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양장)

홀 :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양장)

$17.37
저자

김홍모

1971년음성에서태어나계원예술고등학교를거쳐홍익대학교미술대학동양화과를수료하였다.2003년인터넷한겨레에'김홍모의시사펀치'를연재했고,2004년과2005년최초의시사장편만화를내보였다.또한'나의지구를지켜줘-태권브이편',등을오마이뉴스,뉴스툰에연재하였고,2006년서울애니메이션센타장르만화제작지원에당선,2010년부천국제만화제에서어린이만화상과일반만화상을받았다.인간미넘치는따뜻한화풍으로사회의식을담은작품을주로그렸다.

어릴때부터그림그리는걸좋아했다.집마당에쭈그려앉아녹슨쇠못으로흙바닥에그림을그리기도하고,함박눈이내린날은하얀눈밭위에발자국으로큰그림을그리면서놀기도했다.큰형이만화가라집에만화책이많았다.형이책상에앉아만화그리는모습이멋져만화가가되고싶었다.

작품으로만화『항쟁군』,『소년탐구생활』이있으며,『식민지소년』,『땅따먹기』,『대한민국아버지』,『변산바다쭈꾸미통신』,『뱀장어학교』,『어이쿠나호랑이다』등에그림을그렸다.펴낸책으로『좁은방』,「두근두근탐험대」(모두5권),「내친구마로」(모두2권)들이있다.지금은제주에서생활하며제주의이야기를담은만화를그리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1푸른봄
2출항
308:49
409:45
5파란바지1
6파란바지2
7탈출
8진도체육관
9목소리

2부
10안나
11거짓말
12발버둥
13결심
14어른
15플래시몹
16내가사는오늘
17나였다면

3부
18보내지못한문자
19언니
20트라우마
21인터뷰
22가족
23작은소망
24홀
25예약문자
26그날의꿈
27봄소풍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깊고어두운홀같은
그날의기억

작품은생존자‘민용’의시점에서시작한다.제주화물차기사인민용은육지에서일을마치고동료기사들과함께인천항에서제주행세월호에트럭을싣는다.안개가짙게껴출항이늦어지자차를빼서목포로향할까고민하지만얼마지나지않아출항한다는소식을듣고세월호에탑승한다.다음날인4월16일오전8시49분,아침식사를마치고쉬던중갑자기큰소리와함께배가기울어진다.동료들과구명조끼를입고갑판으로올라가려던차,“아저씨,여기좀도와주세요!”하는외침이들린다.세월호선내중앙의홀은배가직각으로기울어지면서낭떠러지가되었다.민용은소방호스를이용해홀에서학생들을끌어올렸고,구조된학생들이그가입고있던파란바지를기억하면서이후‘파란바지의인’이라는이름을얻었다.
스무명이넘는학생을구하고본인도구조되었지만그날이후,민용은심각한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겪는다.시간이지나도구하지못한아이들에대한미안함은떨쳐지지않았다.수차례자해를시도할정도로심각한트라우마에시달려온그에게여전히세월호의기억은‘홀’,깊고어두운구멍과도같다.7년이라는시간이흘렀지만그에게세월호는여전히현재진행형이다.

생존자의트라우마와
참사이후의삶

『홀』은세월호생존피해자의사연을다루지만,상당분량을피해자개인이아닌가족의시점과이야기에할애한다.작품의1부가민용의시점에서세월호참사당시의상황을그린다면2,3부는참사당시고등학생이었던둘째,응급구조학과를졸업한첫째,그리고민용의아내시점으로진행된다.“세월호친구들이살고싶었던내일”이자“세월호에서나오지못하는아빠의4월16일”을살아가는민용의가족은참사후‘변해버린’민용의든든한지지대가된다.
하지만피해자가족의삶에는도망치고싶고원망스러운순간도찾아온다.『홀』은그순간들까지그대로그려냄으로써재난의피해가당사자뿐아니라그가족과공동체로까지연장된다는점,그리고그피해의복구를위해서는가족과공동체,더나아가사회의역할이필수적이라는점을보여준다.416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미류는“진상규명은사건의조각들을이어붙여함께기억할말들을만드는일이다.구하지않은국가에책임을물을때,죄책감과분노와슬픔을떠도는마음도제자리를찾을수있다”고말하며참사의진상과책임소재규명은그자체로도중요하지만,생존자들을위한것이기도하다는점을짚는다.

기억하겠습니다,
여전히기억하고있습니다

『홀』은김동수씨를비롯해제주에살고있는세월호생존자24명뿐만아니라여전히트라우마로고통받고있는전국172명생존피해자모두의이야기이기도하다.세월호생존자중단원고학생이아닌‘일반인’생존자는거주지가각기다르고다른승객과연결고리가없어상대적으로덜기록되었고,덜기억되었다.『홀』은그빈자리를채우는역할을한다.
김동수씨가헤어나오기어려운트라우마에시달리면서도버틸수있었던것은든든한가족덕분이기도하지만‘기억하겠습니다’라는말처럼세월호를듣고,기억하고,다시말해주는사람들이있기때문이다.『홀』을통해김동수씨의시점에서세월호를함께기억함으로써세월호참사는세월호에탑승했던이들에게만있었던일이아닌,우리모두가함께겪었고지금도겪어내고있는일이된다.그것이바로‘잠시라도잊고싶은사람’과‘잊지않겠다고약속하는사람’이만나는통로가아닐까.세월호7주기,『홀』을함께읽는것은여전히우리가기억하고있다고말하는일이다.

추천사

잠시라도잊는게소망이되는사람이있다.잊지않겠다고약속하는사람이있다.이들은어떻게만날수있을까.“세월호친구들이살고싶었던내일”이자“세월호에서나오지못하는아빠의4월16일”을살아가는『홀』의생존자와가족들에게서우리는실마리를찾을수있다.진상규명은사건의조각들을이어붙여함께기억할말들을만드는일이다.구하지않은국가에책임을물을때,죄책감과분노와슬픔을떠도는마음도제자리를찾을수있다.우리는이렇게깊고어두운홀에계단을놓을수있다.김홍모작가가그랬듯,『홀』을통해우리는서로를구할방법을배울수있다.
미류(416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

세월호의기억은그를세월호선체내부의홀로빨아들인다.그가더구하지못하고나와야했던그홀,“조금만조금만더기다려주세요!”라고외치던아이들이남아있던그홀.한사람이라도더구하기위해온몸을기울였을그낭떠러지아래공간,그홀과거기남겨진사람들.그에게세월호를기억한다는것은그사람들을기억하는일이었고,구하지못한자신을미워하는일이었다.그가할수있는최선을다했음에도,그것은국가가할일이었음에도.김홍모작가는만화라는매체를소방호스삼아홀에서한의인을,그처럼괴로워하는생존자들을건져내려하고있다.이작업에더많은사람의눈길이필요한이유다.
조익상(만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