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스페인의 낮, 모로코의 밤은 더없이 매혹적이다
여행에서 만난 정점의 예술들
여행에서 만난 정점의 예술들
『스페인 모로코 인문 기행』은 관광화된 세계에서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질문했던 한신대 교수 김종엽의 『타오르는 시간: 여행자의 인문학』(2022, 이하 『타오르는 시간』)의 후속작이다. 저자는 사회학 연구자이자 문화평론가로서 역량을 발휘해 스페인과 모로코를 여행하며 마주한 ‘정점 체험(peak experience)’의 순간들을 담았다. 이는 전작의 제목 ‘타오르는 시간’의 또다른 표현으로서, 체험의 주체를 매혹할 뿐 아니라 그의 존재를 완전히 뒤흔들어버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한참이나 빛나고 있는 ‘사건(event)’에 가까운 경험이 응결되는 순간을 말한다.
어쩌면 신비 체험에 가까울 정점 체험 속으로 저자를 몰아넣은 것은 스페인의 예술 작품과 모로코 사막의 풍경이었다. 예컨대 벨라스케스와 고야, 가우디의 작품들, 사막을 수놓은 은하수를 헤집고 치솟는 듯한 오리온자리의 모습 같은 것들이 그랬다. 최고의 예술과 자연 풍광이 구사하는 시공간 속에서 강렬한 체험에 몸을 떨었던 기억은 그 앞에 서 있던 순간 속으로 계속해서 주체를 데려간다. 이에 저자는 자신을 흔들어놓았을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비슷한 체험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매혹적 대상들을 중심에 놓는, 새로운 형식의 여행기를 쓰고자 했다. 개인의 체험이 고립을 깨고 공동의 차원으로 이행할 때 더욱 풍요로운 경험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약 320컷에 달하는 컬러 도판과 750면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우리를 전율케 할 명작과 명소의 얼굴을 섬세하게 담았다. 감흥을 맥락화하기 위해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을 붙여 이 책만으로도 스페인과 모로코를 알차게 둘러보았다는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사전 답사가, 이미 다녀온 이들에게는 자신만의 고유한 추억을 풍부하게 되살리는 체험의 독서가 될 것이다.
스페인과 모로코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순간들을 한 권에 담다!
“왜 나는 그곳에 가려고 하는가?” “그곳에 가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여행지를 정할 때는 자기 욕망을 점검하게 된다. 하지만 숙고하기는 쉽지 않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힘이 든다는 이유로, 쉬운 답을 얻기 위해 여행 블로그를 검색한다. 맛집 추천을 받고 그곳에 가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찾아본다. 그렇게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다 보면 고유한 자기 경험을 잃어버리게 된다. 저자는 이렇게 경험이 빈곤해지는 문제를 지적하고 힘껏 저항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자기만의 여행기를 쓰는 것이다. 여행을 하며 느낀 감흥을 기술하고 작품 또는 풍경과의 마주침에서 일어난 일을 언어화하는 작업은 고유한 정점 체험을 최대한 자기 곁으로 끌어오려는 시도다.
예컨대 저자는 스페인과 모로코에서 본 불후의 명작과 잊을 수 없는 풍경들 속으로 끊임없이 되돌아간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1장), 고야의 「마드리드의 1808년 5월 3일」(2장), 피카소의 「게르니카」(3장), 가우디의 ‘성가족 성당’(4장), 엘 그레코의 「엘 엑스폴리오」(5장), 네르비온 강가의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안젤름 키퍼의 「두 강 사이의 땅」(6장), 토옌의 「휴식」(7장), 무리요의 「냅킨의 성모」(8장), 그리고 모로코의 막막한 사막에서 본 일몰 풍경(9장) 등을 중심에 놓고 철저히 자기 경험에 몰입한 여행기를 써내려간다. 완결성 높은 한권의 도록을 연상케 할 정도로 자신이 감상한 작품들을 방대하고 촘촘하게 나열한 뒤 이를 해석할 새로운 의미 자원을 얻기 위해 다양한 미학 논문과 예술비평을 검토했다. 나아가 이를 자기 경험과 대조해보며 문학적 표현과 특유의 상상력을 동원해 여행 중의 감흥에 살을 붙였다.
넘쳐나는 체험을 갈무리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성찰함으로써 주권적 능력을 되찾으려는 저자의 글쓰기를 따라가다 보면 스페인과 모로코에서 얻은 그의 정점의 순간들을 일종의 공유재(commons)로서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다. 흥미진진한 여행기이자 깊이 있는 예술교양서로서 이 책의 매력이다.
여행의 시간 속에서
정점 체험을 누리는 법을 안내한다
여행에서 경험하는 모든 장소에서 고유한 의미와 즐거움을 길어 올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저자는 자기가 마주하는 대상을 감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여행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확장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광대한 훈련장이다. 가령 안젤름 키퍼의 작품 「줄라미트」가 불러일으키는 감흥을 말하기 위해 저자는 파울 첼란의 시 세계를 참고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벌어진 유대인의 비극을 끌어들인다.(475~79면) 작품 하나에서 비롯된 이야기는 역사와 문화, 철학을 아우르는 인문학적 사유로 확장된다. 우리는 저자의 풍부한 연상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여러 질문을 감당하게 된다. “나는 이 작품을 왜 감상하고 있는가?” “이 작품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작품에 대한 질문은 자연히 삶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자기 삶을 수동태로 대하던 독자들이라면 여기에 진지하게 답하고 숙고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히 자기 경험의 주권자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신비 체험에 가까울 정점 체험 속으로 저자를 몰아넣은 것은 스페인의 예술 작품과 모로코 사막의 풍경이었다. 예컨대 벨라스케스와 고야, 가우디의 작품들, 사막을 수놓은 은하수를 헤집고 치솟는 듯한 오리온자리의 모습 같은 것들이 그랬다. 최고의 예술과 자연 풍광이 구사하는 시공간 속에서 강렬한 체험에 몸을 떨었던 기억은 그 앞에 서 있던 순간 속으로 계속해서 주체를 데려간다. 이에 저자는 자신을 흔들어놓았을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비슷한 체험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매혹적 대상들을 중심에 놓는, 새로운 형식의 여행기를 쓰고자 했다. 개인의 체험이 고립을 깨고 공동의 차원으로 이행할 때 더욱 풍요로운 경험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약 320컷에 달하는 컬러 도판과 750면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우리를 전율케 할 명작과 명소의 얼굴을 섬세하게 담았다. 감흥을 맥락화하기 위해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을 붙여 이 책만으로도 스페인과 모로코를 알차게 둘러보았다는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사전 답사가, 이미 다녀온 이들에게는 자신만의 고유한 추억을 풍부하게 되살리는 체험의 독서가 될 것이다.
스페인과 모로코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순간들을 한 권에 담다!
“왜 나는 그곳에 가려고 하는가?” “그곳에 가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여행지를 정할 때는 자기 욕망을 점검하게 된다. 하지만 숙고하기는 쉽지 않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힘이 든다는 이유로, 쉬운 답을 얻기 위해 여행 블로그를 검색한다. 맛집 추천을 받고 그곳에 가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찾아본다. 그렇게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다 보면 고유한 자기 경험을 잃어버리게 된다. 저자는 이렇게 경험이 빈곤해지는 문제를 지적하고 힘껏 저항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자기만의 여행기를 쓰는 것이다. 여행을 하며 느낀 감흥을 기술하고 작품 또는 풍경과의 마주침에서 일어난 일을 언어화하는 작업은 고유한 정점 체험을 최대한 자기 곁으로 끌어오려는 시도다.
예컨대 저자는 스페인과 모로코에서 본 불후의 명작과 잊을 수 없는 풍경들 속으로 끊임없이 되돌아간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1장), 고야의 「마드리드의 1808년 5월 3일」(2장), 피카소의 「게르니카」(3장), 가우디의 ‘성가족 성당’(4장), 엘 그레코의 「엘 엑스폴리오」(5장), 네르비온 강가의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안젤름 키퍼의 「두 강 사이의 땅」(6장), 토옌의 「휴식」(7장), 무리요의 「냅킨의 성모」(8장), 그리고 모로코의 막막한 사막에서 본 일몰 풍경(9장) 등을 중심에 놓고 철저히 자기 경험에 몰입한 여행기를 써내려간다. 완결성 높은 한권의 도록을 연상케 할 정도로 자신이 감상한 작품들을 방대하고 촘촘하게 나열한 뒤 이를 해석할 새로운 의미 자원을 얻기 위해 다양한 미학 논문과 예술비평을 검토했다. 나아가 이를 자기 경험과 대조해보며 문학적 표현과 특유의 상상력을 동원해 여행 중의 감흥에 살을 붙였다.
넘쳐나는 체험을 갈무리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성찰함으로써 주권적 능력을 되찾으려는 저자의 글쓰기를 따라가다 보면 스페인과 모로코에서 얻은 그의 정점의 순간들을 일종의 공유재(commons)로서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다. 흥미진진한 여행기이자 깊이 있는 예술교양서로서 이 책의 매력이다.
여행의 시간 속에서
정점 체험을 누리는 법을 안내한다
여행에서 경험하는 모든 장소에서 고유한 의미와 즐거움을 길어 올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저자는 자기가 마주하는 대상을 감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여행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확장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광대한 훈련장이다. 가령 안젤름 키퍼의 작품 「줄라미트」가 불러일으키는 감흥을 말하기 위해 저자는 파울 첼란의 시 세계를 참고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벌어진 유대인의 비극을 끌어들인다.(475~79면) 작품 하나에서 비롯된 이야기는 역사와 문화, 철학을 아우르는 인문학적 사유로 확장된다. 우리는 저자의 풍부한 연상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여러 질문을 감당하게 된다. “나는 이 작품을 왜 감상하고 있는가?” “이 작품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작품에 대한 질문은 자연히 삶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자기 삶을 수동태로 대하던 독자들이라면 여기에 진지하게 답하고 숙고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히 자기 경험의 주권자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스페인 모로코 인문 기행 (양장본 Hardcover)
$4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