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 갇힌 사회 (생존과 투기 사이에서)

내 집에 갇힌 사회 (생존과 투기 사이에서)

$22.00
Description
한국인은 살기 위해 집을 사지 않는다
살아남기 위해 집을 산다
√ 왜 우리는 부동산 문제에 관해서라면 하나같이 신자유주의자, 보수주의자가 되는가?
√ 너도나도 부동산 투자에 매진하는 시대에 과연 투기꾼은 따로 있는가?
√ 집을 가진 자는 어떻게 한국사회의 주류가 되는가?

내 집 마련으로 사회에서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지탱하는 한국인 특유의 ‘생존주의 주거전략’을 분석해 ‘집값불패’ 신화의 원인과 주거문제의 해법을 찾는 책 『내 집에 갇힌 사회: 생존과 투기 사이에서』가 출간되었다.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똘똘한 한 채는 강남에’ …… 최근 1~2년 내에 자산증식을 염원하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일상언어처럼 통용되기 시작한, 흡사 암호와도 같은 이 문구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저자 김명수는 ‘투기’가 결코 특정 소수의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지금껏 ‘내 집’이 생활 장소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배타적 생계수단으로 자리잡은 내력을 조명한다. 주거문제를 탐색한 기존 담론이 투기문제를 중산층이나 투기꾼 등 특정 주체의 반사회적 행동으로 분석했다면, 저자의 박사학위논문 「한국의 주거정치와 계층화: 자원동원형 사회서비스 공급과 생존주의 주거전략의 탄생, 1970~2015」에 바탕을 두고 있는 이 책은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는 수단으로 ‘영끌대출’을 하는 청년, ‘똘똘한 한 채’를 가진 회사원, 재건축 보상을 노리고 낡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의 행위에 녹아있는 복잡다단한 투기 열망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
저자

김명수

서울대학교에서사회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한국사회가겪어온사회변동을미시주체들의생활조건과행위양식의변화라는맥락에서연구해왔으며,일상생활의조직을통해권력의구성(작동)을밝히는데관심이있다.서울대학교와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강의하고있다.연구논문으로는「가계금융화의굴절과금융불평등」「자가소유권의기능전환과중산층의변화」「한국주거문제의구조적기원」“UrbanMiddleClassandthePoliticsofHomeOwnershipinSouthKorea”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1장한국주거문제의고유성
1.주택체계의구조와역사
2.한국주거문제의특이성
3.주거문제의정치분석을위한시기구분

2장민간자원을동원한주택공급연쇄의형성과도시가구의적응
1.수출주도형성장의뒤안길:생계불안과주거난
2.유신정권의주택정책
3.민간자원을동원한주택공급연쇄의형성
4.민간자원을동원한주택공급연쇄의제도적선택성
5.가족들의적응:주택소유와‘중산층화’

3장내집마련을통한타협과주거문제의순치
1.1980년대말의주거문제와분배갈등
2.주거공간형성을둘러싼사회쟁투
3.주택공급연쇄의재편
4.‘내집마련의민주(화)’를위한투쟁과성공의역설
5.내집마련을통한타협과공급연쇄의안정화

4장생존주의주거전략의사회적확산
1.외환위기와부채의존적수요관리의등장
2.자가소유가구의재무지위전환
3.주택소유자들의주거지형성행동과주거문제의귀환
4.자가소유권정치와분배갈등의역전
5.생존주의주거전략의착근

5장임박한죽음인가,또다른부활인가
1.가정공간의성격고착
2.생존주의주거전략과금융적행동의내면화
3.중산층시민의사적퇴장?
4.임박한죽음인가,또다른부활인가?

부록

참고문헌
색인

출판사 서평

한국의도시민은왜사익실현에골몰하는이기주의자가되었을까?
-자원동원형주택공급연쇄와중산층의등장

한국의도시민은어찌하여맹목적으로내집마련을추구하는‘소유자가구’가되었을까?공공자원대부분이성장산업에집중된1970년대부터1980년대중반까지의주택정책은주택산업에자원배분이크게제한된‘수요제한형’정책이었다.따라서민간자원이동원되는형태로주택공급이이뤄질수밖에없었으니,한국의주택체계는수출주도형성장에따른사회투자의제약아래서형성된민간의존적공급질서를지녔다.?정부가주택생산비용을사적행위자에게전가하는대신,주택공급으로생겨난편익을그들에게편중할당하는이같은자원동원및배분기제를저자는‘자원동원형주택공급연쇄’라고규정한다.
자원동원형공급연쇄에서는‘비용-편익구조’를얼마나안정적으로조정할수있는가가연속성을보장하는관건이된다.문제는자원동원형연쇄가상당한편향을만들어내며,특유의선별적보상기제를통해주택공급에따른편익을?대형사업자에게는이윤,주택소유자에게는(주거필요의충족과함께)자본이득의형태로집중시켰다는점이다.이점이두드러지는사례로는국영부문의엘리트에게집중된국민주택특별분양,일정금액을특정기간이상예치한이에게1순위자격이부여되던민영주택,최고가낙찰제를통해경제능력이없는청약대기자를분양경쟁에서도태시킨채권입찰제등이있다.
자원동원형연쇄가가족의경제적생존을좌우하는기회구조가된현실에서,주택은단순한생활공간을넘어가족의물질적안전을뒷받침하는생계수단으로부상했다.이러한맥락에서,주택에담긴재무지위를생계위험에대한회피수단으로이용하는특수한가구전략이탄생하였으며,이같은전략에의해주택소유가구는자가소유권에의존한사회적소득의이전을통해성장과실을배분받을수있는사회의주류집단,즉‘중산층’으로진입할수있었다.

주거민주화요구의퇴조,그리고다시꿈꾸는자가소유의미래

그러나자원동원형연쇄에는그구조를깨뜨리는내부모순또한존재했다.편익수혜에서배제되고주택소유를통한사적재생산경로에진입하지못했을뿐만아니라,주거생활의안정마저확보하기어려웠던다수의외부자,특히무주택자들의불만은치솟는주거비용과함께공급연쇄전체를위협하는긴장을조성했다.?사당동,신림동등서울곳곳의철거지역에서벌어진거주민저항운동과토지공개념관련입법을둘러싼마찰에서,분양가통제와아파트시공권을둘러싼사회적갈등에이르기까지,주거문제는1980년대말의한국사회를들끓게했다.
이렇듯1980년대말의‘주거문제’는거대한불화를만들어냈다.산업위기에직면한주택산업은정부의가격통제정책과개발독점에반발하는한편과점적공급자시장의개편을놓고경쟁했으며,생산비용을공여하는데도주택배분에서소외된무주택가구들또한소유불평등의해소와주택분양제도의개혁을요구했다.하지만이위기에대한정치적조정과정은비용-편익구조의제한적합리화를통해공급연쇄의안정화라는역설적결과를만들어냈다.행위자간의자원의존관계에기초한공급연쇄의기틀을유지하면서,장기무주택자의배분순위상향조정,분양당첨자의1순위배제등주택공급규칙의점진적개정을통해편익배분의선별성이대폭조정된것이다.이렇게정부와산업,주택소유자간의제도적타협을이룬‘조정의정치’는주거문제를순치하는효과를냈다.대재벌과일부계층의‘독점적소유’에저항하던무주택도시가구들이‘소유를통한타협’을?문제의해법으로받아들이게된것이다.그렇게‘소유의민주’를추구하던범계급적운동은정부의공급확대정책과맞물려자가소유의확대라는결실을거뒀다.이렇게체제순응적해법이중간계급과상층노동계급으로확대되었고지배적점유형태로서내집마련의위상역시공고해졌다.

‘투기적가계금융지위’의내도와‘생존주의’주거전략의득세

1997년외환위기는자원동원형공급연쇄의종식이아닌,재조직을통한심화의계기를제공했다.이후의특징적인변화는부채의존적수요관리와그수단으로서주택금융의부상이었다.이를계기로자가소유주택이가구에부여하는재무지위가‘위험회피적가계재무지위’에서‘투기적가계금융지위’로변모하였다.금융조달의비중이커지면서가구경제의재무적건전성이훼손되었을뿐만아니라,가족의사적재생산에서자가소유권이지니는의미역시변모했다.이제자가소유권은미래안전의수단을넘어,?금융관계의형성을통해가구(경제)의존속을보장하고생활수준의강화를가능케하는필수조건이되었다.한국의도시가구는주택의의제자본화와소유권의정치적동원을통해‘소유의전제’를실현하고자하는존재로변모했다.이러한변화가누적되면서대중들의주거실천또한크게변화하여,가족의사적재생산과자가소유권의확보및행사에몰두하는‘생존주의’주거전략이착근하였다.자원동원형공급연쇄의기회구조안에서일어난가구경제의변형이주거문제에대한가구의인식과실천의변화를초래한것이다.자가소유권이가족생존의‘기능적등가물’이라해도지나치지않은한국사회의현실에서지배적생활전략으로자리잡은생존주의주거전략을,저자는“자가소유권에깃든사회적힘,곧자본이득의형성과타인소득의전유를통해가족의안전과사회적생존을배타적으로추구하는가구정향및실천”(232~33면)으로규정한다.

생존주의의종말과새로운주거전략의등장을위하여

이렇게‘생존주의주거전략’의내력을파악하면너도나도부동산문제에관해서라면하나같이신자유주의자가되는이유를이해할수있다.생존주의전략의모태는‘경쟁적생계지위’로서자가소유권이지닌압도적금융역량에있다.내집마련은사회적지위형성과경제적안전의획득이라는이중의가족사업을완수하는토대가되었다.한국의자가소유가구는생존주의전략을통해자신의생계위험을타자에게전가하는재생산경합끝에안녕을보장받은‘생존자’로거듭났다.결과적으로자원동원형주택공급연쇄의장기진화과정은주거의계층화를심화하는한편,사적재생산기제로서자가소유권의배제적성격역시강화하였다.그리고이와같은변화가자가소유권에의존한배제적사회통합방식인생존주의주거전략의확산을불러온것이다.개별가구의관점에서이는충분히합리적인생활전략일수있지만,생존주의는그배타적성격으로인해사회의균열을조장하고연대의잠재력을훼손하고있다.
그렇다면자가소유자들이구축한생활세계의이강고한‘성채’를어떻게돌파할것인가?사적생활세계를지키려는중산층자가소유자들의주거실천과정을돌아보면서독자들은이들이어떻게공공성확장을위한개혁에저항하고팽창적통화정책을옹호하는보수주의자의성향을내면화했는지이해하는한편오늘날필요한대안적인주거전략이무엇일지고민하게될것이다.심심치않게정치인들의투기문제가논란이되고,너도나도투기적인활동에뛰어들어주거문제에관한사회적합의가거의불가능해진지금,이를비판만할것이아니라왜그들이이런선택에이르게되었는지를물어야할책임이생긴우리사회에시의적절하게당도한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