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 : 선사시대부터 중세까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 : 선사시대부터 중세까지

$19.54
Description
500점에 달하는 컬러도판으로 새롭게 만나는 우리 시대 고전!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헝가리 태생으로 20세기를 빛낸 지성 아르놀트 하우저의 저서로, 선사시대부터 오늘날 대중영화의 시대까지 인간과 사회와 예술의 관계를 역동적으로 풀어냈다. 예술이 시대와 사회관계 속에 빚어진 산물이라는 ‘예술사회학’의 관점을 선구적으로 펼치며 전세계 지식인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2016년 올해는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지 만 50년이 되는 해다.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 가을호를 통해 책의 마지막 장인 ‘영화의 시대’가 번역됐고, 이후 1974년 ‘창비신서’ 1번으로 현대편이 출간되며 한국 지성계에 놀라운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개정판은 1999년 개정판에 이은 두번째 개정판이다. 총 500점에 달하는 컬러도판과 새로운 디자인으로 텍스트를 더 쉽고 재미있게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책의 새로운 독자들, 이제 막 예술과 사회에 발 디디려 하는 독자들은 물론, 그동안 이 책을 읽으며 예술과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온 오랜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저자

아르놀트하우저

저자:아르놀트하우저(ArnoldHauser1892-1978)
헝가리태생의맑스주의예술사학자.1892년테메슈바르(현루마니아티미쇼아라)에서태어나부다페스트와빠리에서게르만어·로망스어및철학을공부했다.부다?페스트‘일요써클’에참여해카를만하임,죄르지루카치등과교유했으며,독일낭만주의미학연구로부다페스트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고잠시교수로일했다.1919년쏘비에뜨정권에맞선헝가리반혁명이일어나자이딸리아로건너가예술사를공부했다.이후베를린에머물며문학과예술에관한사회경제사의관점을진전시켰다.나치가득세하면서빈영화계로자리를옮겨저서에필요한자료를수집하다가1938년영국런던으로이주했다.리즈대학의전임강사로일한뒤테오도르아도르노의초청으로프랑크푸르트와독일여러대학에서강의했으며,미국브랜다이스대학과오하이오대학에도머물렀다.1978년타계하기전부다페스트로귀향해헝가리학술원명예회원이되었다.
지은책으로『문학과예술의사회사』를비롯해『예술사의철학』『매너리즘:르네상스의위기와근대예술의기원』『예술사회학』『루카치와의대화』등이있다.

역자:반성완
한양대명예교수.서울대와베를린자유대학에서독문학과철학을전공하고베를린자유대학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

역자:염무웅
1941년강원도속초에서태어났다.본명은염홍경.경북봉화(춘양)에서초등학교를,충남공주에서중고등학교를,서울에서대학을다녔다.1964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문학평론으로등단했다.창작과비평사대표,민족예술인총연합이사장,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을역임하고현재영남대학교명예교수,국립한국문학관관장으로있다.

역자:백낙청

목차

목차
제1장선사시대
제2장고대오리엔트의도시문화
제3장고대그리스와로마
제4장중세

출판사 서평

유럽의변방에서떠올라한국지성계의아이콘이되다

헝가리유대계출신으로독일어를제1언어로삼아글을쓴저자아르놀트하우저(1892-1978)는생애대부분을이국에서보낸디아스포라지식인이다.부다페스트에서공부하던20대초반,그는죄르지루카치,카를만하임,벨라발라스등과어울리며헝가리혁명정부문화기관에서잠시일하기도했다.그러다반(反)혁명이일어나자고국을떠나이딸리아로,베를린으로,다시나치를피해빈으로옮겨다녔다.같이예술사를공부하던아내가빈의대학에들어가고,남편하우저는영화사에취직해생계를꾸렸다.1938년히틀러가오스트리아를접수하며빈에더머물수없게되자친구만하임의권유로런던에건너갔다.그리고‘예술사회학’에묶일만한글을수집해달라는청탁을받아작업에착수했다.평일에는저녁6까지영화사에서일한뒤밤늦은시간을쪼개작업하며,휴일에는대영박물관도서실에틀어박혀타자기를두드리는생활을10년간이어갔다.예술사회학선집은끝내미완으로남았지만,그지난한여정은하우저자신의언어로내놓은책『문학과예술의사회사』로결실을맺는다.도서실에눌러앉은그를미술평론가이자출판인이던허버트리드가눈여겨보고출간제안을한것이다.그렇게해서1951년영어판(SocialHistoryofArt)이세상에나왔고,그성공에힘입어하우저본래의언어로독일어판(SozialgeschichtederKunstundLiteratur)이1953년뮌헨에서출간되었다.

한국에소개된것은10여년이지난1966년,계간『창작과비평』이창간된그해가을호잡지를통해서였다.잡지를만들고책을공동번역한백낙청서울대명예교수는“그다지신속한소개랄수는없지만,당시사정으로는결코느린편도아니었다”고술회한다(개정1판서문).반응은뜨거웠다.읽을거리가귀하던시절,맑스주의유물사관이녹아있지만아슬아슬하게검열의문턱을통과할수있었고,선사시대부터20세기까지꿰뚫는압도적인지식으로교양의빈틈을메우기에도적절했다.1974년창비신서1번으로『문학과예술의사회사』‘현대편’이출간된것은이례적이면서도자연스러운일이었다.당시신서목록에는황석영의『객지』(3번),리영희의『전환시대의논리』(4번),『신동엽전집』(10번)등국내지식인의굵직한저작이자리하고있는데,번역서를,그것도목록의맨앞에놓은사실은이책이한국독자들사이에서어떤위상을갖고있었는지말해준다.서구학계의중심과거리를둔동구권좌파지식인의책이4·19와5·16,군부독재를겪은한국에서‘실천지성’‘참여지식인’의필독서역할을한것이다.1977년7월「노예수첩」이라는시가국가기관을모독한혐의로필화사건에휘말렸을때,변호인측에서는문학이현실과맺는관계를해명하고자『문학과예술의사회사』의한대목을근거로제시하기도했다.『문학과예술의사회사』는1981년‘근세편하’(창비신서29번)를끝으로15년만에완역되었고,1999년한번개정을거치며대학가의필수교양서로자리를굳혔다.1960년대부터2000년대까지세상과자기자신의관계정립을고민하던많은이들이이책에서힌트를구했으며,이제이책은반세기의역사를품은20세기고전반열에올랐다.

예술과사회를읽는세가지키워드

『문학과예술의사회사』는흔히맑스주의관점에서쓰인선구적인예술사,혹은예술사회학의시초로불린다.하우저는예술을신비의영역에몰아넣는대신,그것을전문가의‘일’로,또사회적으로생산되고소비되는경제활동의일환으로적극해명하려고했다.이때예술과사회의관계를탐사하는데요긴한세가지키워드를꼽을수있다.

첫번째는예술형식이다.고대인의동굴벽화,영웅들의서사시,귀족여성의연애소설,중세패널화,셰익스피어대중연극,시민계급의공개연주회,네덜란드실내화,계몽시대시민극,멜로드라마,오늘날대중영화에이르기까지문학·미술·음악·연극·영화장르에서우리가아는예술형식이어떻게등장했으며어떤식으로분화·전개해갔는지를살펴볼수있다.개개의사회가그사회의요구에최적화된예술형식을고안해내고야마는과정을추적하는것도흥미롭다.

두번째는예술가다.선사시대의마술사,중세의장인,르네상스와낭만주의의천재,19세기보헤미안등시대와함께변모해온예술가상은‘예술가의정신적실존이란동서고금을막론하고언제나위험에처하기마련’이라는저자의통찰에근거를대주며,사회적요구와예외적욕망사이에서줄타기를해온예술주체의갈등을입체적으로조명한다.일례로17세기네덜란드의시민문화는궁정에속박돼있던예술가들에게더많은자유를허락했지만,렘브란트라는비상한화가가부르주아의고전취향에서벗어나는순간가차없이그를시장에서버렸다.『야간순찰』에서말년의자화상에이르는렘브란트작품들은부르주아고객을만족시키기를포기한듯한그의실험을보여준다.

세번째는수요자혹은관객이다.흔히예술사에서걸작(예술작품)과천재(예술가)에가리기쉬운수요자의비중을거의대등한수준으로끌어올린것이이책의주요한특징중하나다.작품을주문하고향유하며예술생산에개입하는것이한때귀족이나성직자같은특권계층의전유물이었다면,근대이후그저변은시민계급으로,20세기이후대중으로점차확산되었다.영화를통해새로운대중의탄생을실시간으로목격한하우저는,진정한‘예술민주화’로나아가기위해서는다수대중의현재시야에맞춰예술을제약하기보다대중의시야자체를될수있는한넓히도록해야함을역설한다.

하우저가예술과사회를오가며수천·수만년의인류역사를탐사하는과정은‘예술은사회적산물’이라는말로단순화할수없는복잡하고까다로운“미로”에가깝다(『쥐트도이체차이퉁』).그렇기에누구도엄두를내기힘든,여전히“도전적인”(이주헌『한국일보』2007.4.25)작업인것이다.

고전이란여전히우리에게도전적임을일깨워주는책,
『문학과예술의사회사』

미술사가유홍준,미술평론가이주헌,음악평론가이강숙,시인황지우,소설가성석제,사회학자노명우,물리학자정재승,영화감독이창동,김지운…한국의많은독자들이신뢰하는문화·예술계인사들이다.활동영역은서로다르지만하나접점이있다.모두삶의어느한때『문학과예술의사회사』를읽었다는것이다.유홍준은“내게엄청난감동과충격을주었고,평생바라보는나의미술사연구의북극성이되었다”고고백하며(『한겨레』2013.11.28),노명우는“예술에대한사회학적질문혹은예술사회학적질문의모범을제시해주는책”이라고말한다(『한겨레』2014.5.14).이창동은‘인생의책’50권중한권으로꼽기도했다(『헤럴드경제』2015.9.18).

고전의가치는다음세대가부여한다.어느시대에나많이읽히는책은있지만후대에도그러리라는법은없다.어떤책이여전히읽혀야한다면새로운세대를자극하는무언가가있어야한다.『문학과예술의사회사』는인간의지적야심이얼마나넓으면서깊을수있는지보여주는책이다.정보를저장할기기도,검색할데이터베이스도구축되지않았던시절,한사람이문헌을뒤지고메모해가며10여년간축적한방대한지식과그지식을일관된관점으로체계화하고의미부여한통찰력은여전히우리가좌표로삼을‘북극성’이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