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는 움직인다 (비핵화와 통일외교의 현장 | 양장본 Hardcover)

빙하는 움직인다 (비핵화와 통일외교의 현장 | 양장본 Hardcover)

$31.47
Description
빙하처럼 얼어붙은 한반도 냉전,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이 쓴 치밀한 외교 현장 기록.
2005년 9ㆍ19공동성명을 이끌었던 전 외교부장관 송민순의 외교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 분단 역사를 극복하려는 시도는 늘 북한의 ‘핵’이라는 암초에 걸려 넘어지고, 그 밑에는 빙하처럼 얼어붙은 한반도 냉전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오랜 대내외적 현실이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북한 핵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장전으로 불리는 9ㆍ19공동성명의 합의와 이행 과정을 중심으로 한국 외교가 어떻게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미래를 움직이는 지렛대가 될 수 있을지 그 비전을 제시한다.

1976년 판문점 도끼사건부터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1994년 제네바 합의, 2005년 4차 6자회담, 2007년 10ㆍ4남북정상선언 같은 굵직한 계기를 징검다리 삼아 경수로, BDA 제재, 군사작전권 회수, 사드(THAAD) 배치, 소고기 협상 등 중요한 외교 쟁점을 폭넓게 아우르는 이 책은 외교관이자 공직자인 개인의 회고록으로서 자신의 할 일과 나아갈 길을 분명히 아는 프로페셔널리즘의 빛나는 순간들을 담고 있기도 하다. 노무현, 반기문, 조지 W. 부시, 콘돌리자 라이스와의 일화를 비롯해 협상 공간과 사석에서 마주친 외교전문가들에 대한 스케치는 역사적 현장의 생생함을 더한다.
저자

송민순

저자송민순宋旻淳은경남진주에서태어나마산고등학교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에서독어독문학을공부했다.1975년외교부에들어가33년간주로국가안보와통일외교업무를맡았다.
북한핵문제해결을위한베이징6자회담의수석대표로서2005년9ㆍ19공동성명을도출하는데역할을했고,1999년제네바4자평화회담대표로참가했다.주한미군지위협정(SOFA)개정,방위비분담협정체결,한ㆍ미미사일합의개정을통해한ㆍ미동맹을미래형으로발전시키고자했다.
1979년동서분단의현장이었던서베를린부영사로시작해인도,미국,싱가포르대사관을거쳐강대국정치수난의역사를지닌폴란드주재대사를지냈다.외교부안보과장,북미국장,기획관리실장,차관보로일했다.김영삼대통령의국제안보비서관,김대중대통령의외교비서관,노무현대통령의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거쳐제34대외교통상부장관을역임했다.제18대국회의원(비례대표)을지낸후현재북한대학원대학교총장으로있다.

목차

머리말미래를움직이는바람
프롤로그역사는우리손으로

제1부

제1장북한핵과한반도문제
판문점도끼사건/카프카가안겨준숙제/분단의현장,베를린/구룡강변의가구공장/영변약산의진달래꽃/지상으로올라온핵

제2장1차핵위기
북한의위기의식/제네바합의의명암/급변사태에대비하라/한반도평화4자회담

제3장한ㆍ미정부의박자조율:김대중정부의외교
햇볕정책,대포동1호,금창리/페리프로세스/2000년남북정상회담/북ㆍ미관계,짧은해빙과긴겨울/과거정책뒤집기

제2부

제4장2차핵위기
양자에서4자로,4자에서6자로/1차회담:너무먼거리,헛도는바퀴/2차와3차회담:완전한비핵화vs완전한관계정상화/노무현과부시/4차6자회담의주역들/4차6자회담의개막/창안클럽의탐색

제5장9ㆍ19공동성명
6자의최대공약수/비핵화의쟁점:한반도비핵화와경수로/남ㆍ북ㆍ미회동,내가왜중매꾼이냐/북한의카드/일본을먼저움직이다/기회의창을열어두다/한국과미국,정면대좌하다/북한의우라늄농축계획,있다없다/남북상호사찰하자/평화체제수립하자/북ㆍ미관계정상화하자/불가능하다고믿었던합의

제6장공동성명이행의난관
철이른계획/5차회담,예견된난관들/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덫

제3부

제7장북한핵과한ㆍ미동맹의저울
같은목표,다른속도/“안보실장잘못뽑았네요”/한국의시차접근구상과미국의포괄적구상/작지만큰BDA의돈,크지만취약한6자의배/에스플랜

제8장공동의포괄적접근
왜대통령을이기려드느냐/2+2로만나자/공동의포괄적접근방안(CBA)/노무현과부시,10개월만에마주웃다/유엔사무총장과라이스플랜/북한핵의시계는똑딱거리는데

제9장북한의1차핵실험
베이징에서날아온다급한목소리/확장된공동의포괄적접근방안/“경수로뺏어오고핵실험내주었다”/언론보도의역풍:‘미국은전쟁광’의진위/PSI참여가한ㆍ미공조의척도로/다시수면위로떠오른한반도평화체제

제10장2ㆍ13합의로가는길
외교장관으로서의첫발/5차6자회담의재개/미ㆍ북베를린접촉/2ㆍ13합의/‘한반도대설계’/‘역사상가장악명높은2,500만달러’/동북아시아안보대화를위한발판/한ㆍ미ㆍ일공조와한ㆍ중ㆍ일3자협의체발족

제4부

제11장북한핵과남북정상회담
아프간인질사건/남북정상회담추진/가팔라지는언덕과6자외교장관회담/비핵화,종전선언,평화체제/2007년남북정상회담/한국과미국,임기말의욕구/시리아의경우와한반도군사행동시나리오/소고기협상,같은말다른해석

제12장시작만있고끝은없는대북정책
북한인권,흔들린원칙/미국,북한군수공장에/한ㆍ미는머리를맞대는데한국의신ㆍ구정부는/이명박정부,배를돌리다/잃어버린카드

제13장한반도의운전대:군사작전권
3년이라는시간이무한의시간으로/군사적판단과정치적이유/작전권과북한핵/미사일방어망(MD),사드(THAAD)그리고미국군수산업

제14장핵을넘어통일로가는길
정치적이해관계와선악개념의결합/일말의희망,이란과북한/북핵문제해결,‘가능성의예술’

에필로그
좌절이주는교훈/통일은당위가아니라힘을요구한다/비핵화와평화체제,하나의선로에올리자

부록제4차6자회담공동성명(9ㆍ19공동성명)국문및영문

참고문헌
찾아보기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한반도냉전의거대한빙하를외교의힘으로움직이다
9ㆍ19공동성명의주역송민순전외교부장관이쓴치밀한외교현장기록


『빙하는움직인다:비핵화와통일외교의현장』은30여년간국제정치무대를누비며2005년9ㆍ19공동성명을이끌었던전외교부장관송민순의외교회고록이다.분단역사를극복하려는시도는늘북한핵이라는암초에걸려넘어지고,그밑에는빙하처럼얼어붙은한반도냉전이자리하고있는것이한국의오랜대내외적현실이었다.이책에서저자는북한핵과한반도문제해결을위한장전(章典)으로불리는9ㆍ19공동성명의합의와이행과정을중심으로한국외교가어떻게한반도를비롯한동북아미래를움직이는지렛대가될수있을지그비전을제시한다.
저자의기억과기록은1976년판문점도끼사건부터1992년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1994년제네바합의,2005년4차6자회담,2007년10ㆍ4남북정상선언같은굵직한계기를징검다리삼아경수로,BDA제재,군사작전권회수,사드(THAAD)배치,소고기협상등중요한외교쟁점을폭넓게아우른다.그러나시선은‘한반도비핵화와평화체제구축’이라는한곳을끈질기게좇는다.특히4차6자회담에서도출된9ㆍ19공동성명은남북한과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가중지를모아한반도의단계적비핵화를전세계에공표한협약이었다.저자는한반도문제를해결하기위해서는어디까지나남북한이주체가되어주변국의동참을유도하는방식이어야한다고본다.“남이써주던우리역사를우리손으로쓰고있다”는자신감이야말로9ㆍ19공동성명이한국외교사에가져다준성취다.
한편이책은외교관이자공직자인개인의회고록으로서자신의할일과나아갈길을분명히아는프로페셔널리즘의빛나는순간들을담고있기도하다.노무현,반기문,조지W.부시,콘돌리자라이스와의일화를비롯해협상공간과사석에서마주친외교전문가들에대한스케치는역사적현장의생생함을더한다.전례를찾기힘든,한반도외교의교과서적인책이라할수있다.

북핵문제를둘러싼동북아외교전쟁의실상
살아있는한반도외교현재사(現在史)


이책은북한핵과관련한한반도외교의중요한순간마다자리를지키며큰그림을그려온저자송민순의기록이다.송민순이라는인물이지나온역사는한반도외교의가장핵심적인증언이기도하다.그런면에서이기록은단순한회고록에그치지않고정치ㆍ외교분야의현재사(現在史)로서의미가깊다.
판문점도끼사건당시외교관2년차로서분단상황을직시한저자는,또다른분단현장인서베를린의부영사로일하며자본주의와사회주의사회의민낯을목격했다.이후북한보다20여년앞서위성로켓을발사했던인도와강대국정치수난의역사를지닌폴란드대사관생활을통해20세기에서건너온핵과냉전이21세기국제정치에얼마나큰위력을떨치고있는지체험했다.외교부안보과장ㆍ북미국장으로서주한미군지위협정(SOFA)1ㆍ2차개정을이끌어내며한ㆍ미동맹자체를목표로하기보다한반도미래를정상화하는동력으로삼는전략을구상하기시작했다.또한제네바4자평화회담에차석대표로참여하며한반도평화체제구축을북ㆍ미가아닌남북중심으로끌어오는데주안점을두면서,이를위해남ㆍ북ㆍ미와주변국들이동석하는다자간협상테이블을만들필요를실감하게되었다.1975년외교부에들어가2008년장관퇴임을하기까지저자는한국이한반도문제의당사자로서동북아정치주체로설방안을고심해왔다.2005년9ㆍ19공동성명은이런저자의이력과떼어놓고설명할수없다.
4개의부로구성된이책은개인의자취와국제정세를촘촘하게엮으며북핵문제를둘러싼동북아외교전쟁의실상을보여준다.
베트남전의여파가채가시지않은1976년8월18일,공동경비구역에서유엔군과북한군사이에벌어진판문점도끼사건은한반도의휴전이얼마나취약한상태인지를전세계에알리는계기가되었다.당시북한은군사력열세를보완하고전력수요를충당하는한편정권의위상을세우기위해소련의힘을빌려원자력발전소건설과핵무기개발에매달리고있었다.1989년영변핵시설이관측위성에포착되면서북한핵문제는드디어수면위로떠올랐다.한반도비핵화논의의시작을알리는사건이었다.
IAEA의북한핵시설사찰요구와이를거부한북한의NPT탈퇴및IAEA안전조치협정파기선언,북ㆍ미의벼랑끝협상을통한제네바합의(1994),한반도평화체제수립을위한제네바4자회담(1997),북한의미사일개발중지와북ㆍ미관계정상화를축으로하는‘페리프로세스’,남북정상회담(2000)과짧은해빙기를거쳐9ㆍ11테러이후미국이북한을‘핵위협국가’에포함시키기까지,이시기북ㆍ미관계는여러부침을겪었으며한반도비핵화논의에서한국외교는아직북ㆍ미관계의주변에머무는실정이었다.제네바4자회담당시저자는‘진전이없는것아니냐’는언론의질문에,“회담이빙하의움직임과같다”고답변했다(53면).당장은눈에보이지않지만몇년이지나고나면변화를감지할수있게되는것이바로외교의결과임을알려주는대목이다.
제네바합의가북ㆍ미양자구도,제네바평화회담이남ㆍ북ㆍ미ㆍ중4자구도였다면,부시행정부의대북강경책이고조된와중에출범한노무현정부는한반도문제의관련국을남ㆍ북ㆍ미ㆍ중ㆍ일ㆍ러6자로확대하는데동의하며충돌의위기를외교의기회로전환했다.‘김정힐’이라는말까지들을만큼일본과네오콘의견제를받은미국대표크리스토퍼힐,만나면담배부터권하는호방한스타일의중국대표우다웨이,일본인납치문제를수시로꺼내드는일본대표사사에겐이치로,늘한발물러나어떤이익이돌아올지관망하는러시아대표알렉산드르알렉세예프,그리고‘도살장에들어온느낌’이라며복잡한심경을내비치는북한대표김계관등자국의이익과개인적입장사이에서고뇌하는4차6자회담주역들의모습이실감나게묘사된다.
물론각국의이해관계가다른상황에서합의를도출하기는쉽지않았다.특히‘완전한비핵화’를요구하는미국과‘완전한북ㆍ미관계정상화’를요구하는북한은평행선을달리고있었고,경수로사업과관련해북한의‘평화적핵이용권리’를합의문에포함할것인가를둘러싼진통이이어졌다.이과정에서저자는한ㆍ미ㆍ일공조에만매달리던관행에서벗어나한ㆍ중조율을통해북한을설득하는전략을취했다.노무현대통령은외교관들이모인자리에서‘한ㆍ미ㆍ일’대‘북ㆍ중ㆍ러’대립구도에집중하는경향을지적하기도했는데,저자가꼭그렇지만은않다는의미로고개를‘절레절레’하는장면이카메라에잡힌해프닝도있었다(101면).
53일간의밀고당기기끝에6자는9ㆍ19공동성명으로“불가능하다고믿었던합의”에도달했다.저자는이를한국이외교의중심에서서한ㆍ미공조,한ㆍ중조율,남북소통이라는삼박자를가동하며한반도비핵화를위한‘거대한첫걸음’을뗀사건으로평가한다.2011년미ㆍ중정상회담,2016년유엔안보리결의에서도9ㆍ19공동성명의의의는거듭강조되었다.그러나성명직후북한이마카오BDA은행에서불법자금을세탁한의혹을받으며미국의금융제재압박이가해졌고,성명이행은교착상태에빠지고말았다.설상가상으로2006년북한이첫핵실험을감행하면서다시금한반도에는긴장감이감돌았다.
“제재는게으른사람들의외교정책수단”이라는말을상기하며저자는6자회담(SixPartyTalks)과송민순이름의머리글자를딴이른바‘에스플랜’(S-Plan)에시동을걸었다.북한의6자회담복귀와핵폐기,미국의BDA문제해결과북ㆍ미관계정상화등을앞에내걸고이것이모두실패할경우중국까지동참하는강력한대북제재를가동하자는전략이었다.북한의첫핵실험이있고나서한달뒤외교부장관으로부임한저자는9ㆍ19공동성명이행을위한시공계획서격인2ㆍ13합의를이끌어냈다.단계적으로북한이핵불능화,핵폐기를시행하는동안나머지5개국은중유100만톤을북한에제공하는등의내용을골자로하는것이었다.

북한핵실험과사드배치,
오늘에읽어야할한반도외교지침서


9ㆍ19공동성명은한반도비핵화와평화체제구축,나아가통일을위한동북아외교의이정표로남아있다.그러나11년이지난지금,‘북한의모든핵무기와핵계획포기’‘동북아의항구적평화와안정을위한공동노력’같은합의내용은고장난자동차처럼방치되어있다.2016년1월이후북한의4차핵실험과장거리미사일실험,한국과미국의사드배치결정,9월북한의5차핵실험에이르는일련의사태로한반도를둘러싼안보환경은또다시위험수위에도달했다.저자는“실제사드를배치하고나면한ㆍ미는물론중국도북한의핵과미사일개발을억제할수단을갖지못한다”라고지적한다(5면).
앞서2008년들어선이명박정부는“부시보다더강한어조로”대북제재에대한의지를보였다.이전정부에서물려받은9ㆍ19공동성명의후속조치들이작동하고있었기에당시많은문제가순조롭게흘러가는것처럼보였다.“사람들은그러한안정적상태를당연한것으로받아들이고,안정을위해서치른비용에만초점을맞추는경향이있다.퍼주기로평화를샀고그런평화는지속가능하지않다고비판했다.”(465면)하지만북핵문제를다룰때북한의명료한태도,확실한핵신고라든지핵폐기만을최우선으로삼는다면협상자체가되지않는다.저자는이때‘건설적모호성’이필요하다고본다.한반도비핵화를최우선으로삼는다면,‘북한의핵신고후내용을검증한다음,제재를해제하고핵폐기에진입’하는방안보다는‘핵신고후제재를해제한다음,우선폐기단계에진입하여검증을병행’하는방안이현실적이라는것이다.
이런상황이지속되며오늘날한국에서는북핵문제만해결되면무엇을하겠다거나,한반도문제가해결되면북핵문제가해결된다는식의공허한주장만되풀이되고있다.미국에서는협상파,강경파할것없이북핵문제를해결하려는의욕이증발되고있다.저자는9ㆍ19공동성명이성실히이행되었다면천안함사건이나연평도포격사건이일어났을가능성이낮았거나,일어났더라도위기관리가용이했을것이라고본다.
“한반도를둘러싼국제정치의시계는서울의시간표에맞추어돌아가지않는다.”(465면)그렇다고해서국제정치의시계에맞춰서울의시간표를매번새로짠다면늘한발늦게되고,서울의시간표만을고집한다면국제정치에서고립을자초하게된다.그사이에서타이밍을잡는것이바로외교의일임을이책은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