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의 정치 (유전자 조작에서 디지털 프라이버시까지)

테크놀로지의 정치 (유전자 조작에서 디지털 프라이버시까지)

$24.00
Description
책임있고 윤리적인 기술진보라는 중도의 길은 가능할까?
과학기술학의 개척자 실라 재서노프,
세계를 움직이는 기술과 정치의 관계를 묻다
과학기술과 인간, 사회의 상호작용을 탐색하는 과학기술학(STS,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분야의 개척자이자 세계적인 권위자인 실라 재서노프의 대표작 『테크놀로지의 정치』(원제 The Ethics of Invention)가 출간되었다. 유전자 조작에서 디지털 프라이버시까지, 눈부신 과학기술의 진보를 일구어온 인류가 새롭게 맞닥뜨린 윤리적·법적·사회적 곤경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 집요하게 풀어냈다. 우리가 선호하는 기술은 지나친 이익과 편의 지향으로 인해 관리 및 통제를 지향하는 기술, 즉 ‘오만의 기술’이었음을 지적하고 불평등의 해소와 인간 존엄성의 회복을 지향하는 ‘겸허의 기술’을 제안한다.

저자 실라 재서노프는 환경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 코넬대 교수로 부임해 STS 학과를 최초로 설립했고 하버드대로 자리를 옮겨 STS가 제도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 책은 그가 안전·보건·환경 규제, 생명윤리, 특허 분쟁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논쟁적 이슈들에 대해 실행한 국가 간, 문화 간 비교 분석을 집대성한 결과다.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인 인도 보팔 가스누출참사와 생명윤리 논란을 낳고 있는 맞춤아기, 대리모 산업의 사례를 조망하는 한편, 위키리크스 사건과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을 들어 빠른 속도로 팽창하는 디지털 혁명 속에서 프라이버시와 사상의 자유가 어떻게 위협받고 있는지 법과 제도의 차원에서 논한다. 기후위기 등 환경재난과 인간성의 상실에서 비롯된 전쟁, 테러에 시달리고 있는 인류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는지 모른다. 어두운 전망 속에서 과연 책임있고 윤리적인 기술진보라는 중도의 길은 가능할까? 이 책은 우리가 STS, 즉 과학기술학이라는 낯선 학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호소력 있게 역설하며, 과학기술의 진보가 민주적 통제의 대상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심화를 위해 비판적으로 해부되어야 할 정치의 장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

실라재서노프

SheilaJasanoff
미국하버드대존F.케네디공공정책대학원의과학기술학석좌교수.하버드대수학과를졸업하고역사언어학으로박사학위를받은후,같은대학로스쿨을나와환경전문변호사로활동했다.1978년코넬대교수로부임해과학기술에관한인문학·사회과학학제적연구분야인과학기술학(STS,ScienceandTechnologyStudies)학과를설립했으며,1998년하버드대로자리를옮겨STS가제도적으로정착할수있도록지속적인노력을기울이고있다.안전·보건·환경규제,생명윤리,특허분쟁등과학기술과관련된논쟁적이슈들에대한국가간,문화간비교분석을통해현대민주주의사회에서나타나는과학기술과정치·정책·법사이의다층적·다면적상호작용을비판적으로해부해왔다.저서로는국내에번역된『누가자연을설계하는가』『법정에선과학』외에도,TheFifthBranch,ScienceandPublicReason,CanScienceMakeSenseofLife?등이있다.과학기술학의대표학회인‘과학의사회적연구학회’(4S)회장,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이사등을역임했다.

목차

한국의독자들에게

1장기술의힘
2장위험과책임
3장재난의윤리적해부학
4장자연을다시만들다
5장인간에대한조작
6장정보의거친첨단
7장누구의지식이고,누구의재산인가?
8장미래를되찾다
9장사람을위한발명

감사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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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기술문명이그저장미꽃밭은아니다”
기술진보는어떤윤리적곤경을낳고있는가?
기술진보는분명매력적이다.기간산업에투자해농업중심이던경제를빠르게산업화하고아시아의4대신흥공업국중하나로성장한경험이있는한국에서는기술혁신이진보의강력한동인이라는믿음이지배적이다.기술자체가공공선으로비치기도한다.하지만이책은일반적인믿음과는다른이야기를들려준다.“이장미꽃밭속에서기술의부정적영향을예견하거나미연에방지하는것은누구의임무인가?”인도보팔가스누출참사이후수년이지났지만여전히그로인해고통받은사람들이존재하고아무도책임을지지않는다.“우리는위험을예측하고방지하며책임을논할도구와수단을가지고있는가?”인류는핵전쟁의위험을충분히알고있지만핵무기개발을포기하지않는다.기술발전이더유익하다는결정론적인가정아래군비경쟁은심화되고실재하는위험가능성은도외시된다.“기술발전은부와권력의격차에어떤영향을미치는가?”전세계에서고속데이터통신망기술을경험할수있지만사람들은거주지역과수입,교육과직업에따라다른경험을한다.자연히기술경험에따른사회적격차또한발생한다.(21면)
이렇게저자는기술진보의이면을비추는여러질문을던지며우리가잘이용한다고믿은기술이실은우리의삶을지배하고있다고말한다.기술이우리삶을더낫게바꿔주리라는무조건적인통념에반대해야한다고주장하며상대적으로새로운학문분야인STS의관점에서과학기술이법,제도,그리고인간의삶과만날때도출되는논쟁적지점들을면밀하게살펴보자고제안한다.(46면)

테크놀로지는왜비판적으로해부되어야할정치의장인가?
2장‘위험과책임’과3장‘재난의윤리학’에서는기술혁신이수반하는각종위험과산업재해의사례를살피면서그것이어떻게관리되고무시되는지질문한다.1960년대부터냉장고,에어컨등에불연성냉매로널리쓰인염화불화탄소가오존층을파괴하고있다는사실이뒤늦게알려졌다.이것이지구온난화를야기하는상당한위협으로인식되기까지15년이넘는시간이더걸렸고,국제공동체는1989년에야몬트리올의정서를발표해생명을위협하는화학물질의생산을중단했다.이런사례는과학기술의발전에상응하는위험분석의특징을보여준다.위해의예측은정밀하지못하고언제나너무늦게이루어지며,조기경보는무시되고관리의책임은산만하게분산된다는것이다.그결과일어난대표적인산업재해가1984년인도보팔의유니언카바이드화학공장에서일어난가스누출참사다.이사건은기술재난이일어날경우가난한사람들이부자들보다더큰고통을겪는다는익숙한각본을보여주면서도전문가예측의한계·제한적인보상·구조적불평등의원천이라는산업재해의세가지근원적문제를여실히드러냈다.이런사건의재발을철저히방지하고기술을민주적으로통제하기위해서는혁신의가치나경제적편익뿐아니라지구환경과사회정의까지고려하는윤리적인거버넌스가필요하다.
4장‘자연을다시만들다’와5장‘인간에대한조작’에서는유전자조작,생의료과학기술의진보가제기하는윤리적·도덕적질문들을탐구한다.예컨대유전자변형생물체(GMOs)들은산업현장에서골치아픈거버넌스의문제를제기한다.이것들이전지구적규모의생태계와인간의건강에초래할결과는‘거대한모름’으로남아있기때문이다.대리모가아기를출산했을때부모의권리를둘러싼난제들이나,특정유전형질을인공적으로선택하는‘맞춤아기’의가능성등인간의생명현상을조작하는문제는윤리,법률,정책의차원에서한층더복잡한쟁점들을제기한다.‘줄기세포시대에생명은어디서시작하고끝나는가?’‘생명이상품이될수있는가?’같은질문들은법이나제도못지않게정치와윤리범주에속한문제다.
6장‘정보의거친첨단’에서는디지털혁명속에서프라이버시와사상의자유에드리워진위기의그림자를묘사한다.과연사이버공간은자유로운장소인가?2013년에드워드스노든은미국가안보국이영국의중앙정보부와협력해인터넷에서방대한양의정보를매일수집하고있음을보여주는문서들을대거폭로했다.저자는이를검토하며우리의전자통신은정부의보호를받지못하며,사실은엄청난통제속에놓여있음을드러낸다.거대온라인상거래시장의알고리즘문제도거론한다.소비자들을잠재적공략대상으로보고페이스북이70만명의익명이용자에게동의절차없이수행한기분실험을소개하며이를방지하고검토할윤리적장치는존재하지않는다고비판한다.온라인에서‘잊힐권리’에대해서도마찬가지다.저자는제도의미비함을인정하고헌법과같은기존의법적·윤리적개념틀이온라인상의자유와프라이버시에대한새로운상상력을신장하고수용할수있는유연성을지녀야한다고강조한다.
7장‘누구의지식이고,누구의재산인가?’에서는지식재산권문제로눈을돌린다.인간의몸에서분리한유전자로실험을할때그결과물은누구의소유인가?저자는생의료연구에공헌한세포주를제공했음에도어떠한댓가도받지못했던헨리에타랙스의사례,유전자를둘러싼각종특허소송의사례를돌아봄으로써자유로운과학탐구의이상과지식을독점해야한다는현실적판단사이에서긴장을유발하는규칙들을검토한다.특히필수의약품에대한특허를엄격하게강제함으로써삶과죽음을통제하는제약산업의힘을숙고해야한다는저자의주장은백신과치료제를어떻게공평하게분배해야할지현명한판단을요하는코로나19대유행시대에특히뼈아프게와닿는대목이다.
8장‘미래를되찾다’와9장‘사람을위한발명’에서는과학기술의통제와거버넌스의문제를탐구한다.저자는그간과학기술의힘을관리하는데참여한이들이주로기술관료들이나과학자,금융가들이었음을지적한다.반면대중들은무력한소비자로만정체화될뿐기술진보의방향에대해전혀발언권을갖지못했다.여기에민주주의가결핍되어있다는것이문제다.저자는과학기술이법과제도만큼이나사회에질서를부여하고이득과부담을분배하는권력의통로이자강력한거버넌스의수단임을강조하며,기술통치라는게임의규칙을정하는힘을자본과산업,그리고대의제의정치적대리인들에게서환수해새로운윤리적·정치적선택을가능케할의지와상상력을발휘해야한다는메시지를전한다.

‘오만의기술’에서‘겸허의기술’로나아가기위하여
코로나19대유행속에서한국은각종검사와접촉자추적시스템덕분에2021세계보건안전지수보고서에서전염병에대비가잘된상위10개국에이름을올렸다.그러나일각에서우려하는바와같이사태가종식된후에도생체정보및추적장치들이계속쓰인다면어떨까.국가는우리가모르는사이에감시와통제의주체가되어프라이버시와자율성의상실을초래할수있다.이미우리는온라인상에서데이터수집과심리적통제의대상이되어버린스스로를발견하고움찔할때가있다.앞으로기술혁신의정치적·윤리적차원들에주목하지않는다면혁신의댓가가얼마나우리를괴롭힐지예상할수없는일이다.어떻게하면인간이만든기술이인간을통제하지못하도록예비할수있을까?과학기술의힘으로평등한사회를이룩할순없을까?기술발전이급속도로진행되는만큼편리하지만위험할수있는‘오만의기술’을옆으로밀어두고평등과책임,그리고생명에대한존중을잊지않는‘겸허의기술’을요청해야할때다.(7~9면)책임있고윤리적인기술진보의가능성을자신의문제이자민주주의정치의핵심논제로삼고자하는모든시민에게든든한가이드북이되어줄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