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허기화·청허휴정·경허성우 : 불교사상의 계승자들 - 창비 한국사상선 4

함허기화·청허휴정·경허성우 : 불교사상의 계승자들 - 창비 한국사상선 4

$22.00
Description
‘억불’의 조선사회에서
시대와 호흡하며 불교사상을 이어간 거승들
창비 한국사상선 제4권 『함허기화·청허휴정·경허성우: 불교사상의 계승자들』은 조선시대 숭유억불(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배척) 정책하에서 시대와 공존하고 스스로의 활로를 찾으며 불교의 정통을 계승하고자 한 세 승려의 글을 모은 책이다. 특히 불교 배척의 기세가 가장 심했던 조선 초기에 불교의 가치를 지키고 선종과 교종의 틀을 지킨 함허 기화, 임진왜란 중에 승려들을 이끌고 구국 항쟁을 벌임과 동시에 수행 체계를 새로 정립해 조선 후기 불교의 지향을 제시한 청허 휴정, 근대 이행기에 선의 중흥을 도모한 경허 성우의 삶과 생각을 담아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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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함허기화,청허휴정,경허성우

저자:함허기화
조선초기에활동한선승이자학승으로,무학자초에게배웠고여러사찰에서수행과설법을했다.불교의장점과삼교일치사상을주장하여억불정책에대응했다.『금강경오가해설의』『함허화상어록』『현정론』등여러저술을남겼다.

저자:청허휴정
조선중기의고승으로,불교경전을폭넓게배우고깨달음을얻었다.승과에급제하여선교양종의판사로활동했고임진왜란때는의승군을일으켜활약했다.『선가귀감』『청허당집』『삼가귀감』등을집필했다.선과교의겸수를주장하고염불을포함하는등종합적수행의단초를열어조선불교사상에큰족적을남겼다.

저자:경허성우
근대한국선禪의중흥을이끈승려.불교경론을섭렵하고여러해의수행끝에깨달음을얻었다.충청남도일대에서후학을양성하며선풍을떨쳤으며,범어사와해인사등에서결사를조직하는등선의일상화와대중화를추구했다.만년에북방에서은둔생활을했으며,저술로는『경허집』이있다.

엮음:김용태
동국대학교불교학술원HK교수.조선시대와근대의불교사를연구하면서교양한국사저술과강연에도활발히참여하고있다.저서로『조선후기불교사연구』『토픽한국사12』『조선불교사상사』『토픽한국불교사』등이있다.

목차

창비한국사상선간행의말

서문
조선불교를빛낸거장들,함허,청허,경허

핵심저작

【함허기화】
1장법의찬탄과교학이해
법을노래하다│경론에대한해석

2장영혼의위로와내세기원
재가자의천도│출가자를위한위령│정토왕생의염원

3장불교의올바름을드러냄
불교의심성과윤리│시대와의공존

【청허휴정】
1장세간과출세간을넘나든삶
산승의행적과구국의결단│충의를높이고기리다

2장선과교의같고다름과선우위론
선과교,하나의근원두개의갈래│휴정의교학이해│선수행의실천과방법

3장유불도삼교의공존과조화
유학자와의교류│『삼가귀감』에나타난유교와도교

4장불교신앙과불교사에대한인식
왕실불교와극락정토│불법의계승,동국의선법과법통│비보사와연고사찰의연혁

【경허성우】
1장깨달음을향한정진수행
수행자의마음가짐│법에대한이해│깨달음을노래하다

2장결사조직과정혜결사
결사전통과참선모임│정혜계사의지향과규칙

3장산사와세속의경계를넘음

함허기화연보
청허휴정연보
경허성우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고난속에서조선불교의원형을만들어낸3인의승려

고려우왕때인1376년태어난함허기화는어려서부터유학을배우고성균관에입학해성리학을공부했다.그러다성균관동기의죽음을계기로인생의무상함을느끼고출가했다.당시그가만난스승은후에이성계의실질적조언자가되는무학자초(무학대사)였다.그뒤조선이세워지고3대태종이강력한억불정책을실시하면서불교11개종파의242개사원이국가의운영하에놓였다.뒤이어세종대에는불교종파가선종과교종양종체제로개편되었다.그때선종에소속된함허기화는단순히자기종파에머무르지않았고불교가선종과교종으로나뉜근본적원인을면밀히탐구했다.그에따르면“사람의능력이같지않아서”즉“대상의능력에따른방편의차이로”(21면)선종과교종이나뉜것이므로인간이자비를펼침으로써이를극복할수있다고보았다.

함허기화는또한유교와불교의공존을주장하면서,당시불교무용론의분위기속에서도불교가맡아야할역할이있음을설파했다.불교가유교의통치이념인‘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도부합하는종교임을꾸준히알린것이다.서산대사라는별호로더욱잘알려진청허휴정은1520년태어나성균관에서성리학을공부하다가출가했다.임진왜란이발발한뒤8도도총섭으로임명되어전국팔도의승려군대를통솔하며풍전등화의조선을구해내는데앞장섰다.이같은승려군대의활동은당시백성들이품고있던불교에대한사회적인식을뒤바꿨다.불교사상과관련해서청허휴정은선종과교종간갈등을타개하고두전통을아우르고자했다.

그는간화선(看話禪,화두를통해진리를깨닫는방식)을통한선과교의동시수행,즉선교겸수를권했고,이는이후한국불교계에굳건히계승되었다.이번선집에일부번역해수록한『청허당집』은청허휴정이쓴오언절구,칠언율시등을비롯한다양한형식의산문과운문이수록된작품집으로,휴정의행적과주변인물,시대분위기와사상적특징등그의생애와사상이담긴중요한자료이다.그밖에「상퇴계상국서」「상남명처사서」같은편지글에서는당대유학의대가이황,조식과의교유등을다채롭게살펴볼수있다.근대전환기에활동한승려경허성우는1849년태어나9세의어린나이에출가했다.불과23세때에동학사강사로설법을펼쳤는데,그의강의를듣고자전국에서사람들이모여들었다.그는대중앞에서항상온화한얼굴로설법했으며,생각이같다면남녀노소와귀천을불문하고참여를이끌며선의일상적실천과대중화를추구했다.

말년에는자신의행방을알리지않고세속인으로생활하다가입적하는파문을일으키기도했다.이같은의문의행보에도불구하고경허성우를근대선종의중흥을이끈승려로칭송하는것은그의치열한자성,의지,과감한실천력이돋보이기때문이다.그는“자유자재한주체를지향했고,마음의분별이사라진무심無心의경지를추구했다”.(35면)일상에서선을수행하길바랐고선의대중화를통해선의기풍을새롭게일으키고자했다.경허성우로부터선의기풍을배운승려들을꼽자면수월음관,혜월혜명,만공월면등이있다.이20세기의대표승려들이현대한국불교의기틀을마련했다는점에서경허성우가떨친선풍을짐작할수있다.

조선불교,시대와공존함으로써스스로활로를찾다

오늘날우리가두루누리는사찰과불상,불화등불교문화유산의대부분이불교를제도적으로억압했던나라조선에서만들어졌다는점은흥미로운사실이다.이처럼조선초기대대적인억불정책하에서불교계는시대와공존함으로써스스로의활로를찾았고이로써자기신앙의전통을계승할수있었다.이는여러악조건속에서도조선불교의원형을만들어내고지켜온함허기화,청허휴정,경허성우등의삶에빚진바가크다.그들이계승해낸간화성수행,선종우위의인식과교학의전승,염불정토신앙의확산등은조선불교의내적정체성을형성하면서불교가대중과더더욱가까워지는데에이바지했다.이책을통해각승려들의역사적위상을톺아보면서불교가한국사상사전반에미친영향을두루살펴볼수있을것이다.

문명전환의과제에서세계적보편성을획득하고자하는
창비한국사상선의도전적기획

지구기후와자본주의가불가분의위기를맞닥뜨리고각종갈등이팽배한지금이시대에우리가떠맡은과제는결코가볍거나단순하지않다.백낙청(서울대명예교수)을필두로하는창비한국사상선간행위원회는이모든위기를돌파하기위해수행해야할과제를다음과같이말한다.

‘전환’이라는강력하게실천적인과제는우리모두에게다른삶의전망과지침이필요하며,전망과지침으로살아작동할사상이절실함을뜻한다.그런사상을향한다급하고간절한요청에공명하려는기획으로서,창비한국사상선은한국사상이라는분야를요령있게소개하거나새롭게정비하는평시적작업을넘어어떤비상한대책이기를열망하며구상되었다.(「창비한국사상선간행의말」에서)

서구사상은오랜시간세계지성계에서압도적발언권을유지하는한편오늘날의위기에대해서도이런저런대응을내놓고있다.그럼에도그강력한위상의이면에강고한배타성과편견이작동하고있음은이제주지의사실이다.사상적인면에서도서구가가진위상은돌이킬수없이상대화되었고보편의자리는진실로대안에값하는사상들의분투에열려있다.이시점이야말로유·불·선의회통이라는특유의사상적기획이나최제우,박중빈의개벽사상등으로한국사상이전지구적과제를향해독자적인목소리를보태기에더없이적절한때일것이다.조선불교의계승자들을포함하는창비한국사상선사상가들의사유에는역사와현실을탐문하며새로운삶의보편적전망을구현하려한강인한실천성,그리고사회를변혁하는일과개개인의마음을닦는일이진리를향한단일한도정에있다는깨달음이깊이새겨져있다.한반도의경험과지혜가응축된사상적활력을드러내는창비한국사상선이문명전환의개벽적인사유와실천의지평을열어가는데의미있는밑거름이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