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통치 (인구는 어떻게 정치의 문제가 되었나)

가족과 통치 (인구는 어떻게 정치의 문제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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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늘날 우리의 삶을 규정하고 있는 정상가족의 의미를 다시 성찰하다!
박정희 시대 새로운 양상의 권력이 가족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관통했는가를 추적하며 한국 사회를 여전히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비판적 시각으로 성찰하기 위한 유용한 시사점을 던져주는 『가족과 통치』. 2000년대 초반 저출산이 문제화되는 방식에 주목하면서 생산과 재생산의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저자는 가족이 통치의 도구로 전환되는 결정적 계기가 1960~70년대 가족계획사업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십수년간에 걸친 연구를 통해 1960~70년대 한국의 가족계획사업이 단지 산아제한이 아니라 자본주의 산업화와 연관된 정상화(normalizing) 및 주체화의 과정이었음을 탁월하게 설파해낸다. 가족이 국가와 개인, 젠더와 계급이 교차하는 한복판이자 재생산을 둘러싼 사회적 힘들이 경합하고 대결하는 장이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며 한국 사회를 여전히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비판적 시각으로 성찰하기 위한 유용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저자

조은주

저자조은주
연세대학교사회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명지대학교조교수로재직하고있다.생산과재생산의정치에주목하면서통치성의맥락에서가족및인구에관해연구하고있으며,통치-과학의결합과지식의사회적형성에관심을기울이고있다.주요연구로「인구의출현과사회적인것의구성」「인구의자연성과통치테크놀로지」「인구통계와국가형성」「비서구의자기인식과역사주의」“Makingthe‘Modern’Family:TheDiscourseofSexualityintheFamilyPlanningPrograminSouthKorea”등이있다.

목차

1장가족,통치의모델에서통치의도구로
죽게하는권력과살게하는권력
근대정치의두계열
가족,인구,통치
1960~70년대한국의가족과국가

2장인구의부상
국제노동기구전문위원의충고
인구의출현
인구의자연성과사회의실증적발견
제3세계,인구학적타자
정치적상상과인구:한국의가족계획

3장가족계획사업
어느면서기의기록
근대적출산조절
대한가족계획협회
피임술의보급
가족계획어머니회

4장국가의통치화
인구에관한지식
통치와과학
수와통치:가독성의효과
국가형성과인구

5장역사주의와가족
짐승의삶과인간의삶
농민과노동자
제2의시야:의사들
역사주의:시대착오와수치의계몽

6장근대가족만들기
음탕한부채
가족계획의성담론
사랑,결혼,섹슈얼리티의결합
가족의정상화

7장여성의주체화
피임은무엇을의미하는가
낭만적사랑과성찰적주체
가정의관리와아동의양육
전업주부:성과계급의교차로
여성의주체화:자유와권력

8장가족과통치
왕의목을자르기
국가효과
가족,통치의도구
길위의가족

출판사 서평

국가와개인,젠더와계급의최대격전지‘가족’!
한국의정상가족만들기프로젝트

한국사회에서‘인구’문제가국가권력의근대적재편과관련해서부상했음을역사적으로실증하는책『가족과통치』가출간되었다.저자조은주는십수년간에걸친연구를통해1960~70년대한국의가족계획사업이단지산아제한이아니라자본주의산업화와연관된정상화(normalizing)및주체화의과정이었음을탁월하게설파해낸다.또한가족계획사업은근대적전업주부와임금노동자에대한관념을창출하면서‘정상가족’의확립을도모했으며,이는우리현실의직접적기원이었음을다양한사료를통해구체적으로보여준다.이책은박정희시대새로운양상의권력이가족을어떻게재구성하고관통했는가를추적함으로써한국사회를여전히강력하게지배하고있는정상가족이데올로기를비판적시각으로성찰하기위한유용한시사점을던져준다.가족과여성문제를역사적관점에서다룬당대사,젠더이슈의심층을파헤치는분석서,저출산?고령화문제의접근법을제시하는사회과학서등으로읽히는이책은우리사회에대한깊이있는통찰과안목을제공할것이다.

국가는‘인구’문제를어떻게다루는가
:인구는통계와과학의얼굴로나타나지만사실정치의문제다

2016년정부가가임기여성수에따라각지방자치체에순위를매긴‘대한민국출산지도’에여론의뭇매가쏟아졌다.한국정부가출산율에대해얼마나맹목적이고안이한태도를지니고있는지단적으로보여준사건으로여전히회자되고있다.국가는출산율감소로인한‘인구절벽’‘국가위기’등의담론을지속적으로만들어내면서정작임신과출산의주체인여성의자기결정권을존중하지않는다는게일반국민들의기본인식이다.최근낙태죄위헌여부가헌법재판소에서논의되면서낙태죄를둘러싼찬반논의가활발해졌는데여기서도출산율을걱정하는목소리가어김없이등장했다.
50여년전,국가는출산율문제에대해현재와반대의입장에서심각하게개입했다.1960~70년대에는임신중절수술이산아제한을위한방법으로권장되었으며,1972년에는과밀한인구문제를해결하기위해임신중절을법적으로허용하는모자보건법이제정되기도했다.출산율과인구조절정책에대해정반대의태도를취하는듯보이는국가의모순적인태도는어디서기인하는것일까?
『가족과통치』의저자조은주는2000년대초반저출산이문제화되는방식에주목하면서생산과재생산의정치에관심을기울이게되었고,가족이통치의도구로전환되는결정적계기가1960~70년대가족계획사업이라는것을발견하게된다.그의십수년에걸친연구가집대성된이책은당시의가족계획사업이단지출산율을낮추는것이아니라‘짐승의삶’을‘인간의삶’으로전환시키는일종의근대화프로젝트(151면)였음을보여주면서,국가가임신과출산에관련된국민의사적영역을재구성함으로써어떻게통치의실천을수행했는지면밀히따져본다.당시의잡지,각종정책과통계자료,국내외조사연구프로젝트등을샅샅이분석하면서‘인구’문제가당시국가권력의근대적재편과연관을맺으며부상했음을극적으로증명하고있다.이를통해출산율,사망률등과같은인구문제는그자체가목적이아니라당시의사회적맥락과국가의발전정도에따라통치의도구로활용되고있음을밝혀냈다.

박정희정권,성생활·임신·출산을정치적장에도입하다

박정희정권기,산아제한은일상이었다.1961년10월박정희는기자회견을열어산아제한을위한계획은강제성을띤“입법으로써단행할것이아니라국민운동을통한계몽으로써”추진하겠다고천명했다(19면).피임술을보급하기위해양장차림의가족계획계몽원이전국의읍·면단위로배치되었고(83~87면),텔레비전에서피임술중하나인루프광고가방영되기도했다.
군부독재시절에이루어진가족계획사업을오늘날의시선으로평가할때품기쉬운오해는이러한가족계획사업을통해정부가국민을국가감시시스템으로포섭했다고파악하는것이다.기존의연구와논의들역시대체로재생산에대한국가권력의통제,여성의몸에대한폭력적개입이라는관점에서가족계획사업을주목해왔다.하지만가족계획사업은개인을통제하고감시하고조작하는국가의얼굴로만나타나지않았다.피임술을홍보하는양장차림의가족계획계몽원,전국의출산율을집계하기위해가구원의수를묻는조사원,불임술시술과정을훈련하는의사,루프광고를보여주는텔레비전,행복한부부의성생활에관한칼럼을게재한기독교잡지,이모든것이평범한사람들의일상적인삶을겨냥한통치의실천이었다.
조은주는국가권력의구체적인실천과성격,그효과를분석하면서가족계획사업이이른바국가의통치화가본격적으로전개되는과정이었음을주목한다.푸꼬의‘통치성’논의(1장참조)를경유한저자의이러한관점이야말로이연구가기존의논의와차별되는탁월한지점이라할수있다.우리는이러한저자의분석을통해박정희시대를폭압적인군사정권으로만이해하는것을넘어또다른관점에서사유할수있는시각을얻게된다.평범한사람들이결혼하고노동하고아이를낳고기르며저축하고소비하는모든과정을인구의통치라는차원에서정치권력의장에도입한것이바로박정희정권이었던것이다.이런점에서“1960년대는우리가살고있는당대의직접적인기원이다.”라는지적은되새길만하다(263면).

정상가족의탄생:가족계획사업,낭만적사랑과연애결혼을옹호하다

가족계획사업에서놀라운점중하나는가족계획담론에서재생산과분리된쾌락적섹슈얼리티가일관되게추구되고있었다는점이다.1973년가족계획계몽부채에그려진만화가‘음탕’하다는이유로사회적비난에직면하는가하면(175면),가족계획을위해출판된각종책과잡지에는종교,의학등각계전문가가부부의즐거운성생활에대해조언하고,여성의성적욕망을긍정하는글을게재했다(181~191면,195~204면).기존의여러연구가가족계획사업을통해여성의섹슈얼리티가국가발전을위해통제되는대상이되었다고평가하는데반해조은주는가족계획사업이피임술의보급을통해섹슈얼리티와재생산을기술적으로분리시켰을뿐만아니라성의쾌락적요소를적극적으로전파하면서성행위를생식의목적과분리된‘사랑의실천’이라는차원에서의미화했다(202면)고분석한다.이러한주장의근거로다양한자료를제시하고있는데특히대한가족계획협회의기관지인『가정의벗』에서다양한기사,만화등을풍성하게인용하면서당시의사회상을읽는재미를선사해준다.이잡지가자유롭고개방적인성의식과충분한성지식의필요성을설파하고여성의주체적인욕망을강조하는부분은오늘날의시선으로보아도진보적인면이있다.
이처럼가족계획사업은통제와감시아래여성들을단순편입시킨것이아니라성과사랑,결혼에관한담론들을통해여성을특정한방식으로주체화했다.낭만적사랑,연애결혼,합리적으로가계를운영하고자녀를양육하는여성의주체성과자율성등이강조되었지만그러한자유를얻은여성의삶은가족관계와남성의일대기에더욱종속되었다(257면).모순적으로보이는이현상을설명해내기위해조은주는때로는개인의삶에밀착해서,때로는국가의통치라는거시적관점을넘나들며탁월한통찰력을보여준다.『가족과통치』는가족이국가와개인,젠더와계급이교차하는한복판이자재생산을둘러싼사회적힘들이경합하고대결하는장이었음을여실히보여주며오늘날우리의삶을규정하고있는‘정상가족’의의미를다시성찰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