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수록 풍요롭다 : 지구를 구하는 탈성장

적을수록 풍요롭다 : 지구를 구하는 탈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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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경제는 영원히, 끊임없이 성장해야 할까?
전세계적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현실을 뒤흔드는 탈성장 제언
세계 경제가 고도로 성장하는 동안 지구 곳곳에서 수많은 이상징후가 나타났다. 빈곤과 불평등은 증가했고 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광범한 삶의 터전이 사라졌다. 모든 산업, 모든 부문, 모든 국가에서 경제가 늘 성장해야 하고 이는 인류 번영의 필요조건이라는 명제가 진리로 떠받들리지만 상승하는 GDP 그래프와는 정반대로 대다수 인간의 삶과 행복은 하강 곡선을 그려왔다. 『적을수록 풍요롭다: 지구를 구하는 탈성장』은 경제인류학자로서 세계 불평등 문제와 국제개발의 정치경제학 연구로 주목받는 신진 연구자 제이슨 히켈(Jason Hickel)의 저작 중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책으로, 한계에 다다른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의 원인으로 ‘끊임없는 경제성장’과 이를 동력으로 하는 자본주의 자체를 지적하며 ‘탈성장’을 해법으로 제안한다. 생태경제학의 측면에서 성장이라는 대세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경제성장 없는 그린뉴딜’ 사회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한지, 단기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은 물론 포스트 자본주의 사회의 장기적인 안목까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저자

제이슨히켈

런던정치경제대학교국제불평등연구소방문선임연구원이자바르셀로나자치대학교환경과학기술연구소교수.글로벌불평등,정치경제학,생태경제학등에관해연구해온경제인류학자로서영국왕립예술학회의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에스와티니출신으로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오랜시간이주노동자들과함께하며인종차별정책이후착취와정치적저항에대한글을썼다.세계적학술지인『세계개발』(WorldDevelopment)의부편집장을맡고있으며,UN인간개발보고서통계자문위원회,유럽그린뉴딜자문위원회,하버드랜싯배상재분배정의위원회에서활동하고있다.저서로『격차』(TheDivide)『죽음으로서의민주주의』(DemocracyasDeath)등이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서문│우리공동의취약성,그리고우리의연대에근거한비전
들어가며│인류세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

1부│많을수록빈곤하다
1장자본주의:탄생이야기
2장저거너트의등장
3장기술이우리를구원할것인가?

2부│적을수록풍요롭다
4장좋은삶의비밀
5장포스트자본주의세계로가는길
6장모든것은연결되어있다

감사의말
옮긴이의말│기후위기너머의미래를상상하기

출판사 서평

탈성장은선택이아니다,유일한답이다
자연상태에서모든유기체는성장하지만,성장에는종착역이존재한다.성숙한단계에이르면성장을멈추고상태를유지한다.만약성장이멈추지않고세포가계속해서증식한다면이는암세포나일종의코딩오류로표현된다.그런데경제성장에서만큼은이러한한계가없다고저자는꼬집는다.자본주의하에서매년세계GDP는적어도2~3%는성장해야한다고여겨졌다.하지만단3%의경제성장만지속되어도이는23년마다세계경제의전체규모를두배로늘리는수준이다.GDP는필연적으로에너지와자원사용을동반한다는점과인류가이미지구의한계를넘어선수준으로자원을소모하고쓰레기를쏟아내고있다는점을고려하면,인류가봉착한위기의심각성이드러난다.물론지구온난화의폭을1.5℃이하로유지하고2050년에는탄소배출량을0까지감축하자는국제적합의가정립되었고각종‘그린뉴딜’도등장했다.하지만저자는현재와같은경제성장과물질생산을지속한다면어떠한그린뉴딜도목표를달성할수없다는점을힘주어말한다.더많은성장은더많은에너지수요를의미하고,에너지수요가많아진다면대체에너지를아무리개발한다고해도충분한생산량을확보할수없기때문이다.글로벌경기침체와가속화된불평등,대멸종과기후붕괴의현실속에서경제가계속해서성장한다는것은동화같은이야기다.성장없는미래를상상하지못하는관성에서벗어나이악순환을끊기위해저자는탈성장이라는발본적인전환을주장한다.

한계에다다른지구
생태경제학자로서저자는전세계적으로보고되고있는다양하고도연쇄적인대멸종과기후붕괴의민낯과앞으로지구에닥칠미래를생생하게보여준다.전세계적으로곤충숫자가감소하고곤충을먹이로삼거나수분매개체로곤충에의존하는생물종역시광범위하게감소하고있다.지구토양의40%가심각하게침식되었고전세계농지의5분의1에서작물수확량이줄어들고있다.이대로라면앞으로지구에서농작물을수확할수있는기간이60년밖에안될수도있다고과학자들은경고한다.해양의상황도비슷하다.공격적인남획과오염으로세계어족자원의85%가고갈되었다.바다는지구온난화로생성된열의90%이상을흡수하면서뜨거워졌고먹이사슬이끊어지며해양서식지가사라지고있다.탄소배출로인해바다가산성화하는문제도눈여겨봐야한다.6600만년전마지막멸종당시바다의산성도pH는0.25낮아졌고,그결과해양생물종의75%가절멸했다.지금의흐름대로면해양산성도는금세기안에0.4만큼낮아질것이다.현재멸종속도는산업혁명이전보다1000배이상빠르다.기온상승으로매년발생하는초대형태풍의숫자는1980년대이후두배가되었고,2003년유럽을강타한폭염은7만명을사망케했다.저자는이모든위기와기후행동실패의배경에우리의경제체제,즉자본주의가존재한다고지적한다.

자본주의는어떻게세계를파괴해왔는가
생태계파괴는수백년전에등장한자본주의,특히1950년대부터가속화된산업화와함께시작되었고이런인간의시대를학계에서는인류세(Anthropocene)라고부른다.그러나저자는지금의위기가인간보다는자본주의라는경제체제의압도적지배력과관련이있으니자본세(Capitalocene)로규정하는것이맞는다고주장한다.책의1장과2장에서저자는그렇다면자본주의가어떤과정을통해등장했고,어떻게성장이라는핵심가치를동력으로삼아부를축적함과동시에지구를파괴해왔는지,무엇보다그러한착취의시스템이어떤방식으로공고화되었는지를분석한다.저자는자본주의가1300년대유럽의농민혁명에대한반동으로시작된인클로저에서태동했다고설명한다.목초지?숲?강등풍요로운자연에대한접근을제한함으로써인위적희소성과궁핍을퍼뜨리는방식,즉커먼즈의약탈을통해초기자본주의의본원적축적이이루어졌고사람들은빈곤과열악한노동에내몰렸다는분석이다.똑같은과정은유럽열강의식민지로전락한다른지역에서도반복되었다.산업혁명으로향하는1500년대부터1800년대사이에이러한격동이세계를휩쓸었고,대다수인간의삶은홉스의말처럼“더럽고,잔인하고,짧”아졌다.자연과상생하는애니미즘의전통이자연을약탈의대상으로인식하는기계론적?이분법적철학으로대체되었고생태계는무분별하게파괴되었다.

성장주의라는거대한괴물
저자는자본의내재적논리가‘성장’이라는절대과제고자본주의의특징은지속적인성장추구라고정리한다.교환가치를통해축적되는‘이윤’을위해자본이증식하는과정에서이점이분명히드러난다.이윤은‘자본’이되고,다시새로운이윤창출,즉성장을위한발판이된다.성장을멈추는순간인플레이션과감가상각으로자본은가치를잃기때문에,자본이축적되어도성장에대한압박은지속적으로증가한다.이러한시스템을저자는계속성장하기위해멈추지않고끊임없이돌아가는수레바퀴,즉‘저거너트’(Juggernaut)에비유한다.또한경제성장의핵심지표로등장한국내총생산(GDP)이라는측정기준은성장에대한공적강박증을강화했다.GDP를만든쿠즈네츠조차사회적비용을계산하지못하는GDP의한계를지적하며단순히경제활동을돈으로환산한총계보다,인간의좋은삶을고려하고더균형잡힌목표를추구해야한다고우려했다.하지만1960년OECD설립이후무제한적인GDP성장이각국의정책목표로자리잡기시작했다.경제가성장하지못하면기업과정부가파산하고일자리가사라지고모두가빈곤해진다는성장주의의신념이전세계에뿌리를내렸다.
저자는성장이나쁘다고주장하지는않는다.문제는성장주의(growthism)라고분명히말한다.인간의필요와행복,사회적목적을충족시키는것이아니라성장그자체또는이윤추구만을위해성장을추구하는행위가문제라는것이다.성장주의는인간의노동력을값싸게착취하려할뿐아니라엄청난양의자원을먹어치운다.금속·광물·화석연료·건축자재를비롯하여매년인간이추출하고소비한모든재료의총량을집계한물질발자국(materialfootprint)통계에서이를엿볼수있다.1945년이후경제성장이가속화하면서물질사용량은2017년920억톤까지치솟는다.과학자들은지구가연간500억톤까지물질발자국을처리할수있을것이라추산한다.최대안전한계인셈인데,우리는이미이한계를두배초과했다.물질사용의폭발적증가는당연히심각한생태계의파괴를의미한다.성장이라는정언명령은한계가없지만,지구의생명력에는분명히한계가존재한다고저자는경고한다.

기술은우리를구원할수없다
성장주의는지속적인경제성장을유지하면서기술혁신을통해현재의위기를해결할수있다는착각을조장한다.정말기술의효율성만개선하면자본주의의어떤것도바꾸지않은채세계경제를계속해서성장하게할수있을까?3장에서저자는기후변화를막을것으로기대되는여러첨단기술과공학의문제점을진단한다.재생에너지와혁신적인재활용기술,대기중의탄소를빼내는‘배출흡수기술’(negative-emissionstechnologies),심지어는태양을차단하거나바다의화학적구성을바꾸는지구공학적기술까지,위기의지구를구하고성장을‘녹색’으로만들어줄기술로각광받는여러대안들이언급된다.저자는각기술의기본적인내용과현실적한계들을꼼꼼하게분석하며대다수기술이현시점에의미있는결과를낼만큼효과적이지않다는사실을밝힌다.설혹이런해결책들이기후변화를늦추는데도움이된다해도지금처럼경제성장을지속하면물질사용도줄어들지않고궁극적으로는생태계붕괴에도달할수밖에없다고단언한다.물론기술자체를부정하는것은아니다.생태계붕괴에대항하려면절대적으로기술과효율성개선이필요하지만,그것만으로는턱없이부족하다는논지다.실제로생태경제학자들과이분야를연구하고메타분석을실행해2019년관련논문을발표하기도한저자의결론은간단하다.‘녹색성장’은없다.실증적증거가없다.성장지향의경제하에서는,생태적영향을줄이려는기술조차결국성장목표를높이고채굴과생산의순환에점점더많은자연을착취하는데이용된다.문제는기술이아니라성장이다.

탈성장이만드는포스트자본주의사회의미래
2부에서는탈성장이라는목표를제시하며생태계붕괴를되돌리고대안경제를건설하기위해취할수있는구체적이고실용적인조치들을살펴본다.탈성장은에너지와자원의과도한사용을계획적으로줄임으로써경제가안전하고정의로우며공정한방식으로생명세계와균형을이루게하는것으로정의된다.이때저자는탈성장이란GDP를줄이는것이아니라는점을강조한다.전적으로다른경제,애초에성장이필요없는경제로의전환이핵심이다.결론적으로탈성장을통해끝없는자본축적이아니라인간번영을중심으로조직되는포스트자본주의경제가가능해진다는주장이다.경제의모든영역이항상성장해야한다는불합리한신조에서벗어나면,우리의필요를위해성장시켜야할분야(청정에너지,필수공공서비스등)와탈성장해야할분야(화석연료,무기등)를결정할수있다.또한더많은상품판매를위해제품을단기간에고장나게만드는계획적진부화,무절제한소비를자극하는광고등순전히이윤을극대화하기위해고안한경제부문을축소할수있다.그러면결국사람들이불필요한노동의고역에서벗어나기때문에주당노동시간을줄여완전고용을유지할수있고소득과부를보다공정하게분배할수있으며보편적의료보장,교육,저렴한주거와같은공공재에투자할수있다.탈성장경제의모습을생생히묘사함으로써저자는‘탈성장=빈곤’이라는선입견을격파한다.나아가경제적?사회적대전환과기후실천의가능성을설득력있게전하고진정한사회적번영에이르는길을제시한다.이길을갈것인지는선택의문제가아니라고저자는경고한다.대멸종과기후붕괴의엄중한현실앞에서,우리모두가사느냐죽느냐의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