다.북한핵무기개발위기를맞아한반도비핵화지대를제안했고,햇볕정책에힘입어북한에방문해교류하면서도북한체제를비판적으로평가하기도했다.지팡이를짚고이라크전쟁반대시위에앞장섰고,일제강점기강제노동피해자들의유해를수습하는일에도참여했다.더이상불가능할때까지집필활동도이어나갔다.
리영희선생의삶은“내가종교처럼숭앙하고목숨을걸어서라도지키려고하는것은국가나애국이나그런것이아니라,진실이야”라고한인터뷰에서함축적으로드러난다.당대의문제를진실하게밝혀내기위해서최선을다해공부하고행동하리라는신념이평생그를구속한유일한가치였다.그가권력이나자리,안온한생활이라는정박지에닻을내리지않고계속해서새로운진실과성찰을향한여정을떠날수있었던것은이러한신념이확고했기때문이다.
미디어환경이급변하고이른바‘탈진실의시대’로불리는오늘날이지만,역설적으로진실을찾는갈급함은더하다.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최근공개한‘디지털뉴스리포트2020’에따르면한국인들의뉴스신뢰도는조사대상40개국중최하위로나타났다.같은조사에서4년연속최하위다.여기엔우리언론이여러문제로신뢰를주지못한탓이크겠지만,한편으론우리사회가그만큼진실을더많이요청한다는뜻이기도할것이다.우리언론의,나아가우리사회의신뢰를회복하려면무엇을해야할지지금리영희에게묻는다면어떤대답이돌아올까?그답은리영희의삶속에있다.

알림

리영희재단과창비는리영희선생10주기를맞아선집과평전(권태선지음)을동시에출간하고이책들을바탕으로그의삶과정신을기리고오늘에되살리는글쓰기대회‘리영희를읽다,리영희를쓰다’를개최한다.리영희재단은지난5월에기념세미나‘진실상실시대의진실찾기’를한국언론정보학회와주최한데이어오는11월6일(금)추모심포지엄‘탈식민ㆍ탈패권ㆍ탈분단의한반도’를참여연대평화군축센터와함께열예정이다.

리영희(李泳禧)
1929년평안북도운산에서태어나경성공립공업학교와국립해양대학을졸업했다.합동통신외신부기자,조선일보외신부장,합동통신외신부장을역임했고,미국노스웨스턴대학에서신문학을연수했다.1976년한양대학교문리과대학교수겸중국문제연구소연구교수로재직중박정희정권에의해해직되었다가1980년복직되었고,같은해전두환정권에의해다시해직되었다가1984년복직되었다.1987년미국버클리대학부교수로초빙되어‘평화와갈등’특별강좌를맡아강의했다.1995년한양대교수직정년퇴임후1999년까지같은대학언론정보대학원대우교수로재임했다.2010년12월5일지병악화로타계했다.
글쓰기와사회적실천을통해사상과언론자유확대에크게기여하고비판적지식인운동의상징적역할을한것으로평가받는다.언론자유상,단재상,늦봄통일상,만해상,기자의혼상,심산상,한겨레통일문화상,후광김대중학술상등을수상했으며,지은책으로『전환시대의논리』『우상과이성』『80년대의국제정세와한반도』『분단을넘어서』『베트남전쟁』『역설의변증』『역정』『自由人,자유인』『인간만사새옹지마』『새는‘좌·우’의날개로난다』『스핑크스의코』『반세기의신화』『대화』등이,옮기고엮은책으로『8억인과의대화』『중국백서』『10억인의나라』등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