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하는 동아시아를 보는 눈

연동하는 동아시아를 보는 눈

$26.02
Description
격동하는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한다

1990년대 초반 동아시아론은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돌파할 방법론으로서 등장해 지식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다. 한반도 문제 해결에 일국의 울타리를 넘어 남북한과 중국, 일본, 나아가 미국과 러시아까지를 포괄하는 시야에서 지역 단위의 사유와 실천을 요청했다. 이후 자본주의ㆍ사회주의로 대표되는 서구 근대를 넘어설 대안적 문명론의 탐색으로 이어지면서 한국을 넘어 중국ㆍ일본ㆍ대만 등지에서 다양한 논제들을 생산해냈다. 『연동하는 동아시아를 보는 눈』은 이렇게 유례 드문 생명력으로 동아시아 각지로 확산되어온 동아시아론 논의의 현재를 살피고, 다시금 격동하는 동아시아 정세에서 동아시아론이 담당할 역할을 점검하려는 의미를 갖는다.
아울러 이 책은 한국발 동아시아론을 선도적으로 주창해온 백영서 교수의 정년을 기념한 기획서이다. 백영서는 일찍부터 ‘이중적 주변의 눈’ ‘복합국가론’ ‘핵심현장’ 등 동아시아론의 키워드를 제시하며 한반도 분단체제 극복을 동아시아 지역연대와 공생사회 모색 논의로 연결하는 데 앞장서왔다. 사회변혁이라는 실천적 문제의식과 제도권 학문의 접면을 넓혀가려는 노력은 그의 학문 여정의 시작점부터 한결같이 지속되어온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그의 열정 어린 행보가 동아시아 지식계와의 폭넓은 교류로 이어진 것은 자연스럽다. 이 책에는 국내외 14인의 필자가 참여해 백영서가 그 일각을 떠받쳐온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현재를 증명하고 전망을 탐색하는 데 힘을 쏟았다.
저자

박경석

박경석(朴敬石)연세대국학연구원교수.연세대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ㆍ박사학위를취득했다.동북아역사재단연구위원,인천대중국학술원교수를역임했다.저서로『도시로읽는현대중국1(사회주의시기)』(공저),『근대중국동북지역사회와민간신앙』(공저)등이있다.

목차

제1부동아시아론의궤적과전망
제1장동아시아담론의이후,이후의동아시아담론_윤여일
제2장방법으로서의지역사와동아시아사의가능성_유용태
제3장대만과유학의시각에서본백영서의동아시아론_장쿤장
제4장백영서의중국현대사연구와동아시아담론_박경석

제2부동아시아적시각에서본동아시아
제1장청조하동아시아국제질서의변화_윤욱
제2장‘지방’을정의하다:청말민국초지방서사와공간개념에대한성찰_류룽신
제3장동아시아방역행정의기원:1870,80년대콜레라유행과메이지정부의대응_신규환
제4장현재중국대륙에서정신윤리의곤경:역사적ㆍ사상적분석_허자오톈
제5장‘일대일로’와제국의지정학_백지운
제6장개혁개방‘신시대’와시진핑사상_이남주

제3부동아시아역사속의인물과시각
제1장타께우찌요시미의‘중국문학’_스즈끼마사히사
제2장샤오위린의한국독립운동지원과한중연대활동:샤오위린의『사한회억록』을중심으로_김정현
제3장중일전쟁기왕징웨이의대일합작과아시아주의이해를위한시론_황동연
제4장리영희와냉전기중국혁명운동사의탄생_정문상

출판사 서평

당대의동아시아론,
움직이는동아시아에마주하라

제1부‘동아시아론의궤적과전망’은변화하는지역현실에마주한동아시아론의전망을그리고백영서동아시아론의역정을살피는두축으로이루어진다.윤여일은한반도와북미를중심으로격동하는최근동아시아상황을분석하면서동아시아론이나아갈바를제시한다.그는한반도분단체제를문제의식의출발점으로삼은동아시아론이현시점에서북핵문제와전면적으로대면할것을제안한다.한반도평화체제?동북아비핵지대구상에서관건인북핵문제는동아시아의지역조건과제반상황이응집된문제로서,동아시아론은이에대면해그간제기해온논제의현실적합성을증명할상황에다다랐다는진단이다.유용태는역사교육에서한중일3국이근간으로삼아온자국사?동양사?서양사삼분체제,자국사?세계사이분체제가내화한유럽중심주의ㆍ일국중심주의의편향성과억압성을고찰하고,동아시아적시야를확보한지역사도입을주장한다.각국사를‘연관’과‘비교’의방법론으로엮는이러한지역사로서의‘동아시아사’교육은대학과고교교육,교과서발간등으로실제결실을맺으면서학생들의좋은반응을얻고있다(68~69면참조).
한편장쿤장과박경석은백영서동아시아론과그의중국현대사연구주제의변천을고찰한다.장쿤장은백영서의중국어판저서『思想東亞:韓半島視角的歷史與實踐』(2009)『橫觀東亞:從核心現場重思東亞歷史』(2016)를분석해‘동아시아공동체’‘핵심현장’‘복합국가’‘이중적주변의시각’‘지구지역학’(Glocalogy)을그의학문의키워드로파악한다.그는대만통독논의에대한백영서의공정한인식을평가하면서그것이이론적객관성보다한반도분단체제의역사적맥락에서기원하는‘공감의역사학’인식임을읽어낸다.또한중국고전유학사상과백영서동아시아론의상통점을제시하며동아시아론의가치를새롭게발견하기도한다.박경석은중국현대사학자로서백영서의학문적관심사의변천을상세히고찰하고이과정이백영서가선도적으로제기한동아시아론과갖는관계를조명한다.백영서의5ㆍ4운동과국민혁명의관계에대한심층연구,중국대학생과학생운동에대한사회사적접근,20세기중국사전체구도에대한폭넓은인식등은한국의중국현대사학계의수준을높였다는평가다.또한백영서가줄곧큰관심을갖고연구한‘국민회의운동’이중국현대사연구와‘동아시아론’의접점이되었다고파악한다.

동아시아의눈으로
역사와공간,실제와정신을탐구하다

제2부‘동아시아적시각에서본동아시아’는다양한부문과주제로진행된동아시아적시각의논의들을묶었다.윤욱은청대역사를동아시아국가로서청이행한역할에입각해조명함으로써신청사(新淸史)의‘제국으로서의청’과한화론의‘중국사일부로서의청’두관점을넘어선다.청대200년간동아시아사회의변화,구체적으로‘중심’으로서중국의위상저하,동아시아각국의자국사ㆍ자국문화중시,국경선의획정등은근대적국제질서에가까운현상임을고찰하는데,이러한동아시아적시각의도입은청의역사적의의를새롭게발견하게해준다.
류룽신은최근학계의관심사로부상한‘지방’연구에초점을맞추어19세기말20세기초근대중국지식인들의문헌에드러난지방인식을고찰한다.무엇이지방인가?왜그런지방인식이생겼는가?이질문들은장기간민족국가가구성한공간구조속에서이세계를인식하고이해하는데익숙한우리에게이러한공간구성의역사적맥락을돌아보게한다.류룽신은근대지식인들이전통중국의지방서사에서서구의지방자치개념과상통하는자원을흡수하고왕조국가에서민족국가로넘어가는전환의도구를찾아냈음을밝힌다.그리고오늘날세계적인국가ㆍ사회ㆍ경제ㆍ문화통합국면에서현대국가를떠받치는지식자원으로서지방연구의중요성을역설한다.
신규환은동아시아근대방역행정의기원으로서메이지유신이후30년에걸친일본의방역체계구축과정을살펴본다.1874년「의제(醫制)」76조제정으로본격화된방역체계구축은1879년,1886년의콜레라대유행으로한계를드러냈고,이로인해이후영미식ㆍ독일식위생행정을적극적으로반영하게된다.대표적위생관료나가요센사이(長與專齋)와고오또심페이(後藤新平)를중심으로위생행정에서중앙정부와지방정부의역할을이원화해관리의현장성을높이고위생사무에서경찰(위생경찰)의역할을대폭강화한것이다.30년에걸쳐마련된제국일본의근대적방역체계가이후식민지각국에미친영향관계는더조명되어야할대목이다.
허자오톈이탐구하는문제는새로운제국으로부상한중국의정신윤리가당면한위기상황이다.1980년대중국대륙의한세대를휩쓴인생의의미에대한대토론‘판샤오토론(潘曉討論)’이대변하는중국민중의정신적위기는당과국가가‘사회주의의핵심가치’등다양한해법을제시했음에도갈수록불안하고곤혹스러워졌다.전통적공동체가해체되고정신적유대가단절된개인들이실리와경쟁이모든것의판단기준이된시대로내몰렸을때이러한곤경은예견된것이었을지모른다.허자오톈은의(義)와이(利)를구별해온중국의수천년전통윤리와해방이래이상과신뢰에바탕을둔국가건설과정에대한깊이있는역사적분석이현재중국역사를사는사람들의정신적위기를해결할선결조건임을강조한다.당대중국인들이마주한이러한정신적위기에대한고찰은뒤에서이남주가분석하는바시진핑시대중국공산당이내세우는사회주의이념강조의배경으로도읽혀더욱흥미롭다.
이어백지운과이남주는각기이른바‘중국굴기’의지정학적ㆍ정치적전략을분석하고동아시아론이개입할지점을살펴본다.백지운은최근10여년중국이떠오르는탈근대대안문명으로자임하면서내놓은중국몽(中國夢)의로드맵‘일대일로(一帶一路)’의문명론적의미를살피고,동아시아론과일대일로의탈근대지향을비교한다.중국의부상은한나라가아닌문명의차원으로이해해야하며,중국의부상으로동아시아는전지구적자본주의의첨예한모순의현장으로진입하는중이다.중국이주도할동아시아로의이행기는아메리카대륙의‘발견’과세계일주에비견될공간혁명이자문명의전환일것이다.일대일로의광대한경제회랑‘유라시아’가탈근대문명의태동지가되어가는지금,동아시아론은그간제기한탈근대의모든의제를마주하지않을수없다는분석이다.
이남주는2017년10월‘시진핑사상’의당장(黨章)삽입으로대표되는시진핑지도체제공고화의의미를‘근대적응과극복의이중과제’의시각에서분석한다.시진핑으로의권력집중에만국한된그간의논의들과대조적으로이남주는시진핑체제가출범초기부터사상사업,특히맑스주의와사회주의ㆍ공산주의이념을강조한데주목한다.그는시진핑체제의일련의변화를근대적응과극복을동시에추구하는이중과제내긴장관계를회복하려는시도로보며,이시도가실질적근대극복의가능성을열것인지그조건들을탐색한다.인민이주체성을표출할수있는조직형식,인민에게고루성장의혜택이돌아갈새로운경제ㆍ사회모델의창출이그조건으로,시진핑지도하현중국의변화는사회주의가치와인민성의실현보다국가주의적기획으로떨어질가능성이높다는것이이남주의진단이다.

동아시아의시각에서
동아시아의인물들을조명하다

제3부‘동아시아역사속의인물과시각’은20세기동아시아의역사적인물들을동아시아적시각에서조명한다.스즈끼마사히사는전후일본의대표적지식인타께우찌요시미(竹?好)의사상형성과정을상세히추적함으로써(중국을침략한)일본에서중국문학을연구하는일의의미와중국문학에대한새로운접근방법을살펴본다.널리알려진대로타께우찌는일본?중국의상호영역,동아시아를사유하는계기로서‘중국문학’을발견하고연구와번역을통해그것을‘실천’했다.그는중국민중의생활에다가가기위한입구로문학의개념을확대했고,이과정에서‘중국문학’으로서쑨원의『삼민주의(三民主義)』를발견한다.그는이책에서민중의생활을감각적으로받아들일실마리를찾았으며,이는쑨원독해를넘어서민중과국가의관계에대한타께우찌의독자적사유,고정된‘국민’개념을해체하고민중과국가의열린관계성에대한사유로나아갔다는것이다.
김정현은중화민국시기대한(對韓)정책을주도했고중화민국초대주한대사를역임한샤오위린(邵毓麟)의회고록『사한회억록』을검토하여일제시기‘공동항일’을통한한중연대활동의방식과해방후중국국민정부의한국인식을고찰한다.국공내전상황에서국민정부는한국독립운동세력내김원봉으로대표되는좌파계열을불편하게여겼고이들과임시정부의충돌을부각하면서좌파계열을한국독립운동진영분파투쟁의원인으로지목했다.샤오위린은장제스국민정부가광복군창설을비롯해한국임시정부에대한전폭적ㆍ지속적지원을약속하고국제사회의임시정부승인에힘썼음을강조했다.하지만김정현에따르면당시국민정부의원조정책과노선의혼선이한국독립운동세력의분열을조장한측면이있고,국민정부의임시정부에대한인식은부정적이었다.그럼에도임시정부를지원한이면에는전후한반도에임시정부를중심으로‘친중정부’를수립해중국의영향력을확보하려는목표가있었다는것이다.이렇듯지역연대라는추상과자국의이익도모라는현실간의모순은항일전쟁기한중연대활동과해방이후중한관계의단절과계승에대한심층연구가더욱절실한이유다.
황동연은태평양전쟁기동아시아국가들이수용한다양한아시아주의노선을살펴쑨원의아시아주의계승을내세우며등장한왕징웨이(汪精衛)와그의‘대일합작국민정부’에대한새로운평가를모색한다.당시아시아주의는대동아를외치며일본이제창한침략적아시아주의,일본의침략과서구의침략에동시저항하며새로운지역연대를지향하는신아시아주의등넓은스펙트럼을보여준다.황동연은이들이반제ㆍ반식민지향을공유하면서도반자본ㆍ반근대인식은결여되어있었다고평가한다.당대의다양한아시아주의관념과그배경인정치적이해관계를살펴본다면그간‘매국노’라고만평가되어온왕징웨이그룹의노선을오늘날지역주의논의에참조점으로삼을지점을발견할수있다는것이다.
정문상은1960년대한국중국현대사연구에새로운시각을제시한성과로서리영희(李泳禧)의활동을검토한다.리영희가중국현대사를혁명운동의관점에서조망하고,태평천국운동에서시작된중국의근대화가중화인민공화국수립으로일단락되지않고당대중국에도강력한영향력을행사하고있음을드러낸점,당시중국(과한국)이적극적으로수행하던근대화를비판과극복의대상으로파악한점등은중국사연구에서만아니라한국지식계에서선구적의미를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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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론은애초문제의식의출발을현실에두었던만큼이론의개발못지않게현실적합성을당면과제로삼았다.이과제는그간급변하는현실앞에서시험받았고담론에는부침이있었다.지금세계는한반도의비핵화ㆍ평화체제실현앞에서다시요동치고있으며이는동아시아론이현실의난맥상에돌파구를마련할것을요청하고있다.이책에실린14편의글은동아시아적시각이라는일관된지향으로해당주제를감당하려한노력의결실이면서또한백영서동아시아론과의관계성을방증한다.이책이새로운도전에직면한한국발동아시아론에생산적논의를더하는계기가되기를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