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제우 최시형 강일순 : 개벽 세상을 꿈꾸다 - 창비 한국사상선 16

최제우 최시형 강일순 : 개벽 세상을 꿈꾸다 - 창비 한국사상선 16

$23.00
Description
“내 안에 거룩한 하늘님을 모시고저”
근대와 대결한 한반도 개벽종교의 지도자들
창비 한국사상선 제16권 『최제우·최시형·강일순: 개벽 세상을 꿈꾸다』는 조선 후기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 동학의 2대 교주 최시형, 그리고 조선 말 증산교 창시자인 강일순 등 한반도 후천개벽운동을 대표하는 인물의 삶과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태초의 천지개벽이 하늘과 땅이 열린 물리적 현상이라면, 후천개벽은 인간의 정신에 일어나는 근본적 변화, 사회적 전환을 가리킨다. 지배층의 부패와 탐관의 수탈에 시달리던 백성들이 봉기하는 와중에 서양 문물을 맞닥뜨리며 혼란에 빠진 조선조 말기에 이 후천개벽의 이념이 백성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다. 이는 수운 최제우에서 비롯되어 해월 최시형, 증산 강일순을 거쳐 소태산 박중빈에 이르기까지 여러 한반도 사상가들의 주요한 주제였으며, 현대 자본주의에 와서도 인간 각자가 ‘사람다운 삶’을 사는 데 여전히 절실히 탐구해볼 만한 화두다. 이 책에서는 최제우, 최시형, 강일순의 글을 소개하면서 한반도 고유의 사상적 자산인 후천개벽의 토대를 생생히 확인하고자 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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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제우,최시형,강일순

저자:최제우
조선후기동학의창시자.몰락양반가출신으로장사와의술등에종사하다어지러운조선사회의개벽을추구하며구도와수련에돌입했다.1860년신비한종교적체험을통해동학을개교했다.교세가빠르게확장되는것을경계한조정에의해체포되어좌도난정(左道亂正)의죄목으로참형에처해졌다.저술모음으로『동경대전』『용담유사』가있다.

저자:최시형
동학제2대교주.어려운유년기를보내다최제우의동학을접하고제자로서가르침을받았다.이후최제우로부터도통을승계받아동학의2대교주가되었고,여러차례관헌의탄압을피해가며동학을재건하고교세를확장했다.1894년동학농민혁명을주도한후동학재건활동중에체포되어처형되었다.

저자:강일순
조선말기증산교의창시자.31세에깨달음을얻어개교한후다양한종교적요소를결합하여독자적인교리를확립했다.사망이후그의가르침에서파생된다양한종파가형성되어부흥했다.그의사상을필사한저술로『현무경』이있다.

엮음:박맹수
원불교교무이자한국근대역사및사상연구자로오랜기간활동했다.동학농민혁명에관해다수의연구를발표하고관련활동에참여했다.원광대학교원불교학과교수와같은학교총장을역임하고현재명예교수로있다.저서로『사료로보는동학과동학농민혁명』『개벽의꿈동아시아를깨우다:동학농민혁명과제국일본』『생명의눈으로보는동학』등이있다.

목차

창비한국사상선간행의말

서문
현대의개벽을위한초석

핵심저작

【최제우】
1장최선생문집도원기서

2장동경대전
포덕문│논학문│수덕문│불연기연│축문│주문│입춘시│절구│항시│좌잠│화결시│탄도유심급│결│우음1│팔절│제서│영소│필법│유고음│우음2│통문│통유

3장용담유사
교훈가│안심가│용담가│몽중노소문답가│도수사│권학가│도덕가│흥비가│검가

【최시형】
1장해월선생문집

2장『동경대전』발문
경진판발문│계미중춘판발문│계미중하판발문│무자계춘판발문

3장해월문집
육임강필│법헌강결삼수│을유통문│무자통문│기축통문│기축몽시│경인강결│신묘통문│내수도문과내칙│임진통문1│임진통문2│임진통문3│임진통문4│임진신약│입의통문│임진통문5

4장법설편
천지부모│천지,사람,귀신,음양│대인접물│영부주문│수심정기│성경신│개벽운수│부화부순│부인수도│향아설위│삼경설│이천식천│양천주│포덕│오도지운

【강일순】
1장대순전경
천사의탄강과유소시대│천사의성도와기행이적│문도의추종과훈회│천지공사│개벽과선경│법언

부록
무장포고문
전봉준공초
삼전론

최제우연보
최시형연보
강일순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한반도개벽사상을정초한이름들,최제우·최시형·강일순

수운최제우는1824년태어나퇴계영남학파의학통을계승하고있던부친최옥으로부터유학을배웠다.어려서부터출중한글솜씨를가졌음에도재혼한어머니의자손이라는이유로과거에응시할수없었고,이일은최제우가조선사회의모순을깨닫고동학을창시하는데영향을미쳤다.생애내내유학을공부했으나이는선친의정통유학계승보다는‘유학극복’의공부에가까웠다.17세에부친이세상을떠나자상심에빠진그는21세가되던해에방랑길에나선다.이후10년간한반도백성들의삶저변을관찰하고,서학(천주교)이침투한민간의풍토를면밀히살핀다.이때의경험을통해최제우는조선의지배질서유교체제를탈피하는사상적대전환이필요함을절감한다.

그뒤로서학을접하면서그교리를공부하면서도,최제우는자신이품은시대적고민을말끔히해소하지못했다.그는서양의기독교가하늘과인간을각기분리된것으로보는이원론적세계관을가졌음을비판하며서학과는다른자신만의생각을차근차근다져간다.그러던중37세가된1860년에‘내림체험’(강령,계시체험)을겪으면서‘하늘님’으로부터천도(天道)와함께21자주문과영부(靈符)를받는다.최제우는그때받은주문과영부를토대로백성들을이끌고덕을펼치는활동을벌인다.신분차별을없앤평등의공동체,빈부를가리지않는상호부조의공동체등을내세웠는데,이같은포덕활동은당시처참한삶을영위해가던백성들의마음을단번에사로잡는다.이책에서는최제우의『동경대전』을실으면서동학사상의정수라고할수있는시(侍,모심)정신을소개한다.시란인간이각자의영성을확립하면서이웃과사회와영적으로일체가되는경지를지향해야함을가리킨다.

해월최시형은1827년태어나어려서부모를잃고가까스로생계를유지하며살다가35세되던1861년에동학의소문을듣고입도한다.그뒤로최제우로부터직접지도를받으며신비체험을겪은뒤포교활동에나선다.최제우가퇴계유학을학문적기반으로삼았던것과는달리,최시형은학문을제대로닦은적이없었던터라백성들의눈높이에서주문수련을중심으로동학을포교했다.그러다가최제우가관군에잡혀목숨을잃고그의자제들까지세상을떠난뒤로최시형중심의단일지도체제가세워진다.최시형은기존의강원남부,충청북부산악지대중심의포교활동범위를충청남부와전라도까지넓히는개가를올렸다.

그러나이때부터나라의탄압은더욱거세졌고교도들의수난이격화되자,최시형은교조신원운동(교조최제우의원한을풀자는내용의합법적시위)을펼치며동학농민혁명의불씨를피우기시작한다.그는최제우의시정신을모태로한‘시천주(侍天主,모든사람이자기안에하느님을모신다)’사상을펼치며평등한세상을만들자고호소했고이는삼경(三敬,경천·경인·경물)사상으로체계화된다.백성의일상속에평등한영성을심고자했던최시형의노력은이책에실린『해월문집』의「을유통문」「무자통문」「임진신약」「임진통문」등에서확인할수있다.

증산강일순은1871년동학농민혁명의진원지인고부에서가난한양반가문의후손으로태어났다.서당에서학문에재능을보였으나집안형편상학업을이어갈수없었고,24세가되던해에동학농민혁명을참관한다.혁명이좌절된이후에는백성들의원한을풀고그들이원하는이상사회를이룩하자는내용으로수련을거듭한다.그러다가31세가되던1901년에계시를받고진리를깨달은뒤에1909년39세의나이로세상을떠날때까지‘백성들의원한을푸는’활동을이어간다.

강일순은‘일찍이하늘에서최제우를지상으로파견하여세상을구원하도록했으나그뜻이제대로이뤄지지않아자신이직접이땅에하강했다’고주장한다.다만그는기존의동학처럼교도들을체계적으로조직하지않았고,제자들을양성하지도않았으며,오로지탈제도적이고민중적인‘천지공사’라는종교행위를벌여갔다.특히기존가부장사회에서억압을받아온여성들의묵은원한을푸는일에큰관심을두었다.경직된유교윤리의폐해를비판하는것을넘어,음(陰,여성)이조화와통일,상생과화해의바탕이되는세계를제시한바있다.그가살았던20세기초인민들의기준에서는대단히선진적이고획기적인제안이아닐수없다.

한반도를토대로한고유의종교이자변혁사상

편저자박맹수는이책에서기존의동학연구가미처살피지못한부분을정확한사실관계를통해되짚었다.예를들어지금까지최시형이그다지주목받지못했음을지적하며기존의오해를해명하고(28~30면),증산강일순의사후교파가다양해지면서증산의행적과가르침에대한이해가크게엇갈리는점등을언급(39~41면)한다.이같은정밀한고증과연구를기반으로최제우,최시형,강일순의저술을정리하여소개했으며,이로써한반도후천개벽사상이라는하나의흐름을일목요연하게정리해냈다.이책은한국의여러사상적천재들중에서도외부로부터유입된학문과종교에귀의하지않고바로이곳한반도를토대로고유의철학을창조한개벽사상가들의삶과생각을한눈에파악할수있는맞춤의자료가될것이다.

문명전환의과제에서세계적보편성을획득하고자하는
창비한국사상선의도전적기획

지구기후와자본주의가불가분의위기를맞닥뜨리고각종갈등이팽배한지금이시대에우리가떠맡은과제는결코가볍거나단순하지않다.백낙청(서울대명예교수)을필두로하는창비한국사상선간행위원회는이모든위기를돌파하기위해수행해야할과제를다음과같이말한다.

‘전환’이라는강력하게실천적인과제는우리모두에게다른삶의전망과지침이필요하며,전망과지침으로살아작동할사상이절실함을뜻한다.그런사상을향한다급하고간절한요청에공명하려는기획으로서,창비한국사상선은한국사상이라는분야를요령있게소개하거나새롭게정비하는평시적작업을넘어어떤비상한대책이기를열망하며구상되었다.(「창비한국사상선간행의말」에서)

서구사상은오랜시간세계지성계에서압도적발언권을유지하는한편오늘날의위기에대해서도이런저런대응을내놓고있다.그럼에도그강력한위상의이면에강고한배타성과편견이작동하고있음은이제주지의사실이다.사상적인면에서도서구가가진위상은돌이킬수없이상대화되었고보편의자리는진실로대안에값하는사상들의분투에열려있다.이시점이야말로유·불·선의회통이라는특유의사상적기획이나최제우,박중빈의개벽사상등으로한국사상이전지구적과제를향해독자적인목소리를보태기에더없이적절한때일것이다.최제우,최시형,강일순을포함하는창비한국사상선사상가들의사유에는역사와현실을탐문하며새로운삶의보편적전망을구현하려한강인한실천성,그리고사회를변혁하는일과개개인의마음을닦는일이진리를향한단일한도정에있다는깨달음이깊이새겨져있다.한반도의경험과지혜가응축된사상적활력을드러내는창비한국사상선이문명전환의개벽적인사유와실천의지평을열어가는데의미있는밑거름이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