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신채호 (담대한 수행과 치열한 혁명)

한용운·신채호 (담대한 수행과 치열한 혁명)

$24.07
Description
국난 극복과 평등 사회를 이룰 사상을 연마하다
민중과 함께하는 실천으로 나아간 만해와 단재의 궤적
창비 한국사상선 제22권 『한용운·신채호: 담대한 수행과 치열한 혁명』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지도자이자 근현대 변혁운동을 선도한 지식인이었던 한용운과 신채호의 명문을 골라 엮은 책이다. 한용운은 『님의 침묵』의 시인으로서 명성이 높다보니, 그가 불교사상과 불교개혁운동 등에서 다양한 이론적 진보를 선보인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또한 신채호는 의열단 선언 등 무장투쟁노선을 주창한 급진적 운동가로 이름을 알려져, 그의 민족사학자로서의 면모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 책은 한용운과 신채호의 핵심저작을 소개하면서, 이 두 사람이 각각 『조선불교유신론』을 펴낸 불교사상가, 근대 아나키즘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동아시아 고전 전통을 지키고자 한 통섭의 사상가였던 점을 역설하며 그들이 근현대 한국의 종교와 역사 이론에서 보여준 성취를 전하고자 한다.
저자

한용운

일제강점기의승려·시인·독립운동가로,3·1운동때민족대표33인의한사람으로독립선언에참여하고옥고를치렀다.신간회결성에주도적으로참여했으며불교개혁과민족해방사상을문학·사회운동으로확산했다.저서로『님의침묵』『조선불교유신론』『불교대전』등이있다.

목차

창비한국사상선간행의말

【한용운】
서문
‘님’을기다리는‘새세상’의이야기:한용운사상의시대성과변혁성
핵심저작
1장불교사상의시대성과불교유신의참뜻
2장독립운동과사회운동
3장마음수양과문학의사유

【신채호】
서문
희망과혁명의키워드로다시읽는신채호
핵심저작
1장절망에서희망으로
2장아와비아의투쟁
3장혁명의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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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불교만이아닌민족전체의삶을바꿔내기위한불교개혁

충남홍성에서태어난한용운(1879~1944)은구한말홀연히집을떠나방랑하다가27세에백담사에서불교에귀의했다.1910년한일합방이후일본조동종과결탁한당대조선불교에반기를들고임제종을부흥시켰고,1913년에는『조선불교유신론』을펴냈다.그뒤포교활동에매진하여『불교대전』을편찬하고월간지『유심(惟心)』을발행했으며,전국각지순회강연을열었다.그러다가1919년3·1운동에불교계대표로참가하면서본격적으로독립운동에투신했다.
3·1운동을거치며한용운은종교와변혁운동이어떻게연결되는지를또렷하게깨우쳤다.이에불교대중화를위한경전편찬,조선물산장려운동등종교와민족운동의새로운길을모색하던한용운은1925년『십현담주해(十玄談註解)』와『님의침묵』을탈고하면서종교적이고문학적인깨달음을국난극복과구세·평등의사상에연결하고자했다.
『조선불교유신론』은한용운이20세기초세계사적변화,특히서구철학의복잡다단한변화를목도하면서조선불교가그혼돈의사상계에서‘지혜의종교’로서책임을다하기를바라며쓴책이다.한용운은불교에서말하는‘진아(眞我)’가‘각자하나의자유로운진정한자아’로서진리를깨닫는데에궁극의목표를두었고,이것이중국의량치차오나독일의칸트가말하는‘자아’개념보다폭넓고보편적이며서구적이분법의사유를넘어선다고보았다.이처럼‘만인에게보편적으로공통되는진정한자아’는곧‘하나가곧만,만이곧하나’라는평등개념으로이어진다.한용운의구세사상은동학의사상을포함하여한국고유의민중적종교와철학속에서이어져온’평등‘을새롭게일깨우면서,근대민주주의이론의평등개념과자연스레연결된다.
20세기초물질문명이거세게밀려들어오는데,그저전통윤리를복원한다고,혹은서구사상을공부한다고이혼돈의변혁기를무사히넘길순없는노릇이었다.한용운은자본주의근대와식민체제아래놓인민중의처지를어떻게바꿀수있을지를오래고민했다.이에불교의혁신이자본주의의토대위에서구해질수있으며,이를위해서는현실감을갖추고경제활동에임해야한다고보았다.그가생애내내승려들의생계와교육,공동체결성에열의를쏟은것은이같은통찰을토대로한다.
문제는물질문명의속도에상응하여정신문명을어떻게고취할까였다.한용운은‘마음이곧물질이요,물질이즉마음이외다’라는불교의오래된명제를되새기며,물질개벽의시대에상응하는정신개벽의필요를강조했다.이를위해승려를가르칠때에마음수양이필요함을역설하며단지불경공부뿐아니라기초적인인문학수업을병행해야한다고주장했다.
일제가사찰령을통해조선불교를억압하고세계적으로는반종교정서가강해지던분위기에맞서한용운은조선민족의삶전반을개량하기위한불교개혁이필요하다고보고‘불교사회주의’를제시했다.이는불교의구세사상이사회주의이상과맞닿아있다고보았던그가평생탐구해온중도의실천노선속에서다져온생각이다.결국중요한것은민족해방이라는목표아래에종교운동과사회운동이연합하여실천하는것이었다.
20세기초라는변혁의시대에한용운은근대물질문명의폐해를자각하는동시에그것의극복을꿈꾸었다.한용운의이같은사상적응전은한국근현대의사상사에서대단히값진결실이아닐수없다.일제강점기라는고난의시기에깨달음과마음수양을통해민중의삶속으로들어가고자한그의사유와투쟁은한반도사상의계보에굵은획을그었다.

현대의민족주의를넘어서는‘통섭적민족주의자’신채호

신채호(1880~1936)는충청도의한학자집안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뛰어난문학적재능을보였고성균관에입학한뒤로사회진화론에심취하여계몽운동에앞장섰다.1910년한일합방이체결되자신채호는만주와블라지보스또끄,상하이와베이징등을오가며독립운동에참여했다.이시기신채호는단군을신격화한민족주의종교인대종교에가입하면서고조선과고구려유적지를답사했다.구한말에는서구제국을따라잡아근대국가를수립하고자사회진화론에기울었다면,식민지기에들어선뒤에는고대제국고조선의중흥기를떠올리는국수주의적민족주의자로전환한것이다.
이책의공동편자김진균은신채호의이같은국수주의,민족우월주의역사관을현대의독자들이인정하기는어려울것이라고말한다.하지만그와동시에고난의망명생활과독립운동내부의갈등,턱없이빈약한자료속에서한반도고대사를정초한신채호의작업을,21세기에풍부한자료를토대로연구하는후대인문학자들이함부로재단하기어려운것또한사실이라고역설한다.
그의과감한결단과단호한성품은유명하다.그는1919년임시정부에서외교론자이승만이주도권을잡자수년간그와대립하다가1922년임시정부와완전히절연했다.그무렵신채호는무장투쟁론에경도되었고테러로써일제강점기투쟁에서이길수있다고믿으며아나키스트활동을벌였다.
그가급진적인혁명을바랐음에도,동아시아고전의전통을계승하는작업을부단히이어갔다는점은특기할만하다.그는민족주의문학에근대의사상을가미해야한다고보았지만,또한여기에조선시대시가의전통인도덕성을연계하고자했다.아나키즘이라는계급적인식을철저히갖추면서동시에민족주의적각성을통해혁명을성취할수있다고본것이다.사회주의와민족주의세력이날카롭게대립하던당시의분위기에서이같은종합과중도의사고는무척소중한지적자산이아닐수없다.또한그는국제정세를아우르며조선이생존할방안을중국,러시아,일본등주변국의정치지형과세계평화의관점에서모색했다.이책의엮은이는“과연이처럼세계정세와우리공동체의전망을교차하여모두에게평화를주는지평을우리시대에도찾아볼수있을까”(192면)라며우리후속세대의분발을권한다.

문명전환의과제에서세계적보편성을획득하고자하는
창비한국사상선의도전적기획

지구기후와자본주의가불가분의위기를맞닥뜨리고각종갈등이팽배한지금이시대에우리가떠맡은과제는결코가볍거나단순하지않다.백낙청(서울대명예교수)을필두로하는창비한국사상선간행위원회는이모든위기를돌파하기위해수행해야할과제를다음과같이말한다.

‘전환’이라는강력하게실천적인과제는우리모두에게다른삶의전망과지침이필요하며,전망과지침으로살아작동할사상이절실함을뜻한다.그런사상을향한다급하고간절한요청에공명하려는기획으로서,창비한국사상선은한국사상이라는분야를요령있게소개하거나새롭게정비하는평시적작업을넘어어떤비상한대책이기를열망하며구상되었다.(「창비한국사상선간행의말」에서)

서구사상은오랜시간세계지성계에서압도적발언권을유지하는한편오늘날의위기에대해서도이런저런대응을내놓고있다.그럼에도그강력한위상의이면에강고한배타성과편견이작동하고있음은이제주지의사실이다.사상적인면에서도서구가가진위상은돌이킬수없이상대화되었고보편의자리는진실로대안에값하는사상들의분투에열려있다.이시점이야말로유·불·선의회통이나개벽사상등한국사상특유의사상적기획이한국사상이전지구적과제를향해독자적인목소리를보태기에더없이적절한때일것이다.
창비한국사상선사상가들의사유에는역사와현실을탐문하며새로운삶의보편적전망을구현하려한강인한실천성,그리고사회를변혁하는일과개개인의마음을닦는일이진리를향한단일한도정에있다는깨달음이깊이새겨져있다.한반도의경험과지혜가응축된사상적활력을드러내는창비한국사상선이문명전환의개벽적인사유와실천의지평을열어가는데의미있는밑거름이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