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 시대의 맑스 (불평등과 생태위기에 관하여)

인류세 시대의 맑스 (불평등과 생태위기에 관하여)

$20.00
Description
인류세의 혼돈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맑스의 ‘잃어버린 이론’에서 찾는 변혁의 새길
자본주의와 세계화의 문제에 골몰해온 미국의 진보적 역사학자이자 도시사회학자 마이크 데이비스가 낡은 것으로 치부되는 맑스주의를 재료삼아 인류세의 혼돈을 돌파할 희망의 서사를 말하는 책 『인류세 시대의 맑스』(원제 Old Gods, New Enigmas: Marx’s Lost Theory)가 출간되었다. 데이비스는 이른바 강단 맑스주의자가 아니라 현장의 노동운동가 출신이자 스스로를 ‘맑스주의 환경론자’라 부르는 실천가이기도 하다. 오늘날 인류 앞에 도래한 기후변화, 에너지·생물다양성의 고갈 등의 환경문제와 감염병 대유행 그리고 자본축적의 고도화에 따른 영구적인 반실업자, 플랫폼 노동자 등 비공식 노동자의 등장이라는 현상은 세계 자본주의체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기존 맑스주의의 범주를 크게 넘어선다. 저자는 이 거대한 변화의 파고를 직시하고 맑스의 이론적 유산을 재발견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변혁의 향방을 타진한다. 데이비스는 역사학자답게 풍부한 사료와 문헌을 활용하여 혁명적 주체, 계급의식, 민족주의 등 맑스주의의 여러 개념을 새롭게 재구성하고 사회체제와 생태환경 양쪽에서의 전환을 이루어내자고 제안한다. 최근 유행하는 인류세 담론의 지나친 일반화가 경제위기와 기후재앙에 대한 섬세한 대응을 막고 있음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19~20세기 아나키스트, 사회주의자들이 펼친 유토피아 담론들에 주목함으로써 도시의 공동체적 삶의 가능성을 회복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명사적 위기를 타개할 활로를 모색하는 책이다.
저자

마이크데이비스

MIkeDavis
저명한사회운동가이자도시사회학자,역사가이며스스로를“맑스주의환경론자”라칭한다.현재캘리포니아대학교리버사이드캠퍼스의석좌교수이며진보적학술잡지『뉴레프트리뷰』의편집위원이다.계급과정치적불공정,도시와생태,환경등을주제로현대사회의위기를비평적으로연구하고있으며자본주의의만연이조류독감,코로나19사태등전염병의시대를초래한현상을분석하는화제작을꾸준히내놓았다.국내에번역된책으로는『코로나19자본주의의모순이낳은재난』(공저)『슬럼,지구를뒤덮다』『조류독감』『미국의꿈에갇힌사람들』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치킨색의맑스

1장오래된신,새로운수수께끼:혁명적주체에붙이는주석
2장맑스의잃어버린이론:1848년의민족주의정치
3장사막화:끄로뽀뜨낀,화성,그리고아시아의맥박
4장누가방주를지을것인가?


옮긴이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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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어떤맑스인가?

그간맑스주의는국제적노동계급의연대를강조한반면민족주의의고유성이나현실정치의민족문제를포착하지못한다는지적을피하지못했다.맑스의이론에는실제투쟁전략으로서정치학이라할만한것이아예존재하지않는다는비판도제기됐다.데이비스는많은연구자들이맑스주의의이론적공백으로지적해온민족주의와맑스주의정치학의문제를정면으로다룬다.그는진정한맑스주의정치학의복원을위해서는‘당대의맑스’를살펴봐야한다고말한다.당대의정치현안에대한광범위한논평과그속에담긴통찰에주목해보면저널리스트이자정치적전략가로서맑스를발견할수있다는것이다.(2장「맑스의잃어버린이론」220~22면)저자는널리알려진『자본』이나『공산당선언』속의맑스가아닌,실패한혁명의목격자로서맑스가쓴『루이나뽈레옹의브뤼메르18일』『1848~50년프랑스의계급투쟁』같은문헌이나신문기사,사회평론등에주목한다.당대의여러사회경제적쟁점은물론참정권과헌법,그리고의회의문제까지다루는맑스의분석과이에대한데이비스의논의를따라가다보면막연한이데올로기의주창자맑스가아닌,오늘날의산적한문제에대해서도기꺼이의견을청해들을만한현재진행형의맑스,치열한정치가맑스의면모가확연해진다.

노동불평등의시대,
새로운혁명의주체는누구인가

근래인천국제공항공사의보안요원정규직전환과정에서불거진정규직-비정규직노동자의갈등은우리사회에큰충격을안겨주었다.고용불안정과노동시장의양극화속에,이제는노-사갈등이아닌노-노갈등,한정된일자리를두고벌이는정규직-비정규직-취업준비생사이의‘을들의전쟁’이본격적인사회문제로비화된순간이었다.이처럼공식적지위를확보한노동자들과대비되어사회적으로불안정한노동자계층을데이비스는‘비공식프롤레타리아’라말한다.이반실업상태의비공식노동자들은19세기의맑스가생각했던전통적인의미의노동계급과다르지만오늘날도시인구의절대다수를차지하고있으며새로운전지구적계급을형성하고있다는설명이다.
저자는노동불평등이심화되는가운데경제의비공식적주변부에서있는이들이과연자신의노동권익향상을위해아래로부터의혁명을일으키는주체가될수있을지묻는다.그는맑스전집과19세기에서20세기초에생산된유럽및미국노동사를다룬연구물을동시에독해하며맑스주의의오랜난제였던‘혁명적주체’라는개념을현대적맥락에서재구성한다.자본주의체제의한복판에서새로운대안문화의건설을추구했던노동운동사의전통을되짚는과정에서저자는의외의해답에도달하게되는데,“노동운동의목표를단순히분배적정의나수입의공평,혹은번영의공유로만설정하면전환은결코일어나지않는다”(1장「오래된신,새로운수수께끼」200면)라는것이다.그리하여데이비스는지금껏해방된노동에대한열망과희구는급진적대중운동에내재되어있던‘대항가치(counter-values)와꿈’이었음을강조한다.긴장과갈등의국면에서노동주체는,우정이나섹슈얼리티,성역할,여성참정권,인종적편견,아이의돌봄같은공공의사안에대하여노동불평등과갈등을격화할뿐인‘소유’개념을대체할사회주의적태도를구축해야한다는주장이다.
사회주의아나키스트가촉발한
최초의기후변화논쟁을조명하다

인위적기후변화의발생은인류세의위기를말할때빼놓을수없는문제가되었다.유력정치인이나글로벌기업의수장들은기후변화에맞서싸우는환경운동가들을‘거짓예언자’‘비관론자’로치부하며기후위기에대한경고를애써거부하기도한다.흥미롭게도데이비스는1870년대에한아나키스트지리학자가촉발한기후변화논쟁을조명하며맑스주의의확장을시도한다.그는바로사회주의성향의아나키스트이자지리학자이며공생(共生)으로의전환을권고한‘상호부조론’으로널리알려진뾰뜨르끄로뽀뜨낀이다.그는시베리아한복판에서사막화현상을연구하며유라시아내륙이장기간에걸쳐오랜건조화과정을지나왔다는‘건조화가설’을제기했다.이는인간의행위와기후변화의연관성을과학적으로규명하고자했던최초의시도들가운데하나였다.문제는끄로뽀뜨낀의진지한과학적가설이또다른지리학자인엘즈워스헌팅턴같은사람들에의해주기적기후변화에대한논의로통속화되고심지어기괴한과학적인종주의로변질되었다는것이다.심지어역사기후학이라는중요한분야가오랫동안과학계와역사학계양쪽모두로부터외면받는결과를낳기도했다.(3장「사막화」262~263면)데이비스는그여파로오늘날인류가인류세에들어선이후에도기후변화와생태위기에대해심각할정도로지적·윤리적진공상태에머물러있다고진단한다.기후변화를부정하는이들의궤변에맞서새로운대안을찾기위해서라도,역사에서거의잊힐뻔한끄로뽀뜨낀-헌팅턴의기후변화논쟁에우리가다시금주목해야할이유가여기에있다.

‘도시’에서새로운시대의대안을찾다

인류세란산업자본주의의생화학적충격으로형성된,전례를찾아보기힘든새로운지질학적시대를규정하기위해제안된용어다.데이비스는인류세를맞이한상황에서“누가인류를위한방주를지을것인가”라는묵시록적물음을던진다.그가보기에높은생활수준의보편화와지속가능성의요구가조화될수없다고주장하는환경주의자들의판단은잘못된것이다.도시사회학자로서데이비스는자본주의와세계화의모순이집약된초거대도시에서일어날수있는비공식프롤레타리아들의협력과공공의삶이야말로,역설적으로불평등과생태위기에직면한인류를구원해줄유일한설국열차라고말한다.제러미리프킨이인류세를돌파할방안으로기술혁명과스마트그린뉴딜을제시했다면,맑스주의자데이비스는민주적공공성을회복한인민의도시적삶의전통이야말로인류를구원할유일한방주라는것이다.전지구적환경위기의상황에서공공서비스와자원이집대성되어있는도시는대기오염,주요오염원배출등의문제에책임이있지만,사적인부를공적인부로전환하고규격화된사적소비가아니라민주적인공적사용의공간을창안할수있는예비된‘대안세계’(altermonde)일수있다는제안이다.이러한도시공동체를위한실험과상상은18세기말에서19세기초에이르기까지유토피아적사회주의담론들이제안한‘이상적도시운동’의경험에녹아있는바(4장「누가방주를지을것인가?」290~293면),데이비스는그지난날의사례에주목하며지금이순간에도대안세계를꿈꾸고있을독자들을새로운변혁과가능성의세계로차분히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