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그물 (최정례 시집)

빛그물 (최정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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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90년 『현대시학 』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30년, 백석문학상 수상 작가 최정례 시인의 신작 시집 『빛그물 』이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오장환문학상 수상작 『개천은 용의 홈타운 』(창비 2015)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일곱번째 시집이다. 등단 30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시집이기도 한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공간과 시간의 혼돈 속에서 시적인 물음들을 물으며 자기 갈 길을 가는 시들, 이곳을 말하면서 동시에 저곳을 말하는 알레고리의 시들”(시인의 말)을 선보인다. 정밀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 구체적인 언어와 냉철한 직관력으로 일상의 다채로운 풍경들을 담아낸 산문시의 새로운 경지와 묘미를 보여주는 이 시집에서 우리는 “어떠한 위기와 시련에도 손상되지 않는 인간의 신비”(김인환, 추천사)를 읽을 수 있다. 30년간 활달한 상상력과 고유의 어법으로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왔음에도 끊임없이 시적 모험을 실천하며 갱신의 의지를 다져온 시인의 고투가 역력히 드러나는 시집이다.
저자

최정례

시인
1955년경기도화성에서태어나고려대학교국문과와같은대학원을졸업하고,1990년『현대시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내귓속의장대나무숲』『햇빛속에호랑이』『붉은밭』『레바논감정』『캥거루는캥거루고나는나인데』『개천은용의홈타운』,영역시선집『Instances』가있으며,옮긴책으로『흰당나귀들의도시로돌아가다』가있다.백석문학상,현대문학상,미당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
공중제비
각자도생의길
빛그물
입자들의스타카토
웁살라의개
첫눈이라구요
이불장수
내일은결혼식
남의소빌려쓰기
긴손잡이달린
앵무는조류다
토끼도없는데
애완용인간
매미

제2부
소라아니고달팽이
삼단어법으로
개미와한강다리
4분의3쯤의능선에서
구멍들여다보기
다른사람들의것
나의아름답고푸른다뉴브같은
월면보행
젖은바퀴소리
모래와뼛가루

기다란그것

제3부
겨자소스의색깔
과하마라는말처럼
창에널린이불
방안에코끼리
어디가세상의끝인지
오늘은오락가락시작법
물리시간밖에서
입김
자리
여름을지나는열세가지새소리
쓰나미
냄비는왜?

제4부
접시란무엇입니까
발자국은리듬,리듬은혼
안개와개
안개의표현
줄거리를말해봐
우박
물고기얼굴
반짝반짝작은별
홈런은사라진다
올드타운
뒷모습의시
원격조종
고슴도치에게시읽어주기
참깨순
1mg의진통제

해설|신형철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강물이영원의몸이라면반짝임은그영원의입자들
아직삶이있는나는반짝임을바라보며서있다”

심층의감각으로미지의세계를기록하는시인최정례
빈빈(彬彬)의아름다움으로빛나는시력30년의역작

1990년『현대시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한지올해로30년,백석문학상수상작가최정례시인의신작시집『빛그물』이창비시선으로출간되었다.오장환문학상수상작『개천은용의홈타운』(창비2015)이후5년만에펴내는일곱번째시집이다.등단30년을기념하는뜻깊은시집이기도한이번시집에서시인은“공간과시간의혼돈속에서시적인물음들을물으며자기갈길을가는시들,이곳을말하면서동시에저곳을말하는알레고리의시들”(시인의말)을선보인다.정밀한이야기구조속에서구체적인언어와냉철한직관력으로일상의다채로운풍경들을담아낸산문시의새로운경지와묘미를보여주는이시집에서우리는“어떠한위기와시련에도손상되지않는인간의신비”(김인환,추천사)를읽을수있다.30년간활달한상상력과고유의어법으로독자적인시세계를구축해왔음에도끊임없이시적모험을실천하며갱신의의지를다져온시인의고투가역력히드러나는시집이다.

원리로환원할수없는사랑의빛과그림자
오래도록바래지않을빛그물로빚어낸우연의순간

최정례의시는매혹적이다.별것아닌것에서시작해끝내한편의아름다운시가되는경이로움이있다.“이념도아니고사상도아닌/우리의생활”(「창에널린이불」)속에서‘이러지도저러지도못하는’삶의비밀스러운면모를포착해내는데최정례만큼능숙한시인은없는듯하다.나무에올라간염소를보면서그들이먹기위해서거나살기위해서가아니라“올라가기위해그냥/올라가서는/내려오지못해/매달려있는것”(「삼단어법으로」)이라고보는독특한시선과“개미한마리가한강다리를지나가면다리가휘겠니,안휘겠니?”라고물으면서“거의무에가까운무게지만무게는무게”(「개미와한강다리」)라는기발한발상이있다.문학평론가신형철은해설에서“이런것이바로최정례다움의일면”이라고말한다.무엇보다시인은저마다“각자도생의길을가야하는”(「각자도생의길」)고독한삶에서‘시적인것이란무엇일까’라는근원적인물음에대한해답을찾고자한다.
산문과시의경계를자유롭게오가는최정례의시를읽다보면현실인지꿈인지분간하기어려운시공간의유연한흐름속으로빨려드는진귀한경험을하게된다.현실과비현실,의식과무의식의혼잡한틈새를넘나드는‘밑도끝도없는’두가지이상의이야기가홀린듯따라가게만드는산문시의구조속에서촘촘하게얽혀있다.시인이보여주는대로세계속에는많은것이얽혀있다.“시간과공간속에서”뒤섞이는“인간과인간사이”“가치와가치사이”(신형철,해설)의무수한얽힘을시인은‘빛그물’로엮어“내가모르는나,나라는허상이/복제,복제되고있”(「우박」)는초현실같은순간들을시적인순간으로끌어올린다.“어둠을통과해더큰어둠속으로”사라지는이세계를말하는동시에“그곳으로영혼이조용히앞질러”(「웁살라의개」)가는딴세상을보여주면서“내몸에서일어나는일들”조차“전혀모르겠”(「젖은바퀴소리」)으나“뭔가가슴찢는게”(「매미」)있는삶과존재의이면을섬세하게파고든다.

이수명시인은앞시집(『개천은용의홈타운』)추천사에서최정례의시는“우리가생각하는것보다더멀리나아갈것”이라고예측했다.이번시집은그기대에충분히부응하고도남는다.그럼에도시인은“산문으로된이야기속에시적인것을어떻게밀어넣을수있을까의실험,아직끝낼수는없었다”라고말한다.그리고“극약처분의낭떠러지를/기어올라야하는”(「1㎎의진통제」)극심한고통속에서도새로운시쓰기에대한시인의열정은사그라들지않는다.익숙하게굳어버린생각을바꾸고새로운눈으로세상을바라보게함으로써우리를눈뜨게하는‘산문시를향한’시인의탐험은그렇게계속될것이다.“밀려오는구름의내일을내다보며”(「첫눈이라구요」)“울컥쏟아질것같”(「긴손잡이달린」)은심정으로“병원무균실에서교정을본다”는시인의말이오래도록가슴을울린다.

최정례시인과의짧은인터뷰(질의:편집자)

-시집『개천은용의홈타운』(창비2015)이후5년만의신작입니다.등단30주년이기도하시고요.간단히소회를듣고싶습니다.
등단30주년이라니!저스스로가오히려놀랐습니다.시는썼지만한일도없이세월이갔네요.

-현재투병생활을하고계신것으로알고있는데,시를쓰는생활이나일상은어떻게변하셨는지요.
병원들락거린지6개월이됐는데처음엔통증피하느라정신없다가,이제는먹는것과자는것을함께하는사람들과한식구가되어뒤늦게학교에들어온것같아요.그동안전혀몰랐던사람들과다양하게만나게되고그들이다자기생명의벼랑에있는사람들이다보니배울것이많아요.사과한쪽도나눠먹고서로아픈것을위로하며지내니이젠병원이집이고학교같아요.

-'산문시'에대한관심과애착이인상적인시집입니다.선생님께산문시란어떤의미가있나요?
제이전시집에대하여“이건산문이지시가아니다”라고말한사람이있었어요.물론그사람의시에관한관점은다소편협했고생각없는발언이기는했지만,전통적인시형식으로는복잡다단한우리의현대생활을담아낼수없다는게분명해요,산문시가무엇인지작품으로는아직대답이끝나지않았고,그래서미국식산문시집을번역해보기도했고요.형식적인파괴혹은형식적인발견을위해고군분투하면서제자신을좀더들들볶으면서대답해야할문제라는생각이들어요.

-이번시집에서특별히애착을느끼는작품이있다면소개와이유를부탁드립니다.
표제시인「빛그물」에애착이가서발표후에도여러번수정했습니다.시작동기는정치적사회적부자유에대한반발이었어요.그런데이상하게도사회적정치적주장이나제안이유치하게느껴지면서다같이아름다운골짜기로가쓰러지는건어떤가하는생각이들더라고요.시간이한참흐른후역사가우리를그리로휩쓸고가겠지요.그전에이미사람들각자의생각속에서는어떤자각이들어서게될것이고요.

-앞으로의계획이궁금합니다.
계획은늘‘시를잘쓰자’그리고‘사람을사랑하자’이지요.그런데시간이흐르고경험이늘어날수록시를잘쓰는게가능한것인지어렵기만해요.시를통해서건그무엇을통해서건사람을사랑하는게제가해야할일인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