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청년 마이클의 한국전쟁

영국 청년 마이클의 한국전쟁

$15.00
Description
한반도 변화의 틈바구니에서 잊힌 전쟁을 되돌아본다
오래된 사진과 일기 속에 감춰져 있던 그날의 진실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평화를 위해서도 한국전쟁은 ‘지긋지긋한 옛이야기’여서는 안 된다. 특히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수록 이 전쟁은 우리 공동의 기억이 되어야 한다. 이주민?다문화 관련 활동가이자 연구자인 이향규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병사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아버지세대의 전쟁경험을 돌아보는 책 『영국 청년 마이클의 한국전쟁』을 펴냈다. 실향민 아버지를 둔 분단국의 당사자이자 전쟁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한국전쟁이 우리 마음에 남긴 흔적과 우리 사회에 새긴 상처를 보듬는 글을 담았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며 남북관계에 큰 진전이 있던 2018년 봄, 저자는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고 전쟁세대를 애도하는 긴 여행을 시작했다. 그 여정에서 참전군인들이 남긴 오래된 사진과 사연, 부산 유엔군묘지에 묻힌 스무살 청년의 매장기록 그리고 전쟁 중 피난길에 나섰던 아버지가 당시에 남긴 일기를 살피면서,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다시 써내려가기로 결심했다. 누렇게 바랜 오래된 기록 속에 감춰져 있던 전쟁의 기억을 들여다보고, 이 비극을 경유하며 송두리째 뒤집힌 삶의 세부를 어루만지며, 분단과 갈등의 역사가 평화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진솔하게 전한다. 전쟁의 고통을 겪은 세대에 위로를 보내는 저자의 따뜻한 고백은 갈등을 끝내고 화해로 향하는 길에 나선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이다.

유엔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으나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부산에 묻힌 영국 청년 마이클의 사연을 비롯해 수많은 전사자의 시신을 수습했던 기억을 평생 안고 살아가는 영국 노인 제임스, 그리고 북에 두고 온 가족을 끝내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저자의 아버지까지, 각각의 이야기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통해 세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평화를 이야기한다. 영국과 한국의 ‘노인’들이 들려주는 한국전쟁의 진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그야말로 너무도 길었던 한 생이었음을 증언한다.
선정내역
- 2019 올해의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저자

이향규

1967년서울에서태어났다.서울대학교교육학과에서북한교육사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국가청소년위원회무지개청소년센터(현여성가족부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한국교육개발원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북한대학원대학교,한양대학교글로벌다문화연구원등에서북한출신이주민,다문화청소년,결혼이주여성관련연구자이자활동가로일했다.2016년영국으로이주하면서한국전쟁과분단문제를더넓은시각으로바라보는데관심을두고있다.탈북청소년과북한교육에대한다수의연구논문이있으며,지은책으로『후아유』『나는조선노동당원이오!』(공저)『북한교육60년』(공저)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아버지께

봄:영국군참전군인을찾아서
여행의시작
템즈강변의기념비
노병의목소리

여름:황량한벌판
마을사람
마이클기억하기
전사자의얼굴
싸늘한환영

가을:아버지의전쟁
일기
소년의눈물
피부
브로슈어

겨울을넘어:기억과참회
양귀비꽃
멀리서찾아온젊은이들
유엔기념공원
메타노이아

에필로그:굿모닝

출판사 서평

‘믿고싶은것’이아닌‘있는그대로의모습’을기억하다
부산에묻힌영국병사들에게우리가아직묻지못한것

그어느때보다혹독하게추웠던1950년겨울,각자사연을가진영국청년들이군복을갖춰입고부산항에들어왔다.저자는먼타국에묻힌전사자들에게우리가아직묻지못했던질문을꺼낸다.이들은누구이며,왜이먼나라의전쟁터까지왔을까?그건무엇을위한전쟁이었을까?
영국보다네배나더추운한국에서젊은군인들이맞닥뜨린상황은열악했다.쏟아지는폭우에진흙을온통뒤집어썼고,변변한월동준비를하지못한탓에동상에걸려발가락을자르기도했다.샤워실은커녕화장실도마땅치않은상황에서병사들은전투에서뿐아니라생존을위해서도고군분투했다.참전군인들은대부분열여덟,열아홉살로어린의무징집병이었다.아버지와삼촌들이2차대전에참전했듯이전쟁터에나가는것을당연히여겼던소년도있었고,자신의용기를시험해보고싶었던청년도있었다.전투에나가면정규군과똑같은월급을받을수있었기에한국으로향한이들도있었다.병사들은어떤거창한사명감만이아니라,저마다사적인이유로한국행배에올라탔다.
참전군인을이렇게기억하는일이혹예의에어긋나는일은아닐까?저자는누군가를‘믿고싶은모습’이아닌그자신의모습그대로기억하는일이그를더존중하는방법이라고말한다.한국전쟁에서전사한마이클호크리지가다녔던학교의성당에는그학교출신전사자들을기리기위한추모벽이남아있다.거기에마이클에대한기록은“1952년2월6일한국에서전사했다”단한줄뿐이었다.저자는그단한줄의기록에서시작해마이클의생애를다시그려냄으로써독자들이마이클과그를비롯한참전군인들의삶을입체적으로바라볼수있게한다.그리고이를바탕으로전쟁이한개인에게남긴상처를어루만지는방법을배우자고제안한다.

외로웠던그들이겪어온삶의여러지층
마이클,제임스그리고아버지…사라진이름을부르다

영국에서는한국전쟁을‘잊힌전쟁’(ForgottenWar)이라고부른다.2014년에야런던템즈강변에한국전참전기념비가제막되었으며,그이전까지는런던에제대로된한국전쟁기념물하나없었다.군인들은전장에서치열하게싸우고고향으로돌아왔으나싸늘한대우를받았다.군사를파병한영국정부는마땅한기념식을거행하지도,학교에서학생들에게참전사실을제대로가르치지도않는다.저자는‘잊힌전쟁’이라는말은시간이지나면서망각된것이아니라,애초에아무도기억하지않은전쟁이라는뜻인지도모른다고말한다.그리고어쩌면우리에게조차이전쟁이점점잊히는것은아닌지경계한다.
잊힌전쟁에서사라진이름들을호명하며시작된여정은저자자신의아버지이야기로이어진다.저자는아버지가전쟁중쓴일기와생전에남긴자서전을읽으며아버지세대의전쟁경험을돌아본다.함경남도북청군신포읍출신의아버지는1950년12월신포에미사일을터뜨린다는소문을듣고두누이와함께피난길에올랐다.곧고향으로다시돌아올줄알고어머니와막냇동생을두고떠났으나그게마지막이었다.열다섯살이었던소년은여든살노인이되어세상을떠날때까지북에두고온가족을다시만나지못했다.그는“통일이되면나의동생또는그자식을무리없는범위내에서찾아달라”라는유언을남겼다.
우리는전쟁세대의경험을얼마나이해하고있을까?“너희는모르는”고생을늘어놓는노인들의‘지긋지긋한’외침에질려귀를닫아버리지는않았던가?저자는아버지의한국전쟁경험을돌아보며그세대와천천히화해를시도한다.아버지가무거운짐을지고피난길에올라발이부르틀때까지걸었던일,도움을받을곳이하나도없어막막함에눈물을흘렸던일,가슴에묻어둔가족을평생그리워하기만했던일을묵묵히곱씹으며다정한위로를보낸다.자식세대의마음의문이닫힌만큼외로웠을한노인이겪어온삶의지층을찬찬히들여다보며조곤조곤말을건네는저자의편지를따라읽다보면아직끝나지않은전쟁을다시금조우하게된다.그리고이조우는적군의만행이아니라전쟁자체의잔혹함에,전쟁이평범한사람들에게남긴상처에,우리가지레만들어놓은마음의장벽에주목하도록한다.역사를책에서만배우는것이아니라가까이에서듣고느끼는체험을제공함으로써,갈등의골을메우고새로운이해의지평으로나아가게만든다.

아버지세대와우리세대의화해는가능한가
세대를뛰어넘어새로운평화를이야기할시간

영국을비롯한여러국가들은제1차세계대전종전일인11월11일을추모일로기린다.영국사람들은그날‘포피’(poppy)라고부르는붉은양귀비꽃을가슴에달고저마다기억하고싶은것을기억한다.저자는우리에게도세대와계급,정치성향과무관한포피가필요하다고말한다.우리사회가필연적으로겪을수밖에없는갈등과상처를보듬는현명한방식으로,비극을겪은이들을기리는표지를기꺼이가슴에다는일을제안한다.독자들에게우리의포피는어떤모양으로만들어야하는지함께고민해보자는중요한숙제를남긴다.
전쟁을경험한아버지세대의시각과다가올평화를꿈꾸는젊은세대의시각은다를수밖에없다.그러나서로의경험과기억을존중하고화해의가능성을열어둔다면함께상처를치유할수있다.“화해와평화로가는길은잘못을‘용서받고잊어버리는’것이아니라‘기억하고참회하는’긴과정”이다.결코짧지않은그여정의첫걸음을뗀이책을통해독자들은세대를뛰어넘어새로운평화를꿈꿀수있는오늘과내일을기대하게될것이다.

“갈등의해결은언제나쉽지않습니다.우리가해결할수없는일도있습니다.다만화해의가능성을열어두고,나로부터시작해보는것말고는다른도리가없습니다.서로반목하는두사람은결국같은이야기의다른부분입니다.그들은함께상처입었기때문에결국치유도함께해야만합니다.”(2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