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K민주주의의 개척자)

김대중 (K민주주의의 개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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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민주주의자 김대중, 시대를 인식하고 방향을 제시하다
변혁적 목표와 현실 사이의 균형을 추구한 정치인·사상가

창비 한국사상선 제30권 『김대중: K민주주의의 개척자』는 한국 민주주의의 산증인이자 20세기 후반 민주화운동의 거두이면서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뤄낸 정치가 김대중의 연설문, 기고문, 인터뷰 등을 엮은 책이다. 김대중의 인생 역정과 그가 이룬 업적이 워낙 다채롭다 보니 그를 일관된 어조로 해설하는 문헌을 찾기란 쉽지 않다. 또한 김대중 자신 스스로도 1954년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하며 정계에 입문한 뒤로 시시때때로 이념과 노선을 바꿔온 터라 그의 사상을 하나의 사조로 설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 책의 편저자 이남주는 이 같은 난맥상을 살피며 김대중의 사상을 규정하는 데에서는 그의 말과 글이 가진 형식논리적 정합성을 따지기보다는 각각의 말과 글이 당대 역사에 어떻게 호응해왔는지를 따져보고 그 안에서 김대중 사상의 정수를 확인하자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 이 책은 김대중의 말과 글을 시대인식, 민주주의, 경제·복지, 외교, 통일 등 5개 영역으로 나눠 엮었다. 글을 고르고 엮는 데에는 김대중도서관과의 공동 기획을 토대로 했고, 『김대중전집 I』과 『김대중 전집 II』을 저본으로 삼았다.

김대중과 한국 민주주의가 걸어온 변혁적 중도의 길

김대중은 1924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1943년 목포상고를 졸업하고 1945년 해방 이후부터 정치 활동을 시작한다. 6·25 전후로는 해운업에 종사하고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4년 목포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본격적으로 중앙 정치계에 발을 디딘다. 이 책 1장의 첫번째 글은 그즈음 발표한 「한국노동운동의 진로」로 당시 김대중의 정치적 입장을 선명히 드러내는 글인데, 노동운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좌와 우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식견 등이 무척 인상적이다. 1970년에 발표한 「70년대의 비전」은 그 시기 정치 현실에 적합한 중도주의를 체계화하여 선보이는 글로서 앞으로 좀 더 과감히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세운, 김대중 사상의 기초가 되는 글이라고 볼 수 있다. 1장과 2장에서는 이처럼 김대중이 참여하거나 주도한 정당의 노선을 각각의 시대에 맞춰 그가 내놓은 시대인식을 통해 보여준다.
김대중 사상의 핵심은 “변혁적 지향을 한국의 현실에 맞게 실현시킬 수 있는 길의 모색”(22면)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3장에서는 김대중이 말하는 민주주의가 한국 현대사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고 서구 민주주의의 발전에 발맞춰 그것을 종종 뛰어넘는 혁신적 면모를 보여줬음에 주목한다. 박정희 유신정권 치하였던 1975년에 발표한 「우리 민족의 역사적 특성에 입각한 ‘한국적 민주주의’에 대한 사설」은 박정희가 운운한 한국적 민주주의의 맹점을 지적하며 한반도 역사에서 민주주의 전통을 풍부히 갖고 있음을 역설한다. 특히 이 글에서 김대중은 동학혁명을 재조명하며, 그것이 비록 실패로 끝맺었더라도 한반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모범적 사례이며 한국 민주주의의 무한한 가능성의 단초임을 강조한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 담론에서 흔히 무시되어온 유교·불교 등의 전통사상, 조선조 왕도 정치 등에서도 민주주의 자원을 찾을 수 있다고 보는, 현재 학술계에서 깊이 있게 논의를 전개 중인 ‘K민주주의’론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새삼 반가운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매우 긴밀히 연관지었고 이를 ‘대중경제론’으로 체계화했다. 대중경제론은 국가경제를 운영할 때에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를 모색한 이론으로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에 범국민적인 대중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경제 각 부문의 입체적인 ‘결합적 진보’의 방향”(226면)을 가리킨다. 하지만 당시 박정희정부는 이 같은 방향과는 정반대로 대기업 주도, 수출산업 중심의 발전을 주도했고 이는 현대 한국의 기형적 경제성장의 근본 원인이 되었다. 이 책의 4장에서는 대중경제론이 1960~80년대에는 불평등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1990년대에 들어서 IMF를 전후해서는 경제성장에 강조점을 두면서 균형성장을 병행 추진하는 것으로 변화해가는 면모를 보여준다.

K민주주의의 선구적 탐색과 실천

외교와 남북관계는 김대중의 정치 인생에서 가장 첫번째로 꼽을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외교와 통일 분야에서 김대중이 열의를 보인 것은, 이 두 가지에서의 성취가 한국 민주주의의 저변을 넓히는 것과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1950년대 이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대통령과 집권당은 한반도 분단을 이유로 반공정책을 펴면서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억압해왔다. 또한 구소련의 해체와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은 그동안 철의 장막으로 가려 있던 다양한 시장과의 접근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한국사회 또한 국제정세의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더욱 개방적 사고를 펼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의 5장 ‘외교’와 6장 ‘통일’에는 김대중의 현실적이면서 냉철한 대외 외교 관점과 그에 따른 현실 대응의 방안들을 세세히 확인할 수 있는 글들을 모았다. 그의 현실감각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개설된 한반도 주변 6개국(남북한·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외교 협상의 틀을 그가 이미 1970년대 초에 미·중·일·러의 4대국이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안전보장 선언을 하는 것으로 제안한 바 있었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획기적인 제안은 통일방안 논의에서도 고려되었고, 김대중은 ‘공화국연방제론’ ‘공화국연합제’ 등을 차례로 제안했다. 이후 남한과 북한 정부의 통일방안이 점차 김대중의 안으로 수렴되어가다가 결국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의 2항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이라는 표현으로 압축되는데, 이는 김대중의 혜안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살아생전 김대중만큼 비난과 고초에 시달린 정치인이 또 있을까. 그는 야당 지도자일 때에는 우파 정권으로부터 탄압받고 좌파 급진 운동권으로부터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재벌과 보수언론의 시장 자율성 훼손이라는 공격과 노동조합의 비정규직 양산 주범이라는 비난을 고루 받아들여야 했다. 이 책의 편저자 이남주는 한국사회의 보수적 환경, 전지구적 경제 변동 등의 변수를 고려하여 김대중의 공과 과를 공정하게 평가해야 하며, 특히 현대사의 고비마다 김대중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진전시켰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일갈한다. 나아가 현실과 유리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급진적 이상을 포용할 수 있는 ‘변혁적 중도’의 시각으로 김대중의 성취를 논한다면 그것이 ‘K민주주의’를 형성해온 소중한 자산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역설한다.

문명전환의 과제에서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창비 한국사상선의 도전적 기획

지구기후와 자본주의가 불가분의 위기를 맞닥뜨리고 각종 갈등이 팽배한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떠맡은 과제는 결코 가볍거나 단순하지 않다.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을 필두로 하는 창비 한국사상선 간행위원회는 이 모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수행해야 할 과제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환’이라는 강력하게 실천적인 과제는 우리 모두에게 다른 삶의 전망과 지침이 필요하며, 전망과 지침으로 살아 작동할 사상이 절실함을 뜻한다. 그런 사상을 향한 다급하고 간절한 요청에 공명하려는 기획으로서, 창비 한국사상선은 한국사상이라는 분야를 요령 있게 소개하거나 새롭게 정비하는 평시적 작업을 넘어 어떤 비상한 대책이기를 열망하며 구상되었다. (「창비 한국사상선 간행의 말」에서)

서구사상은 오랜 시간 세계 지성계에서 압도적 발언권을 유지하는 한편 오늘날의 위기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대응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그 강력한 위상의 이면에 강고한 배타성과 편견이 작동하고 있음은 이제 주지의 사실이다. 사상적인 면에서도 서구가 가진 위상은 돌이킬 수 없이 상대화되었고 보편의 자리는 진실로 대안에 값하는 사상들의 분투에 열려 있다. 이 시점이야말로 유·불·선의 회통이나 개벽사상 등 한국사상 특유의 사상적 기획이 한국사상이 전지구적 과제를 향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보태기에 더없이 적절한 때일 것이다.
창비 한국사상선 사상가들의 사유에는 역사와 현실을 탐문하며 새로운 삶의 보편적 전망을 구현하려 한 강인한 실천성, 그리고 사회를 변혁하는 일과 개개인의 마음을 닦는 일이 진리를 향한 단일한 도정에 있다는 깨달음이 깊이 새겨져 있다. 한반도의 경험과 지혜가 응축된 사상적 활력을 드러내는 창비 한국사상선이 문명전환의 개벽적인 사유와 실천의 지평을 열어가는 데 의미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저자

김대중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이자 민주화운동가. 1950년대 정계에 입문한 뒤 오랜 기간 권위주의와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정치활동을 펼쳤다. 1998년 대통령에 취임했으며, 2000년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6·15남북공동선언을 이끌었다.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목차

창비 한국사상선 간행의 말

서문

K민주주의의 선구적 탐색과 실천

핵심저작

1장 시대인식과 정당노선(~1987)

2장 시대인식과 정당노선(1988~)

3장 민주주의

4장 경제와 복지

5장 외교

6장 통일

김대중 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김대중과한국민주주의가걸어온변혁적중도의길

김대중은1924년전남무안에서태어나1943년목포상고를졸업하고1945년해방이후부터정치활동을시작한다.6·25전후로는해운업에종사하고전쟁이끝난직후인1954년목포국회의원선거에무소속으로출마하며본격적으로중앙정치계에발을디딘다.이책1장의첫번째글은그즈음발표한「한국노동운동의진로」로당시김대중의정치적입장을선명히드러내는글인데,노동운동에대한깊이있는이해,좌와우어디에도치우치지않는공정한식견등이무척인상적이다.1970년에발표한「70년대의비전」은그시기정치현실에적합한중도주의를체계화하여선보이는글로서앞으로좀더과감히군사정권에맞서싸우기위한이론적토대를세운,김대중사상의기초가되는글이라고볼수있다.1장과2장에서는이처럼김대중이참여하거나주도한정당의노선을각각의시대에맞춰그가내놓은시대인식을통해보여준다.
김대중사상의핵심은“변혁적지향을한국의현실에맞게실현시킬수있는길의모색”(22면)이라할수있다.이책의3장에서는김대중이말하는민주주의가한국현대사에뿌리를내리고있었고서구민주주의의발전에발맞춰그것을종종뛰어넘는혁신적면모를보여줬음에주목한다.박정희유신정권치하였던1975년에발표한「우리민족의역사적특성에입각한‘한국적민주주의’에대한사설」은박정희가운운한한국적민주주의의맹점을지적하며한반도역사에서민주주의전통을풍부히갖고있음을역설한다.특히이글에서김대중은동학혁명을재조명하며,그것이비록실패로끝맺었더라도한반도역사를통틀어가장모범적사례이며한국민주주의의무한한가능성의단초임을강조한다.이는한국민주주의담론에서흔히무시되어온유교·불교등의전통사상,조선조왕도정치등에서도민주주의자원을찾을수있다고보는,현재학술계에서깊이있게논의를전개중인‘K민주주의’론과맞닿아있다는점에서새삼반가운주장이아닐수없다.
김대중은민주주의와시장경제를매우긴밀히연관지었고이를‘대중경제론’으로체계화했다.대중경제론은국가경제를운영할때에민주주의를어떻게실현할수있을지를모색한이론으로정부의경제개발계획에범국민적인대중참여를보장하기위한“경제각부문의입체적인‘결합적진보’의방향”(226면)을가리킨다.하지만당시박정희정부는이같은방향과는정반대로대기업주도,수출산업중심의발전을주도했고이는현대한국의기형적경제성장의근본원인이되었다.이책의4장에서는대중경제론이1960~80년대에는불평등문제에초점을맞추고,1990년대에들어서IMF를전후해서는경제성장에강조점을두면서균형성장을병행추진하는것으로변화해가는면모를보여준다.

K민주주의의선구적탐색과실천

외교와남북관계는김대중의정치인생에서가장첫번째로꼽을키워드라할수있다.외교와통일분야에서김대중이열의를보인것은,이두가지에서의성취가한국민주주의의저변을넓히는것과직결되었기때문이다.1950년대이후부터1990년대중반까지대통령과집권당은한반도분단을이유로반공정책을펴면서민주주의를지속적으로억압해왔다.또한구소련의해체와동유럽사회주의국가들의몰락은그동안철의장막으로가려있던다양한시장과의접근가능성을열어주었고한국사회또한국제정세의이같은변화에맞춰더욱개방적사고를펼칠필요가있었던것이다.
이책의5장‘외교’와6장‘통일’에는김대중의현실적이면서냉철한대외외교관점과그에따른현실대응의방안들을세세히확인할수있는글들을모았다.그의현실감각이얼마나뛰어난지는2000년6·15남북공동선언이후개설된한반도주변6개국(남북한·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외교협상의틀을그가이미1970년대초에미·중·일·러의4대국이한반도평화를보장하는안전보장선언을하는것으로제안한바있었다는데서찾아볼수있다.이같은획기적인제안은통일방안논의에서도고려되었고,김대중은‘공화국연방제론’‘공화국연합제’등을차례로제안했다.이후남한과북한정부의통일방안이점차김대중의안으로수렴되어가다가결국2000년6·15남북공동선언의2항“남측의연합제안과북측의낮은단계의연방제안이서로공통성이있다고인정”이라는표현으로압축되는데,이는김대중의혜안이빛을발한것이라고볼수있다.
살아생전김대중만큼비난과고초에시달린정치인이또있을까.그는야당지도자일때에는우파정권으로부터탄압받고좌파급진운동권으로부터는미온적이라는비판을들어야했다.대통령이된이후에는재벌과보수언론의시장자율성훼손이라는공격과노동조합의비정규직양산주범이라는비난을고루받아들여야했다.이책의편저자이남주는한국사회의보수적환경,전지구적경제변동등의변수를고려하여김대중의공과과를공정하게평가해야하며,특히현대사의고비마다김대중이민주주의를어떻게진전시켰는지를주목해야한다고일갈한다.나아가현실과유리되지않으면서동시에급진적이상을포용할수있는‘변혁적중도’의시각으로김대중의성취를논한다면그것이‘K민주주의’를형성해온소중한자산임을깨닫게될것이라고역설한다.

문명전환의과제에서세계적보편성을획득하고자하는
창비한국사상선의도전적기획

지구기후와자본주의가불가분의위기를맞닥뜨리고각종갈등이팽배한지금이시대에우리가떠맡은과제는결코가볍거나단순하지않다.백낙청(서울대명예교수)을필두로하는창비한국사상선간행위원회는이모든위기를돌파하기위해수행해야할과제를다음과같이말한다.

‘전환’이라는강력하게실천적인과제는우리모두에게다른삶의전망과지침이필요하며,전망과지침으로살아작동할사상이절실함을뜻한다.그런사상을향한다급하고간절한요청에공명하려는기획으로서,창비한국사상선은한국사상이라는분야를요령있게소개하거나새롭게정비하는평시적작업을넘어어떤비상한대책이기를열망하며구상되었다.(「창비한국사상선간행의말」에서)

서구사상은오랜시간세계지성계에서압도적발언권을유지하는한편오늘날의위기에대해서도이런저런대응을내놓고있다.그럼에도그강력한위상의이면에강고한배타성과편견이작동하고있음은이제주지의사실이다.사상적인면에서도서구가가진위상은돌이킬수없이상대화되었고보편의자리는진실로대안에값하는사상들의분투에열려있다.이시점이야말로유·불·선의회통이나개벽사상등한국사상특유의사상적기획이한국사상이전지구적과제를향해독자적인목소리를보태기에더없이적절한때일것이다.
창비한국사상선사상가들의사유에는역사와현실을탐문하며새로운삶의보편적전망을구현하려한강인한실천성,그리고사회를변혁하는일과개개인의마음을닦는일이진리를향한단일한도정에있다는깨달음이깊이새겨져있다.한반도의경험과지혜가응축된사상적활력을드러내는창비한국사상선이문명전환의개벽적인사유와실천의지평을열어가는데의미있는밑거름이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