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 (백낙청 50년 공부의 결정체 | 양장본 Hardcover)

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 (백낙청 50년 공부의 결정체 | 양장본 Hardcover)

$28.00
Description
문학평론가이자 영문학자, 분단체제극복에 헌신해온 이론가·운동가로 우리 지성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백낙청이 1972년 하바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래 반세기 가까이 이어온 로런스 연구를 결산하고 그와 더불어 연마해온 독창적 사상을 집약한 책. 20세기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D. H. 로런스가 추구한 서양정신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한반도 개벽사상과 회통시킴으로써 문학뿐 아니라 정치 및 사회사상적으로 우리 시대 문명대전환의 길을 모색한 노작이다. 1960년대 이래로 우리 지성계에 큰 뿌리를 내린 민족문학론과 리얼리즘론, 근대 이중과제론과 문명대전환론 등 50여년에 걸친 백낙청 사유의 심화과정을 목격할 수 있다. 그 본격적인 시발점이 된 영문 박사논문도 『D. H. 로런스의 현대문명관』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어 함께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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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백낙청

문학평론가,영문학자,편집인.1938년출생하고경기고졸업후미국으로건너가브라운대와하바드대에서수학했다.박사과정중에1964년서울대영문학과전임강사가되었으며나중에다시미국으로가서1972년하바드대에서D.H.로런스연구로영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1966년계간『창작과비평』을창간하고2015년까지편집인을지냈으며,서울대영문과교수,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시민방송RTV이사장,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상임대표,한반도평화포럼이사장등을역임했다.1970년대이래민족문학론을전개하고분단체제론을통해한반도문제의체계적인식과실천적극복에매진해왔으며,근대에대한탐구를통해새로운문명전환의사상을연마하고있다.현재서울대명예교수,계간『창작과비평』명예편집인,한반도평화포럼명예이사장으로있다.
저서로『민족문학과세계문학1/인간해방의논리를찾아서』(합본개정판)『민족문학과세계문학2』『민족문학의새단계:민족문학과세계문학3』『통일시대한국문학의보람:민족문학과세계문학4』『문학이무엇인지다시묻는일:민족문학과세계문학5』등의문학평론집과연구비평서『서양의개벽사상가D.H.로런스』『D.H.로런스의현대문명관』을냈고,『분단체제변혁의공부길』『흔들리는분단체제』『한반도식통일,현재진행형』『어디가중도며어째서변혁인가』『2013년체제만들기』등의사회평론서와『백낙청회화록』(전7권),『변화의시대를공부하다』『문명의대전환을공부하다』등다수의공저서및편저서가있다.제2회심산상,제1회대산문학상(평론부문),제14회요산문학상,제5회만해상실천상,제11회늦봄문익환통일상,제11회한겨레통일문화상,제3회후광김대중학술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책머리에
서장소설가/개벽사상가로런스
제1부
제1장『무지개』와근대의이중과제
제2장『연애하는여인들』과기술시대
제3장『연애하는여인들』의전형성재론
제4장『쓴트모어』의사유모험과소설적성취
제5장『날개돋친뱀』에관한단상
제2부
제6장‘다른어떤율동적형식’과리얼리즘
제7장재현과(가상)현실
제8장『무의식의환상곡』과프로이트,그리고니체
제9장미국의꿈과미국문학의짐:『미국고전문학연구』
제10장로런스의민주주의론
제11장「죽음의배」:동서양의만남을향해
D.H.로런스연보|인용원문|참고문헌|추천의말|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백낙청50년공부의결정체!
서양정신사의극복에도전한D.H.로런스를이끌어,
한반도개벽사상과문명대전환의새길을연다

『서양의개벽사상가D.H.로런스』가다루는주제는문학이론적비평에한정되지않고플라톤과아리스토텔레스이래니체와맑스,루카치와하이데거,프로이트융라깡들뢰즈데리다랑씨에르바디우등서양사상에더해남·북방불교와유가적사유,동학,증산도,원불교까지포괄한다.2천년서양정신사의한계를극복하려는로런스의시도에동양의전통사상및한반도고유의개벽사상과접점을만들어내며자본주의적근대의한계를벗어나문명대전환의큰시야를여는저자의사유는전무후무하리만큼독보적이다.말할것도없이이는일찍이주체적영문학연구를제창하고한반도현실에실천적으로개입해온저자의50여년수행의결실이다.그러나이책이큰시야의이론적논의만을전개하는것은아니다.무엇보다로런스작품을대목대목섬세하고정밀하게읽고분석하는문장들은이해하기쉬우면서도통찰력을제시하는좋은문학평론을읽는재미를선사한다.철학·미학·사회학,역사와정치,종교까지다양한분야를거침없이넘나드는걸출한지성을만나는즐거움이있고,더인간적이고진정한새세상을향한사유가설득력있게전개되는책이다.

우리시대,왜로런스인가
서장은‘서양’의문학가D.H.로런스를왜‘개벽사상가’라는일견모순적인용어로지칭하는지에대한문제의식을다룬다.D.H.로런스(1885~1930)는짧은생애에시,소설,평론,희곡,에세이등전장르에걸쳐방대한작품을남긴20세기영문학의거장이다.저자백낙청이가장주목하는로런스의성과는동시대인의상식뿐아니라서양의전통적사고방식자체를뛰어넘으려는끈질긴시도를했고또그것에서상당한성취를이루었다는점이다.그는동아시아의전통적음양론을방불케하는우주론과진리관을제시하고,물질적존재의영역을떠나지않으면서도실존(existence)과전혀다른차원을달성하는사건으로서의being(~이다+있다)이란개념을주장했다.저자가보기에이런발상은플라톤이래서양철학을지배해온이데아와현상세계의이분법과형이상학적사유를근본적으로넘어선획기적인돌파이며,이런획기성은그앞세대의변혁사상가로꼽히는맑스나니체에게서도찾아볼수없는것이다.또한이로써불교와노장사상,후천개벽사상등동아시아사상과의회통가능성을훌륭하게제시해준다는점에서저자는로런스를‘서양의개벽사상가’로이름붙인다.로런스는이러한가능성을주로장편소설을통해열었다.그의장편『무지개』(1915)와『연애하는여인들』(1920)은자연주의적재현을넘어있는그대로의삶,있는그대로의사물에핍진한경지인‘진정한리얼리즘’을성취한작품들이다.근대장편소설이엄연히근대의산물이되탁월한작품일수록근대극복의비전을내장한다는점에서,두장편은근대적응과근대극복의이중과제에대한고전적서사랄수있다.또한로런스는거대한생명체로존재하는우주에서인간이그생명과얼마나합일하느냐에따라인류사회의운명이결정되며,그런점에서태양을잃고우주를등진근대문명은몰락과대전환을앞두고있다는우주관과생명관을가지고있었다.이를사회적실천과연결하려했다는점에서도동아시아후천개벽사상과의친화성을지닌다.
이책은이러한문제의식하에서본문의2부11장의글을통해로런스의주요한작품들을분석하는가운데그의사유를총괄적으로종합하고저자자신의문제의식을더해새로운사상적기초를구축해간다.

‘진정한리얼리즘’과근대적응과극복의이중과제
제1~3장은저자가로런스의최고작으로꼽는『무지개』와『연애하는여인들』을집중적으로다룬다.두작품은브랭귄일가3세대에걸친인물들이전통농경사회의삶에서벗어나근대산업문명을맞닥뜨리고,그에적응하며한편으로그안에서‘당당한창조적개인’이되기위한분투를그리고있다.각세대가처한환경의차이,작중인물들이서로간에그리고세계와관계맺는방식,분투의결과로서개개인의성공혹은좌절은곧서구근대문명의전개와그것에의적응및극복가능성에대한탐색의과정이기도하다.
브랭귄일가1세대와2세대를중점적으로그린?무지개?는영국전통사회의삶에대한생생하고애정어린기록인동시에,그한계를직시하고공동체의친밀한유대관계를벗어나근대사회의떳떳한일원이되고자하는개인들의노력을그려낸다.『무지개』에서작가의가장큰관심사는그러한개인들이진정으로삶다운삶을성취했는가,본원적인being의차원에도달했는가를밝히는일이다.그러므로리얼리즘소설의성격을띠지않을수없는동시에현실을반영,재현하는재래식리얼리즘뿐아니라전통적서양철학이외면해온본질적차원의‘존재’를규명하고전달하는것이우선적과제가된다.
이어지는『연애하는여인들』은당대영국사회의여러국면을?무지개?보다훨씬폭넓고대담하게다루면서,장차전지구를휩쓸과학기술의본질에대한물음,여기서비롯해전통적서양철학을극복할역사적요구에대한각성으로까지나아간다.현대의기술은진리가드러나며이룩되는한형태이자역사적운명인데,이를망각하고인간스스로자신의가장근원적가능성을잃어버리는것이야말로현대문명이처한위험그자체다.?연애하는여인들?에서‘산업계의거물’로지칭된인물이과학기술사회에적응하지못해파멸하는것이아니라스스로더본원적인삶을찾으려는의지의실패로죽는다는사실은기술시대의그와같은본질적위험을반영한다.『무지개』와『연애하는여인들』은우리가적응하면서넘어서야할근대의참모습을보기드물게진실되고집약적으로드러냄으로써당대에도착하지않은미래현실의중요한특징까지도함축하고있는작품들이다.특히『연애하는여인들』에서현대의예술가상을놓고벌이는작중인물들의논쟁에는예술이산업과결합해야한다는예술관이등장하는데,이는훗날포스트모더니즘론자들이20세기초모더니즘의엘리트주의·예술주의와대비하여탈현대주의예술이좀더대중적이고민주적이라고내세우는주장을예견하듯포착해낸다.로런스는20세기초모더니즘의체험을적잖이공유하면서도자본이주도하는기술지배의세계에대한명백히다른길의가능성을『연애하는여인들』속인물들을통해그려낸것이다.

새세상을향한철학적·정치적비전
제4~5장은로런스의또다른문제작『쓴트모어』(1925)와『날개돋친뱀』(1926)에서나타난현대문명비판과유럽적의식형태의패권주의에서벗어나려는시도를조명한다.『쓴트모어』는현대문명의정신적황폐성이라는주제를다루면서‘저하고싶은대로’사는삶에대한냉소와더불어당시사회전반의풍조와병폐를깊이있게짚어낸다.로런스는사회주의와‘근대민주주의’를동일범주에넣고부정한바있으며,‘행복의추구’를비판의표적으로삼았다.물론인간의행복자체를반대하는것이아니다.어떤본질적모험을수행하고그에걸맞은성취를이룩한결과로행복해지는것이아니라행복을지상목표로서추구하는삶을반대하는것이다.로런스는대서양을건너뉴멕시코산중에서은거하며현대문명과대결하는인물을통해그고장의‘기운’또는‘영(靈)’과일치된삶을살아가는인간사회를탐구한다.이탐구가본격화된것이『날개돋친뱀』이다.로런스는1920년대멕시코를여행하며사회주의혁명이나전통문화의부활에그치지않고‘후천개벽’에값할새세상건설을꿈꿨다.
『날개돋친뱀』은그꿈을개연성있는소설적현실로제시하는도전을수행하며종교가어떻게현실속에자리잡고대중적영향력을갖게되는지,나아가정치와종교의관계가어떠해야하는지본질적물음을던지고있다.멕시코의다신교신앙을부활시키려는새종교를대통령이국교로선포한다는작품의결말은종교성자체를외면하는근대인의무신론이나서구유일신교에대한의미있는도전이지만소설작품으로서는한계를갖는것또한명백하다.이는로런스적사유모험의엄밀함에서결함을드러낸것이자종교에대한로런스의깊은신념의표현에도미달한것이다.『날개돋친뱀』이제시한질문과관련해한반도의후천개벽운동에서는정교동심(政敎同心),곧정치와종교가한몸은아니되한마음으로움직여야한다는원칙을개념화한바있다.새로운종교운동의가능성을탐구하는데에는힌두교와고대그리스적요소를간직한불교전통,수운최제우의동학을시발점으로해월(최시형)과증산(강일순)을거쳐소태산(박중빈)으로진화한한반도의후천개벽운동이훌륭한참고가된다.

전통적인간관·세계관의일대전환
제6~8장에서는1부(제1~5장)에서논한로런스소설의리얼리즘탐구를루카치와하이데거,데리다등의이론가들과비교고찰하고최근의가상현실논의에비추어그의예술관·세계관이지닌선도성을평가한다.또한프로이트정신분석학에대한로런스의비판을통해과학주의에갇히지않는인간본성에대한참다운이해를제시한다.
루카치에대한저자의비판은맑스와니체가시작하고하이데거에의해새로운돌파가이루어지는‘형이상학의극복’노력을루카치가오해하고아리스토텔레스적형이상학에머물렀다는것으로요약된다.로런스가추구하는예술작품에서의‘다른어떤율동적형식’(someotherrhythmicform)은루카치의리얼리즘론이미처탈피하지못한전통적인간관·세계관의일대전환을성취하는것이다.이러한로런스의예술관·진리관은고흐의그림에대한언급에서드러나는데,해바라기를그릴때그의그림은해바라기자체를재현하는것이아니라인간으로서의자신과해바라기로서의해바라기의생생한관계를시간속의살아있는순간에드러낸다/성취한다는것이다.로런스는소설에서사실주의적재현의풍성함과충실성이그런‘순수한관계’를성취하는데불가결한요소라고보았다.현대과학마저도‘가상현실’과‘진짜현실’을판별할근거를제공하지못하는현실에서오직진정한예술과인간의창조적행위를통한‘생생한관계’의드러냄/이룩함을통해서만가상과실재의구별이가능해진다.평단의오해를사온성(性)에관한로런스의관심은바로이러한‘육신으로살고있음’(또는그러지못함)이라는맥락에서이해되어야한다.
로런스의프로이트비판도마찬가지다.인간과우주의진정한관계와창조적삶에대한탐구속에서로런스는프로이트의‘오이디푸스콤플렉스’나‘충동’‘본능’‘무의식’개념을비판한다.진정한창조적에너지는성적에너지의억압이아니라그충족에서나오며,하나의세계를능동적으로만들어가는과정에서의열정적일치와다수인간들의진정한어울림은,비록성적충동과완전히무관하지는않지만그본질이전혀다르다는입장이다.또한로런스는근대의이상주의와근대인의실상에대한니체의비판을공유하면서도인간누구에게나내재하는균형과조화,행복의가능성을열어놓는다는점에서차이를보인다.이러한인간관은근대세계의남녀관계에대한진단으로이어지는데,현대사회에서남성고유의위치나가모장제(家母長制)제안같은논의는지금의성평등논쟁에도흥미로운참조점을제공한다.

후천개벽시대,문명대전환의길
제9~10장에서는로런스가『미국고전문학연구』(1923)에서밝혀낸‘낡은의식의와해’와‘새로운의식의형성’이라는흐름이월트휘트먼에이르러비로소인류역사의‘열린길’을이루었고,그것이근대민주주의비판과‘새로운민주주의’에대한구상으로나아가는점에주목한다.『미국고전문학연구』는17세기초청교도들이자유를찾아아메리카대륙으로갔다는통설부터가미국문학의진실된‘이야기’를덮어버리는미국인들자신의거짓말이라고단정한다.그들의신대륙이주는유럽의낡은권위일체에대한반발이면서한편인본주의·자유주의에대한반발이었기에,원래유럽의이상인‘자유’와‘민주주의’를부르짖는것이란그야말로자기회피요자기망각이라고주장한다.미국의정신사는벤자민프랭클린부터페니모어쿠퍼,에드거앨런포,내서니얼호손을거쳐허먼멜빌에와서그허위의식의마지막붕괴를보여주고,이후월트휘트먼이육신과분리된영혼을명백히부정하고‘사랑’이아닌‘공감’의원리를내세우면서미국민주주의이념이결정적인도약을이룬다는것이로런스의진단이다.로런스는근대민주주의의근본문제가평등주의와관념화된개인개념에있다고보았다.‘평균적인것’의다른이름인‘동일성’을진정한‘정체성’으로오해하고,‘살아있는개인’이아니라‘관념화된단위로서의개인’에머무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