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의 정신

전도의 정신

$14.00
Description
“기독교는 이론이 아니고 사실이다. 실험이다.”
130년 전, 예수를 만난 일본의 기독교 사상가이자
김교신, 함석헌의 스승
우치무라 간조의 전도 정신 선언문, 전도자의 필독서

일본의 저명한 기독교 사상가이자 사회평론가, 저술가였던 우치무라 간조는 일본의 쇠퇴하는 기독교 현실을 지켜보며 ⟪전도의 정신⟫(원제: 伝道の精神, 초판 1894년)을 펴냈다. 130년 전 그가 전도자들을 향해 던진 자기 쇄신의 목소리는 지금도 전혀 낡지 않았다. 그는 전도의 6가지 유형을 통해 전도자가 궁극적으로 담아내야 할 정신은 무엇인지 답한다.
먼저 ‘생계’를 위한 직업으로 전도를 선택할 때의 오류를 말하고 있다. 전도자가 몸담은 교회(사회)와 사람들은 돈을 요구하지 않는 목사가 전도자가 되길 바라며 돈을 요구하는 전도자는 신뢰하지 않는다. 저자는 현실적인 어조로 “전도의 어려움과 실패는 대부분 돈 문제에서 온다”고 말한다. 전도자의 양심은 교회의 악습을 고치고자 하나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직업 근성은 생계를 위한 선택을 하고자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이 내일부터 굶는다. 그는 둘 중 한쪽과 반드시 손을 잡아야 한다. 생계가 목적이 될 때 교회와 전도자는 서로의 이상이 맞지 않음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어 ‘명예(공명심)’, ‘교회’, ‘나라’를 위한 목적으로 하는 전도들에 대해 언급한다. 이 목적들이 가진 힘은 실로 대단해서 큰 결과를 이루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저자는 단언컨대 이 목적들이 세상에 사랑과 평화를 가져다줄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경계하는 전도의 모습을 단순히 지나칠 수 없는 것은 전도의 길에서 반드시 이 문제들과 마주하며 자신에게 질문하는 때가 오기 때문이다.
우치무라 간조가 말하는 진정한 전도는 ‘하나님’과 ‘사람’을 위한 것이다. 특히 하나님을 위하고자 하는 마음이 통과된 자들이 ‘사람’을 위한 전도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전도라 하였다. 그는 로온폴 공 이야기에 빗대었다. 오직 하늘의 큰 뜻만을 향해 나아가던 젊은 시절 자비와 온유함이 결핍되어 지나쳐 버린 한센병 환자를 환란과 괴로움으로 부드러워진 노인이 되어 다시 만나 빵 한쪽과 냉수 한 잔을 건네주었던 짧은 소설을 통해 전도의 참뜻을 보여 준다.

이상적인 전도자
우치무라 간조는 전도자는 물론 모든 기독인이 갖추어야 할 ‘전도의 정신’ 외에 전도자의 ‘신체 조건과 기질’, ‘지식’, ‘경험’을 논하고 있다. 그는 세상에 대한 지식은 필요 없다는 열성적인 종교가들의 생각을 경계한다. 전도자는 우주 만물에 있는 하나님의 진리를 세상에 나타내는 자이므로 그가 몰라도 되는 일은 없다. 전도자가 알아야 할 지식의 기초는 성서(하나님에 대하여), 역사와 사회과학(사람에 대하여), 과학(만물에 대하여)이다. 이 셋이 합쳐질 때 비로소 건전하고 균형 잡힌 지식을 구비하게 된다.
역자 양현혜 교수가 쓴 부록 ‘우치무라 간조에 대하여’에는 간조가 가졌던 ‘교회’에 대한 생각이 잘 나타나 있다. 무교회주의를 주장했던 그가 교회 자체를 부정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회의 틀 안에서 권력화ㆍ제도화되는 것을 거부했다. 전도자의 자리는 교회 안이 아닌 밖에 있으며, 예수님이 나의 교회이기에 전하는 복음의 정신과 사람의 생명을 위하는 정신을 고매하게 보았다. 자칫 목회자들만을 위한 책으로 오인할 수 있으나 여기서 말하는 ‘전도’는 성직을 포함하여 ‘복음을 전한다’는 폭넓은 의미로 쓰였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가진 전도의 정신을 비추어 살펴보면 좋겠다.
저자

우치무라간조

저자:우치무라간조

1861년에도(江戶)에서다카사키한시의아들로태어났다.동경외국어대학교(1874)를거쳐삿포로농업대학(1877)에입학,거기서처음기독교를접했고세례까지받았다.졸업후잠시농상무성(農商務省)관리로있다가미국유학을떠나애머스트(Amherst)대학에서기독교역사,히브리어,헬라어,서양사등을공부했으며졸업후하트포드신학교에서신학공부를했다.1888년소명을품고귀국한그는니가타현의호쿠에쓰가칸학교에서교편생활을시작했다.1891년제일고등중학교에서가르치던중천황의‘교육칙어’(敎育勅語)를불경시(不敬視)했다는이유로교직을떠나야했으며,이때부터본격적인저술활동에들어가주옥같은저작들을쏟아냈다.

한때그는월간〈성서연구〉를통해서신앙과기독교정신에입각한애국과정의에관한견해를펼쳤으며,이러한사상은김교신과함석헌에게로이어져〈성서조선〉창간에영향을미쳤다.특히기성교회가지나치게의식적이고조직에얽매여있으며신학에사로잡힌나머지그본래의생명성을잃어버렸다고판단,무교회주의를주창하며성서연구중심의기독교복음운동을전개했다.1930년몰(歿).



역자:양현혜

이화여자대학교기독교학과를졸업하고도쿄대학교대학원에서종교사학으로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다.나카무라하지메종교연구상(1996)과김교신학술상(2023)을수상했다.현재이화여자대학교기독교학과교수.저서로《윤치호와김교신:근대조선에있어서민족적아이덴티티와기독교》(1994),《근대한일관계사속의기독교》(2009),《김교신의철학:사랑과여흥》(2013),《우치무라간조,신뒤에숨지않은기독교인》(2018)이있으며,《동화의숲에서절대자를만나다》(2015),《구안록》(2016),《그리고모든것은하나님을위하여》(2018,공역)외

목차

들어가는말
개정판에부치는글

1.생계를위한전도
2.명예를위한전도
3.교회를위한전도
4.나라를위한전도
5.하나님을위한전도
6.사람을위한전도
7.이상적전도자
8.신체조건과기질
9.지식육성
10.실험과단련
11.오늘의어려움에대처하는법

옮긴이후기
부록-우치무라간조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이상적인전도자

우치무라간조는전도자는물론모든기독인이갖추어야할‘전도의정신’외에전도자의‘신체조건과기질’,‘지식’,‘경험’을논하고있다.그는세상에대한지식은필요없다는열성적인종교가들의생각을경계한다.전도자는우주만물에있는하나님의진리를세상에나타내는자이므로그가몰라도되는일은없다.전도자가알아야할지식의기초는성서(하나님에대하여),역사와사회과학(사람에대하여),과학(만물에대하여)이다.이셋이합쳐질때비로소건전하고균형잡힌지식을구비하게된다.

역자양현혜교수가쓴부록‘우치무라간조에대하여’에는간조가가졌던‘교회’에대한생각이잘나타나있다.무교회주의를주장했던그가교회자체를부정했던것은아니다.그러나교회의틀안에서권력화,제도화되는것을거부했다.전도자의자리는교회안이아닌밖에있으며,예수님이나의교회이기에전하는복음의정신과사람의생명을위하는정신을고매하게보았다.자칫목회자들만을위한책으로오인할수있으나여기서말하는‘전도’는성직을포함하여‘복음을전한다’는폭넓은의미로쓰였다.이책을통해자신이가진전도의정신을비추어살펴보면좋겠다.

책속에서

전도는직업으로삼기에가장부적절하다.첫째이유는이에쏟는노력에비해보수가턱없이적기때문이다.둘째이유는전도에서보수를생각하게되면그본질을잃기때문이다.그러므로생계유지방편으로서전도를권할수없다._15-16쪽

종교적증오심은공명심으로전도하는자의성공을혐오한다.종교적증오심은이러한자의성공을결코좌시하지않는다.다음과같은마음으로바라보기때문이다.그의모습은얼마나추한가.그의설교는얼마나무의미한가.그의사업은야심으로가득하고그의종교는책략이가득하다.우리는이러한존재를참아내기가어렵다.신성한종교계에이런식의살기(殺氣)가있는것이다.나는이기괴함에놀라지않을수없다.그러나역사는기괴한일이실제로일어났음을선명히보여준다._25-26쪽

교회를위해하는전도는실은자기자신을위한전도이다.즉앞서말한두번째정신,공명심과같은정신에입각한전도이다.그와같은전도는곧잘논쟁을일으킨다.전도로경쟁을하거나신도쟁탈전을벌이기도한다.신도를늘리려는생각이끊이지않기때문에아직교리도제대로이해하지못한사람을데려다회원으로만든다.그리하여교회의기운이흐트러지고늘법정같은모양새가된다.흐트러진기강을바로잡고자비평과비난이끊임없이이어지니그본연의목적인구원이나선행등은생각할겨를도없게된다.교회확장을목적으로전도하면이런길을피할수없다._31쪽

교회의분열,신도사이의증오와다툼은공명심에서만오지않는다.신에대한잘못된열심에서,진리에대한잘못된충성심에서신도간의싸움과교회의알력이일어난다는사실을우리는충분히알고있다.신을위한전도에는꺼지지않는열심이있다.경하할만한성실함이있다.영원히참아내는인내심이있다.그러나관용과자비와온유함은신을위해서하는전도에크게결핍되어있다._46쪽

당신은왜이익을보려고전도하는가.당장그만두라고나는권한다.왜냐하면이것이당신에게지극히불리하기때문이다.세상도당신에게서유익을얻지못한다.당신은왜전도계에서명예를추구하는가.그만두라.명예는치열한싸움터에서추구하라.의회의단상에서추구하라.물론정치와전쟁역시공명심만으로할것은아니다.당신은속한교회를위해전도하는가.당신의종교는큰어려움과실망을한아름안겨줄것이요,거기에기쁨과성공은없을것이다.나라를위해전도하고자한다면물러나정치가가되어라.그것이당신의천직이다.하나님을위해전도하고자한다면당신의하나님을이웃속에서찾을때까지기다려라.하나님을위한다고하면서오히려하나님을거역할까두렵다.사람을위해전도하라.육체적인쾌락을주려함이아니라그의영혼을구하기위해서,내가하나님께은혜를받았듯그도은혜를받을수있도록하라._67쪽

우치무라는전통교회를파괴하려고하지않았다.그는기존교회의자유와평화를방해해서는안되며,무교회주의를교회안에서주장해서도안된다고충고했다.무교회운동은기존교회와정면에서경쟁하고대립하려는안티테제가아니기때문이다.오히려무교회는인간의구원이인간적인것에의거하지않고,오직그리스도신앙에의한다는신앙적귀결로생겨난것이었다.그런데무교회가기성교회와예전을부정하면서,부정그자체를고정적인형식으로절대화하고,자기자신을순수한교회로서정당화한다면교회주의의정통성주장의오류에스스로빠지는것이다.따라서신에게만의지하고인간적인모든것에서독립하는신앙이야말로1차적이었고무교회주의는2차,3차였다.그는“교회는부패해도……나는그안에머무르고계시는성령때문에교회를존경하지않을수없다”라고하면서,교회를성령이머무는곳으로인정한것이다._180쪽