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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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재난의 한국적 돌파는 어떻게 가능한가
팬데믹의 한해를 돌아보며 한국사회에 묻는다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위기가 전세계를 덮친 지난 1년 동안 수많은 코로나19 관련 논의와 전망이 쏟아졌다. 세계가 끊임없이 바이러스와 분투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K-방역’을 둘러싼 상반되는 평가와 백신 접종에 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고, 장기적인 전망은 물론 단기적 대책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로지 당면한 재난의 종식에만 초점을 맞춘 채 ‘포스트 코로나’ 사회를 내다보는 목소리가 팽배하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 존재했던 각종 문제와 취약점이 위기 속에서 터져 나오는 작금의 현실은 감염병 유행이 끝난다고 해서 저절로 종식될 리 없다.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팬데믹 1년을 돌아보며 한국사회가 떠안은 다양한 고민과 과제를 풀어낸 책이다. 우리가 당면한 이 미증유의 사태 속에서 드러난 공공영역의 부실한 체질과 새로운 가능성을 동시에 살피며 개선을 모색할 때 우리 식의 코로나19 해법도 나올 수 있다는 취지로 사회ㆍ정치ㆍ경제ㆍ생태ㆍ의료ㆍ교육ㆍ돌봄ㆍ노동ㆍ농촌ㆍ인권 등 여러 분야 연구자들의 글을 모았다. 다양한 팬데믹의 현장에서 위기가 드러낸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코로나19 이후 발본적인 전환으로 나아가는 구상까지 포괄한 이 책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한국이라는 장소의 감각에 충실하게 기반해 이를 대전환으로 돌파할 계기, 곧 ‘한국의 길’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저자

황정아

서울대에서영어영문학을전공하고동대학원에서D.H.로런스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문학평론가로서현대영국소설과한국소설및비평이론에관한글을쓰고있으며,한림대한림과학원HK교수로재직중이다.지은책으로『개념비평의인문학』『다시소설이론을읽는다』(편저)『소설을생각한다』(공저)가있고,옮긴책으로『아메리카의망명자』『왜마르크스가옳았는가』『도둑맞은세계화』『이런사랑』『컬러오브워터』『내게진실의전부를주지마세요』『쿠바의헤밍웨이』『패니와애니』(공역)등이있다.

목차

머리말황정아

팬데믹시대의민주주의와‘한국모델’황정아
탈성장전환의요구와돌봄이라는화두백영경
코로나19위기,재난자본주의로의퇴행인가,생태사회전환의기회인가?김현우
팬데믹시기는새로운의료를예비하는가최은경
코로나19이후의노동세계전병유
코로나19이후의학교생태계는어디로가야하나이하나
저밀도와소멸위험,농촌에코로나19‘이후’란없다정은정
바이러스는넘고인권은못넘는경계,콜센터김관욱
코로나19와아시아의타자화:독일의공론장에서드러난자국중심적서사이은정
“우리는정상으로돌아갈수없다”:코로나바이러스가세상을어떻게바꿀것인가?피터베이커


지은이소개

출판사 서평

코로나19위기는민주주의의문제다

황정아의「팬데믹시대의민주주의와‘한국모델’」은민주주의라는관점을통해한국의팬데믹대응을재점검하고민주적시민성을바탕으로한‘한국모델’을제시한다.한국의방역이최고라는‘국뽕’적해석이나첨단기술로개인의사생활을심각하게침해한다는기술디스토피아적해석,권위에순응하는유교문화적산물이라는시각등K-방역을둘러싼국내외해석들을비판적으로검토해나가는이글은한국의경험을성공이냐실패냐하는이분법으로재단하지않고그성과를온당하게평가하고자한다.특히팬데믹의위기가공동체와집단주체성을새롭게사유하여민주주의를질적으로심화할것을요청하는데,서구의팬데믹담론들이이런요청에응답하지못한채국가공동체를개인과대립하는통제기구로보거나포함과배제의프레임에가두고있음을지적한다.나아가재난을극복하기위해국가의개입을촉구하는동시에그런개입자체에정치적으로개입하는시민들의주체적역량과민주화,즉민주주의자체가팬데믹대응의핵심임을힘주어말한다.이런논의를바탕으로정치적‘우애’를새로운공동체의이념으로재발굴하는데,정치적우애를통해공동체를새롭게이해하고집단정체성을적극적으로재구성할것을팬데믹시대민주주의의과제로제시한다.우애가서로를향한배려와책임,그리고돌봄이라는형식으로실현된것이K-방역의성과임을밝히며민주주의적우애를실천한결과물이꾸준히쌓이면서실현될한국모델을제안하는것이다.

일상이이미재난이었다
코로나19가드러낸우리사회의민낯

팬데믹이전부터균열의조짐이보이던우리사회곳곳의취약성은재난을계기로전면에드러났고,코로나19‘이후’를고민하기이전에‘이미와있던’재난적상황을성찰하게만들었다.팬데믹을극복하는것이비정상이었던이전으로의복귀가아니라정상성의회복으로이어지기위해서는,이러한팬데믹현장의풍경을면밀히살피며이미산적해있던문제들에주목해야한다.
팬데믹이우리에게‘도대체학교를왜가야하는가’라는근본적인질문을던졌다고진단하는이하나의「코로나19이후의학교생태계는어디로가야하나」는학생,학부모,교사,급식노동자,외부강사등수많은사람들이어우러지는공간으로서의학교라는관점에서팬데믹이야기한변화를전한다.돌봄서비스가이루어지는장소이자일자리터전이며그자체로공동체인학교를마냥폐쇄하는것이답일수없음을설득하는이글은학교교육과마을교육공동체가점차유명무실해져온맥락을추적하며교육생태계가앞으로어떤가치를추구할것인지고민해야한다고지적한다.정은정의「저밀도와소멸위험,농촌에코로나19‘이후’란없다」에서는팬데믹과마주한농촌의독특한아이러니가가시화된다.이글은농촌이팬데믹의대응책으로권장된‘거리두기’를일찌감치실천한저밀도비대면사회이지만건강한생활과는거리가멀고,팬데믹상황에서늘후순위로밀리는처지임을실제사례를통해보여준다.또한한국농업에서학교급식과친환경농업이갖는중요성,비대면경제가농촌사회에미칠영향,농촌노동력을크게부담하고있는이주노동자의문제등을분석하며현장의사정을고려한대안을논한다.김관욱의「바이러스는넘고인권은못넘는경계,콜센터」는코로나19집단확진의온상으로주목받은콜센터의노동현실을생생히전한다.의료인류학적접근으로콜센터상담사들의목소리를풍부하게담아낸이글은극심한콜의압박과감정노동,무엇보다모멸적직장문화가취약한노동환경을만들었음을증언한다.사회적무관심속에방치되어온콜센터상담사들의열악한현실은코로나19사태로이목이집중되었지만,이관심이감염병확산에대한공포에머무르지않고상담사들이건강하게일할수있는실질적인변화로이어져야한다고역설한다.

위기가보여준전환의기회
‘코로나19이후’를말하기위해필요한것들

백영경의「탈성장전환의요구와돌봄이라는화두」는팬데믹으로그어느때보다돌봄의필요성이강조된상황에서돌봄의가치를재평가하고그책임을민주주의적으로분배하는‘돌봄의민주화’를준비하자고제안한다.이때‘돌봄의민주화’는성장주의에서탈피하는새로운상상력을필요로하는데,뒤집어말하면돌봄이야말로현재의자본주의체제와성장주의의한계를돌파해낼유력한가치이며팬데믹이후를대전환으로만드는데핵심적인지점이라는의미다.이처럼돌봄의민주화가대전환으로이어지기위해서는가사노동이나사람돌봄노동뿐아니라생산설비를보수하고정비하는노동,자연생태계를보듬는노동까지도포괄할수있도록돌봄노동개념을확장하고다양한돌봄노동간의연대를이룩해야한다고도조언한다.코로나19위기와기후위기를다각도로비교분석한김현우의「코로나19위기,재난자본주의로의퇴행인가,생태사회전환의기회인가?」역시팬데믹이반자본주의적대안들을본격적으로논할기회임에주목한다.무엇보다팬데믹위기와생태위기가긴밀히관련되어있으니두위기에대한대응역시상호연결되어야함을역설하는데여기서도탈성장의지향이주요하게제시된다.또한기후위기에대응하는국제사회의움직임과각국에서일어나고있는‘그린뉴딜’을소개하면서그럴싸한‘새로운’(new)사업도없고과감한사회‘계약’(deal)도없는한국판그린뉴딜을날카롭게비판하고,경제와사회의재조직화를실현하는거대하고정의로운전환의방향을구체적으로제시한다.최은경의「팬데믹시기는새로운의료를예비하는가」는의료가겪어온팬데믹의시간을꼼꼼하게돌아보며건강하고안전한의료를위해앞으로해결해나가야할과제들을짚는다.의료자원의분배나개인의자유제한,치료의무와의료인돌봄등보건의료분야에서제기되는중대하고도민감한사안들을결정하는데무엇보다민주주의적숙의가요청된다는사실을강조한다.팬데믹시기격변하는노동세계를탐사하며‘일의미래’를전망한전병유의「코로나19이후의노동세계」는특수고용노동자와비정규직등취약했던노동이팬데믹에도가장보호받지못한다는점을지적하며개선방도와향후전망을고민한다.특히팬데믹이노동시장에처음진입하는청년들에게장기적으로남길‘상처효과’를객관적지표로제시하고,향후지속될경기침체에대응하기위해다양한정책이필요하고사회구성원들의협력또한요구된다는점을강조한다.

세계는재난의경험을어떻게소화하고있는가

서구팬데믹담론의문제점을독일사례를통해면밀하게살핀이은정의「코로나19와아시아의타자화」는아시아를타자화하는독일언론의이중적잣대가독일사회에잠재된오랜인종차별주의와오리엔탈리즘을여지없이드러냈음을비판한다.독일주요언론의기사들을풍부하게인용해재난시기자국중심서사로이어지는타자화의위험성을설득력있게보여준이글은한국의코로나19담론또한공론장에서소외되는집단이발생하지않도록부단히경계할것을주문한다.팬데믹의시간을통과하고있는전세계적상황을폭넓게조망한피터베이커의「“우리는정상으로돌아갈수없다”」는각국의대응과전망을소개하고,낙관과비관의시선이교차하는여러팬데믹담론들을균형감있게살핀다.저널리즘특유의현장감과감수성을두루갖춘이글은전세계어디에서나벌어지고있는팬데믹과의싸움이예전의일상으로돌아가는것이아니라예전의일상을더안전하게끔변화시키는것을추구하고있다는점을명징하게밝힌다.
현재팬데믹을마주하며한국사회가겪고있는진통은오래된문제를치료하는‘격리병동’의과정일지모른다.코로나19는위기이전의문제적삶으로회귀하지않기위해서우리사회에전방위적인전환이불가피하단사실을명명백백하게드러내주었다.이위기가호출한다양한전환의요구를사유하며새로운정상성을만들어나가야할시점이다.지금이고통이코로나19이전보다더나은사회로변모할새로운경로의출발선이될수있을지는우리의진지한고민과행동에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