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황 : 조선 유학의 분수령 - 창비 한국사상선 5

이황 : 조선 유학의 분수령 - 창비 한국사상선 5

$22.00
Description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창비 60주년 기념 大기획
문명전환의 시대, 되새기고 불러내야 할 한국사상의 거장들
전지구적 위기와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맞서 어떻게 살 것인지 묻는 질문이 절실한 때다. ‘창비 한국사상선’은 창비 60주년을 앞두고 한국사상의 거목 59인의 사유와 철학에서 우리 앞에 닥친 이 거대한 질문의 답을 찾아보려는 특별기획이다. 조선 건국기 정도전부터 한국 현대의 김대중까지 각 시대의 나침반이 되어주었던 당대의 인물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냉정히 살피고 새로운 삶의 보편적 비전을 제시하고자 붓과 펜을 들었다. 그들의 사상적 고투 덕택에 우리는 오늘의 한국을 이루어냈고 전세계적인 K문화 또한 이같은 토대를 바탕으로 형성되었다.

창비 한국사상선은 창비 60주년을 맞는 2026년 완간을 목표로 3년 동안, 총 59명의 사상을 전30권에 담는 기획이다. 그중 1차분 10종을 2024년 7월 발간한다. 조선왕조 수립이라는 사회적 변혁을 이끈 정도전을 필두로 세종, 김시습, 이황, 정조를 거쳐 근대를 연 개벽사상가 최제우와 혁명가 김옥균, 안창호, 종교지도자 박중빈까지 20명의 사상가들의 삶과 생각을 선보인다. 문명적 대전환에 기여할 사상으로서, 그리고 대항논리에 그치지 않는 대안담론으로서 한국사상이 무한한 잠재력을 가졌음을 증명하기 위해 기획에 세심한 공을 들였다. 각권마다 해당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편저자로 위촉하여 수록인물의 핵심저작을 선별하고, 서문에서 그 사상을 입체적이고 충실히 해설함으로써 독본이자 입문서로서 몫을 다하도록 했다. 또한 부록과 연보로 당대 국내외의 맥락을 보충했다.

우리 사상사의 새로운 정전(正傳)
특색 있는 큐레이션으로 새롭게 읽는 한국의 지적전통

창비 한국사상선은 우리 사상사의 면면한 전통에 입각하면서도, 기존 정전의 파괴와 갱신을 통해 새로운 정전을 추구하고자 한다. 명실상부 명성 있는 사상가뿐 아니라, 기존 사상서 연구에서 잘 다루지 않던 인물들도 과감히 끌어들여 한국사상의 외연을 확장하려 했다. 이제껏 소홀하게 다뤄진 20세기 후반까지를 포함했으며, ‘사상가’의 범주에서 제외되어온 군주, 여성, 문인, 정치인, 종교인을 망라했다. 1차분에 이은 2차분과 3차분에도 이이, 정약용, 김구, 김대중 등 한국사를 대표하는 거인들의 이름과 함께, 조광조, 임윤지당, 조소앙, 한용운, 이효재 등 창비 한국사상선만의 특색을 보여주는 인물들의 작품집이 예정되어 있다.

학문의 본령과 학자의 자세
유학자들의 기준이 된 퇴계의 사유와 실천

창비 한국사상선 제5권 『이황: 조선 유학의 분수령』은 인간 본성에 관한 연구로 조선의 유학을 동아시아 전체의 교범으로 격상한 퇴계 이황의 글을 엮어낸 책이다. 이황은 한평생 주자의 학문을 주석하고 집대성하면서 당대 유학의 경향을 이끌었고, 그가 창설을 주도했던 서원들은 그의 사후 400여개로 늘면서 조선의 주요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했다. 조선 국왕을 비롯한 국정 지도자들에게 스스로 몸과 마음을 부단히 갈고닦을 것을 권하면서 군주와 사대부가 문교(文敎)의 정치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로써 그는 조선의 유학을 연구와 실천 양면에서 한 단계 올려놓았고 유학이 조선 중후기의 통치이념으로서 완전히 자리잡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책에서는 이황이 남긴 글 가운데 이학의 전승과 확산을 위한 노력, 이학의 이론에 대한 성찰, 경세 방략, 생활의 경계 등을 엿보게 해주는 글을 위주로 선별·번역해 실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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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황

저자:이황
조선전기를대표하는유학자.평생이학연구와실천에힘을기울여동아시아이학사의이정표가되었다.문과에급제하여관직에종사하다일찍물러나서당을짓고이학연구와후학양성에힘을기울였다.『주자서절요』『송계원명이학통록』『계몽전의』를편찬하여이학을밝혔고,『연평답문』『심경부주』를활용하여수신에힘을기울이면서『자성록』을남겼다.만년에조정의거듭된요청에따라예조판서,대제학등을역임하면서「무진육조소」와『성학십도』등정책과학문양쪽으로선정의방략을건의했다.문하에서김성일·유성룡·정구·조목·이덕홍등후일영남학파를이룬주요학자들이배출되었고,기대승·성혼·이이등당대조선의학자들대부분이이황의학문과덕행을모범으로삼았다.이후조선과동아시아의유학발전에크게기여했고,현대에도계속재성찰되고있다.별세뒤도산서원이건립되어향사되었고,문묘에종사되었다.

엮음:이봉규
인하대학교철학과교수.조선시대이학,예학,실학연구자로다수의연구를꾸준히발표해왔다.저서로『조선시대충청지역의예학과교육』(공저)『다산정약용연구』(공저)가있으며,역서로『예기역주5』『명유학안역주』(1~2권,공역)『정체전중변』(공역)『다산의경학세계』(공역)등이있다.

목차


창비한국사상선간행의말

서문
문치를향상시킨이학의한평생

핵심저작

1장이학의전승과확산
심법의전승│주자학문의본령으로가는길│주자이후의이학사│심학의지침

2장이학체계의건축

마음의구조와수행의요령
심성의지도│체용으로본마음│정심의맥락│인은안과밖이없지만,내몸에가득찬어진마음으로부터확장하여만물에두루미친다│마음의미발과이발│고요한가운데전일한마음을견지해야한다│고요함을근본으로세우고경,전일함으로동정에관통한다│경,전일함을견지하는방법│경의맥락과견지하는방법

양명학비판
본심의확립을우선시하는견해에대한비판│정좌의맥락│인륜과신체적욕구의차이

사칠논변
사단은선하고칠정은선함과악함이정해지지않았다│사단과칠정이나오는곳이다른이유

이에대한성찰
기는존재하지않을때도있지만이는항상존재한다│‘물격’과‘이자도’의의미│이는비어있기때문에상대가없다│이가움직이면기가따라서일어나고,기가움직이면이가발현된다│이에는자체로용이있다│이에따라외물에응대할때마음은비로소공활하여순응할수있다│이는지극히존귀하여맞설상대가없다

3장출처와학문생활의경계
벼슬에나아가고물러남의기준│기개를가지고학문으로단련해야시세에흔들리지않는다│자신을높게생각하면성취가없고,『심경부주』는육구연의학문이아니다│이황과이이의문답│이의체회는일상에서해야한다│군자가학문을하는것은자신을위해서하는것이다│진보해가는과정에서자신을재단하여향상할줄알아야한다│정좌에만전념하면안된다│격물과성의공부를병진해야한다│이익은옳은것가운데있다│임금의현부가아니라도를실행할수있는조건을보고진퇴를결정한다│선을행하다받는비방은감수해야하고,명성에부끄럽지않도록노력하는것이중요하다│부부사이의도리

4장선현에대한평가와전승
중국과조선의이학전통│조광조선생은시대의사표이다│도학에서분발한학문과덕

5장문치의방략
왕정의외교│왕정을위한학문│어린선조에게권고한여섯조목의정책

6장서원과향약의선도
백운동서원의사액과서원제도의확산을건의하다│조선시대서원학규의전형│예안에동학들과우탁을향사하는서원을세우니,서원은선비가소인이아닌군자로서유자가되는곳이다│이현보의유지를받들어수립한예안향약│고법과시속의대립│향당에서자리서열은신분이아닌연령이기준이다

7장군자의길
도산에서당을짓고산림과도의로자신을온축하다│도산에은거한만은의경계│평소변변치않은식견으로자네들과강론했었는데,이것도쉽지않은일이었네│근심하는가운데즐거움있었고,즐거워하는가운데근심있었으니│도산에물러나늦게은거한사람진성이공의묘

8장조선의에토스
선생은한시대유학의종사이시다│군자는세상을근심한다│이황의진득처는우리의터전이다│“이자수어”로전승되는이황의학문과삶

이황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조선성리학을이끈방향타이자동아시아주자학의교과서

이황은1501년(연산군7년)에태어났다.그다음해부친이세상을떠나고숙부이우의보살핌과지도를받았는데숙부마저이황이17세때세상을떠나면서그뒤로는특정한스승없이혼자서공부를이어갔다.성균관에서공부했으며34세에문과에급제했다.1543년『주자대전』간행시에교정을맡았으며그뒤로『주자대전』을새롭게고증하여그주제를정확히규명하는실증적연구를이어갔다.특히주희의문집전체를통독한뒤『주자서절요』를펴냈는데,이『주자서절요』는당대동아시아주자학의주요교과서처럼쓰였고,이황의이론은이후조선이학을이끄는방향타가되었다.

벼슬에는큰뜻이없어명종이여러차례불렀을때에도얼마간조정에서일하다가다시귀향하기일쑤였다.1567년에는명나라사신을응대하는제술관에임명되어명사신들에게한반도를대표하는유학지식인들(우탁,정몽주에서부터조광조와서경덕에이르기까지)을소개했다.뒤이어선조대에도왕의부름을받고조정에서일하며당시조정의급선무를정리하여「무진육조소」를올렸다.또한『성학십도(聖學十圖)』를올려군주가사적인욕망을자제하기위해일상에서항상성학(聖學,성인이되는학문)을갈고닦을것을당부했다.

이황이유학연구와실천에매진했던때는중국에서는양명학이,일본에서는불교가성행하던때였다.이황은당시유행하는중국양명학에맞서정통주자학의입장에서인간의본성을해명하고실천했다.이황이론의핵심은“선학(禪學)처럼인륜의마음을깨닫고각성하는것이아니라,외물이오면응대할수있게인륜의이치가온전하게갖추어져있는마음의상태를잘견지하는것”(18면)에있었다.이내용을담은『연평답문』은특히일본에서이학을전파하는데에주요한근거가되었다.

1555년귀향한뒤로이황은본격적으로주희의편지중에서여러이론적쟁점및정론이되는부분을선별했다.이작업은단순히『주자서절요』와『자성록』이라는해설서를펴냈다는결과를넘어,이론을실천으로전환해내지못하는이황자신의내적간극을좁히는노력이었다는점에서그에게큰의미가있다.이처럼지식을축적함과동시에실천을통해인격의성숙을꾀하는시도는당대동아시아유학자들에게절실히다가왔고,자연히『주자서절요』와『자성록』은당대유학자들의주요교과서로자리매김했다.

이황은성균관에서공부하던시절에접한『심경부주』를통해『심경』을평생수행의지침으로삼기도했다.이또한조선유학자들의또다른지침이되어,이후조선에서는『심경』을공부함으로써이학의심법(心法)을실천하는것이일상화되었다.“『심경』은당사자에게는자신의마음을요순의마음과같게하는성학(聖學)의지침이되고,임금을향해서는요순같은성군으로인도하는격군(格君)의지침이되며,백성을위해서는요순처럼백성을친애하는안민(安民)의지침이되었다.”(20면)

이황은유년시절부터이(理)에대해깊이관심을가졌다.12세때숙부에게“무릇사물에서옳은것이이(理)인가요”라고묻고자신의오랜의문을해소했다는일화는유명하다.뒤이어공부를이어가면서인간의본성이사단(四端)과칠정(七情)으로발현되는과정을이(理)와기(氣)로설명하는문제를연구했다.이같은성찰은기대승과의서신왕래를통해8년에걸쳐논변으로전개되었고,이것이바로이른바사칠논변,사단칠정논변이다.특히서경덕의제자인이구가체(體)와용(用)이어떤실체가아니라추상적개념이라고제기했을때에이황은이(理)자체가구체적인실체〔體〕이며사물에서발현될때에용(用)이된다고주장했다.이같은사칠논변은조선후기내내유학자들에게회자되며유학이론을근본적으로성찰하게하는단서가되었다.이황의업적중에서는서원의중흥을꼽지않을수없다.이책에서는서원과향약에관련한이황의글가운데,그가백록동서원의사액을요청했던글과이산서원의학규,역동서원의건립을기념하여쓴글,향약조례,그리고향회에서나이를기준으로자리를정해야한다고밝힌글등을뽑아수록했다.

시대를넘어학파를넘어,조선유학의에토스가되다

이황은자신의죽음이후에자신에대한과장된평가를막기위해직접본인의일생을정리해두었다.이책에는이황이만년에적은「도산기」와「도산잡영」을비롯하여「자명」「고종기」「유계」를수록했는데,이는죽음을맞이하는대학자의실제모습을생생히엿볼수있게해줄뿐아니라,현실의어려움을감내하면서학문을즐기는‘지식인의한전형’을선보이기도한다.이황을‘조선의에토스’그자체로평가해도손색없는이유가여기에있다.

문명전환의과제에서세계적보편성을획득하고자하는
창비한국사상선의도전적기획

지구기후와자본주의가불가분의위기를맞닥뜨리고각종갈등이팽배한지금이시대에우리가떠맡은과제는결코가볍거나단순하지않다.백낙청(서울대명예교수)을필두로하는창비한국사상선간행위원회는이모든위기를돌파하기위해수행해야할과제를다음과같이말한다.

‘전환’이라는강력하게실천적인과제는우리모두에게다른삶의전망과지침이필요하며,전망과지침으로살아작동할사상이절실함을뜻한다.그런사상을향한다급하고간절한요청에공명하려는기획으로서,창비한국사상선은한국사상이라는분야를요령있게소개하거나새롭게정비하는평시적작업을넘어어떤비상한대책이기를열망하며구상되었다.(「창비한국사상선간행의말」에서)

서구사상은오랜시간세계지성계에서압도적발언권을유지하는한편오늘날의위기에대해서도이런저런대응을내놓고있다.그럼에도그강력한위상의이면에강고한배타성과편견이작동하고있음은이제주지의사실이다.사상적인면에서도서구가가진위상은돌이킬수없이상대화되었고보편의자리는진실로대안에값하는사상들의분투에열려있다.이시점이야말로유·불·선의회통이라는특유의사상적기획이나최제우,박중빈의개벽사상등으로한국사상이전지구적과제를향해독자적인목소리를보태기에더없이적절한때일것이다.이황을포함하는창비한국사상선사상가들의사유에는역사와현실을탐문하며새로운삶의보편적전망을구현하려한강인한실천성,그리고사회를변혁하는일과개개인의마음을닦는일이진리를향한단일한도정에있다는깨달음이깊이새겨져있다.한반도의경험과지혜가응축된사상적활력을드러내는창비한국사상선이문명전환의개벽적인사유와실천의지평을열어가는데의미있는밑거름이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