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 (개정판)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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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동아시아 400년, 그 역사를 읽다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는 17세기 초부터 2010년까지, 한ㆍ중ㆍ일을 중심으로 베트남, 타이완, 필리핀, 몽골 등을 포괄한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다룬다. 동아시아 지역사의 상호 연관과 비교가 더욱 잘 드러나도록 중국과 동남아 등 일부 내용을 보충하고, 냉전시기 자본주의 진영에서 이루어진 ‘여성교육과 여성노동’에 관한 글을 추가했다. 그밖에 부정확한 서술을 바로잡고 지도와 사진을 보충하는 등 초판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했다.

▶ 이 책은 2010~2011년에 출간된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창비)의 1, 2권을 합본 개정한 것입니다.
저자

유용태

유용태는서울대사범대학역사교육과교수,중국근현대사전공.연세대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중국난징대학박사후연구원과미국프린스턴대학방문연구원,한국중국근현대사학회회장을지냈다.

목차

서장동아시아지역사를위하여

제1장해금시기의국가와사회
1.동아시아지역질서와200년간의평화|2.문인사대부의국가와무사의국가|3.농민사회와민란

제2장세계시장의확대와지역질서의변화
1.유라시아무역과동아시아|2.불평등조약과국가의위기|3.개항장의민중과그주변

제3장국민국가를향한개혁과혁명
1.개혁구상의지역연쇄|2.국가체제의전환,개혁과혁명|3.근대화의물결앞에놓인민중

제4장제국주의의침략과반제민족운동
1.청·일·러세제국의패권경쟁|2.반제민족운동과국제연대|3.이중의억압,소수민족의운명

제5장사회주의와민중운동
1.사회주의수용의지역연쇄|2.새로운국민국가를향한모색|3.도시화와대중사회

제6장총력전의충격과대중동원의체계화
1.파시즘의침략과총동원체제|2.반파쇼민족전선의대항동원|3.식민,민족동화,민족이산

제7장냉전체제의형성과탈식민의지연
1.두진영의대립,중국혁명과미일동맹|2.타율적전후처리와탈식민의지연|3.냉전속의열전과갈등의내면화

제8장자본주의진영의산업화와민주화
1.전쟁특수와경제재건|2.개발독재,성장과분배의거리|3.민주화와민중운동의성장

제9장사회주의진영의실험과궤도수정
1.신민주주의의유산|2.농민사회주의의실험과좌절|3.개혁개방과사회단체의부활

제10장탈냉전시대의갈등과시민운동
1.신자유주의의확산과군사대국화|2.국가주의의연쇄와패권경쟁|3.사회양극화와시민운동

종장평화와민주주의연대를향하여

출판사 서평

동아시아400년,그갈등과화해의잠재력을찾아서

지난2010년,한·중·일역사의상호연관과비교를통해‘통합적지역사’로서동아시아근현대사를조망하려는시도가국내학자들의노력으로결실을맺었다.2005년첫집필모임을시작해마침내『함께읽는동아시아근현대사』(초판,전2권)를출간한것이다.한·중·일일국사병렬을넘어선지역사관점의동아시아사는한국뿐아니라중국과일본역사학계를통틀어획기적인학술적성과였다.시기상으로는17세기초부터2010년대까지,지리적으로는벵골만이동(以東)에서일본북부와사할린까지(국가별로는한·중·일을중심으로베트남·타이완·필리핀·몽골등을포괄)를다뤘다.제목의‘함께읽는다’는말은한주제에얽힌여러나라·민족의사정을두루살핀다는의미와이책이한국을넘어다른지역민들사이에서도널리읽힐수있도록배려했다는의미를담고있다.
이번『함께읽는동아시아근현대사』(개정판)은초판발행된1·2권책의합본개정판이다.동아시아지역사의상호연관과비교가더욱잘드러나도록중국과동남아등일부내용을보충하고,냉전시기자본주의진영에서이루어진‘여성교육과여성노동’에관한글을추가했다.그밖에부정확한서술을바로잡고지도와사진을보충하는등초판에서아쉬웠던부분을보완했다.무엇보다개정판출간의가장큰의미는지난5년간한국사회의상황이달라진점에있을것이다.초판당시에는외려국가주의를넘어선역사서술이당연한전제로여겨지는분위기도있었지만,지금동아시아를둘러싼갈등상황속에서이를주장하는것은보다절실한문제가되었다.400년이라는시간과5,280km에달하는공간을가로지르며동아시아를떠나지않는갈등과그화해의실마리를찾아보자.

끝나지않은제국의그림자,중화주의와식민지주의

오늘날‘신(新)중화질서’라불리는중국의프로젝트는이백년넘게동아시아를주도한중화주의에그뿌리를둔다.단순히지리적으로동서남북한가운데있음을뜻하던‘중국(中國)’개념이농경민인화하족(華夏族)의문화적우월의식과결합해‘중화(中華)’개념으로진화했고,이는임진왜란·병자호란이후부터아편전쟁이있기까지17~19세기동아시아여러나라를지배하는논리로굳건히자리잡았다.이렇게해서명·청중국을중심[中華]으로하고조선·일본·베트남을소중심[小中華]으로하며류우뀨우[오끼나와]·몽골·티베트등을주변[四夷]으로하는위계질서가성립했다.중화질서는중국에대한이웃나라들의조공의례와,바다출입을제한하는해금정책을통해안정적으로유지되었다.그러나‘평화의200년’이라불리는이시기는건륭제의10대전역(戰役)(청나라가몽골·동투르키스탄·티베트·타이완등을정복한일)에서보듯폭력적인제국화,정복전쟁의성격을내포한다.중국은이웃나라나민족을자신과분리되지않은연속체로파악해언제든흡수·동화할수있는대상으로여겼던것이다.
아편전쟁(1840~42)과서구열강의침략은중화질서가붕괴하고동아시아에새로운제국질서가세워지는계기가됐다.토지기반의문인사회였던중국·한국·베트남과달리정치·경제적기반이불안정하고바깥세상의변화에민감한무사들의사회였던일본은유럽의국민국가모델과팽창지향의자본주의를빠르게내면화하면서제국의야망을드러냈다.타이완침공(1874)과류우뀨우합병(1879),한일합병(1910)이후포섭과배제의식민지동화정책을펼치는한편,싱가포르·필리핀·사이판등동남아에서도무자비한침략을행했다.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일본군만큼아시아민중에대해대규모학살과폭행을자행한군대는없었는데,여기에는유럽중심의문명사관을수용하며빚어진아시아다른민족에대한멸시의식이깔려있다.패전이후일본은공산화된중국을봉쇄하기위해,이제는자본주의화된중국을견제하기위해미국의전략적지원을받으며여전히동아시아에서벌어지는역사논쟁과갈등의한축을담당한다.

동아시아는어떻게‘과거의힘’을극복할수있을까

동아시아지역사의관점에서한국사를다각도로연구해온미야지마히로시교수(성균관대동아시아학술원)는이책의초판당시「동아시아의새단계를보여주는획기적성과」라는제목으로다음과같은서평을남겼다.

지금까지의역사학을지배해온유럽적인문명사관을극복하고새로운원리에입각한역사서술을찾기위해서동아시아사가구상되어야한다는주장은,종래의틀자체에대한비판의식없이일국사를단순히동아시아지역으로확장하는식의서술방식에대한근본적인비판으로서정곡을찌른지적이다.반드시실현되어야하는과제는특히중국및일본의연구자들과함께이책에대해토론할기회가마련되어야한다는점이다.이렇게획기적인책이왜한국에서먼저나올수있었는지의문제를생각하면더욱그러한희망이절실하다.(『창작과비평』2011년여름호)

여기서마지막문장이눈길을끈다.이런관점과서술방식을지닌책이왜한국에서먼저나왔을까?이책은한가지힌트를준다.바로한국은중국·일본·베트남과다르게‘제국’이된경험이없다는사실이다.흔히동아시아역사인식의공유를위협하는가장큰장애물로아직도이를인정하지않으려는제국시기일본의식민지주의와최근점차부활조짐을보이는중화주의를꼽는다.일본은한국보다먼저동아시아담론이전개되었고그에입각한역사서술도꾸준히진행되었지만제국경험의전통을넘어야하는부담도동시에안고있다.중국은역사상규모자체가동아시아범위를넘는데다가일본보다훨씬더오랜제국경험이있다.지역사서술은과장된자국사의‘영광스런과거’를스스로깎아내야하는자기와의싸움이기에힘겨울수밖에없고,그런부담이상대적으로덜한한국은동아시아지역사를서술하기에좋은여건을갖춘셈이다.
물론한국역시베트남전쟁에서의민간인학살을비롯해,책임져야할역사문제를숱하게안고있다.자국역사에대한성찰과타국역사에대한공감을‘자학사관’이라매도하는세력이존재하는것도사실이며,이는역사문제를더욱풀기어려운데로몰아간다.그런점에서이책의마지막대목은오래곱씹어볼만하다.

타국의국가폭력을비판하기는쉬우나동시에그와동일한기준으로평화와민주주의연대를향하여자국의그것을성찰하기는쉽지않다.역사화해에도달하려면자국은피해자이고타국은가해자라는이분법,타국의국가폭력을비판하되자국의그것에대해서는눈감는이중기준을직시하고극복하려는노력이필요하다.역사화해는무엇보다도자국내부의평화를증진하는자신과의싸움,자국근현대사에대한성찰이기때문이다.(본문744~4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