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15.00
Description
식탁 위의 고기가 아닌 살아 있는 돼지와 함께한 1년
동물을 키우고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가 주최한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가 출간되었다. 전직 군인이자 여행 작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 이동호는 스물여덟이라는 젊은 나이에 농촌으로 이주한다. 귀촌 후 축산 동물과 업계의 열악한 현실을 목격한 저자는 채식을 시작하지만 여러 의문이 뒤따른다. 인간은 잡식동물로 태어났는데 고기를 먹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동물을 학대하는 축산 방식이 문제라면,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란 동물의 고기를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어쩌면 그게 ‘자연의 섭리’ 아닐까? 저자는 이런 질문을 품고 마당에서 돼지 세마리를 직접 키워보기로 한다. 긴박감 넘치는 돼지 사육 현장부터 외면하고 싶은 돼지의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편의 드라마가 이 책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인간은 다른 생명을 취해 먹고 산다. 저자는 마당에서 돼지를 기르며 우리가 먹는 생명의 고귀함과 자연의 아름다운 순환을 배우고, 동물을 키우고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고민한다. 나아가 값싼 고기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공장식 축산의 실태, 대규모 축산이 야기하는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 고민을 확장한다.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에는 펄떡이는 힘과 유머로 가득 찬 이야기, 그리고 그 가운데 던지는 묵직한 문제의식이 눈부시게 어우러진다. 채식을 고민하는 이부터 육식을 사랑하는 이까지, 이 땅의 동물과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인간이 마주해야 하는 질문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 제8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

저자

이동호

2014년귀촌했다.농촌에서돼지가자라는환경을보고채식을결심했다.유기농요구르트목장에서일하면서‘동물을키우고먹는것’에대해고민했다.돼지와인간의평화로운공존을실험하고싶었다.작은밭을일구고작은집에산다.지은책으로『청춘의여행,바람이부는순간』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육식주의자도구원받을수있을까

1부공장과농장사이
1.돼지를부탁해
2.함정에빠진건아닐까요
3.돈워리,맨
4.샌님의돼지우리만들기
5.집나간돼지
6.목구멍이작아슬픈짐승
7.대장을정하자
8.어디까지먹을거야
9.방청소를깨끗이
10.캡틴H의집에서
11.정답은이안에있어
12.워터파크개장
13.사랑의스튜디오
2부생명과고기사이
14.눈을마주쳐선안돼
15.고사에는머리를
16.포박
17.망치를들고서
18.탕박과발골
19.오리도부탁해
20.널먹어도되겠니
21.돼지고기는돼지의삶(살)
22.치사율99퍼센트의전염병
23.이것이모든것을바꾼다
24.고귀한돼지를찾아서

에필로그:내가사는마을,평촌

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채식과육식,농장과공장,
동물과사람의관계를생각하다

귀농이나귀촌이라고하면사람들은대부분아름다운풍경과신선한공기를먼저떠올린다.그러나충청도로귀촌한저자는꿈꾸던것과는다른현실을마주한다.농촌에는도시에서떠밀려온각종기피시설이있고,축산업도그중하나다.국내최대축산단지가있는충청도에는동물을실은화물차가끊임없이오가고,매일아침가축의분뇨냄새가가득한안개가낀다.
우리나라에서사육되는돼지의99퍼센트는창문이없는축사에서평균6개월이라는짧은생을산다.평생흙을밟지못하고,도축장에가는날처음햇빛을본다.빈번한동물학대,항생제남용에따른생태계교란,축산폐기물로인한환경오염,해마다반복되는가축전염병과살처분등은공장식축산이이어지는한벌어질수밖에없는문제들이다.축산업의열악한현실과구조적인모순을목격한저자는고기생산에동참하지않겠다는다짐으로채식을시작한다.
저자가귀촌한마을에는젊은축산인들이결성한‘대안축산연구회’가있다.축산인당사자들이모여기존축산방식의변화를꾀하고대안을찾는이모임에서자연양돈이라는새로운사육방식을알게된다.동물의본성을존중하고자연스레키움으로써동물의고통을최소화하는것이다.자연의순환과생명의귀중함을배울수있는자연양돈방식이채식의연장이라고여긴저자는돼지에게깨끗하고넓은마당을제공하고,농가에서나온부산물로만든건강한사료를먹이며돼지를키우기로한다.

살아있는동물에게배운생명의무게

동물을키우는일,그것도한번도실제로접촉해본적없는낯선동물을키우는일은결코쉽지않다.저자가인근농업학교에서흑돼지세마리를분양받아데려온날,돼지는애써만들어놓은울타리를뚫고달아난다.그는도망친돼지를다시찾아오며앞으로의일이순탄치않을것임을예감한다.매일몇시간씩돼지에매여밥과물을챙겨주고,우리를청소하고,똥을치우는고된노동이한편의시트콤처럼유머러스하게그려진다.그러는중에도머릿속에는복잡한질문이떠나지않는다.이렇게키운돼지를나는과연잡아먹을수있을까?돼지가행복하게자라더라도결국잡아먹을거라면이모든수고로움에무슨가치와소용이있는걸까?
현대사회에서식탁위의고기는먹기좋게포장된상품이자식자재로여겨질뿐,가축을죽이고도체를손질하는이전의과정은지워진다.소비자에게굳이불편한진실을알려소비욕을위축시킬이유가없기때문이다.저자는돼지의마지막순간을마주하며다른동물의생명을얻는일은결코가볍지않음을역설한다.눈앞의돼지를,그것도직접키운돼지를죽이는것은거부감이드는일이다.죄책감,망설임,미안함등복잡한감정에괴로워하지만,그럼에도돼지를직접잡은이유는자신이취할생명에대한책임감이자예의에서비롯되었다고저자는털어놓는다.내가입에넣는돼지고기가조금전까지살아숨쉬었던동물의피와살이라는사실을온몸으로느끼며,불편하지만외면해서는안되는진실을독자에게전한다.

동물과인간의평화로운공존을꿈꾸며

이책은동물을모두대안축산방식으로기르자거나모든사람이채식을해야한다는극단적인주장을펼치지않는다.다만개개인의작은선택이모이면큰변화를만들수있음을강조한다.예컨대버려지는비인기부위의고기를소비하면사육되는가축의전체마릿수를줄일수있고,자연축산방식으로생산된고기를먹으면동물이살아있는동안불필요한고통을줄일수있다.중요한건우리가먹는고기의이면을직시하고어떤고기를먹을지선택하는것,동물의고통을줄이는방법을찾아나가는것,인간과인간이먹는동물이상호연결되어있음을아는것이다.
세마리돼지가떠난이듬해봄,마당에토마토싹이났다.돼지는토마토를먹으며자랐고,토마토는돼지똥의양분으로싹을틔운것이다.서로가서로에게먹히고,하나의삶이또다른삶으로이어지는자연의경이로운순환이계속된다.이자연스러운순환이같은땅위에사는다른동물과평화로이공존하기위해인간이지녀야하는태도에대한묵직한통찰을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