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18.00
Description
미술의 눈으로 보면 역사와 인류가 다시 보인다
미술이 보여주는 반전의 대서사시!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미술사를 풀어내는 우리나라 최고의 미술 안내자 양정무가 미술에 대한 우리의 오래된 고정관념을 환기하며 미술작품을 통한 사유와 감성의 확대를 모색한 책 『벌거벗은 미술관』이 출간되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미술의 장구한 역사를 인류 문명사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미술사학자이자 ‘인문학의 꽃’으로 불리는 미술사를 대중화하는 데 노력해온 양정무가 오랫동안 미술작품을 마주할 때마다 고민해오던 문제들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집요하면서도 자상하게 풀어낸다. ‘미술은 왜 끊임없이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속성을 보여주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고전미술의 신화화 과정을 파헤치고, 미술관에 들어설 때마다 느끼던 무게감을 초상화의 무표정성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이 밖에도 박물관과 시민사회의 함수관계, 화려한 미술 속에 담긴 질병의 그림자 등을 통해 인간이 미라는 추상적인 관념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축했는가를 살핌으로써 독자들을 미술에 대한 다각적인 성찰로 이끈다. 과거와 현재, 서구와 한국을 넘나들면서 펼쳐지는 설명은 직관적이고도 유려해서 저자의 치열한 문제의식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다. 풍성한 화보를 곁들인 양정무의 입체적 안내를 통해 독자들은 안온하고 고상한 세계로 여겼던 미의 세계가 격동하는 뜨거운 세계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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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미술원교수.어린시절,다락방에서발견한백과사전의삽화에마음을빼앗긴후미술을운명이라믿게됐다.유학시절도서관보다박물관에서더많은시간을보내면서미술관,박물관가이드를가장재미있게하는학생으로유명세를탔다.다양한학문의경계를넘나들며미술사를풀어내는데일가견이있어서지금도여러단체와기관에서강의요청이끊이지않는인기강사다.

서울대학교고고미술사학과...

목차

프롤로그“나도아르카디아에있다”아름다운미술속반전이야기

1장고전은없다
미술입시의석고데생우리가아는고전미술은짝퉁이다?색을입은그리스조각고귀한단순과고요한위대동경유학생들의충격개구리에서아폴로까지,아름다움의등급화전쟁과고대그리스미술인간을위한건축,파르테논신전의세계무기없는전쟁,고대올림픽고대그리스는몸짱이대접받는사회이제야드러나는고전미술의실체

2장문명의표정
미술은웃지않는다?미소를통해생을예찬하다,고대문명의첫표정웃음을금지하다,그리스고전기문명의표정신을찬미하다,중세시대문명의표정자신을드러내다,르네상스문명의표정바로크,초상화속에웃음이등장하다화가의얼굴권력의얼굴,권력에도전하는얼굴19세기,누구나초상화를갖게되다현대,웃음이라는가면

3장반전의박물관
박물관의역사는뜨겁다누가고전을지킬것인가?프랑스혁명,그리고공공박물관의탄생영국의경우,박물관에서미술관으로예술품을쓸어모은한량들엘긴마블,약탈로꾸민박물관의권위박물관,문화적전통과위엄을보여주다국민을위한미술관이탄생하다박람회에서박물관으로제국주의미술관의반전확장하는박물관들미래의박물관?

4장미술과팬데믹
새부리가면의정체피렌체를덮친흑사병자가격리가낳은문학『데카메론』흑사병으로인기가치솟은성세바스티아누스흑사병이미술의존재양식을변화시키다죽음과춤을추는사회재난이만들어낸공공미술프로젝트길드의자존심을건조각경연고통을통해위로를얻다예술가의삶을잠식한질병

에필로그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휴머니즘미술이야기

참고문헌
작품목록
이미지출처

출판사 서평

우리가아는고전미술은사실‘짝퉁’이다?
미에대한우리의관념은착각이나허상이다

사람들은흔히미술이라고하면고상하고우아하며품위있는세계에속한것이라고생각한다.고전미술의경우특히그렇다.현대미술은전위적인성격을띤경우가많아고전미술처럼고상한어떤것이라고여기진않지만우리현실이나일상과는동떨어진세계로인식한다는점에서는매한가지다.이책의저자양정무는그러한우리의관성적인인식에의문을제기하며‘1장고전은없다’의이야기를시작한다.‘고전이란무엇일까’라는질문에대해사실상고전은허상임을꼬집으며첫물꼬를트는것이다.이어서미술교육과정에서흔히접했던아그리파등의석고상을언급하면서고전미술이교육을통해우리의미감을형성하게된과정을날카롭게파헤친다.그리고석고상그리기(데생)라는특정한방식의훈련이어째서미술교육의기본이되었는지를역사적으로추적하면서결국특정시기(기원전6~4세기),특정지역(그리스)의미술이서구에서수천년동안아름다움의기준이되어온과정을살핀다.그과정에서드러나는진실은아름답지만은않다.고대그리스조각을복제한로마의석고상이그리스의작품으로잘못오해되면서순백색의대리석조각이이상화되는과정은곧백인종의우수성에대한근거로작용했고,이상적아름다움의결정체로여겨지는그리스조각은군국주의적이고남성중심적인문화속에서탄생한것이었음이흥미진진한서술을통해차례로드러난다.저자는아름다운미술에어두운그늘이있음을폭로하는것에서한발더나아가미의기준이구축되어가는과정을통해독자들이미에대해품고있는생각을재검토할수있도록이끌어준다.


인간을담는미술,미술을담는건축
초상화와박물관에담긴인간의욕망과시대정신

사람들이미술을어렵고심각한것으로생각하는데에는미술관의분위기도한몫한다.심각하고엄숙한표정으로관람객들을내려다보는초상화들앞에서면절로경직되고위축되기마련이다.저자는‘왜초상화에는웃는얼굴이드물까?’하는궁금증과호기심으로미술과웃음의관계에대해추적하다가결국각시대와문명을대표하는표정을탐구하는작업으로나아가게되었고,이내용이‘2장문명의표정’에압축적으로담겨있다.표정을통해문명의성격을포착하는이러한시도는굉장히참신한한편으로독자들의정서에직관적으로와닿는다.이장에펼쳐져있는다양한얼굴들과그표정을훑어보는것만으로도고대-중세-르네상스-근대-현대의시대정신이가늠될정도로표정이환기하는정서와사유가풍성하다.한편인간은시대에포섭된존재이기도하면서자기마음대로생각하는존재이기도하다.어떤시대를특정시대정신으로규정하고나면꼭그틈을미끄러져나가는존재들이있고,이는미술에서더욱선명하게포착된다.저자는신을중심으로세계의의미가규정되었던중세에도인간본연의생명력을뿜어내는얼굴들이있었음을놓치지않음으로써‘예술을낳는것이사회인가,개인인가’라는질문에대한진지한재고찰로독자를이끈다.
인간은미술에자신의모습을담는한편미술을위한집을만들어주기도했는데,바로미술관과박물관이다.‘3장반전의박물관’에서는박물관을둘러싼격동의역사가펼쳐진다.오늘날의박물관은고상한지식의성채또는편안한휴식의공간으로여겨지지만사실박물관이걸어온길에는제국주의의침탈의역사와통치의정당성을마련하려했던국가권력의욕망이고스란히담겨있다.이는비단과거의일만은아니다.프랑스,영국,미국,독일등많은나라들이여전히박물관을통해국가권력의통치를정당화하고,국가권력이내세우고싶은이미지를시각화하는데박물관을활용한다.건축을통해드러나는국가간의미묘한경쟁심,계층간의갈등은박물관역시그사회를비추는거울이라는점을선명히드러낸다.팬데믹시대로인해해외여행이거의불가능해진요즘,독자들은이책을통해전세계의다양한박물관들을그반전의역사와함께생생하게체험해볼수있을것이다.


팬데믹시대,고통이미술이되다
종교,경제,정치등삶의전분야를넘나드는미술사의진면목

코로나19가예상보다훨씬더장기화되어가고있다.저자는‘4장미술과팬데믹’의서두를열면서예전에역사책을읽으며접한흑사병,스페인독감등은그리현실적으로다가오지않았는데코로나19라는감염병을겪으면서미술속의질병과죽음을완전히새로운눈으로바라보게되었음을고백한다.코로나19가우리생활을변화시킨것처럼백신등의의료기술이턱없이부족했던과거에는감염병이당시사람들의삶을송두리째위협하는일이었고,그로인한변화가미술속에서도당연히나타났다.르네상스시대에발발한흑사병은사람들의일상뿐아니라사후세계에대한관념을뒤바꿔놓았고,종교적실천의양상및경제활동까지도새롭게규정했다.양정무는흑사병을둘러싸고벌어진미술의변화를당시의사회경제적맥락속에서파악하는한편,사람들의의식속에파고든질병과죽음에대한공포가어떻게미술의존재양식을바꿔놓았는지설명함으로써미술사라는학문이시대와미술을사유하는방식을보여준다.미술은부유한사람들이시각적사치를누리기위해만들어낸것만이아니었다.가난한사람들이내세의구원을빌기위해활용한것이미술이었고,필설로담지못할죽음과질병에대한공포를표현할수단이미술이었다.이처럼특정미술을설명하기위해서는미술을만들어낸이뿐만아니라그미술을사용한사람들의심리와사고방식,당대의세계관과종교적실천,사회경제적조건등을두루살필수밖에없다.그렇기때문에미술사를‘인문학의꽃’이라부르는것이며,이책은이러한미술사의진면목을대중의눈높이에맞춰입체적으로풀어내고있다.양정무의친절한서술과풍성한도판을따라가다보면미술의눈으로인류와역사를바라볼때인식과감성의지평이넓어짐을체험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