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웃음의 나라 2(큰글자도서) (문화인류학자의 북한 이야기)

고난과 웃음의 나라 2(큰글자도서) (문화인류학자의 북한 이야기)

$20.00
Description
지구상 가장 고립된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일상과 내면을 생생하고 다채롭게 풀어내는
실천적 문화인류학자의 북한문화 심층탐구
문화이해를 통해 분단시대 남북 문화교류의 발판을 제공하는 책 『고난과 웃음의 나라: 문화인류학자의 북한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문화인류학자이자 구호활동가, 탈북 청소년 교육자이기도 한 저자 정병호(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약 20년 동안 10여 차례 방북해 기근 구호활동을 펼치고 조-중 접경지역에서 탈북민과 교류하는 등 활동가로 활약하며 현장연구를 진행해왔다. 이 책은 이러한 저자의 풍부한 대북접촉 경험을 기반으로 북한주민의 삶을 다채롭게 풀어냄과 동시에 북한체제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균형 있게 서술한 책이다. 2013년 출간되어 국내외에서 화제를 일으킨 저자의 전작 『극장국가 북한: 카리스마 권력은 어떻게 세습되는가』가 주로 김일성-김정일체제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분석으로 권력의 작동방식을 다룬 학술서라면, 이번 책은 김정은체제의 변화와 전망을 타진하면서도 권력체제에 포함되지 않는 주민의 일상과 의식까지 담아낸 생생한 현장기록이다. 책은 작금의 북한주민의 삶과 내면이 어떻게 형성되어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그에 따라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할 것인가를 설명해준다. 궁극적으로는 남과 북이 문화적 이질성을 극복하고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데 꼭 필요한 상호이해의 밀알을 제공하는 저작이다.
저자

정병호

미국일리노이대에서일본문화에대한현장연구로인류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양대문화인류학과교수로재직중이며,한국문화인류학회회장을역임했다.인도적구호활동의일환으로여러차례방북했고,조·중접경지역에서도북한기근피해상황을연구했다.탈북청소년을위해서하나원의‘하나둘학교’를설립했고,다문화이주청소년을위해서‘무지개청소년센터’를세웠다.장기간‘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운동을이끌고있으며,남북문화통합을주제로공동연구를진행하여『웰컴투코리아:북조선사람들의남한살이』『한국의다문화공간』등을펴냈다.공저서로『극장국가북한:카리스마권력은어떻게세습되는가』가있다.

목차

5장빨치산과고난의행군
1.미국놈들콧대를꺾어놓았죠:저항의역사
2.조선이없으면세계도없다:선군정치
3.넓고,깊고,조용한굶주림:대기근의상처
4.고난의행군:재앙의미화
5.구충제와영양증진제:기근구호와관료주의의벽

6장차별과처벌
1.지방진출파견장이떨어졌다:중심과주변
2.지주였나?:계급과성분
3.성분이깨끗해서:순수와오염
4.혁명의두수레바퀴:남성과여성
5.녹음하는소리안들려요?:감시와처벌

7장저변의흐름
1.필요한길을찾을수도있습니다:비공식경제
2.조선이더자본주의같아요:공식과비공식
3.이팝에고기국,비단옷에기와집:이루지못한꿈
4.저리놀면정말재밌지:놀이와웃음
5.우리는교양을잘해서:조직생활과역할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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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글

이미지출처및제공처

출판사 서평

이념국가에서발전국가로
김정은시대사회주의문명국의꿈과현실
김정은시대의권력연출과국가경영은‘반복과변화의메시지’를통한‘사회주의문명국’건설로설명할수있다.국제적고립과오래기근으로배급제를비롯한국가제도가사실상무너진상황에서김정은은개방과경제부흥에대한아래로부터의압력에직면했다.하지만이러한변화는기존의위계질서와체제안정의기반위에서진행되어야했다.이에따라김정은은선대지도자들의통치방식을계승함과동시에그내용과양식에는시대상황의변화를반영해현대적ㆍ물질적욕망을담기시작했다.할아버지김일성을쏙빼닮은외모와스타일,장엄한예술공연,산업현장현지지도등기존의권력연출방식을재현하면서도팝음악과모란봉악단등파격적인공연,스키장과놀이공원같은화려한오락시설,서양음식점과종합백화점,고층건물과네온사인이즐비한도시경관이쏟아져나오는데에는이러한정치적ㆍ문화적배경이자리한다.사회주의문명국이라는목표도같은맥락에서이해할수있다.사회주의문명국은이념국가의용어(사회주의)로발전국가로의국가목표(문명국)전환을명시한것이다.저자는성공적인권력세습을통해체제방어에성공한김정은이본격적인발전국가로의전환에착수했다고분석한다.또한여러차례실패를거듭했던북한의발전국가노선들을되짚으며앞으로의변화를타진하기위해서는북한이무엇을원하고어떻게나올것인지,북한의‘사람들’을이해해야한다고힘주어말한다.

그들이핵을포기하지않는이유
공화국의내면과핵협상의심리구조
실제로북한사람들의심리와문화를이해하면핵폭탄이라는극단적인카드를놓지않는북한체제의의도와전략을파악할수있다.저자는기근구호활동을위해실제실무자들과직접협상테이블에앉아지난한밀고당기기를반복했던경험을바탕으로북한사람들의협상의문화패턴을발견해냈다.당장구호물품이필요한북한이아쉬운입장이지만,‘당혹스럽게도’그들은‘효율’과‘합리성’과는거리가먼태도를취한다.덕담을나누다가도돌연도덕적우위에서서트집을잡으며자신의주장을관철시키려하고,뜻대로되지않으면감정적으로대화를끝내버린다.이모든과정을계속반복하면서그들은협상의주도권을확보하고자신들의도덕적인원칙과자존심을지켜낸다.저자는이렇게빈한한사정에도도움의손길을구걸하지않겠다는결기와도덕주의적주장,‘단숨에’뜻을이루고자하는태도,자존심과결사항전의의지가북한당국과엘리트집단뿐아니라주민들의의식에도담겨있는문화적‘아비투스’라고분석하며,이연장선상에서핵폭탄은상대를위협할만한무기를쥔채국제무대에서자신들의목소리를당당하게관철시키겠다는사회적생존전략이라고말한다.결국핵폭탄은북한체제가우리를인정해달라는절박한외침인것이다.저자는북한과대화하기위해서는먼저그들이진정원하는것은무엇인지,그속내를헤아려야한다고조언한다.

교시된행복과가족국가의소속감
북한의문화예술공연에서일사불란한모습으로숨가쁘게활짝웃는아이들의미소를어떻게이해하면좋을까?어린아이들에게가혹한훈련을강요하고지도자에대한충성을세뇌한다는식의냉전적사고틀을넘어서면그미소의문화적배경을한층깊게파악할수있다.저자는방북당시여러유치원과탁아소,학교를둘러보며만났던아이들과교육환경이야기를들려주며아이들과인민의웃음을문화인류학적으로분석한다.“우리는행복해요”슬로건이걸린유치원에서‘세상에부럼없어라’노래를부르는굶주린원생들을보며저자는놀랍게도아이들이진심으로행복해한다는사실을발견한다.참혹한현실과동떨어진표어속에서살고있는사람들이지만그들이느끼는행복은단순한세뇌의산물이나연출된모습이아니다.북한사회는치밀한상징작업과권력연출을통해‘행복을교시하는나라’이기때문이다.북한사람들은‘아버지’지도자의시혜에감읍하며공동체적행복을공유한다.‘어린이는나라의왕입니다’라는김일성의교시와아이들간식콩우유(두유)공급에총력을펼치는장군님의온정,아이들을위해밥상높이를낮추도록명령했다는‘낮아진밥상’덕성실화,집집마다걸어두는‘장군님식솔’족자등인민의일상곳곳에서가족국가의관계와소속감을발견할수있다.온인민이지도자를어버이로의식하고그의보살핌속에살고있다고느끼게하는이런의미연결체계는오랜시간역사적ㆍ사회적ㆍ문화적으로거듭다져져온표현이다.북한특유의과장된극장국가적연출과가족국가적국민의식이결합되어지도자는‘신없는나라의신’이되었고수령을사모하고찬양하는음악은찬송가로울려퍼진다.남과북이함께웃기위해서는이처럼서로가느끼는행복이전혀다른층위에있음을먼저알아야한다.물질적풍요가아닌,정서적풍요와소속감에서오는북한사람들의웃음을이해하고,서로의다름을인정하는데서출발해야한다.

지금북한에서는무슨일이일어나고있는가
시장경제의대두와과학기술의강조,불평등의심화
저자는북한에서다양한사람들을실제로만나며문화인류학자특유의기민한감각으로디테일한문화적현상과일상의변화를감지해낸다.“교수아들은교수가,농부아들은농부”가되는것이좋지않겠냐는말은뜻밖에도저자가북한에서만난김일성종합대학출신당일꾼의입에서나온말이다.지도자의권력세습덕분에북한에서는다양한직종의세습과계급의재생산이장려되고있다.이념적으로‘사회주의’와‘혁명’을표방하면서도실제로북한은자본주의사회와는다른방식의불평등한사회주의사회로변모하고있다.서울의강남8학군엄마들의치맛바람못지않은평양엄마들의교육열,김일성종합대학과김책공업대학교수들과과학자들이입주한평양판‘SKY캐슬’은계층구조의심화를보여주는단적인예다.지역차별도빼놓을수없다.평양-지방의철저한구분과차별은북한사람들의중심지향성을강화하고중심과주변의격차는계속해서벌어지고있다.조부모또는증조부모의사회적계급성분에따라출신성분이서열화되고핵심-동요-적대계층이라는정치적인계급구분도존재한다.우생학을바탕으로인종적우월성을강조하며배타적인민족의식을고취하고,같은맥락에서‘평양은나라의얼굴’이라는기치아래장애를가진평양시민을평양밖으로내쫓는등장애차별도노골적이다.가부장적가족국가질서속에여성과남성간의위계서열과성역할고정관념또한고착화되었다.

변화를어떻게이해할것인가
남과북이하나되는그날을꿈꾸며
하지만사회전반에스며든불평등과차별의틈바구니에서는억눌려왔던목소리가흘러나오며새로운문화가탄생하기도한다.‘고난의행군’시기이래주민들은강인한생명력으로살길을모색해왔다.공식적인배급체계가무너지고비공식경제가이를대체하면서‘남한보다더자본주의같은’면모가싹트기시작했다.저자는조-중접경지역에서의연구와경험을바탕으로해외파견노동자의삶,밀수와뇌물이횡행하며역동적으로진행되는무역현장을생생하게그리고,장마당과시장이확장되면서여성들이생활경제의주역으로활약함에따라가부장적성별위계질서에생기고있는균열에도주목한다.그러나저자는다양한북한사회의변화를체제붕괴의조짐으로성급하게해석하거나아예무시하는태도를경계해야한다고말한다.공식적인제도와비공식적인일상간의괴리는지금도커지고있지만두흐름모두현실이고그둘이서로상호보완적으로공존하며새로운사회를만들어가고있다는분석이다.마지막으로저자는분단체제를극복하는데에도같은자세가필요하다고말한다.오랜세월서로다른길을걸어온남과북은서로의경험을존중하고이해하는감수성을연마해야진정한공존을꿈꿀수있다.북한에대한편견과고정관념의안개를걷어내고공감을이끌어내는이책이분단의상처를치유하는작은한걸음이되리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