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20.00
Description
세가지 결정적 장면으로 오늘날의 중국을 다시 읽는다
중국현대사의 공론장 톈안먼에서 펼쳐진 변혁의 역사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1919, 1949, 1989』는 중국현대사 연구자이자 실천적 학문의 주창자로 학계와 문화계의 중추 역할을 해온 백영서 연세대 명예교수의 중국현대사 연구를 중간 결산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5ㆍ4운동(1919), 중화인민공화국 성립(1949), 톈안먼운동(1989)이라는 세가지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오늘날 중국을 개괄했다. 굴곡 많은 중국현대사에서 저자가 이 세 사건을 선택한 것은 지난 2019년에 각각 100주년, 70주년, 30주년을 맞았을뿐더러, 박사학위논문 작성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공론장으로서의 톈안먼(天安門)의 상징성에 착안하여 중국현대 ‘100년의 변혁’을 재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사건들은 모두 톈안먼을 중심으로 이뤄져 오늘날 중국사회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저자는 이 세 사건을 꿰뚫어 흐르는 주선율을 ‘민(民)의 결집과 자치의 경험’으로 보고 각 사건에서 등장하는 변혁주체의 궤적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런 시각에서 1919년을 ‘신청년과 각계민중연합의 시대’로, 1949년을 ‘당과 인민의 시대’로, 1989년을 ‘군중자치의 순간’으로 파악한다.
저자

백영서

서울대동양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연세대문과대학장,국학연구원장,계간『창작과비평』편집주간,현대중국학회장,중국근현대사학회장등을역임했고,현재연세대사학과명예교수이자세교연구소이사장으로활동하고있다.저서로『사회인문학의길』『핵심현장에서동아시아를다시묻다』『동아시아의귀환』『중국현대대학문화연구』『思想東亞:韓半島視角的歷史與實踐』『橫觀東亞:從核心現場重思東亞歷史』『共生への道と核心現場:實踐課題としての東アジア』『동아시아의지역질서』(공저)『생각하고저항하는이를위하여:리영희선집』(공편)『백년의변혁』(공편)『내일을읽는한·중관계사』(공편)『대만을보는눈』(공편),역서로『동아시아를만든열가지사건』(공역)『오끼나와,구조적차별과저항의현장』(공역)등이있다.

목차

책을펴내며
프롤로그

제1부1919:신청년과각계민중연합의시대
1장1919년5ㆍ4운동의경과와상징화
2장왜일어났을까:위기의이중구조
3장주체의형성과‘신청년’:사회변혁적자아
4장5ㆍ4운동의퇴조또는전환:직업혁명가
5장5ㆍ4의몇가지쟁점을다시생각하기
6장연동하는동아시아와5ㆍ4의현재적의미

제2부1949:당과인민의시대
1장1949년중화인민공화국성립
2장농촌의토지개혁
3장도시의접수와관리:베이징
4장신민주주의사회:제도와운동
5장단명한신민주주의사회의의미
6장동아시아속의1949년

제3부1989:군중자치의순간
1장일지로본톈안먼사건
2장왜일어났을까:구조와행위주체
3장누가,무엇을어떻게요구했나
4장어떻게기억되는가
5장동아시아인이기억하는톈안먼사건

에필로그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이책은전문적인중국사연구성과와담론을담고있지만,읽을거리를원하는교양독자또한세심하게배려했다.개관-심화-확장의틀을염두에두고,앞에서는각사건을개관한뒤주요쟁점의심화읽기와일국사를넘어선동아시아사로의확대를꾀함으로써단계별읽기를추구했다.여기엔이책이중국현대사에대해알고자하는독자에게개설서역할을해주길바라는저자의뜻이담겨있다.공산당창당100주년을맞는2021년,어느덧강대국으로굴기한중국은세계를움직이는중요한축으로자리잡았다.이책을통해지금까지제대로알기어렵고오해되기일쑤였던오늘날중국의모습을제대로이해해볼것을제안한다.

역사를새롭게읽는다초점렌즈
‘100년의변혁’과‘근대적응과근대극복의이중과제’

저자는‘중국공산당은계속집권할수있을까’그리고‘미국과중국사이에낀한국이어떤선택을해야할까’라는,중국과관련한우리사회의두가지주요한물음에답하기위해중국의100년의역사를‘100년의변혁’이라는시각에서해석하고있다.“변혁(transformation)이란특정모델로가는직선적진화과정(곧이행transition)이아니라새롭고알려지지않은무엇인가로가는변화이다.성공과실패,개량(또는개혁)과혁명,운동과제도의이분법을넘어서되역사를탈정치화하지않고‘정치적가능성’을체감하며민주적약속을전망한흐름을온전히파악하기위해이개념을제기하는것이다”(16면).또한‘100년의변혁’을‘근대적응과근대극복의이중과제’(약칭‘이중과제’)이라는사유의틀에바탕해서술한다.근대에성취함직한특성뿐아니라부정해야할특성도있으므로근대적응을제대로하기위해서는근대극복을겸하지않을수없고,근대극복또한근대적응을겸해야온전히수행할수있다는것이다.

1919년:신청년,새로운민주주의실험운동의주체

1919년5월4일일요일오후2시,베이징의톈안먼에서는정부의외교정책을규탄하는대학생들의집회가열렸다.저자는이를전후하여시작된5ㆍ4운동기가자각된지식청년,곧‘신청년’이이중과제수행의주체로부상한시기라고파악한다.그들이톈안먼에서형성한저항의의례는중앙정부의정당성을비판하는데그치지않고민의를대변하는관행혹은운동으로서정당성을갖게되었다.그들은1차대전으로노출된유럽문명과자본주의경제의위기에더해신해혁명의굴절,곧공화(혁명)의위기도중첩해서경험했기에낡은정치,심지어국가에대해서도회의적이었다.그리하여그들은신문화를통한발본적변혁을추구했고,그추동력을자각된개인들의자발적결합체인소단체에서구하려했다.저자에따르면,이는개인과국가의이분법을넘어민주적집단주체가사회를발견하고개조하는길이자,‘세계적공리’를실천하는길이기도했다.
5ㆍ4의영향속에구상하고실천한소단체가결국좌절되자,신청년들은지식인들의윤리적쇄신을도모하고직접평민속에들어가그들을동원하며정치적정당성을실질적으로확보하고자했다.그활동을지속시킬포괄적인이념과조직적인후원이필요했던신청년들은이것들을제공하는공산당과국민당이연합해(제1차국공합작)1923년부터추진한반제ㆍ반군벌국민혁명에참여했으며,이들중일부는‘사회변혁적자아’로서의정체성을기반으로개인수양과사회변혁을겸하는‘직업혁명가’로전환하여민중을새로운정치세력으로동원하는주축이되었다.저자는이를두고‘공화의확충적실질화’라는새로운민주주의의실험운동의주체가형성된것이라고주장한다.특히‘민의자치와결집’의방식으로실천된각계연합의국민대회와이를민의의대변기구로제도화하려는국민회의운동은비록그자체로제도화되지는못했지만당-국가와사회의관계를(직능대표의형태로)제도화하는과제의중요성을일깨운새로운경험이었다.저자에따르면,이는구미의대의제가아닌새로운민주주의의길로서,근대극복의계기를품은것이었다.
그런데5ㆍ4운동기에대두된각계민중연합의역량이국민혁명과정에서조직된세력으로성장함에따라그안에계급분화가나타나는한편,국민회의구상에는직능집단외에국민당과공산당같은정당도포함되었기때문에,그들은국민회의구상을제도화할능력,가장중요하게는군사력을갖지못하는한외부세력특히혁명정당에종속될수밖에없었다.이를통해국ㆍ공양당이국민국가건설을추구한과정에서드러낸‘해방과억압의양면성’을역사적맥락에서살펴볼수있다.

1949년:헌정의제의확대와‘공화의확충적실질화’

1949년10월1일톈안먼은다시축제의장이되었다.10월1일은그때부터지금까지건국을기념하는국경절로,매년톈안먼에서경축의례가거행되고있다.이날선포된중화인민공화국은중국이신민주주의사회로진입했음을의미하는바,그주체는공산당의지도를받는‘인민’,곧노동자ㆍ농민ㆍ소부르주아지ㆍ민족부르주아지의계급연합체이다.그들은연합정부와혼합경제를신민주주의사회의핵심으로추진했다.
자본주의를발전시키면서동시에이를극복하려는신민주주의사회단계에서요구되는긴장이지도층의노선갈등형태,예컨대마오쩌둥과류사오치의협력과대립으로유지될수있었다.즉신민주주의사회가하나의독자적‘단계’인지단순한‘과도기’인지를둘러싸고논쟁이있었지만,당시중국은한국전쟁에참전함으로써샌프란시스코체제에서배제당하고세계체제로부터봉쇄되어자립갱생이강제되는상황에있었다.이런여건에서사회주의로의전환을앞당기려는마오쩌둥노선이신민주주의사회단계를좀더유지해야한다는류사오치노선과의대립에서승리함으로써,그긴장은지속되지못한채1950년대중반사회주의건설이라는단일과제로해소되고말았다.중국이이처럼세계체제로부터배제당한조건에서사회주의적본원축적을추진함으로써근대적응의과제를수행할물적기반이구조적으로제약되었으며,국가와민의협치나자생능력을갖춘민의결집을위한물적토대가약해지고말았다.이에국가는(때로는폭력을수반한)군중운동의동원에거듭의존하는불안정성을보일수밖에없었고,각계인민대표회의에구현된연합정치의제도적영역도유명무실해졌다.그로인해1953년에이미국민국가의해방적측면보다억압적측면이우세해지는징후가나타났다.
그렇다고해서중화인민공화국성립의의미를부정할수는없다.그획기성은단순히중화민국시기와의단절에있다기보다,5ㆍ4운동기이래굴절을겪으면서도이어져온이중과제수행의연장에서공산당이국가운영을책임지되인민의자치조직과군중운동의동시지원을받아기층사회에서인민을조직화하는제도의표준을만드는데성공한신민주주의사회의새로움에있다는것이저자의생각이다.저자의시각에서,이는물적기반에근거해‘공화의확충적실질화’를이룩한중요한단계가분명하기때문이다.비록인민이지주등반혁명세력을배제한혁명계급연합의사회였기에공민(국민)의일부(곧적)가배제되었지만,장기적시간대에서보면헌정의제,곧정치참여를일정하게확대하는동시에국가의권한및정통성을제고하는일에성과를올린것이었다.여기에농민이참여한것은5ㆍ4운동이나톈안먼민주운동과확연히다른특성이다.

1989년:자본주의의대안과‘더좋은’민주주의를모색하기위한출발점

1989년봄,톈안먼은다시저항의장소로바뀌었다.1970년대중ㆍ미수교로샌프란시스코체제가이완된조건에서세계체제에재접속한중국은1978년부터개혁ㆍ개방을추진했다.이과정에서생산의지리적재배치를모색하던동아시아생산네트워크의자원을특히풍부하게조달받음으로써중국당정은‘사회주의초급단계론’을새롭게제시할수있었고,이전의신민주주의사회라는역사적유산을재평가했다.자연스럽게‘이중과제’수행의긴장이다시요청되었는데,당정지도층뿐아니라청년ㆍ학생과지식인들도그사이에서동요하면서,근대적응을위해성취해야할특성들을어디까지추구할지,즉경제적차원에국한할것인가아니면사상과정치제도등의차원까지확대할것인가를둘러싸고논란이벌어졌다.특히청년ㆍ학생과지식인들사이에구미를모델로한근대성의지표들을추종하려는욕구가급상승했고여기에중국혁명과사회주의적과거로부터이어져온‘사회주의적민주’에대한열망이뒤얽혔는데,이들이이중층적가치를구현하고자톈안먼에모여5ㆍ4운동의기억을되살리는저항운동을벌인것이톈안먼운동이었다.이는지구적차원의신자유주의확산에대응한사회주의권의몰락과개혁ㆍ개방이후의중국국내차원의변화가중첩된결과였다.
톈안먼운동은물론실패했지만,1989년에군중연합의형태로표출된‘민의자치와결집의경험’은이중과제를수행할주체가잠시나타난순간으로기억될수있다고저자는주장한다.전국적으로각계각층의참여자들이단웨이(單位)에의존하면서도개별적으로참여한,달리말하면단웨이와개인의의지가교직된군중의자발적운동이자자치조직이집단적으로경험되었다.5ㆍ4운동기부터시작된‘공화의확충적실질화’라는실험이개혁ㆍ개방기의맥락에서인민주권의중요성을집단적으로다시일깨운형태로추구된것이다.물론이는당시요구되었듯이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라는사회주의중국의헌법틀안으로수렴되어제도화되지못했고,또계속학습되면서장기적변혁의운동역량으로전화되지도못했다.저자는중국이민중의입장에서자본주의의대안과‘더좋은’민주주의를모색하려면1989년에잠깐보였던‘민의자치와결집’의의의와한계를정면으로대면하는데서출발하지않으면안된다고강조한다.

동아시아적맥락과현재적의미:민주주의적집단주체성의실현을위하여

미국과중국사이에낀한국이어떤선택을해야할까?독자가가장궁금해할만한이물음에저자는권력이행기라일컬어지는강대국정치의소용돌이속에서한국은냉전시대처럼어느한쪽에모든것을걸기보다는이행기다운자율성을확보해야한다고역설한다.한ㆍ중관계에한정하면,그것은‘중국이우리에게무엇인가’가아니라‘중국에게우리가무엇인가’로물음을바꾸는일이다.동아시아근현대사의모순이응결된핵심현장의하나인한반도남북이분단된상태를점진적이고단계적이며평화적으로극복한다면,그리고그과정에서한반도주민의삶의질을개선하는좀더평화롭고생태친화적이며인간다운체제를한반도에서수립한다면,평화와공생의동아시아를위한선순환의촉매가될것임은물론이고세계체제의변혁에일정하게기여할것이다.그럴경우중국이보는한반도의비중은한층더커질것이확실하다고저자는주장한다.
또한저자는‘중국공산당은계속집권할수있을까’라는질문은‘어떤성격의중국공산당인가’로바뀌어야한다고주장하면서,‘민의결집과자치’의시각에서논평하고있다.특히공산당이1949년에승리한비결로간주되는‘인민민주’와군중노선을업그레이드하기위해서는정치적효능감,곧자신의정치적행동이실제정치에영향을미치고있다는믿음이개인의자발적참여와자치조직의원동력임을강조한다.물적기반의변화에대응해인민의참여를획기적으로늘리는‘나라다스리기’(거버넌스)의개편에까지생각이미쳐봄직하며,여기에덧붙여나라다스리기의새로운체계를구상하고실천할때정치적효능감을보장하는인민개개인의자발성도숙고해야할과제라고지적한다.한국에서촛불혁명으로그모습이드러나고팬데믹시대를맞아강조되듯이,국가의개입을촉구하는동시에그런개입자체에정치적으로개입하는민주주의적집단주체성의메커니즘이더욱더중요해지고있다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