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 (염무웅 산문집)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 (염무웅 산문집)

$16.02
Description
우리 시대 어른 염무웅의 신작 산문집!
궁핍한 시대에 도착한 좋은 미래에 대한 한 줌의 희망
한국의 대표적인 지성이자 한국문학계의 거장인 원로 문학평론가 염무웅이 팔순을 맞아 산문집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를 펴냈다. 이번 산문집은 문학을 둘러싼 오늘의 삶과 현실을 통찰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간절한 마음과 깊은 사색을 담은 책이다. 지구 상황의 전면적 위기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현재, 염무웅은 인간의 현실이 지옥으로 화하지 않기 위해 당면한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나라 안팎의 역사적 경험과 관련서들을 소개하고 나름의 귀중한 사유를 펼쳐 보인다. 팔순의 나이가 무색하게 글마다 긴장감이 살아 있고 핵심을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눈매도 한결같고 도저한 나머지 차라리 혈기 왕성하다. 문학을 사회현실과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 바라보아야 정당한 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는 그의 입장도 변함없이 관철된다.
산문집의 제목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는 독일의 저명한 음유시인 볼프 비어만이 한국 인터뷰어에게 했던 말에서 가져온 것이다. ‘사회적 정치적 이상이 남김없이 실현된 낙원을 억지로 건설하려는 것은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는 비어만의 발언에 깊이 공감한 염무웅은 우리의 현실이 지옥에 이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각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이 책을 통해 널리 공유하고자 한다.
저자

염무웅

廉武雄
강원도속초에서출생하여경북봉화(춘양)에서초등학교를,충남공주에서중고등학교를,서울에서대학을다녔다.1964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문학평론이당선되어등단했다.
창작과비평사대표,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이사장,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을역임했고현재영남대명예교수,국립한국문학관관장으로있다.
평론집『민중시대의문학』『혼돈의시대에구상하는문학의논리』『모래위의시간』『문학과시대현실』『살아있는과거』,산문집『자유의역설』『반걸음을위한현존의요구』,대담집『문학과의동행』,공역서『문학과예술의사회사』등이있다.

목차

머리말대신에

1부
그립구나,조태일!/천이두선생의추억/실향의아픔넘어선문학의큰산/김규동선생의시적행로/김용태와함께보낸3년/김윤수선생과의30년/자유인채현국선생을기억하며/권정생선생님영전에/『샘터』창간시절의추억/열망과방황사이에서

2부
용산선언문3제/예술은예술가의것인가/40년만에공개된김수영의‘불온시’/『임꺽정』에서『국수』까지/언어들의엇갈린운명/던져진땅에서살아내는일/무엇을반대하고누구와연대할것인가/우리운명의결정권자는누구인가/문인의역할과작가회의의나아갈길/한국문학,경계선너머로한걸음내딛다

3부
무엇이삶을버티게하는가/‘압도적인절망과한줌의희망’/냉전의시작과끝/독일통일의경험이가르쳐주는것/가장가까운나라의아주낯선풍경/언젠가찾아올초월의날에/동아시아공동체·일본·한국/‘우리문제’로서의일본/은폐된전쟁으로서의분단/서경식의질문이우리에게뜻하는것

4부
두여름을기억하며/적군묘지가는길/‘10월유신’30년/‘임정’의시선으로‘용산’을보면/영국인참전용사의증언/국기는무엇을상징하나/3월,4월,6월그리고다시4월에/혁명적목표를비혁명적방법으로?/촛불을들고역사속으로/더나은세상을위한간절함/2박3일의방북,7분의절정/우리자신을위한베팅/분단시대를넘어선다는것

출판사 서평

오늘날문학이설자리는어디이고
문학인이마땅히해야할일은무엇인가
지옥에이르지않기위한우리모두의최선에대하여

1부의글들은저자와고락을함께해온문학예술인을중심으로불의한세계에맞서자기자리에서최선을다한소중한삶을돌아본다.문단,출판사(창비,신구문화사,샘터),문예운동단체등에서저자와가깝게지낸동료와선배들에대한추억담이기도하다.
고집과의리의사나이로통하던시인조태일,신구문화사의『현대한국문학전집』책임편집자로근무하던시절에필자로만난문학평론가천이두,평생을함께한큰형님같은소설가이호철,모더니스트시인으로출발하여기성체제에대한저항시인으로변모한김규동,가장높고가난한삶을실천한아동문학가권정생,민예총에서이사장과사무총장으로만나속에든것까지다꺼내보여준화가김용태,창비편집위원으로인연을맺어30여년을함께한미술평론가김윤수,원고료도지급하기어려웠던초창기의‘창비’에경제적도움을아끼지않은효암학원이사장채현국등을만날수있다.또한1970년4월에창간한월간『샘터』의초대편집장시절의흥미로운이야기등이소개된다.청소년시절의독서편력을자세히들려주는「열망과방황사이에서」는저자가어떻게‘문학’에발을들여놓게되는지를보여주는자전적에세이다.당시자신의집에서하숙하던대학생과교생실습나온대학생으로부터문학세례를받고이들의도움으로정신적으로성장해가는과정이진솔하게그려진다.
2부는문학예술을사회현실과의연관속에서살펴본칼럼성격의산문으로,오늘날문학이설자리는어디이고문학인이마땅히해야할일은무엇인지짚어본다.「용산선언문3제」는‘용산참사’에대한정확한인식과사태의정당한해결을촉구하는선언문형식의글로,현실문제에정면으로맞서는저자의입장이선명히드러나있다.「우리의운명결정권자는누구인가」는우리가해결해야할역사적과제인통일이근본적으로어떤문제인지따져보면서,문학이할수있는일이무엇인지차분히생각해본다.「문인의역할과작가회의의나아갈길」은한국작가회의의정체성을재정의하면서작가회의문학인들에게마땅히해야할일을촉구하는글이다.우리문학인들은다시문학이애초에발생했던근원으로돌아가야하고,또한비정규직노동자와청년실업자,노인과장애인,이주노동자와무주택자들이절망에빠져있을때,문학이그들가까이다가가그들의목소리를대변하지않는다면그것은우리의문학이라할수없다는것이다.
3부는냉전,분단,통일,북한등을연구한국내외저작들에대한독서칼럼이다.한반도의현실과관련된여러주제의인문서들을섭렵,소화하여책의내용과핵심논지를알기쉽게소개하면서거기에담긴소중한경험들을우리현실에비추어본다.「냉전의시작과끝」은냉전초창기의핵심적정책입안자였던미국외교관조지캐넌의저서(『미국외교50년』)와냉전해체에주도적으로기여한정치가미하일고르바초프의자서전(『선택』)을살펴본다.냉전의시작과끝에위치한핵심당사자들의육성을통해그때그들이무슨생각을했었는지들어보고,중심국가정책입안자들의머릿속구상이현실속에서어떤결과를만들어냈고그것들이약소민족의운명에어떤치명타를가하는지숙고해보게한다.「독일통일의경험이가르쳐주는것」은두권의책(『우리는이렇게통일했다』『변화를통한접근』)을통해우리보다먼저통일을이룬독일의소중한경험을전해준다.철저한사전준비야말로통일정책성공의담보라는점을일깨워주고우리의통일운동이가져야할철학적깊이에대해성찰하도록만드는책으로소개된다.특히,독일통일의주역중하나인시인이자가수인볼프비어만에매력을느낀저자는한국의통일문제에대한그의경고성발언에주목한다.즉한국의통일은독일과는비교가되지않을정도로엄청난위험성을지닌채우리들앞에다가올것이고,독일인들도비싼대가를치렀지만우리가겪을일에비하면별것아니며,남북통일을추구하되낙원을가져오리라는믿음보다는지옥에이르지않게하겠다는마음가짐이중요하다는것이다.요컨대희망은천상적이고이상적인것이아니라지상적이고현실적인것에근거를두어야하는것임을명심하자는것이다.「가장가까운이웃나라의아주낯선풍경」은일본에서북한을어떻게이해하고있는지살펴볼수있는대중교양서(『북한을읽는다』)와북한연구의방법론에서매우독보적인업적을이룬연구서(『극장국가북한』)를살펴본글로,북한에대한우리의왜곡된이해를바로잡는데중요한사실을제공해준다.「은폐된전쟁으로서의분단」은6·25전쟁의결과로조성된한반도의현실이어떤고유한원리에따라움직이는가를밝는데목적을둔책(『분단히스테리』)을소개한다.한국전쟁에관한기왕의저서들이‘전쟁은왜일어났는가’에초점을맞추었다면,이책은‘왜전쟁은끝나지않고있는가’‘왜분단은장기지속되는가’에초점을두고국제외교관계,남북관계,남북한내부의정치적관계속에서분단체제의작동원리를탐구하고있어현재의남북현실을제대로읽는데빠뜨릴수없는책으로꼽는다.
4부는우리역사와현실의여러문제를새롭게들여다보는한편,분단극복을위한우리의지난한도정을돌아보며자신의생각을가다듬는다.
오늘날‘10월유신’이박정희의개인적권력욕과인권탄압을표상하는상징으로굳어져버린것을반성하면서미국의세계전략이나한반도의분단구조와같은더넓은시야에서심층적으로바라볼것을권한다.(「‘10월유신’30년」)이른바‘태극기집회’에서휘날리는태극기와성조기를어떻게해석할것인가.그는태극기가대한민국의탄생과정에서민주·공화의지향을담고있는만큼,헌법과법률위반으로탄핵된자를구하기위해태극기를사용하는것은태극기에대한모욕이고헌정질서에대한공공연한도전이며,태극기보다큰성조기를대중시위현장에앞세우는것은굴욕적인매국행위에해당하는것이아닌지의심해봐야한다고말한다.(「국기는무엇을상징하는가」)한편,외세의지배를상징하는굴욕과수치의땅이었던서울용산한가운데독립운동공원을조성하여여기저기에초라하게흩어진독립지사들의묘소를이곳에모신다면대한민국의국가적정체성과정통성을드높이는상징이될것이라는의견을내놓기도한다.(「‘임정’의시선으로‘용산’을보면」)마지막글에서는분단극복의지를강하게드러낸다.유일한분단국가로남은우리가통일로가기위해서는‘통일의열망을자제하고남북간교류와협력의경험을오랜기간축적할필요가있다’는것,즉‘일상적실천과자기희생을동반한점진적성숙의현실적축적’이요구된다는것이다.(「분단시대를넘어선다는것」)

이렇듯염무웅의냉철한현실인식은과거와현재를폭넓게아우르며독자로하여금좋은미래를모색하게만든다.항상낮은자의시각으로세상을바라보는그는우연히‘던져진땅’에서끝까지잘살아내기위한우리모두의최선을이야기한다.그최선을향해부단히걸어갈때우리는한줌의희망이나마쟁취할수있을지도모른다.팔순을맞아하나의매듭을짓는이번산문집이후에염무웅의사유가얼마나더깊고멀리뻗어나갈지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