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왔던 그 모든 당신 (안도현 산문집)

내게 왔던 그 모든 당신 (안도현 산문집)

$14.12
Description
“그래도 살아갑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좋아질 거라는 희망으로.”
가슴을 울리는 문장으로 돌아온 안도현 신작 산문집
‘사람의 마을’을 더 따듯하게 일구는 ‘당신’들에 대한 이야기
지난해 8년 만에 선보였던 시집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창비 2020)로 한층 무르익은 통찰과 시적 갱신을 보여주었던 안도현 시인이, 단독 산문집으로는 『그런 일』 이후 5년 만에 신작 산문집을 펴냈다. 2015년부터 2021년 최근까지 써온 글들을 묶은 이번 산문집은, 시를 쓰지 않았던 시기에 만난 사람들에 대한 곡진한 사연, 집을 지어 경북 예천으로 귀향한 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 사랑하는 시와 책에 대한 이야기 등을 차분하고도 살뜰한 문장에 담아 우리의 바쁜 매일을 돌아보게 하며 이 책을 읽게 될 수많은 독자의 가슴을 또 한번 울릴 것이다.
코로나19로 더욱더 비틀려가는 우리 삶을 섬세한 눈으로 바라보는 시인은 더 작고 느린 것의 가치를 통찰력 있는 언어로 풀어놓는다. 자연 속에서 만난 새와 식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며 시인은 바쁘게 살았기 때문에 지난날 잊어버린 것들을 되찾아가는 회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잊어버리고 또 잃어버린 것은 지난날 만났던 아름다운 사람이자 자연이고 그들과의 관계이며 세월에 잊힌 시 한편, 노래 한소절이기도 하다. 시인이 만난 ‘그 모든 당신’들은 이렇게 우리에게 다시 찾아와 ‘사람의 마을’을 한층 더 따듯하게 일궈낼 것이다.
저자

안도현

安度眩
시인은1961년경북예천에서태어나1984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등단했다.시집『서울로가는전봉준』『모닥불』『그대에게가고싶다』『외롭고높고쓸쓸한』『그리운여우』『바닷가우체국』『아무것도아닌것에대하여』『너에게가려고강을만들었다』『간절하게참철없이』『북항』『능소화가피면서악기를창가에걸어둘수있게되었다』,어른을위한동화『연어』『연어이야기』『관계』,동시집『나무잎사귀뒤쪽마을』『냠냠』『기러기는차갑다』,산문집『가슴으로도쓰고손끝으로도써라』『안도현의발견』『잡문』『그런일』『백석평전』등을펴냈다.석정시문학상,소월시문학상,노작문학상,이수문학상,윤동주상,백석문학상등을수상했으며,현재단국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로있다.

목차

책머리에

1부_좋은사람들
큰절을올리고싶은통영의어른제옥례선생/걷고또걷는맑은선비김기현선생/‘문학동네’손떼고떠나는강태형대표/부안시장에서물메기탕잘끓이는장순철여사/전북익산왕년의주먹대장조석기사장/애써심심하게살고싶은박성우시인/시의첫걸음을가르쳐주신도광의선생님/5월을노래하는가수김원중/모악산아래사는청년작가유휴열화백/나보다시를잘쓰는열살꼬마시인이건/나를두목이라부르는내친구정진섭/살아있는기억의역사,100살의김병기화백/딱따구리에미친남자김성호교수/돌아온탕아같은시인박기영/영락없는안동촌놈안상학시인/큰귀를가진따뜻한진보교육감김승환/아름답고쓸모없기를꿈꾸는시인김민정/무한히착하고매사에지극한시인유강희/암수술이겨낸봄꽃같은제자이정민/내가아는가장진보적인할머니선쌍임여사

2부_몸속잎사귀를꺼내흔드는날
임홍교여사약전/구리실과바디힌잎나무/남방큰돌고래보호구역/돌담을쌓으며/동시를읽는겨울/마당을나간암탉/멧돼지생존입장문/새들의안부를묻는다/시란무엇인가/시와식물/아,변산반도/팽나무에대한편애/책을읽지않는어른/자두와추리의관계/영양수비면자작나무숲에서/초간정가는길/광기와윤리/내성천을때리지말아주세요/숲과나무들의장례

3부_그래도살아갑니다
평양은멀지않다/배차적과배추적과배추전/너를마지막으로나의청춘은끝이났다/때를맞추는일/권태응선생님께드리는편지/몇무릎몇손이나모아졌던가/우물에빠져있는동시/문학자산의기억방식/세계는배반하면서성장한다

출판사 서평

섬세하고통찰력있는언어로그려낸
사람과자연그리고삶

‘좋은사람들’이라는부제를붙인1부에는시인의인생에영향을끼쳐온사람들20명의이야기를묶었다.시인박성우박기영안상학,화백김병기유휴열등명사부터,제자와친구,지역에서교류한일반인까지두루다양한사람들의면모가담겼다.고등학교시절은사인도광의선생의이야기를담은글에서는시인이처음시를쓰기시작한습작시절을엿볼수있다.시인이기도한선생의시가시인의시세계에어떤영향을끼쳤는지를이야기하며자신을처음시인으로만들어준순간에대해고백하기도한다.또전교조활동을하다해임된이후다시아이들을가르치게된고등학교에서만난제자이정민의이야기를담은글에서는제자가결혼을하고아이를낳은뒤암투병을하기까지과정을지켜본순간순간들을풀어놓는다.“몸이고장나면서나는비로소멈추는법을알았다”라는제자의글을인용하며시인은“숨고르기가필요”한삶의속도에대한이야기를독자에게전한다.1부에는이렇듯시인이맺은인연곳곳에사람살이에대한성찰이담겨있거니와그자체로도훈훈하고재미있는우리네삶의이야기이기도하다.
2부‘몸속잎사귀를꺼내흔드는날’에는어느새시인의삶에주요하게자리잡은‘식물성’의눈으로바라본비틀린세계의현실,그토록간결해진마음으로읽는시와책이야기가담겼다.또올여름돌아가신어머니의약전을쓰고그것이한편의시로만들어지기까지의이야기,고향예천에집을짓고마당에돌담을쌓으며“이세상에쓸모없는돌덩이는하나도없다”는귀한발견을한순간,아침저녁으로지저귀는새소리를들으며“새들의이름과거처와안부를잘아는사람이되고싶다”라고다짐하는목소리도접할수있다.그가작년에펴낸시집에서「식물도감」이라는독특한연작을선보인연유를이번산문집에서찾아볼수있다.이런순한마음은자연스레좋은시를발견하는눈으로도발현되는데,논산한글학교어르신들이쓴시를인용한「시란무엇인가」라는글에서는단순해지는법을잊어버렸기때문에우리가잃어버린세상을보는어떤태도에대해이야기하기도한다.
3부‘그래도살아갑니다’에는지금의현실을딛고우리가나아가야할방향에대한고민이담겨있다.그중에서도2018년남북정상회담때특별수행단으로평양땅을밟았던기행문「평양은멀지않다」가특히눈길을끈다.시인이처음먹어본북쪽음식의이름들은마치시속의낯선시어처럼들리기도한다.백두산에서는구절초로짐작되는식물의씨앗을봉투에넣어오기도했다는데,시인의고향에서싹을피우게될식물의모습을언젠가시인의시에서만나볼수있을지도모를일이다.
이번산문집에서시인은주로듣는쪽에서있다.사람들의이야기를듣고새와식물,동물의말을그저듣는다.그렇게자연의섭리를따라가며계절의흐름을듣다보면발견하게되는삶의작은재미도있다.

물메기탕옆에숭어회가빠질수없다.겨울에는살이볼그레한숭어회를한접시같이주문해야제격이다.소주도물론빼놓으면안되겠지.햇살이따듯해지고냉이꽃이피기시작하는봄에는주꾸미와도다리탕이좋고,여름철엔갑오징어회,가을에는전어회와꽃게무침이그만이다.(「부안시장에서물메기탕잘끓이는장순철여사」36면)

제철음식을찾아즐기는시인의발길을가만히따라가다보면“봄에는꽃밭에심을것들을궁리하고,가을에는봉투에다꽃씨들을받고,헛간벽에무시래기를내걸고”산다는느린삶의속도를만나게된다.철따라제철음식을먹고봄에는씨앗을뿌리는일은우리삶을조금더정성스럽게살아보자는궁리이다.그리고시인은말한다.“말수를줄이고,크게소리지르지않고시간을보낸다.내일은오늘보다조금더좋아질거라는희망으로.”(「책머리에」)자연을돌보는시인의섬세한눈과마음을따라갈때우리가사는세상은조금더나아지고따듯해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