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하는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절망하는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23.00
Description
우리의 민주주의는 안녕한가요?
절망과 역설의 세계에서 공동체를 지키는 민주주의의 마음
우리 사회에 재해, 범죄, 사고, 질병, 가난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고통받는 약자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작고 힘이 없다. 더군다나 이런 문제를 우리의 제도로는 해결할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제도가 그런 비극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 절망스럽기도 하다. 희망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최태현 교수는 이 책 『절망하는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이런 절망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근저에 민주주의의 주체와 제도를 둘러싼 여러가지 역설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한다. 의회와 정부의 대표들은 정말 우리 모두를 대표하고 있을까?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 조직은 민주적으로 일하고 있나? 민주사회에 적합한 것은 민주적인 리더인가, 아니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철인왕’인가? 우리는 어느 쪽을 원하는가? 이런 물음을 던지는 과정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역설에 필연적으로 맞닥뜨린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고안한 제도들이 되레 민주적이지 않거나 공동체를 위협하기도 하면서 민주주의 자체에 회의적인 마음을 갖게 되는 또다른 역설이 벌어지기도 한다.
저자 최태현 교수는 이런 역설들을 억지로 감추고 손쉬운 희망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이 역설들이야말로 우리가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지점이고, 이것을 인정하면서도 구성원 각자의 상상력과 마음을 통해 그 빈 곳을 메울 수 있을 때라야 희망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수많은 삶의 공간에서 공공성의 영역을 건설하는 ‘작은 민주주의’에 희망을 건다”.(신진욱 추천사) 정부의 역할에 실망하고 우리 사회의 가능성이 의심스러운 독자들, 하지만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희망을 찾아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호소하듯 대화를 제안한다.

저자

최태현

저자:최태현(崔台鉉)
서울대학교에서법학(학사)과행정학(석사)을공부하고미국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정책계획학(공공관리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습니다.집단의사결정,거버넌스,정책결정을연구하는한편,공공성,행정윤리,정책서사에도관심을두고연구범위를확장하고있습니다.과학적지식이생산되는방식을쉽게이해하도록돕고싶어『모두를위한사회연구』를썼습니다.제도와마음의공공성을주제로쓴논문으로2019년한국행정학회학술상(논문부문)을수상했습니다.현재서울대학교행정대학원에서연구하며교육하고있습니다.

목차

인사말을건네며

제1장우리가살아가는세계:절망과역설
제2장들리지않는목소리
제3장국가는어디에있는가
제4장최후의인간들이머무는곳
제5장우리의왕이되어달라
제6장민주주의의마음
제7장공공성과‘작은공’
제8장역설,선택,그리고희망

이야기를맺으며
감사의글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민주주의,무엇이역설인가

민주주의는완벽한제도일까?그렇지않을것이다.오히려민주주의는오늘날복잡성이증대한여러사회문제를해결하는데그다지효율적이지않다는비판에직면해있다.민주주의가효율을따지기보단구성원의정치적참여를우선하는제도임을강조한다고해도거기내재하는제도적,현실적역설은남는다.그것이이책에서지적하는역설들이다.
이책의제2장에서는오늘날우리민주주의의작동원리인대의제의대표개념을둘러싼역설들을살펴본다.대표의본질,선거공약에대한책임,관료의대표성,시민참여,당사자,대표되지않는것등을중심으로논의를이어가며,‘감춰진세계’의‘작은자’들이대표되기어려운대의민주주의의한계와역설을꼼꼼히따져본다.
제3장은정부의역설을말한다.우리가아는것처럼정부는결코공정하지만은않다.정부는다양한사회문제들가운데풀고싶은것을취사선택하며,그문제를풀어야한다는명분으로민주적원칙을지키는문제에서자신을예외로두는역설적태도를보인다.
제4장은조직과민주주의의관계에서비롯하는역설을다룬다.특히‘영혼없는공무원’문제를다루고있어흥미롭다.우리는공무원의소극적인행위와태도를비판하는동시에그들의자의적인행동에도제약을걸고자한다.시민과공무원간의이러한역설적인마음의관계를섬세하게설명하고있다.
제5장은민주사회에서리더의존재가어떤역설을발생시키는지를다룬다.리더가되고싶어하는이들은흔히권력자체를좇는특성이있고,권력은그들을쉽게부패시킨다.이런권력추구자들은선거에서민주적정부의무능력을조롱하면서우리의마음을얻어바로그정부의수장으로선출되지만,민주적원리와마음을쉽게파괴하곤한다.

민주주의의마음을간직한작은공(共)

이책의후반부는이런역설적조건을어떻게다루어야하는지를말한다.특히‘민주주의의마음’과‘작은공’을제시하며새로운민주주의정치를생각해본다.
제6장에서‘민주주의의마음’을제시하면서저자는먼저민주주의가제도로만존재하는것이아니라는점을지적한다.균형과견제,투표,다수결,헌법등이민주주의의전부는아니라는것이다.우리에게부족한것은제도가아니라시민한사람한사람이민주주의를향하고,민주적가치를담는마음이다.저자는기존의사회과학이인간을합리적,이성적존재로만가정하면서마음의문제를놓쳤다고분석하며,‘마음이곧우리’라는마음의총체성을강조한다.특히공정[충忠]과너그러움[서恕],부패,두려움,혐오,사랑,슬픔과같은공적감정을탐구하며타인을향하는우리의‘작은’마음의필요성을논의해본다.그러한마음의지향이민주주의를향할때민주주의의희망도발견할수있다고역설한다.
제7장의주제인‘작은공’은사회적·정치적존재의단위를이상적인개인혹은문제해결자로서국가로만설정해온기존의사고에서벗어나삶의기본단위에서공공성의단위를재구성해보자는맥락에서고안된개념이다.저자는‘작은자’들의다양한결사체인‘작은공’이여럿모여서로이어지면서만들어내는공공성의가치에주목한다.서로과도하게같아지지않으면서권력적억압을배제한이공동체에서민주주의의역설을극복할희망을발견해볼수있으리라기대한다.

처방적관점을넘어
우리존재와삶에직접질문을던지는공동체만들기

저자는이책의메시지를다음과같이요약한다.

결국이책은다양한형태의역설에대한논의를통해우리삶의복잡함을드러내는것,세계를단순화하는행동의위험성을이야기하고감추어진세계에주목하는것,우리에게세계의모든문제를풀능력이부재하다는점을살펴보는것,그러는가운데찾을수있는겸손한희망에대해이야기하려는것입니다.멋진대안을제시하려는것이아니라성찰을도모하려는것입니다.(…)도대체이역설로가득한세상에서우리는과연어떻게공존해야하는가를우리의마음과작음에초점을두고모색해보고자하는것입니다.(47면)

대안을이야기하는이들은많다.스스로대안이되겠다고나서는목소리역시많다.저자는이들을결코폄훼하지않는다.오히려이들의결단과헌신에박수를보낸다.그러나그들이제시하는것이곧유일한해법이라고단정하기에는우리의현실이너무나복잡하고우리자신이역설적이라는사실을기억하자고제안한다.치열하고섬세하게희망과대안을찾되겸손하게경청하고삼가는마음으로나아가자고말한다.그리고민주주의와타인을아끼고사랑하는공적인마음이야말로그동력이된다는점을예리하게통찰한다.친절하고호소력있는어조와행정학자로서의실제적인감각이빛나는이책이야말로동료시민들을사랑하는저자의마음을생생히보여준다.

추천사

신진욱
‘민주화’이후30여년이지난오늘날,절대다수의시민은여전히독재에반대하지만동시에민주주의의능력과전망을의심하기도한다.왜이렇게된것일까?무엇이문제일까?더나은민주주의는불가능한걸까?이런고민을하고있는독자라면이책을꼭펼쳐보길권한다.저자는민주주의가실은많은역설과한계를가진정치원리라는솔직한고백에서출발한다.민주주의가정치적의사를표현하기에는훌륭한제도지만복잡한사회갈등을해결하기는쉽지않다는‘민주주의의역설’은오늘날중요한쟁점이다.사람들은그런이유로민주적인절차보다는강력한국가나비범한지도자에게기대를걸기도하는데,이런환상을이용하여반민주적인세력이집권하는일도빈번하게벌어진다.하지만저자는이같은민주주의의위험을일거에해결할거대한대안을기대하는것역시모순이라고본다.그대신우리의생활세계에서다른시민들을인정하고숙의하는‘민주주의의마음’을키워가자고제안한다.또한수많은삶의공간에서공공성의영역을건설하는‘작은민주주의’에희망을건다.최첨단의시대적화두를예리한통찰과친절한어조로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