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18.50
Description
“뉴스가 나가는 동안,
세상은 이미 폭발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 언론인 손석희
한국사회를 뒤흔든 사건들의 중심에서 그가 직접 하고 싶었던 말들
손석희가 드디어 독자를 만난다. JTBC 「뉴스룸」 앵커석에서 내려온 지 1년 반 만에 저널리즘 에세이로 찾아왔다. 손석희 앵커는 그동안 「뉴스룸」 「100분토론」 「손석희의 시선집중」 등 대표적인 뉴스·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10년 이상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손꼽혀왔다. 특히 JTBC 보도부문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2013년 이후 「뉴스룸」을 중심으로 세월호참사와 국정농단 등 한국사회를 뒤흔든 사건의 핵심 보도를 주도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우리 사회가 더 큰 변화를 꿈꾸었던 그 시간, TV 화면에는 어김없이 손석희가 있었다.

이 책에는 그 변화의 시간을 되짚으며 손석희만이 남길 수 있는 기록이 담겨 있다. 200일 넘게 세월호참사 현장을 지키며 유족들과 함께한 이야기, 세상을 뒤집어놓았던 ‘태블릿PC’ 보도 과정, 대통령 선거, 미투운동, 남·북·미 대화의 현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등 하나하나 흥미로운 기록들로 채워져 있다. 국정농단 사건 5주년이 되는 지금, 우리가 그간 걸어온 길이 어떤 길이었는지 성찰하게 만드는 힘이 그 기록 속에 있다. 「뉴스룸」의 진행자이자 책임자로서 저자가 기획하고 실행했던 저널리즘 철학에 담긴 함의 역시 깊이 곱씹을 만하다.

저자

손석희

1956년서울에서태어나MBC아나운서로입사.성신여대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학생들과지낸후JTBC로옮겨뉴스를책임졌다.혼자쓴책으로는1993년에<역비>와‘풀종다리의노래’를만들었고,2021년에<창비>와‘장면들’을세상에내놓았다.

목차

머리말옛궁궐의문지기들을위하여

1부어젠다키핑을생각하다

1장프리퀄:‘2012년S그룹노사전략’
대한민국의앵커는무슨휴대폰을써야하는가/“손사장,그거내보낼수있어요?”/“뱉어놓은말이있으시니…”/어젠다키핑의프리퀄

2장그배,세월호
팽목항으로간날은오바마가온날이었다/노란색꽃잎들/진혼사/‘나라면어땠을까’/‘기레기’의기원은/다이빙벨은‘지푸라기’와도같았다/칠흑의바다에막내를묻고/“열달을품어서낳았는데…”/인간의얼굴을한저널리즘/바다에서온편지/유병언근영/“우리를절대용서하지마소서!”/“사장이날잊어버렸나봐요”/어젠다세팅못지않게어젠다키핑이중요하다

3장태블릿PC,스모킹건으로연판도라의상자
경비견/형광등/배신/오장육부/정모양/게이트키퍼/스모킹건/사망한백남기농민이태블릿PC보도를늦추다/폭발/공포/‘저널리즘을위해운동을할수는있어도…’/‘길라임’이‘길라임보도’를늦추다/‘조작설’의시작?/그들만의‘존재의이유’/“진실은단순해서아름답다”

4장대통령선거는불꽃놀이가아니다
불꽃놀이/에리카김이라는나비/“MB가당선되면손석희는끝이다”/“박근혜후보가인터뷰하겠답니다”/“시간을일주일만앞으로돌릴수있다면…”/고구마인터뷰/통섭이란/“마주보고토론하시지요”/“손선배는빠지랍니다”/마지막토론/거기에불꽃놀이는필요없었다

5장미투,피할수없는
빈공간에서지현의이름을넣다/그가대답했다.“그것을깨닫는데에8년이걸렸다”고/김지은이라는이름을듣다/그에게물었다.“거부하지는않았느냐”고/세상의변화는조화로움속에서만오지않는다

6장우리는평양에가지않았다
우리집에는북한텔레비전이나왔다/“손석희가평양으로간다”/“손석희선생이랑잘하는것같은데왜그렇게질문하오!”/평양을가려하다/“바람에따라돛을바꿔다는사람이아니어서…”/화살,시위에얹다/“이번방문은판을깨러가는게아닙니다”/바람은불어오지않았다

2부저널리즘은무엇이어야하는가?

1장공영방송에서종편으로
공영방송의사나운운명/먼곳에서들려온북소리/JTBC에세번첫출근하다/세가지에더해‘품위’를넣은것은/“언론계선후배지간에밥은…”/로봇물고기를위하여/소셜테이너/‘노래’에게도모욕적인…/예정또는예감/케임브리지의날씨는맑았다/이적전야/“온놈이온말을하여도…”/한지붕두가족?/장사의도구

2장저널리즘에서운동으로?
“돌아오라,손석희!”/‘기레기’없는세상에살고싶다면/우리의숨은더가빠질것이다/‘…운동을위해저널리즘을하진않는다’

3장레거시에서디지털로
“텔레비전은나의생애안에서태어나고스러져간다”/다음인가네이버인가/포스트트루스시대?/부수적피해/권위도스러져간다.한생애안에서…

4장코너를돌면새로운저널리즘이보인다
기원은큰빗이끼벌레였다/인문학,그리고수미상관법/“노회찬에게작별을고합니다”/“한놈만미안하다고해라…한놈만…”/‘바람은언제나당신의등뒤에서불고…’/‘안함.다들아파서…’/천번을더바로잡아도/야사기자/우리의삶을지배하는것은/“내일날씨는…”/시대는변한다/이주일의「젊음의음악캠프」/카리브에서온편지

5장저널리즘의선한설계를위해
“한두번도아니고지속적으로기사를가로채는…”/‘장사’를포기한뉴스/“손사장의취지에는공감하지만…”/짜릿한시작,고통스러운지속/민주주의,인본주의,합리적진보,그리고악어떼

에필로그뉴스룸을떠나다
“손석희씨!다시들어가야겠어!”/시한부/다시먼곳에서북소리가들려왔다/독배/farewell

출판사 서평

세월호와태블릿PC에서‘어젠다키핑’을생각하다
인간의얼굴을한저널리즘

「뉴스룸」의진행자이자책임자로서저자가기획하고실행했던저널리즘철학의핵심은‘어젠다키핑’이다.전통적인언론의기능으로언급되어온의제설정기능(어젠다세팅)에서한발더나아가의제를꾸준히지켜냄으로써시민사회에기여한다는개념이다.저자는앞서언급한굵직한사건들을보도하면서이개념을머릿속에떠올리고실천했다.세월호참사보도는그시작이었다.이사건은발생한당일부터언론에대한비판이비등했다.제대로보도하지않는기자를쓰레기에비유하는‘기레기’라는말도그때부터퍼져나갔다.그런가운데「뉴스룸」은점차실종자가족을제외하고모두가떠나게된팽목항과목포신항현장에서1년가까이버티며보도를이어갔다.그과정에서「뉴스룸」은무엇보다희생자가족들의신뢰를얻었고,‘바다에서온편지’등의보도를통해우리사회가세월호참사를계속해서되새기는데중요한역할을했다.
그리고그것이다시(겉으로는무관해보이는)국정농단사태의태블릿PC보도로이어진사실은어젠다키핑의가치를증명한다.「뉴스룸」의세월호참사보도를눈여겨보던한시민이취재에협력하면서국정농단보도의새국면이열린것이다.우리가아는것처럼태블릿PC보도는박근혜정부의몰락을가져온국정농단사건의‘스모킹건’이었다.2016~17년촛불집회와탄핵결정으로이어지는국면에서태블릿PC는진실의힘을대변했다.그모든과정이「뉴스룸」과손석희에대한시민들의신뢰로이어졌음을우리모두알고있다.
이책의1부에는세월호참사와국정농단사건을포함해어젠다키핑의관점에서저자가경험하고보도해온사건들이담겨있다.예외없이화제의중심에섰던삼성관련보도,대통령선거보도,미투보도,남?북?미대화국면의보도등이다.이보도들은언론인손석희에게도,신생뉴스채널인「뉴스룸」에도저널리즘이무엇인지성찰하고증명하는과정이었다.각사건마다맥락이다르고시청자들의반응도조금씩변했지만,저자는이기간을‘본래적의미의저널리즘’을실천하기위해달려온시간으로기억한다.

‘기레기’와‘탈진실’의시대
새로운저널리즘에대한고민과「뉴스룸」

2부에서는저자의저널리즘철학이더구체적으로제시된다.공영방송,레거시미디어와디지털,‘단독’경쟁,‘기레기’,언론과정치등핵심적인주제에대한고민을개인적인체험에녹였다.이모든사안을‘몸으로’겪으며때로는호응을얻고때로는낙담해야했던여러이야기들속에서언론인손석희의저널리즘과오늘날우리언론의과제가드러난다.
「뉴스룸」의새로운코너들은그런고민을뉴스책임자로서돌파하고이상적인방송저널리즘을실천하려고했던시도다.한국방송사상최초로뉴스진행자가그뉴스의책임자를겸하고,뉴스방송시간도파격적으로늘렸던당시의「뉴스룸」은세부코너에서도새로운실험을선보였다.한국최초의뉴스앵커에디토리얼코너‘앵커브리핑’,가짜뉴스시대에사실보도를겨냥한‘팩트체크’,뉴스의뒷이야기까지뉴스로만든‘비하인드뉴스’,대중문화를포함한각계문화인사를인터뷰한‘문화초대석’,시대를대변하는노래를통해뉴스의의미를확장한‘엔딩곡’까지,「뉴스룸」코너를보면새로운저널리즘이보였다.
「뉴스룸」의신생코너들은메인리포트못지않게화제를불러왔다.TV를가득채운‘앵커브리핑’화면앞에서라이브로논평하는손석희앵커의모습은당대뉴스의중요한장면으로남았다.정우성,봉준호,이효리와의격의없지만긴장된대화는그날의‘문화뉴스’로회자됐다.‘팩트체크’는한국사실보도의새지평을열었다고평가받을뿐아니라국제적인인증까지얻어냈다.

본래적의미의저널리즘을말한다는것

2020년신년토론을끝으로손석희는「뉴스룸」을떠났다.30년넘게맡아왔던뉴스진행도내려놓았다.스스로“레거시미디어시대의말석에앉아버티다가운좋게디지털시대로넘어온사람”이라고말하곤하는그가‘포스트트루스’의시대에저널리즘의정석을말하는이유는무엇인가.

‘페니프레스’(PennyPress)의시대에온갖선정주의가만연했어도오히려이른바정론지가필요했던것처럼.한국사회가아무리양단,혹은그이상으로나뉘어서지금과같은비합리적쟁투를계속한다해도,우리가버틸수있는것은합리적시민사회가존재하기때문이다.
거창하게쓸필요없이,이는그냥자연스러운것이다.디지털시대에미디어가수익구조로들어서기위해서도더욱그렇다.똑같이쏟아내는저급하고,극도로뻔하게정치편향적인기사에굳이돈을낼필요는없다.그런것들은어차피공짜로넘쳐나고있지않은가.만일기사가치에따라시청자나독자들에게비용을청구하고싶다면그럴만한가치가있는기사를써야하는시대가올것이다.
―「머리말」에서

언론도,그리고어쩌면독자나시청자도‘각자의진실’을말하는시대에,공정한진실을추구하는정론의가치가‘자연스럽게’회복될것이라고말하는목소리에귀기울이게되는것은손석희라는언론인이갖는힘일것이다.종종멀리돌아가고가끔은멈추거나뒷걸음질하더라도각자의영역에서타당한선택을해나가면앞으로나아갈수있다는것.단단하고분명한특유의어투로그가마지막까지지켜낼목소리다.
2021년,손석희는그렇게현장으로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