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능력주의 : 한국형 능력주의는 어떻게 불평등을 강화하는가

시험능력주의 : 한국형 능력주의는 어떻게 불평등을 강화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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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명문대 졸업, 고시 합격… ‘시험형 인간’이 지배하는 한국사회!
지배질서를 재생산하는 시험능력주의를 분석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학자이자 시민운동가로 활동해온 실천적 지식인 김동춘이 한국형 능력주의 실상을 구조적이고 성찰적인 시선으로 해부한 사회비평서 『시험능력주의: 한국형 능력주의는 어떻게 불평등을 강화하는가』가 출간되었다. 김동춘은 ‘전쟁정치’ ‘기업사회’ ‘가족 개인’ 등의 독자적 개념으로 한국사회의 모순과 문제를 해명해왔는데, 이번 저작에서는 일평생 학생, 교사, 교수로 살아오면서 체득한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능력주의의 이름으로 불평등이 정당화되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조목조목 해체하고 그 해법을 절실한 마음으로 모색한다.

재능이 있는 능력자가 우대받는 것이 당연할뿐더러 정치와 사회를 지배해야 한다는 ‘능력주의’는 한국에서만 유행하는 현상이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의 중심 미국에서 시작해 전세계로 확산된 이데올로기다. 하지만 시험 합격의 이력에 따라 보상을 차등화하는 것이 공정함은 물론 정의롭기까지 하다는 생각은 특히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에서 일반화된 사고방식임을 김동춘은 지적한다. 학력·학벌주의, 그리고 능력주의와 관련된 여러 병리적인 사회현상은 단순히 교육과 관련된 현상이 아니라 지위 배분과 권력 재생산, 노동시장이 작동한 결과의 일부이며,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단단하게 굳어진 구조적 현실임을 설득력 있게 짚어낸다. ‘입시지옥’으로 묘사되는 한국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회적 정의를 고민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

김동춘

사회학자.서울대학교사범대를졸업하고같은대학사회학과에서「한국노동자의사회적고립」이라는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비판적사회학자로학계와시민운동진영에서활동하면서『역사비평』편집위원,『경제와사회』편집위원장,참여연대정책위원장,참여사회연구소소장을역임했고,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상임위원으로활동했다.현재성공회대학교사회융합자율학부교수로재직하고있으며,같은대학민주주의연구소소장으로서학교민주시민교육과제를수행중이다.제20회단재상과제10회송건호언론상을수상했다.

지은책으로『반공자유주의』『대한민국은왜?』『한국인의에너지,가족주의』『사회학자시대에응답하다』『이것은기억과의전쟁이다』『전쟁과사회』『미국의엔진,전쟁과시장』『독립된지성은존재하는가』『분단과한국사회』『한국사회과학의새로운모색』『한국사회노동자연구』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5

서장
‘시험은공정하고그결과는능력의증거’라는생각
학교와사회는교육을어떻게성공의수단으로만들었나
시험능력주의를어떻게이해하고대안을찾을것인가

1장사회적질병으로서의시험능력주의
청소년의고통과교육의실종
학업포기라는사보타주

2장시험능력주의의지배
한국의시험능력주의
신자유주의시대의시험능력주의
시험능력주의의약화?

3장시험능력주의의앞면:지배체제와그승리자들
‘능력자’들의지배?
시험의‘개인화’효과와능력주의
시험형인간의아비투스

4장시험능력주의의뒷면:배제체제와그패배자들
‘무능력자’천시와노동탈출부추기기
시험능력주의와노동자
노동·교육정책의사각지대,직업계고

5장시험능력주의극복을위한사회·교육개혁
사회구조개혁의과제들
제도개혁의과제들:대학을중심으로
능력주의그자체와대면하기

글을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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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시험이능력을판별하는유일한기준이라는생각,한국형능력주의

2022년20대대통령선거결과서울대법대,사법고시출신인윤석열후보가대통령이되었다.대통령후보경선과정을봐도국민의힘후보4명중3명이검사와변호사출신이며,더불어민주당경선에끝까지참여한예비후보자4명중2명이변호사와판사출신이다.민주당이최근에배출한두대통령문재인과노무현도사법고시출신이다.군부정권이물러난이후한국은명문대를졸업해고시를통과한,이른바‘시험선수’들이지배하는세상이되었다해도과언이아니다.2021년에는하버드대출신의청년정치인이준석이제1야당의당대표로선출되어신선한충격을주었는데,그는능력과실적도없이자리를차지하고있거나과거민주화운동의훈장을자랑하면서기득권이된586세대를밀어내야한다며능력주의를아예시대정신이라말한다.그보다앞선2017년5월에는비정규직노동자의정규직화와관련된인천국제공항사태를계기로한국사회에서공정담론과능력주의가뜨거운쟁점으로떠올랐다.2019년의‘조국사태’에이르면입시비리에대한논란이정치적갈등의한가운데놓이면서공정성에대한인식의차이가한국사회에거대한분열을불러일으키기도했다.
이처럼이어지는사건의기저에는시험이개인의능력을판정할수있는가장공정한제도이며,이시험을거쳐명문대졸업장,고시패스등의스펙을획득한사람은이사회를이끌수있는인재이고,그들이재능과노력에합당한대우를받는것은당연하다는생각이깔려있다.저자김동춘은이러한한국형능력주의를‘시험능력주의’로규정하고,시험능력주의가그폐해에도불구하고한국사회에얼마나뿌리깊게자리하고있는지를통렬하게성찰한다.과거시험으로관리를선발하던조선시대부터오늘날에이르기까지엘리트를선발하는방식을통시적으로살펴봄으로써유교적권위주의,개발독재이후의실용주의와도구주의,그리고신자유주의시대의경쟁주의가한국형능력주의를구성해왔음을분석한다.또한칼맑스,막스베버,피에르부르디외등서구사상가들의개념과이론을경유해지위배분과권력재생산문제를통찰함으로써이론적보편성과역사적특수성을함께성취해냈다.

한국지성을대표하는실천적지식인김동춘,
교육문제는지배체제작동의일환이자노동의문제임을역설하다

시험이능력을가리는가장공정한방법이라는인식,그리고입시와고시등선별의기제를통과한자들에게주어진강력한특혜는이땅의학부모와학생을‘입시지옥’으로밀어넣었다.명문대입학,고시패스라는좁은‘병목’을통과할수있는이는소수에불과하고,나머지는실패자로살아갈수밖에없는체제속에서대다수개인들은이시스템에문제가있다는것을알면서도대부분순응하면서살아간다.입시에대해아무리많은고발과비판이이뤄져도이시스템은성공과출세를향한개인의사적열망과유착되어있기때문에쉽사리바뀌지않는다.
학력과학벌에대한선망과긴밀하게얽힌능력주의에대한비판은서구에서시작해국내에도이미많이소개되었지만한국에서처럼심각한사회병리를낳는이유에대해서는좀더면밀한접근이필요하다.시험능력주의는구체적으로어떤조건과메커니즘을거쳐초래되었으며,왜한국에서는이렇게강렬하게작용하는가,그리고정권마다달라져온입시정책을비롯해기존의어떤대책도왜효과를발휘하지못했는가를김동춘은집요하고도날카로운시선으로파고든다.이는한국사회를작동시키는다양한이데올로기를현실참여적인관점에서천착해온사회학자로서의학문적문제의식에기반을두면서도,인생대부분의시간을교육현장에서보내온개인김동춘의경험과고민이녹아든결과이다.분과학문의한계를넘어입시문제를단지교육의관점에서바라보지않고,지배체제작동의일환으로,노동현실의관점에서인식한결과이기도하다.저자는이책을쓰게된가장직접적인계기가2015년구의역김군사망사건과이후발생한특성화고학생들의비극적인산재사고라밝히고있다.따라서이책은시험을매개로한한국형능력주의의특징을다양한실체적증거를통해분석한노작이자,이시험전투속에서패배자로살아갈수밖에없는수많은이들의삶에사회적존엄을부여하고자하는김동춘의절실한마음이담긴역작이라할수있을것이다.

공정보다는정의에집중해야할때,
시험능력주의극복을위한시대적과제

한국사회에서학벌주의가타파되어야한다는주장은대다수시민들로부터공감과동의를얻으며전개되어왔다.그러나능력주의에대해서는그렇지않은듯하다.여러설문조사결과를보면대다수청년들이능력주의에대해긍정적인이미지를갖고있으며,능력주의가‘제대로’구현되어야한다고답하기때문이다.청년들뿐만아니라수능강화정책,로스쿨폐지와사시부활론을주장하는지배엘리트들역시시험을매개로한능력주의를신봉한다.하지만이러한능력주의와공정담론이과연기회의평등을보장할수있는가?오히려시험성적으로서열화된구조속에서능력이부족한것으로판명된학생들을고통으로몰아넣고,부자들에게는더많은부를합법적으로가져다주는지위세습의길을열어주고있지않은가?김동춘은각종기사와통계자료,직접수행한인터뷰,영화등의문화적텍스트를통해시험능력주의가불러일으키는고통의감각을예리하게읽어내는한편능력주의에대한기존관념을정면으로통박한다.
또한저자는이책을통해시험능력주의가사람들의가치관이나태도,이데올로기등관념적영역에만관련된것이아님을강조하면서권력관계와지배질서라는엄연한현실구조의일부임을구체적증거를통해증명해낸다.입시공정성,수능변별력,학생자살,학교폭력,탈학교청소년,임금불평등,대졸실업,수도권집중과지방소멸,대학수직서열등은이구조속에긴밀히얽혀있다.이문제들의저류에는시험능력주의가깔려있지만,단지시험을둘러싼교육의문제로접근해서는문제를해결할수없다.저자가시험능력주의극복을위한과제로내놓은해법들이제도,구조,가치등전방위적인영역에걸쳐있는것은바로그때문이다.
권력과부의불평등문제를해결하고,정의와형평이라는시대적과제를풀기위해서는‘시험능력주의’의극복이반드시전제되어야하며,이러한사회적합의는이책의문제의식으로부터시작될수있을것이다.그럼으로써진정한의미의‘능력주의’,즉다양한잠재력을가진많은사람들이자신의‘능력’을제대로발휘할수있는사회의단초를찾아나갈수있으리라기대한다.

추천사

능력주의에대한일반론적비판은상당수나왔고,한국의능력주의에대한분석서도출간되었다.이책은초점을더욱날카롭게벼려‘시험능력주의’를본격적으로파고든다.오랫동안한국의사회문화적현실에천착해온사회학자김동춘은구조적이되성찰적인시선으로문제를해부한다음구체적대안을제시한다.시험을매개로한한국특유의능력주의에관심있는이라면반드시읽어야할책이다.박권일(『한국의능력주의』저자)

과거귀족사회는노동을천박한행위로여겼다.현재대한민국사회도별반다르지않다.능력주의는재산과학벌의격차를능력과노력의영역으로끌고왔다.규칙은존재하되체급은고려하지않는‘공정한경쟁’에서밀려난자들은무능하고게으르기에,그죄를끌어안고반평생힘겨운노동을해야한다고말하는시대.『시험능력주의』는그시대상을하나하나해체해서고발한다.이토록정교한논증들이쌓이고쌓여능력주의의견고한성벽을넘을수있기를바란다.천현우(alookso에디터,전용접노동자)

학교교육의역사는기술의근대성과해방의근대성을가져왔으나,다른한편으로제국화와식민화현상을초래했다.이지점에서『시험능력주의』는정치경제학과역사사회학적분석을통해학교교육이전자의기능보다후자의기능을가속시켰고,한국사회의시험능력주의가불평등을재생산하여참교육과학교혁신을어렵게하고있다고진단한다.이모순과불평등을극복하기위해저자가제도·구조·가치차원에서제시하는개혁정책은한국교육의미래를생각하는이들에게지침이될탁월한혜안을보여준다.심성보(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이사장,부산교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