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를 함께 읽다 (양장본 Hardcover)

리영희를 함께 읽다 (양장본 Hardcover)

$20.00
Description
리영희의 삶과 사유, 그리고 실천하는 글쓰기
『리영희를 함께 읽다』는 2016년 2월부터 5월까지 리영희재단과 창비학당이 공동으로 기획한 ‘리영희 함께 읽기’ 강좌의 내용을 엮은 책이다. 고병권, 김동춘, 구갑우, 홍윤기, 박태균, 백승욱, 서중석, 김정남, 최영묵, 김효순(이상 게재순) 등 동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들이 저마다의 관심과 관점으로 리영희 텍스트를 독해하고, 그 현재적 의미를 여러 시민들과 함께 나눈 결과다.

이 책은 총 3부 10개 글로 구성되었다. 1부 ‘사상을 읽다’는 리영희에게 사유하는 방식을 일깨워준 루쉰(魯迅) 읽기에서 출발해 민주시민의 사유란 어떤 것일지 질문한다. 나아가 이런 사유방식을 통해 그가 외신부 기자이자 국제정세에 밝은 학자로서 분단과 통일, 핵과 전쟁 문제를 풀어간 과정을 살펴본다. 2부 ‘역사를 읽다’에서는 리영희의 시대에나 지금이나 충분히 해명되지 않은 과거 - 베트남전쟁, 중국 문화대혁명, 친일파와 친한파 문제 - 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며 우리가 끌어낼 수 있는 교훈이 무엇일지 생각한다. 3부 ‘삶을 읽다’에서는 동료로, 후학으로, 후배 언론인으로 리영희와 우정을 나누었던 필자들이 그의 삶과 저술활동을 조명한다.
저자

고병권

노들장애학궁리소연구원

목차

책머리에 리영희를함께읽는다는것|권태선
일러두기

1부사상을읽다
사유란감옥에서상고이유서를쓰는것:리영희의루쉰읽기|고병권
분단·통일문제에대한리영희의생각|김동춘
리영희의국제정치비평읽기:핵의국제정치를중심으로|구갑우
민주시민의철학으로서‘리영희철학’|홍윤기

2부역사를읽다
『베트남전쟁』이후30년,베트남전쟁을어떻게기억할것인가?|박태균
리영희사유의돌파구로서중국문화대혁명|백승욱
친일파·‘친한파’,일본의과거사반성|서중석

3부삶을읽다
리영희선생과의50년|김정남
『전환시대의논리』부터『대화』까지|최영묵
리영희와저널리즘|김효순

지은이소개

출판사 서평

오늘우리곁에불러낸
리영희의삶과사유,그리고실천하는글쓰기


2017년5월조기대선을앞두고“지금이땅의국민들과널리함께읽고싶은책”으로한후보는리영희의『전환시대의논리』를꼽았다(『동아일보』2017.4.24).이후보의말처럼촛불정국이후“새시대의정의와가치를상상할용기”를이책에서구할수있다면그건어떤까닭일까?
이책『리영희를함께읽다』는2016년2월부터5월까지리영희재단과창비학당이공동으로기획한‘리영희함께읽기’강좌의내용을엮은책이다.고병권,김동춘,구갑우,홍윤기,박태균,백승욱,서중석,김정남,최영묵,김효순(이상게재순)등동시대를대표하는지식인들이저마다의관심과관점으로리영희텍스트를독해하고,그현재적의미를여러시민들과함께나눈결과다.
기자·비평가·학자로서리영희(李泳禧,1929~2010)에게글쓰기란곧실천이었다.박정희-전두환으로이어지는권위주의군사독재체제를뚫고나온그의글은아홉번의연행,다섯번의수감,세번의재판과더불어‘해직언론인’‘해직교수’라는타이틀을안겨줬다.오늘의시민-지식인들이리영희를함께,다시읽는까닭은그를현대사의주요인물로기리거나과거의한페이지로간직하기위해서가아니다.그가자기삶을걸고싸워온우상들-식민잔재,반공이데올로기,핵과전쟁-이여전히,그리고또다시위력을떨치고있기때문이다.
리영희의대표작이자첫저서인『전환시대의논리』(1974)부터그가투병중에완성한구술회고록『대화』(2005)에이르기까지리영희의사유를다시사유함으로써자유인,해방된시민으로사는길을모색할수있을것이다.

닫힌현실에틈을내는사유,과거를직시하는용기

이책은총3부10개글로구성되었다.1부‘사상을읽다’는리영희에게사유하는방식을일깨워준루쉰(魯迅)읽기에서출발해민주시민의사유란어떤것일지질문한다.나아가이런사유방식을통해그가외신부기자이자국제정세에밝은학자로서분단과통일,핵과전쟁문제를풀어간과정을살펴본다.2부‘역사를읽다’에서는리영희의시대에나지금이나충분히해명되지않은과거-베트남전쟁,중국문화대혁명,친일파와친한파문제-를어떻게평가할것이며우리가끌어낼수있는교훈이무엇일지생각한다.3부‘삶을읽다’에서는동료로,후학으로,후배언론인으로리영희와우정을나누었던필자들이그의삶과저술활동을조명한다.
여기서리영희텍스트가보여주는바는크게두가지로집약된다.하나는닫힌시대현실에틈을내는사유,다른하나는오욕의과거를직시하는용기다.1980년광주항쟁당시리영희가투옥되자프랑스의유력일간지『르몽드』는그를‘메트르아빵세’(ma?tre?penser)즉‘사유의스승(사상의은사)’으로일컬었고,이별칭은지금도리영희를추앙하는말로널리쓰이고있다.그의글쓰기는엄청난양의지식과정보를축적해공학도적엄격함과엄밀함을보여준점에서높이평가되곤한다.스스로자신의“글쓰기작업은자료수집이거의90퍼센트”라고말하기도했다(24면).그러나리영희텍스트는이런‘지식화’를넘어서는‘의식화’의수준을보여주며,리영희를‘사유의스승’으로부를까닭도여기에있다.오늘날부정적뉘앙스로쓰이기도하지만‘의식화’는곧생각하는나자신의각성을말한다.자신이알던세계가더는자신이아는것과다르다는인식,그리고그허상을비로소알아챘을때느끼는수치심과괴로움,두려움의감정을아우르는개념이다.현실을바로보는것이야말로현실을바꾸는기초임을말하는것이다.
리영희가베트남전쟁에한국군이개입한문제를끈기있게비판한일이나,중국문화대혁명이라는당시로서엄청난사건(그러나한국내에서는회자되기어려웠던사건)을『세대』『조선일보』등지면을통해학술논문에가까운공을들여보도한일,또일본의‘미쯔야군사계획’을밝혀내는등박정희정권과친일파·친한파유착문제를방대한자료로추적한일은사실관계확인을넘어시대의한계를돌파하려는고투였다.그가‘역사적청산’에목소리를높이고‘제3세계’해방전쟁에눈돌린것은제국의부역자에대한원한때문이아니라,“스스로노예적인것과단절하는작업”(44면)을동시대시민의할일이라고보았기때문이다.

리영희가읽히지않는시대를기다리며

2010년12월5일,리영희가세상을떠나자국내언론은앞다투어애도를표했다.보도에따르면그는‘시대의스승’이고‘실천하는지성’이었으며,‘진보의큰산맥’이자‘진실만을좇던투사’였다(124~25면).1970~80년대청년시절을보낸이들에게리영희는“철학적개안의경험을안겨준사상의은사”(유시민)로,그의텍스트는“냉전의식과사고의깊은중독상태에서벗어나는‘지적해방의단비’”(조희연)로기억된다.
그러나생전에그가소망한것은자신의이름이더는불리지않는시대였다.그는자신의책이읽히지않는날이오기를바랐고,실제로그때가도래한것으로여겼다.『전환시대의논리』가대학가에서수십만권씩나가던시절이있었으나1990년대이후엔읽힐필요가없어진책이라고했다.“책에서원하고주장했던방향대로더디지만힘들고괴로운과정을거치”며우리사회가변화했고,“책에서주장한‘이래야한다,이런가치가중요하다,이래서는안된다’라는많은이야기들이이제는현실적으로실현되어가는과정이기”때문이라는것이다.그는“제책에서들어오는인세가완전제로가되었을때가제일행복한때일것입니다”라고했다(132~33면).
아쉽게도아직그날은오지않았다.박정희정권의정치-관료-재벌동맹체제는박근혜-최순실게이트에서더교묘한형태로확인됐고,한반도를둘러싼국제관계는사드배치,위안부합의문제로악화일로를걷고있으며,극우반공이데올로기가공영방송을접수해언론의자유를심각하게훼손하고있다.한국사회가이미지나왔다고여긴‘민주주의’와‘시민’,‘자유’와‘해방’의개념을고통스럽게마주해야하는때인것이다.리영희라는텍스트는오늘우리가현실을건너는징검다리로,굳건히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