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베를린 (분단의 상징에서 문화의 중심으로)

베를린, 베를린 (분단의 상징에서 문화의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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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냉전체제의 상징에서 세계문화의 중심이 된 도시 베를린의 극적인 변모 과정을 살펴보다!
2차대전 이후 베를린은 냉전체제의 최전선으로서 40년을 보냈다. 당시 동독 영토 한가운데 떠 있는 섬과 같았던 서베를린은 동서독의 갈등 원인이기도 했지만, 양측 정부로 하여금 교류를 모색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했다. 베를린자유대학교 한국학과 교수 이은정은 『베를린, 베를린』에서 1945년 2차대전 종료부터 2019년 현재까지 독일 통일의 역사적 순간을 두루 살피면서 이제껏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던 베를린 주민들의 생활상과 동서독 교류의 구체적 양상, 당국 간 협상의 막전막후를 생생하게 추적한다.

아픈 역사를 딛고 오늘날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문화도시가 된 베를린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과거와 현재의 단절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있음을 밝혀낸다. 지금의 베를린을 이해하기 위해 저자 이은정은 동독의 한가운데에 있는 베를린이 어째서 동독의 도시로 귀속되지 못하고 동서로 분단되었는지 그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동독과 서독, 정부와 주민, 세계정세와 독일정치 등 베를린 문제를 둘러싼 여러 주체들을 균형 잡힌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이 각각의 주체가 만들어낸 동서베를린의 분단의 장면들을 풍성하게 그려낸다.
저자

이은정

이화여자대학교정치외교학과에서수학하고,독일괴팅겐대학교정치사상사박사학위를받았으며,할레대학교에서교수자격(Habilitation)을받았다.1984년부터독일에서생활하며정치사상과지식의변동,통일과체제전환문제를연구하고있다.정치사상사에새로운분석틀을도입하여상호문화적인연구를개척한공로로아시아출신최초로베를린-브란덴부르크학술원정회원에선출되었다.한국과독일문화교류증진에기여한공로로제8회이미륵상을수상했다.2008년베를린자유대학교한국학연구소를창설했으며,현재한국학과학과장을맡고있다.

목차

여는글

1장독일의분단과베를린
첫번째위기,베를린봉쇄
두번째위기,베를린최후통첩

2장차단이아닌분단
경계를넘어통근하는사람들
중단되지않은우편통신

3장막을수없는흐름
지하의연결망,하수도
지상의연결망,대중교통

4장장벽,접근을통한변화의시작
분단으로인한고통의극복
다름을인정하는합의

5장장벽을넘어부는바람
베를린을위한콘서트
무너진장벽

6장다시하나가된베를린의열망
통일독일의수도
‘가난하지만섹시한’도시

닫는글

출판사 서평

분단의상징베를린은어떻게세계문화의중심이되었나
냉전을무너뜨린일상의힘에서분단극복의희망을찾는다

베를린장벽붕괴(1989)및독일재통일(1990)30주년을맞아‘냉전체제의상징’에서‘분단극복의모델’이자‘세계문화의중심’이된도시베를린의극적인변모과정을복원해낸『베를린,베를린』이출간되었다.2차대전이후베를린은냉전체제의최전선으로서40년을보냈다.당시동독영토한가운데떠있는섬과같았던서베를린은동서독의갈등원인이기도했지만,양측정부로하여금교류를모색하게만드는이유이기도했다.저자이은정(베를린자유대학교한국학과교수)은1945년2차대전종료부터2019년현재까지독일통일의역사적순간을두루살피면서이제껏뚜렷이드러나지않았던베를린주민들의생활상과동서독교류의구체적양상,당국간협상의막전막후를생생하게추적한다.국내외의기존관련도서가대부분베를린장벽붕괴전후의지정학을주목하거나정치지도자의관점에서서술하는데반해,이책은1984년부터독일에서생활해온저자가방대한자료를직접살피고관계자인터뷰를통해분단된베를린의실상을입체적이고균형감있게집약해냈다.베를린과독일의경험을바탕으로남북협력방안의구체적로드맵을연구하고한반도평화구축문제를세계정세속에서파악해온저자는대립하는두체제간의타협과협력,끊임없는교류가결국독일통일의원동력이었음을드러낸다.촛불혁명의힘으로급진전을이룬남북관계를소통과교류의방향으로전환시킬과제를안고있는우리에게나침반같은의미를제공할책이라기대한다.

분단도시베를린을둘러싼다양한힘의경합을그려내다

2019년11월9일은베를린장벽이붕괴된지30년이되는날이다.베를린장벽붕괴11개월뒤독일은전세계에통일을공식선언했다.통일이후독일은유럽연합의맹주이자세계4위경제대국으로발돋움했고,통일독일의수도가된베를린은문화와예술이가장자유롭게펼쳐지는도시로자리잡았다.『베를린,베를린』은아픈역사를딛고오늘날세계적으로각광받는문화도시가된베를린의변화를추적하면서,이러한변화가과거와현재의단절이아니라연속선상에있음을밝혀낸다.지금의베를린을이해하기위해저자이은정은동독의한가운데에있는베를린이어째서동독의도시로귀속되지못하고동서로분단되었는지그과정을1장‘독일의분단과베를린’에서일목요연하게정리하고있다.베를린의분단이기정사실화되기까지찾아온두차례의위기‘베를린봉쇄’(1948.6~1949.5)와‘베를린최후통첩’(1959.1)은미국과소련,두냉전세력의대결에서비롯한것이었다.베를린최후통첩당시베를린을둘러싼미국과소련의힘겨루기가격화되어‘핵전쟁’까지거론되었지만실제전쟁으로이어지진않았는데베를린에서의전쟁은유럽안보문제와직결되어있었고3차세계대전으로이어질위험까지있었기때문이다.베를린은강대국의타협아래분단을맞았고,이러한맥락속에서형성된동서베를린은통일이될때까지내내갈등을빚는원인이기도했지만동독과서독을연결해주는가교가되기도했음을저자는구체적사례를통해증명해보인다.
베를린문제는동독과서독간의문제만이아니었고냉전당시세계정세를주도하던미국과소련,동서진영이만들어내는갈등속에서변화하고발전했다.하지만그러한세계정세의체제에종속되기만한것은아니었다.베를린에서일상을살아내던주민들의열망,그리고분단으로겪는주민들의고통을줄이기위해베를린문제를해결하려고했던정치인들의원칙속에서베를린은독자적이고도실용적인해결방법을모색해냈다.저자이은정은동독과서독,정부와주민,세계정세와독일정치등베를린문제를둘러싼여러주체들을균형잡힌시선으로바라보면서이각각의주체가만들어낸동서베를린의분단의장면들을풍성하게그려낸다.

분단이라는정치적구획을초월하는일상과생활의힘

『베를린,베를린』에서특히흥미로운대목은분단당시동서베를린주민들이어떻게분단을의식하며살았는지그생활의모습을생생하게그려낸2장‘차단이아닌분단’3장‘막을수없는흐름’이다.저자는분단도막을수없었던동서베를린주민들의출퇴근과경제활동,삼엄한감시와검열속에서도왕래하던우편통신,실무적·기술적차원의협력을가능하게한하수도시설,일상적인접촉과교류를만들어낸대중교통체계등을섬세하게포착해동서독교류사를흥미롭게풀어낸다.같은일터에서동서독주민이함께일하는광경을묘사한부분이나도시철도를타고경계를넘어이동하는것을아무렇지않게받아들였던주민들의경험을읽다보면,분단이라는정치적구획을초월하는일상과생활의힘을느낄수있다.
또한19세기에이미베를린전체에구축되어있던인프라망(우편체계,상하수도,도시철도등)은분단되었다고바로폐기하거나차단하는것이쉽지않았기에분단이후에도적절한방식으로사용되었다.물론이러한시설들이반드시탈정치적인목적으로사용되지는않았다.때로는동독과서독이자신의체제를선전하는도구로이용했고,동서독간의관계가경색될경우사용이통제되기도했지만,시설을유지하고관리하기위해서라도실무자간의교류와협상은피할수없는것이었다.저자는이과정에서작성된협상문들과논의내용을꼼꼼히분석하면서서베를린과동독이합리적인접근방법으로문제를풀기위해노력했고,정치적으로충돌할수있는사안은배제한채기술적교류에집중했음을밝혀낸다.이러한최소한의소통이베를린장벽이라는거대한분단의벽에끊임없이구멍을내는역할을했다는것이다.

냉전속에서도합의점을만들어낸협상의기술을파헤치다

이책의또다른백미는정치적합의를이끌어내는긴장감넘치는협상과정과극적인타협의순간들이다.저자는4장‘장벽,접근을통한변화의시작’에서네개의협정을맺는과정을다루고있는데,통행증협정·4대국협정·통과협정·여행방문협정을거치면서동독과서독(서베를린)이합의가불가능한부분을인지하고합의가가능한사안부터협상을이끌어내는과정이인상적으로펼쳐진다.양측의협상과정에서가장합의하기힘들었던문제는베를린의법적지위에대한부분이었다.소련과동독은동베를린을동독의수도로정하고서베를린을독립된주권적단위로규정해서독과분리시키려했다.이와달리서독과서방연합국은동서베를린전체에대한연합국의공동관리원칙을고수하며,서베를린을서독연방주의하나로간주했다.이러한명백한입장차이에도불구하고협상이가능했던이유는이해관계가대립하는민감한내용은협상테이블에아예올리지않았기때문이다.서베를린의시장이었던빌리브란트는이과정에서가장중요한역할을했던정치인으로꼽을수있다.‘작은걸음정책’이라는이름에서짐작할수있듯이,처음부터모든문제를해결할수있으리라는기대를버리고,한걸음도내딛지않는것보다는작은걸음이라도내딛는것이좋다는믿음아래추진한브란트의정책은동서베를린,더나아가동서독이통일을향해나아가는데발판이되어주었다.
독일특유의실용적접근은통일이후에도이어졌다.현재베를린에는국립도서관,국립대학,예술극장등이모두두개씩인데이는분단시절동베를린과서베를린의대표기관들을한쪽으로통합하거나폐기하지않았기때문이다.지금까지도원래의역할을유지하고있는여러기관들덕분에베를린은세계그어느도시보다문화적으로풍요로운도시가되었다.이는분단이라는어두운경험을어떻게이용하느냐에따라새로운미래로나아가는자양분이될수있음을보여주는수많은사례중하나일뿐이다.다름을인정하는관용적태도,실질적으로해결해야할문제에대한합의점을찾아나가는실용적관점은분단체제전환을앞둔우리가새겨들어야할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