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고백들 (이혜미 에세이)

식탁 위의 고백들 (이혜미 에세이)

$14.00
Description
혀끝으로 기억되는 어느 날처럼
은밀하고, 사랑스럽고, 새콤달콤한 에세이
2022년 봄, 진한 맛과 향으로 모두의 오감을 자극할 매혹적인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2006년 등단 이후 써내는 글마다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새롭고 싱그러운 문장을 선보여온 이혜미 시인의 첫 에세이집 『식탁 위의 고백들』은 그의 취미이자 주특기인 요리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아보카도, 달래, 당근, 토마토 등 식재료에 관한 글부터 파스타, 스테이크, 치즈, 스프와 스튜 등의 본격적인 요리,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를 만드는 과정과 그에 따르는 폭넓은 단상을 책 한권에 응축해 담아냈다. 특히 글과 함께 곳곳에 배치된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사진은 이 책을 읽는 이의 입맛을 한껏 돋운다. 저자는 “요리는 접시에 쓴 시, 시는 종이에 담아낸 요리”(「저자의 말」)라며 요리가 시를 쓰는 일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요리를 문장으로 옮긴 이 책에 여타 요리 관련 도서에서 체험할 수 없는 풍부한 감수성이 스며 있는 것도 저자가 시를 쓰듯 한 문장 한 문장에 최선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이 책은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요리 입문서이자, 따뜻하게 마음을 데워주는 에세이집이자, 강렬하고도 매력적인 문장으로 꾸며진 일상 기록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저자

이혜미

1988년경기안양에서태어나건국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대학원박사과정을수료했다.2006년중앙신인문학상으로등단했다.시집『보라의바깥』『뜻밖의바닐라』『빛의자격을얻어』,에세이집(이하공저)『시인,목소리』『촛불의노래를들어라』『당신의사물들』『어쩌다당신이좋아서』등이있다.

목차

부드럽게무르익은눈빛을만나러:아보카도
향을볼모삼아지금을가둘수있겠니:달래
주홍단검을들고어둠을헤치며:당근
옥탑편지①빛과그늘의영토에서
온통빛으로흘러넘치는그릇들이라서:선드라이토마토
망가트리기위한무지개를만들게요:콥샐러드
수란을만드는마음
여름의무른눈가들:복숭아,무화과,자두
라자냐의갈피
동그라미수집가:라따뚜이
옥탑편지②꽃에게색을빌리는기쁨
은둔자의파스타:콘킬리에
어두워질수록달콤해지는:프렌치어니언스프
스튜에는모서리가없으니까:스모크크림스튜
놓쳐버린눈빛과구름들에대하여:리코타치즈
사랑은안키모같네요
굳이애써웰링턴
옥탑편지③퍼져오는빛을통해시간을바라보기
지금여기,페스토
카레에관한열두개의메모
두가지의밤과낮:무사카,멜란자네
미래를향해묻어둔약속:그라브락스
작은배를모아짓고:파피요트
까눌레라는결심
옥탑편지④눈사람과함께저녁을
반려밤과의일주일:마롱글라세
유자와의겨울약속
우리의작은댐이무너지지않도록:드립커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사계절의식탁위에차려진
맛있고따뜻하고감동적인한끼

총28개장으로구성된『식탁위의고백들』은전채,메인디시,디저트가어우러져한권을읽고나면풍성한만찬을즐긴듯한느낌을받는다.특히봄,여름,가을,겨울각각의정취를녹여낸다양한요리들로일년사계절을꼼꼼하게담아내읽는동안지루할틈이없다.제철인달래를넉넉히사서돌아오는길을함께하며확끼쳐오는봄내음을함께맡을수있고(「향을볼모삼아지금을가둘수있겠니」),여름에폭발하듯이자라버린바질모종으로페스토를만들며“혼자넘쳐나버린감정”을반추하고(「지금여기,페스토」),밤으로만든디저트인마롱글라세를정성스럽게만들며무언가끝내고싶지않은가을밤을떠올리고(「반려밤과의일주일」),겨울오일장에서산유자를썰며“날선말들을소중히받아간직한”나의옛날을추억해보는식(「유자와의겨울약속」)이다.

‘웰링턴’‘무사카’‘멜란자네’‘그라브락스’‘파피요트’‘안키모’등다소생소한요리를만나볼수있는것도읽는즐거움을더한다.생소한요리를직접따라만들수있도록각각의요리법을알려주는것은특히친절한대목이다.요리에진심인저자는요리과정을유튜브동영상클립으로제작해좀더자세하게살펴보고싶은독자를위한배려도잊지않았다(채널바로가기).길지않은글속에도요리의유래나어원,또연관된일화등을소개하며교양서로서의면모도풍긴다.

이모든요소를유기적으로연결하는것은저자이혜미의뛰어난문장력,그리고감수성이다.대중에널리알려진음식을다룰때특히이런매력은빛을발한다.막건져낸불안하고따뜻한수란을“이제막태어나는중인고백”(54면)같다고표현하는대목이나,카레를만드는일이“외따로떨어진세계의조각들을모아어떻게든이음새를만들고자하는노력”(152면)이라고표현한대목은흔한존재에대한놀라운통찰력이이에세이집곳곳에배어있음을드러내는단적인증거다.

이러한감수성은요리이외의이야기에서도빛을발한다.저자가글을쓰고요리를하는공간은옥탑이다.이에세이집곳곳에는‘옥탑편지’라는형식의별도의장이마련되어있다.옥탑에서생활하는저자가독자에게직접건네는말은,친근한인사가되기도하고따뜻한위로가되기도한다.이곳에서저자는식물을기르고머리위를날아가는비행기를하염없이바라보고겨울에내린눈으로눈사람을만들기도하고좋아하는이들을초대해본인의요리를대접하기도한다.옥탑방이“하늘과땅의경계에자리한생각의둥지”(32면)라는이유가무엇인지맛있는음식이야기틈에서확인하는것도이책을읽는커다란즐거움이다.

좋아하는마음과요리하는마음
같은궤적으로다가가는그문장들

에세이&시리즈로출간된『식탁위의고백들』은연재당시부터열렬한환호를받았다.독자들은“반짝이는낱말들로꾸며진한끼를대접받은기분”이라거나“쉽게보고지나치는대상을다르게보는관찰력에감탄했다”며아낌없는찬사를보냈다.특히소개된요리를직접해보겠다는다짐이많았는데,이는읽는이의마음을움직이는저자의저력덕분일것이다.저자는이렇게말한다.“좋아해요,말하고싶은순간마다요리를했습니다.당신을이렇게많이생각합니다,선언하는마음으로접시를놓았습니다.식탁에마주앉은소중한사람들이있어매순간행복하게요리할수있었어요.”(220면)그렇기에이책에담긴고백들은더할나위없이사랑스럽고새콤달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